아육왕의 전생과 석존이 8만 4천탑 공양을 받게 된 인연 1
[아육왕의 전생과 석존이 8만 4천탑 공양을 받게 된 인연 1]
【아 주001) 아: 예전에. 일찍이. 옛날에. 아[昔](상-거, 부사).
부톄 阿難이 리시고 城에 드르샤 주002) 드르샤: 드셔. 들어가셔. 들-[入]+(/으)시(주체높임 선어말어미)+아/어(연결어미). 현대국어에서는 ‘ㄹ’로 끝나는 어간에 ‘-시-’가 결합될 때, 어간의 말음 ‘ㄹ’이 탈락하지만 중세국어에서는 탈락하지 않음.
乞食시더니 한 아히 주003) 아히: 아이들이. 아[兒]+(복수접미사)+이(주격조사).
긼 가온 各各 주004) 뫼화 주005) 뫼화: 모아. 뫼호-[聚]+아/어(연결어미).
지비며 주006) 지비며: 집이며. 집[家]+이(서술격조사)+며(연결어미).
倉庫ㅣ며 財寶 주007) 五穀 주008) 오곡(五穀): 불전(佛典)에는 ‘벼[稻穀], 보리[大麥], 밀[小麥], 녹두[綠豆], 백개자[白芥子]’를 들었음.
월인석보 25:65ㄱ
라 주009) 라: 만들어. -[作]+아/어(연결어미).
두고 노다가 주010) 노다가: 놀다가. 놀-[遊]+다가(전환의 연결어미).
주011) : 한. 하나의. [一](평성, 관형사).
죠고맛 주012) 죠고맛: 조그마한. 죠고맛(상-평-거, 관형사).
아 주013) 아: 아이가. 아[兒]+Ø(영형태 주격조사).
부텨 오시거늘 주014) 오시거늘: 오시거늘. 오시니. 오-[來]+시+거늘. ‘거’은 기원적으로 선어말어미 ‘-거-’와 연결어미 ‘-’로 분석될 수 있으나 이 시기에는 ‘-거’이 하나의 형태로 고정됨. 이미 일어난 사실을 주관적으로 확신하여 강조하는 선어말어미 ‘-거-’는 어말 말음이 ‘ㅣ’나 ‘ㄹ’, 계사 뒤에서 ‘-어-’(반드시 분철)로 나타남. 이런 음운론적인 교체 외에도 형태론적 교체를 보이기도 하는데 ‘-거/어-’는 자동사와 결합하고 ‘-아/어-’는 타동사와 결합하며 자동사 ‘오-[來]’ 뒤에서는 ‘-나-’로 교체됨. 만일 ‘오시거늘’에서 ‘-시-’가 없다면 ‘오거늘’이 아니라 ‘오나’로 나타남.
라고 주015) 恭敬 주016) : 마음을. [心]+(목적격조사). 유성 치조 마찰음 ‘ㅿ’은 ‘ㅅ’와 유성·무성 대립을 보이는 음소이나 어두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과 같은 의성의태어, ‘’(褥)과 같은 차용어에만 조금 있음) 대개 어중(모음과 모음, y와 모음, ㄴ·ㅁ과 모음 사이 등)에만 나타남.
내야 깃거 주017) 깃거: 기뻐하여. -[喜](동사)+아/어(연결어미).
소사 주018) 소사: 날아 솟아. 뛰어 올라. 솟-[踊躍]+아/어(연결어미). ‘-[飛]+솟-[聳]’의 비통사적 합성어임.
倉앳 穀食이라 혼 주019) 혼: 하는. -+오/우+ㄴ(관형사형 연결어미). 선어말어미 ‘-오/우-’는 모음어간이 ‘아·어·오·우’일 경우 ‘-오/우-’는 나타나지 않고 어간의 성조의 변동만 나타나고, 어간이 ‘, 으’이면 그 어간모음이 탈락한다. 어간모음이 단모음 ‘ㅣ’이면 ‘-오/우-’와 합음되어 ‘-요/유-’로 실현되고, 또 선어말어미 ‘-더-, -거/어-’와 연결되면 ‘-다-, -가/아-’로 됨.
주020) 우희여 주021) 우희여: 움켜. 우희-[掬]+아/어. 연결어미 ‘-아’는 어간 모음 ‘ㅣ〔j〕’에 동화되어 ‘-야’로 변동됨.
부텨 받려 주022) 받려: 올리려. 공양하려. 받-[奉]+오/우+려. ‘받-’은 기원적으로 ‘받-[奉]+(객체높임 선어말어미)’으로 재분석될 수 있으나, 이 무렵엔 이미 어휘화한 단어임.
호 킈 주023) 져거 주024) 몯 미처 주025) 미처: 미치어. 및-[及](평성, 동사)+아/어. 『교학 고어사전』에는 ‘미다’와 ‘미츠다’로 두 가지 표제어를 올려놓았으나, 이는 ‘및다’로 해야 할 것임. 이는 현대어의 ‘미치다[及]’의 소급형으로 봄.
벋 아려 네 주026) 네: 너의. 너+/의/ㅣ(관형격조사). 당시 대명사의 주격형과 관형격은 다음과 같이 성조로 구별되었음. 주격은 ·내(거성) :네(상성) :제(상성) ·뉘(거성), 관형격은 내(평성), 네(평성), 제(평성) :뉘(상성)임.
우희 주027) 우희: 위에. 우ㅎ(ㅎ종성체언)+의(특이 처소의 부사격조사). 중세국어의 처소의 부사격조사에는 ‘애/에, 예, /의’가 있다. 이 가운데 ‘/의’는 관형격 조사가 처소의 부사격조사로 쓰이므로 특이한 처소의 부사격조사라고 한다. 이 ‘-/의’는 주로 신체지칭 체언(, ), 방위지칭 체언(우, 앒, ), 지리·광물지칭 체언(, , 뫼, 길), 천문지칭 체언(새박, 아), 식물지칭 체언(나모, 섭) 뒤에 붙는 경향이 있음.
올아 주028) 올아: 올라. 오-[登]+아/어. 어간의 모음 ‘·’는 모음어미 앞에서 탈락됨. → 〈10ㄱ〉 ‘올아’.
布施지라 주029) 보시(布施)지라: 보시하고 싶다. 布施-+(객체높임 선어말어미)+아/어+지라(청원의 종결어미). 청원의 뜻을 가진 명령법에는 ‘-고려, -고라’와 ‘-지라(라체), 지다(하쇼셔체)’가 존재함. ‘-지라, -지다’는 화자 자신의 일이 이루어지게 해달라는 표현이며 항상 선어말어미 ‘-거/어-, -아/어-’가 선행함.
야 그 아 주030) 아: 아이가. 아[兒]+Ø(영형태 주격조사).
깃거 그리 라 야 엇게 주031) 우희 올아 부텻긔 받거늘 부톄 바리 리오샤 주032) 리오샤: 내리시어. 리-[下]+오/우(의도법 선어말어미)+시(주체높임 선어말어미)+아/어(연결어미).
머리 수겨 바샤 주033) 바샤: 받으셔. 받-[受]+(/으)시+아/어.
阿難 주034) 아난(阿難): Ānanda. 아난타(阿難陀). 줄여서 ‘아난’. 부처님 10대 제자 중의 한 사람, 무염(無染), 환희(歡喜), 경희(慶喜)라 번역. 석존의 4촌 동생으로 8세에 출가, 수행 중 미남인 탓으로 여자의 유혹이 여러 번 있었으나 지조가 굳어 뭄을 잘 다스려 수행을 완성함. 제자 중 다문(多聞) 제1로 불멸 후, 제1 결집에서 대가섭을 중심으로 큰 위치를 차지함.
이 맛디샤 주035) 맛디샤: 맡기시어. -[任]+이(사동접미사)+시+아/어.
이 글 주036) 글: 흙을. [土]+을(목적격 조사). 여기 조사 ‘-을’은 체언의 ‘·’ 모음과 모음조화가 맞지 않았으나, 바로 이 대목의 영인본을 보면 두 행 앞에 ‘’은 모음조화가 된 표기인데 반해, 여기는 모음조화가 어긋난 표기로 되어 있음.
내 房의 라 주037) 라: 바르라. 칠하라. -[塗]+라(설명법 종결어미).
부톄 阿難이려 주038) (아난)이려: (아난)더러. -에게. (아난+)이(조음접미사)+려. ‘려(평-거)’는 현대국어 ‘더러’로 연결되는 조사로 기원적으로는 ‘리-[率](평거)’의 연결형이 문법화된 형태. ‘려’는 항상 ‘니-[謂]’, ‘묻-[問]’의 지배를 받음.
니샤 주039) 니샤: 이르시기를. 니-[云]+시+오. 선어말어미 ‘-시-’는 선어말어미 ‘-오/우-’ 앞에서 ‘샤’로 변동됨.
몬졧 주040) 몬졧: 먼저. 몬졧(평-거, 관형사). 「이조어사전」과 「교학 고어사전」에는 관형사로 표제어에 올랐으나, 「우리말큰사전」에는 없음. 이는 재분석할 수 있는 데 말미암은 것이라 봄.
아 이 布施 因緣으로 나 涅槃 百歲 後에 國王이 외야 주041) 외야: 되어. 외-[爲]+아/어. 이는 ‘-(평-평)’〈용가 98〉의 ‘ㅸ’ 소실로 ‘외-’가 됨. 실사(實辭)로는 ‘軍馬ㅣ 니다’〈용가 98〉가 유일하며, 접미사 ‘- 다(평-평-거)’는 『석보상절』, 『월인석보』에 씌었음. 연결어미 ‘-아’는 어간 모음 ‘ㅣ〔j〕’에 동화되어 ‘-야’로 변동됨.
일후미 阿輸迦 주042) 아수가(阿輸迦): Aśoka의 음역. 아쇼카왕. 아육왕과 같음.
ㅣ월인석보 25:65ㄴ
오 버근 주043) 버근: 다음가는. 다음의. 벅-[次]+은(관형사형 연결어미). 이 동사는 「이조어사전」과 「우리말큰사전」에는 ‘벅다’로 「교학 고어사전」에는 ‘버그다’를 표제어로 함. 여기서는 전자를 따랐음.
아 大臣이 외야 어우러 주044) 어우러: 어울러. 함께. 어울-[合]+아/어.
閻浮提 주045) 염부제(閻浮提): Jambu-dvīpa. 수미산 남쪽에 있는 대륙. 4대주(大洲)의 하나. 수미산을 중심으로 인간세계를 동서남북의 4주로 나누는데, 염부제는 남주로 인도는 여기에 속한다고 함. 후세에는 인간세상을 일컫게 됨.
一切 國土 거느려 三寶 주046) 삼보(三寶): 세 가지 귀중한 보배라는 뜻으로 불보(佛寶: 여러 부처님네), 법보(法寶: 부처님이 설한 교법), 승보(僧寶: 교법대로 수행하는 이)를 가리킴.
니와다 주047) 니와다: 일으켜. 니-[起]+왇(강세접사)+아/어.
너비 주048) 너비: 널리, 넓게. 넙-[廣]+이(부사 파생접미사). ‘너비’는 ‘넓다’의 부사형이고, 명사 ‘넓이’는 중세국어에서는 ‘너븨’로 나타남.
供養야 舍利 閻浮提예 기 주049) 기: 가득히. 기(평-평-평, 부사). 형용사 ‘-’[滿]에서 파생된 부사.
펴 八萬四千 塔 셰리라 주050) 셰리라: 세우리라. 세울 것이다. 셰-[立](사동사)+리(미래시상 선어말어미)+다/라(설명법 종결어미). 여기 ‘-라’는 평성이면 설명법의 ‘-라’로, 거성이면 연결어미 ‘-려〔의도〕’, ‘-다가’, 명령법 종결어미 ‘-라’로 두루 쓰임.
Ⓒ 필자 | 세조(조선) / 1447년(세조 5)
[아육왕의 전생과 석존이 8만 4천탑 공양을 받게 된 인연 1]
【예전에 부처님이 아난을 데리시고 성에 들어가시어 걸식을 하셨는데, 많은 아이들이 길 가운데에서 각각 흙을 모아 집이며 창고며, 보배로운 재물과 오곡을 만들어 두고 놀다가, 한 조그만 아이가 부처님이 오시거늘(오시는 것을) 보고 공경(하는) 마음을 내어 기뻐 뛰며 창고의 곡식이라고 하는 흙을 움켜 부처님께 받치려 하는데, 키가 작아 미치지 못하여 친구에게 “네 위에 올라가 보시하고 싶다.” 하니, 그 아이가 기뻐하며 ‘그리 하라.’ 하니, 어깨 위에 올라가 부처님께 바치니, 부처님이 바리를 내리셔서 머리를 숙여 받으시고 아난에게 맡기시고 “이 흙을 내 방에 발라라.” 〈하시고〉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시되, “앞의 아이가 이 흙을 보시한 인연으로 내가 열반한 백년 후에 국왕이 되어 이름이 아쇼카왕(아육왕)이고, 다음 아이는 대신이 되어 함께 염부제 일체 국토를 거느려 삼보를 일으켜 널리 공양하여 사리를 염부제에 가득히 펴 8만4천 탑을 세울 것이다.”
Ⓒ 역자 | 김영배 / 2009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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