更欲題詩滿靑竹 晩來幽獨恐傷神
【이 다시 머므러셔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4:37ㄴ
글 서다가 주031) 서다가 스[書]-+-다가(연결 어미). 쓰다가. ‘서다가’는 ‘스다가’의 잘못인 것으로 여겨진다.
나조 주032) 나조 나조ㅎ[夕]+(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저녁에.
傷神가 주033) 상신(傷神)가 상신(傷神)+-(동사 파생 접미사)-+-ㅭ(동명사 어미)+가(의문 보조사). 마음을 상하게 할까. 마음을 슬프게 할까. ‘-ㅭ가’를 의문 어미로 보는 것은 재구조화를 적용하는 것이다.
저헤니라 주034) 저헤니라 젛[恐(공), 懼(구)]-+-어(연결 어미)#이(지정 형용사)-+-ㄴ(동명사 어미)#이(지정 형용사)-+-라(종결 어미). 두렵기 때문이다. 두려워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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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그를 주035) 그를 글[文, 詩]+을(대격 조사). 글을. ‘시(詩)’를 ‘글’로 번역하고 있는 것이 주목된다. ‘시(詩’라는 말이 우리말로 확실히 정착되지 않은 상태임을 말해 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두시언해』의 번역에 ‘시(詩)’라는 말이 안 쓰인 것은 아니다. ¶시르미 오매 本來ㅣ그를 브터 興을 펴다니 詩句ㅣ일어 이푸니 도로 슬프도다(름이 가장 크게 오매 본래 글에 의지하여 흥을 폈는데, 시구(詩句)가 완성되어 읊으니 도로 가장 슬프도다.)〈두시(초) 10:44ㄱ〉.
서 주036) 서 스[書]-+-어(연결 어미). 써. ¶唐ㅅ 마 라 서 내요미 일후미 筆受ㅣ니(당나라의 말을 만들어 써 내는 것이 이름이 필수이니)〈원각 하2-1:48ㄱ〉.
프른 대예 주037) 프른 대예 프르[靑]-+-ㄴ(관형사형 어미).#대[竹]+예(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푸른 대나무에.
기 주038) 기 [滿]+-(형용사 파생 접미사)-+-이(부사 파생 접미사). 가득이.
코져 주039) 코져 [爲]-+-고져(연결 어미). 하고자. ‘-’의 ‘ㆍ’가 탈락한 뒤에 ‘ㅎ’과 ‘고’가 축약되어 ‘코’가 된 것이다.
칸마 주040) 칸마 [爲]-+-거(대상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아(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ㄴ마(연결 어미). 하건마는. ‘-’의 ‘ㆍ’가 탈락한 뒤에 ‘ㅎ’과 ‘간’의 ‘ㄱ’이 축약되어 ‘칸’이 된 것이다. ‘-가-’를 ‘-거-’의 1인칭 활용형으로 보는 일도 있다.
주041) 그를 서 프른 대예 기 코져 칸마 또 시를 써 푸른 대에 가득하게 하고자 하건마는. 시를 써서 시를 쓴 종이를 말아서 푸른 대통에 꽉 채우려 하건만.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대[竹]’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한성무 외(1997: 213)에서도 이를 ‘죽림(竹林)’으로 보았고, 이영주 외(2005: 791)에서도 이를 ‘대숲’으로 보았다. 그러나 시를 써서 어떻게 대나무 숲을 가득하게 할 것인가? 한지(韓紙) 같은 데 시를 써서 대나무 가지에 걸어 놓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하루에 그 많은 시를 어떻게 쓰는가? 단순히 필사를 하는 것이라면, 시를 많이 베껴서 그것을 대나무에 걸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시를 창작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시를 써서 대나무 숲에 거는 것은 실은 시 보관법에 크게 어그러지는 것이다. 비라도 오면 한지가 젖어 시를 잃게 된다. ‘푸른 대[靑竹]’를 대나무로 만든 필통과 같은 것으로 보는 것만 같지 못하다. 한지에 시를 써서 둘둘 말아서 필통에 넣으면 서너 편으로 꽉 차게 될 것이다.
나조
幽深 주042) 유심(幽深) 유심(幽深)+-(형용사 파생 접미사)-+-ㄴ(관형사형 어미)#[處]. 유심한 데. 깊고 어둑한 데.
오 주043) 이셔 주044) 이셔 이시[有]-+-어(연결 어미). 이시어. 있어.
精神을 주045) 정신(精神)을 정신(精神)+을(대격 조사). 정신을. 마음을.
슬흘가 주046) 슬흘가 슳[哀, 傷]-+-으(조음소)-+-ㅭ(동명사 어미)+가(의문 보조사). 슬프게 할까. ¶ 먼 學의 寸陰 虛히 료 슬흘 큰 이 디 몯야셔 갓 깁고 괴외호 가졧도다(또 먼 배움의 시간 헛되이 버리는 것을 슬퍼하기 때문에 큰 일을 통하지 못하고 깊고 고요함을 가지고 있도다.)〈영가 상:13ㄴ~14ㄱ〉.
전노라 주047) 전노라 젛[恐]-+-(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라(종결 어미). 두려워하노라. ¶세 발 가진 가마괴 바리 어러 버흘가 전노니 羲和ㅣ서르 보내야 어드러 갈꼬(세 발 가진 가마귀(이는 하늘의 해를 가리킴)를 발이 얼어 끊어질까 두려워하니, 희화(羲和) 〈형제가〉 서로 보내어 장차 어디로 갈 것인가?)〈두시(초) 10:41ㄱ〉.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갱욕제시만청죽 만래유독공상신【이는 다시 머물러서 시 쓰다가 저녁에 마음을 상하게 할까 두려워서인 것이다.】
【언해역】 또 글을 써 푸른 대에 가득하게 하고자 하건마는 저녁에 깊고 어두운 데 혼자 있어 마음을 슬프게 할까 두려워하노라.
Ⓒ 역자 | 임홍빈 / 2013년 11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