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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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각(西閣)에 대한 즉흥 구음(口吟)시를 지어 원(元) 이십일 조장에게 드린다[西閣口號呈元二十一]


西閣 주001)
서각(西閣)
중국 사천성(四川省) 기주(夔州)에 있는 지명. 지금은 백제산(白帝山) 아래 관음동(观音洞) 만원루(满愿楼)를 다시 세우고 ‘두보 서각(杜甫西阁)’이란 이름을 붙여 기념하고 있다.
口號 주002)
구호(口號)
중국 고시(古詩)의 제목에 쓰이는 용어. 입에 따라 읊는 것이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즉흥(卽興)으로 입으로 읊어 시를 짓는 것을 말한다. 글에 있어서는 초고를 고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주003)
서각구호(西閣口號)
서각에 대한 즉흥 구음(口吟) 시.
元二十一 주004)
원이십일(元二十一)
원(元) 씨 성을 가진 ‘이십일(二十一)’이란 뜻이다. 아마도 ‘원(元) 이십일조장(二十一曹長)’을 가리키는 것일 것이다. 그 이름은 밝혀지지 않는다. 조장은 군수의 총무장에 상당하는 벼슬로, 한대(漢代)의 조사(曹史, 조의 장)에 대한 약칭에서 유래한 것이다. 당나라 때에는 상서승랑(尙書丞郞)으로, 승랑들 사이에서는 서로 ‘조장’이라 불렀다고 한다. 습유(拾遺)에 대하여 ‘조장(曹長)’이란 칭호를 썼다고도 한다. 과거 두보가 습유 벼슬을 하였기 때문에, 원(元)과 더불어 같이 습유의 벼슬을 한 것이 된다.
주005)
서각구호정원이십일(西閣口號呈元二十一)
서각(西閣)에 대한 즉흥 구음(口吟)시를 지어 원(元) 이십일(二十一) 조장에게 드린다. 이 시는 당나라 대종 대력(大曆) 원년(766) 가을과 겨울 사이에 기주(夔州) 서각(西閣)에서 지은 것이라 한다.

서각구호정원이십일
(서각(西閣)에 대한 즉흥 구음(口吟)시를 지어 원(元) 이십일 조장에게 드린다)

山木抱雲稠 寒空繞上頭

뫼햇 주006)
뫼햇
뫼ㅎ[山]+애(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ㅅ(관형격 조사). 산의.
남기 주007)
남기
[木]+이(주격 조사). 나무가. ¶太子ㅣ 낟곰 닐웨예 낟곰 좌시고 여슷  히즷도 아니샤 한비도 오며 울에도 며 녀르미여 겨리여  말도 아니코 안잿거시든 머리예 가치 삿기 치더니 사미 보고 荒唐히 너겨 프리며 남기며 고콰 귓 굼긔 더뎌도 앗디 아니 시더니((태자가 하루 하나씩 이레에 하나씩 자시고 여섯 해를 드러눕지도 아니하시어 큰비도 오며 우레도 치며 여름이며 겨울이며 한 말도 아니하고 앉아 있으셨는데 머리에 까치 새끼 치더니 사람이 보고 황당히 여겨 풀이며 나무며 코와 귀구멍에 던져도 빼앗지(치우지) 아니하시더니)〈석상 3:38ㄴ~39ㄱ〉.
구루믈 아나 주008)
구루믈 아나
구룸[雲]+을(대격 조사)#안[抱]-+-아(연결 어미). 구름을 안아. 구름을 안아서.
하니 주009)
하니
하[稠(조: 빽빽하다. 풍성하다)]-+-니(연결 어미). 많으니. 풍성하니. 여기는 ‘많으니’로보다는 ‘빽빽하니’로 번역하는 것이 문맥에 어울린다. 산의 나무가 구름을 안아서 빽빽하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치운 주010)
치운
칩[寒]-+-으(조음소)-+-ㄴ(관형사형 어미). 추운. ‘치운’은 ‘칩다’의 어간 ‘칩-’의 받침 ‘ㅂ’이 순경음 [β]으로 변하였다가 다시 [w]로 바뀐 것으로 가정된다. ‘칩-’의 받침 ‘ㅂ’이 순경음 [β]으로 변하였을 때의 ‘치운’에 해당하는 음성 형식은 ‘치’과 같은 것이었을 것이다. 현대어에서 ‘춥-’이 ‘추운’이 되는 것과 달리 중세어 당시에는 ‘칩-’이 규칙 활용을 하였던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으나, ‘좁[狹]-’과 같은 형용사는 그렇게 변하지 않았다. 따라서 ‘칩-’의 변화는 불규칙 활용인 것이 틀림없다. ¶吳ㅅ 와 楚ㅅ  百丈로 잇거 더운 제 셔울 가니 칩록 도라오디 몯얫도다(오나라의 배와 초나라의 배를 백장(百丈)으로 이끌고, 더울 때 서울 갔는데 춥도록 돌아오지 못하고 있도다.)〈두시(초) 10:27ㄱ〉.
虛空 머리 우희 주011)
머리 우희
머리[頭]#우ㅎ[上]+의(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머리 위에.
휫둘엇도다 주012)
휫둘엇도다
휫두르[繞(요: 둘러싸다)]-+-어(연결 어미)#잇[有]-+-도(감탄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 휘둘러 있도다. 둘러싸 있도다. 휘둘러 싸 있도다. ‘-도다’를 감탄 어미로 분석하는 것은 재구조화를 적용하는 것이다. ¶소 휫둘어 늘근 므를 리고(손을 휘둘러 늙은 눈물을 뿌리고)〈두시(초) 22:45ㄴ〉.

【한자음】 산목포운조 한공요상두
【언해역】 산의 나무 구름을 안아 많으니(빽빽하니) 추운 허공은 머리 위에 휘둘러 있도다.

雲崖纔變石 風幔不依樓

구룸  주013)
구룸 
구룸[雲]#[揷, 含]-+-ㄴ(관형사형 어미). 구름 낀. ¶해 가   머믈오고 바 자니 구룸  樓ㅣ훤더라(들에 가 탄 말을 머물게 하고 밤에 자니 구름 낀 누각이 훤하더라.)〈두시(초) 3:39ㄱ〉.
비레 주014)
비레
비레[崖(애: 벼랑)]+(보조사). 벼랑은. ¶프른 뫼로 百里 드러오니 비레 그츠니 핫고와 호왁과 도다(푸른 산으로 백 리를 들어오니 벼랑 그치니 방앗공이와 확과 같도다.)〈두시(초) 6:2ㄱ〉.
아야라 주015)
아야라
겨우, 애오라지. ‘애야라’로 적힌 형태도 나타난다. ¶雲安縣엣 麴米春이 아야라  盞 기우리면 곳 사미 醉니라(운안현의 국미춘(술 이름)이 겨우 한 잔을 기울이면 곧 사람이 취하느니라)〈두시(초) 3:32ㄱ〉. 손 제 蒲柳 옮겨 심겟도소니 지븐 애야라 稻梁이 足 만도다(손수 스스로 포도와 버들을 옮겨 심어 있었는데 집은 겨우 찧을 곡물[稻梁(도량)]이 족할 만하도다.)〈두시(초) 15:13ㄱ〉.
돌히 주016)
돌히
돌ㅎ[石]+이(주격 조사). 돌이. ¶ 平牀을 괴오니 어르누근 돌히 두렵도다(평상을 괴니 무늬진 돌히 둥글도다.)〈두시(초) 10:38ㄱ〉.
改變고 주017)
개변(改變)고
개변(改變)+-(동사 파생 접미사)-+-고(연결 어미). 바뀌어 변하고.
 부 주018)
 부
[風]#불[吹]-+-(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바람 부는.
帳 주019)
장(帳)
장(帳)+(보조사). 장막은. 휘장은. 누각에 친 무슨 천조각 같은 것을 말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樓의 주020)
누(樓)의
누(樓)+의(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누에. 누각에.
브텃디 주021)
브텃디
븥[附, 依]-+-어(연결 어미)#잇[有]-+-디(연결 어미). 붙어 있지.
아니놋다 주022)
아니놋다
아니[不]+-(형용사 파생 접미사)-+-(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ㅅ(사이시옷)-+-다(종결 어미). 아니하는구나. ‘-놋다, -옷다, -ㅅ다’ 등을 감탄 어미로 분석하는 것은 재구조화를 적용하는 것이다.

【한자음】 운애재변석 풍만부의루
【언해역】 구름 낀 벼랑은 애오라지 돌이 바뀌어 변하고 바람 부는 휘장은 누각에 붙어 있지 아니하는구나.

社稷堪流涕 安危在運籌【言思社稷之危則 堪爲流涕니 安危 在大臣의 運籌如何耳니라 】

社稷은 주023)
사직(社稷)은
사직(社稷)+은(보조사). 사직은. 나라와 조정을 이르는 말.
믈 주024)
믈
눈[眼]+ㅅ(관형격 조사)#믈[水]. 눈의 물. 눈물. ¶믈 슷고 큰  디러 슈니 노 하해 디 슬프도다(눈물 씻고 큰 강을 굽어보고 있으니 높은 하늘에 뜻이 슬프도다)〈두시(초) 22:49ㄴ〉.
흘렴 직니 주025)
흘렴 직니
흐르[流]-+-리(사동 접미사)-+-어(연결 어미에서 재구조화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직[價然]+-(형용사 파생 접미사)-+-니(연결 어미). 흐르게 함 직하니. 흘림 직하니. ‘-엄/암’을 파생 접미사로 취급하기도 하나, 그렇게 되면 파생 접미사가 어말 어미로 쓰였다는 것이 된다. 여기서는 ‘-아/어’를 연결 어미로 분석하고 그것이 선어말 어미로 재구조화된 것으로 본다. ‘-ㅁ’은 여전히 명사형 어미로 남는다. ‘믈을 흘리다’에 대하여 ‘믈을 내다’와 같은 말도 쓰였다. ¶너희 무리 내 늘구믈 뵈아니 머리 도혀 라고 므를 해 흘리노라(너희들이 내 늙음을 재촉하니 머리 돌려 바라보고 눈물을 한없이 흘리노라.)〈두시(초) 11:10ㄴ〉. 두 아이 地黃오로 비즌 수리라 고 내여다가 머기니 밥 머글 더든 여셔 죽거 賈餗이 슬허 눈므를 내요(두 아이종이 지황으로 빚은 술이라 하고 내어다가 먹이니 밥 먹을 때 되어서 죽거늘 가속이 슬퍼 눈물을 흘리되)〈번소 10:17ㄴ〉.
便安며 바라오 주026)
바라오
바랍[危]-+-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보조사). 위태로움은. ¶비록 바라온 難 디러도 바라온 難 외요 아디 몯리며 그 구두미 物이 기울우미 외디 아니야 비록 欲惡을 對야도 欲惡 외요 아디 몯리니 (비록 위태로운 어려움을 당해도 위태로운 어려움 됨을 알지 못할 것이며, 그 굳음이 물체의 울음이 되지 아니하여 비록 욕악을 대하여도 욕악됨을 알지 못할 것이니)〈법화 5:3ㄴ〉.
運籌호매 주027)
운주(運籌)호매
운주(運籌)+-(동사 파생 접미사)-+-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애(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수판 놓음에. 수판을 놓듯이 이리저리 궁리함에.
잇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4:22ㄴ

니라
주028)
잇니라
잇[有]-+-(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동명사 어미)#이(지정 형용사)-+-라(종결 어미). 있는 것이다.

【한자음】 사직감류체 안위재운주【사직이 위태로운 것을 생각하면 눈물이 흐르는 것을 감내하니 사직의 안위(安危)는 대신의 수판 놓음 여하에 달린 것일 뿐임을 말한 것이다.】
【언해역】 사직은 눈물 흘림 직하니 〈사직이〉 편안하며 위태로운 것은 〈대신들의〉 수판놓음(수판을 놓듯이 이리저리 궁리함)에 있는 것이다.

看君話王室 感動幾消憂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그듸의 주029)
그듸의
그듸[君(그대)]+의(관형격 조사). 그대의.
王室ㅅ 일 주030)
왕실(王室)ㅅ 일
왕실(王室)+ㅅ(관형격 조사)#일[事]. 왕실의 일.
닐우믈 주031)
닐우믈
니/니르[謂]-+-우(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을(대격 조사). 이르는 것을. 말하는 것을. ‘니/니르-’ 뒤에 모음 어미가 올 때에는 어간의 끝 모음이 탈락하고 ‘ㄹ’이 앞 음절의 말음이 된다.
보고 感動야 몃 버늘 주032)
몃 버늘
몇[幾]#번(番)+을(대격 조사). 몇 번을. ‘몇 번을’은 현대어에서와 같이 부사적인 성분 뒤에 ‘을/를’이 쓰인 것이다. 부사적인 성분에 ‘을/를’ 주제 표지가 연결된 것으로 해석된다. ‘번’과 유사한 말에 ‘디위’가 쓰이었다. ¶몃 디위 주그뇨  사호미 뫼 야도 오히려 마디 아니도다 묏 알 햇 늘그닐 다가 서르 맛나면 半 거름도 옮기디 아니야 녯 해 도라가리라(몇 번 죽었느냐? 뼈 쌓인 것이 산 같아도 오히려 그만두지 아니하도다. 산 앞에서 들판의 늙은이를 만약 서로 만나면 반 걸음도 옮기지 아니하여 옛 마을에 돌아갈 것이다.)〈남명 상:56ㄱ〉.
시르믈 주033)
시르믈
시름[憂]+을(대격 조사). 시름을.
아니오 주034)
아니오
[消]-+-거(대상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아(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ㄴ(동명사 어미)#이(지정 형용사)-+-고(의문 어미). 사라지게 하였던 것인가? 없앴던 것인가? 녹였던 것인가. 삭이었던 것인가? ‘아니오’에서 어미 형태에 대한 가장 단순한 분석은 ‘아니오’를 어간 ‘[消]-’과 어미 ‘-가니오’의 합침으로 보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형태 결합에는 의문 어미 ‘-고’에서 ‘ㄱ’이 탈락한 ‘-오’가 들어 있는 것이 확실하다. 따라서 이 ‘-오’를 분석해 내는 것은 가능하고 또 마땅히 그래야 한다. 다시 ‘-니오’에서 ‘-니’를 동명사 어미 ‘-ㄴ’과 지정 형용사 ‘이-’로 분석해 내는 것은 동명사 어미를 부분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중세어의 실상을 고려할 때, 이 또한 당연히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아니오’에서 ‘-아’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중세어의 대상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 ‘-거/가-’의 ‘-가’에서 ‘ㄱ’이 탈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거/가-’를 교체형으로 보는 것이다. 여기서는 ‘-가-’를 대상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 ‘-거-’에 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 ‘-아-’가 합친 것으로 본다. ¶ 城에 오 자니 미레 현 브리 라 가놋다(강성에 혼자 자니 밀(蜜)에 켠 불이 사위어 가는구나.)〈두시(초) 6:15ㄴ〉. 다가 이  알면 眞實로 니샨 리 디 아니야 즐어 佛地 며 步步애 三界 걷너 지븨 도라와 믄득 疑心이 그처 곧 人天에 스이 외야 悲와 智왜 서르 도며 두 利ㅣ자 人天의 供養 受얌직 야 날로 萬兩 黃金을 리라 호미니 네 다가 이러면 眞實ㅅ 大丈夫ㅣ라 一生 能事ㅣ 마 니라(만약 이 마음을 알면 진실로 이르신 다리를 밟지 아니하여 지레 부처님 땅을 밟으며 걸음걸음에 삼계를 건너 집에 돌어와 문득 의심이 그쳐 곧 사람하늘에 스승이 되어 슬픔과 지혜와 서로 도우며 두 이가 갖추어져 사람하늘의 공양을 받음 직하여 날로 만냥 황금을 사라지게 하리라 함이니 네 만약 이러하면 진실 대장부이다. 일생 능사가 이미 끝난 것이다.)〈목우자 15ㄱ〉.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간군화왕실 감동기소우
【언해역】 그대의 왕실의 일 이르는 것을 보고 감동하여 몇 번을 시름을 사라지게 하였던가?
Ⓒ 역자 | 임홍빈 / 2013년 11월 30일

주석
주001)
서각(西閣) : 중국 사천성(四川省) 기주(夔州)에 있는 지명. 지금은 백제산(白帝山) 아래 관음동(观音洞) 만원루(满愿楼)를 다시 세우고 ‘두보 서각(杜甫西阁)’이란 이름을 붙여 기념하고 있다.
주002)
구호(口號) : 중국 고시(古詩)의 제목에 쓰이는 용어. 입에 따라 읊는 것이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즉흥(卽興)으로 입으로 읊어 시를 짓는 것을 말한다. 글에 있어서는 초고를 고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주003)
서각구호(西閣口號) : 서각에 대한 즉흥 구음(口吟) 시.
주004)
원이십일(元二十一) : 원(元) 씨 성을 가진 ‘이십일(二十一)’이란 뜻이다. 아마도 ‘원(元) 이십일조장(二十一曹長)’을 가리키는 것일 것이다. 그 이름은 밝혀지지 않는다. 조장은 군수의 총무장에 상당하는 벼슬로, 한대(漢代)의 조사(曹史, 조의 장)에 대한 약칭에서 유래한 것이다. 당나라 때에는 상서승랑(尙書丞郞)으로, 승랑들 사이에서는 서로 ‘조장’이라 불렀다고 한다. 습유(拾遺)에 대하여 ‘조장(曹長)’이란 칭호를 썼다고도 한다. 과거 두보가 습유 벼슬을 하였기 때문에, 원(元)과 더불어 같이 습유의 벼슬을 한 것이 된다.
주005)
서각구호정원이십일(西閣口號呈元二十一) : 서각(西閣)에 대한 즉흥 구음(口吟)시를 지어 원(元) 이십일(二十一) 조장에게 드린다. 이 시는 당나라 대종 대력(大曆) 원년(766) 가을과 겨울 사이에 기주(夔州) 서각(西閣)에서 지은 것이라 한다.
주006)
뫼햇 : 뫼ㅎ[山]+애(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ㅅ(관형격 조사). 산의.
주007)
남기 : [木]+이(주격 조사). 나무가. ¶太子ㅣ 낟곰 닐웨예 낟곰 좌시고 여슷  히즷도 아니샤 한비도 오며 울에도 며 녀르미여 겨리여  말도 아니코 안잿거시든 머리예 가치 삿기 치더니 사미 보고 荒唐히 너겨 프리며 남기며 고콰 귓 굼긔 더뎌도 앗디 아니 시더니((태자가 하루 하나씩 이레에 하나씩 자시고 여섯 해를 드러눕지도 아니하시어 큰비도 오며 우레도 치며 여름이며 겨울이며 한 말도 아니하고 앉아 있으셨는데 머리에 까치 새끼 치더니 사람이 보고 황당히 여겨 풀이며 나무며 코와 귀구멍에 던져도 빼앗지(치우지) 아니하시더니)〈석상 3:38ㄴ~39ㄱ〉.
주008)
구루믈 아나 : 구룸[雲]+을(대격 조사)#안[抱]-+-아(연결 어미). 구름을 안아. 구름을 안아서.
주009)
하니 : 하[稠(조: 빽빽하다. 풍성하다)]-+-니(연결 어미). 많으니. 풍성하니. 여기는 ‘많으니’로보다는 ‘빽빽하니’로 번역하는 것이 문맥에 어울린다. 산의 나무가 구름을 안아서 빽빽하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주010)
치운 : 칩[寒]-+-으(조음소)-+-ㄴ(관형사형 어미). 추운. ‘치운’은 ‘칩다’의 어간 ‘칩-’의 받침 ‘ㅂ’이 순경음 [β]으로 변하였다가 다시 [w]로 바뀐 것으로 가정된다. ‘칩-’의 받침 ‘ㅂ’이 순경음 [β]으로 변하였을 때의 ‘치운’에 해당하는 음성 형식은 ‘치’과 같은 것이었을 것이다. 현대어에서 ‘춥-’이 ‘추운’이 되는 것과 달리 중세어 당시에는 ‘칩-’이 규칙 활용을 하였던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으나, ‘좁[狹]-’과 같은 형용사는 그렇게 변하지 않았다. 따라서 ‘칩-’의 변화는 불규칙 활용인 것이 틀림없다. ¶吳ㅅ 와 楚ㅅ  百丈로 잇거 더운 제 셔울 가니 칩록 도라오디 몯얫도다(오나라의 배와 초나라의 배를 백장(百丈)으로 이끌고, 더울 때 서울 갔는데 춥도록 돌아오지 못하고 있도다.)〈두시(초) 10:27ㄱ〉.
주011)
머리 우희 : 머리[頭]#우ㅎ[上]+의(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머리 위에.
주012)
휫둘엇도다 : 휫두르[繞(요: 둘러싸다)]-+-어(연결 어미)#잇[有]-+-도(감탄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 휘둘러 있도다. 둘러싸 있도다. 휘둘러 싸 있도다. ‘-도다’를 감탄 어미로 분석하는 것은 재구조화를 적용하는 것이다. ¶소 휫둘어 늘근 므를 리고(손을 휘둘러 늙은 눈물을 뿌리고)〈두시(초) 22:45ㄴ〉.
주013)
구룸  : 구룸[雲]#[揷, 含]-+-ㄴ(관형사형 어미). 구름 낀. ¶해 가   머믈오고 바 자니 구룸  樓ㅣ훤더라(들에 가 탄 말을 머물게 하고 밤에 자니 구름 낀 누각이 훤하더라.)〈두시(초) 3:39ㄱ〉.
주014)
비레 : 비레[崖(애: 벼랑)]+(보조사). 벼랑은. ¶프른 뫼로 百里 드러오니 비레 그츠니 핫고와 호왁과 도다(푸른 산으로 백 리를 들어오니 벼랑 그치니 방앗공이와 확과 같도다.)〈두시(초) 6:2ㄱ〉.
주015)
아야라 : 겨우, 애오라지. ‘애야라’로 적힌 형태도 나타난다. ¶雲安縣엣 麴米春이 아야라  盞 기우리면 곳 사미 醉니라(운안현의 국미춘(술 이름)이 겨우 한 잔을 기울이면 곧 사람이 취하느니라)〈두시(초) 3:32ㄱ〉. 손 제 蒲柳 옮겨 심겟도소니 지븐 애야라 稻梁이 足 만도다(손수 스스로 포도와 버들을 옮겨 심어 있었는데 집은 겨우 찧을 곡물[稻梁(도량)]이 족할 만하도다.)〈두시(초) 15:13ㄱ〉.
주016)
돌히 : 돌ㅎ[石]+이(주격 조사). 돌이. ¶ 平牀을 괴오니 어르누근 돌히 두렵도다(평상을 괴니 무늬진 돌히 둥글도다.)〈두시(초) 10:38ㄱ〉.
주017)
개변(改變)고 : 개변(改變)+-(동사 파생 접미사)-+-고(연결 어미). 바뀌어 변하고.
주018)
 부 : [風]#불[吹]-+-(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바람 부는.
주019)
장(帳) : 장(帳)+(보조사). 장막은. 휘장은. 누각에 친 무슨 천조각 같은 것을 말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주020)
누(樓)의 : 누(樓)+의(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누에. 누각에.
주021)
브텃디 : 븥[附, 依]-+-어(연결 어미)#잇[有]-+-디(연결 어미). 붙어 있지.
주022)
아니놋다 : 아니[不]+-(형용사 파생 접미사)-+-(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ㅅ(사이시옷)-+-다(종결 어미). 아니하는구나. ‘-놋다, -옷다, -ㅅ다’ 등을 감탄 어미로 분석하는 것은 재구조화를 적용하는 것이다.
주023)
사직(社稷)은 : 사직(社稷)+은(보조사). 사직은. 나라와 조정을 이르는 말.
주024)
믈 : 눈[眼]+ㅅ(관형격 조사)#믈[水]. 눈의 물. 눈물. ¶믈 슷고 큰  디러 슈니 노 하해 디 슬프도다(눈물 씻고 큰 강을 굽어보고 있으니 높은 하늘에 뜻이 슬프도다)〈두시(초) 22:49ㄴ〉.
주025)
흘렴 직니 : 흐르[流]-+-리(사동 접미사)-+-어(연결 어미에서 재구조화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직[價然]+-(형용사 파생 접미사)-+-니(연결 어미). 흐르게 함 직하니. 흘림 직하니. ‘-엄/암’을 파생 접미사로 취급하기도 하나, 그렇게 되면 파생 접미사가 어말 어미로 쓰였다는 것이 된다. 여기서는 ‘-아/어’를 연결 어미로 분석하고 그것이 선어말 어미로 재구조화된 것으로 본다. ‘-ㅁ’은 여전히 명사형 어미로 남는다. ‘믈을 흘리다’에 대하여 ‘믈을 내다’와 같은 말도 쓰였다. ¶너희 무리 내 늘구믈 뵈아니 머리 도혀 라고 므를 해 흘리노라(너희들이 내 늙음을 재촉하니 머리 돌려 바라보고 눈물을 한없이 흘리노라.)〈두시(초) 11:10ㄴ〉. 두 아이 地黃오로 비즌 수리라 고 내여다가 머기니 밥 머글 더든 여셔 죽거 賈餗이 슬허 눈므를 내요(두 아이종이 지황으로 빚은 술이라 하고 내어다가 먹이니 밥 먹을 때 되어서 죽거늘 가속이 슬퍼 눈물을 흘리되)〈번소 10:17ㄴ〉.
주026)
바라오 : 바랍[危]-+-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보조사). 위태로움은. ¶비록 바라온 難 디러도 바라온 難 외요 아디 몯리며 그 구두미 物이 기울우미 외디 아니야 비록 欲惡을 對야도 欲惡 외요 아디 몯리니 (비록 위태로운 어려움을 당해도 위태로운 어려움 됨을 알지 못할 것이며, 그 굳음이 물체의 울음이 되지 아니하여 비록 욕악을 대하여도 욕악됨을 알지 못할 것이니)〈법화 5:3ㄴ〉.
주027)
운주(運籌)호매 : 운주(運籌)+-(동사 파생 접미사)-+-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애(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수판 놓음에. 수판을 놓듯이 이리저리 궁리함에.
주028)
잇니라 : 잇[有]-+-(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동명사 어미)#이(지정 형용사)-+-라(종결 어미). 있는 것이다.
주029)
그듸의 : 그듸[君(그대)]+의(관형격 조사). 그대의.
주030)
왕실(王室)ㅅ 일 : 왕실(王室)+ㅅ(관형격 조사)#일[事]. 왕실의 일.
주031)
닐우믈 : 니/니르[謂]-+-우(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을(대격 조사). 이르는 것을. 말하는 것을. ‘니/니르-’ 뒤에 모음 어미가 올 때에는 어간의 끝 모음이 탈락하고 ‘ㄹ’이 앞 음절의 말음이 된다.
주032)
몃 버늘 : 몇[幾]#번(番)+을(대격 조사). 몇 번을. ‘몇 번을’은 현대어에서와 같이 부사적인 성분 뒤에 ‘을/를’이 쓰인 것이다. 부사적인 성분에 ‘을/를’ 주제 표지가 연결된 것으로 해석된다. ‘번’과 유사한 말에 ‘디위’가 쓰이었다. ¶몃 디위 주그뇨  사호미 뫼 야도 오히려 마디 아니도다 묏 알 햇 늘그닐 다가 서르 맛나면 半 거름도 옮기디 아니야 녯 해 도라가리라(몇 번 죽었느냐? 뼈 쌓인 것이 산 같아도 오히려 그만두지 아니하도다. 산 앞에서 들판의 늙은이를 만약 서로 만나면 반 걸음도 옮기지 아니하여 옛 마을에 돌아갈 것이다.)〈남명 상:56ㄱ〉.
주033)
시르믈 : 시름[憂]+을(대격 조사). 시름을.
주034)
아니오 : [消]-+-거(대상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아(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ㄴ(동명사 어미)#이(지정 형용사)-+-고(의문 어미). 사라지게 하였던 것인가? 없앴던 것인가? 녹였던 것인가. 삭이었던 것인가? ‘아니오’에서 어미 형태에 대한 가장 단순한 분석은 ‘아니오’를 어간 ‘[消]-’과 어미 ‘-가니오’의 합침으로 보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형태 결합에는 의문 어미 ‘-고’에서 ‘ㄱ’이 탈락한 ‘-오’가 들어 있는 것이 확실하다. 따라서 이 ‘-오’를 분석해 내는 것은 가능하고 또 마땅히 그래야 한다. 다시 ‘-니오’에서 ‘-니’를 동명사 어미 ‘-ㄴ’과 지정 형용사 ‘이-’로 분석해 내는 것은 동명사 어미를 부분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중세어의 실상을 고려할 때, 이 또한 당연히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아니오’에서 ‘-아’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중세어의 대상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 ‘-거/가-’의 ‘-가’에서 ‘ㄱ’이 탈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거/가-’를 교체형으로 보는 것이다. 여기서는 ‘-가-’를 대상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 ‘-거-’에 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 ‘-아-’가 합친 것으로 본다. ¶ 城에 오 자니 미레 현 브리 라 가놋다(강성에 혼자 자니 밀(蜜)에 켠 불이 사위어 가는구나.)〈두시(초) 6:15ㄴ〉. 다가 이  알면 眞實로 니샨 리 디 아니야 즐어 佛地 며 步步애 三界 걷너 지븨 도라와 믄득 疑心이 그처 곧 人天에 스이 외야 悲와 智왜 서르 도며 두 利ㅣ자 人天의 供養 受얌직 야 날로 萬兩 黃金을 리라 호미니 네 다가 이러면 眞實ㅅ 大丈夫ㅣ라 一生 能事ㅣ 마 니라(만약 이 마음을 알면 진실로 이르신 다리를 밟지 아니하여 지레 부처님 땅을 밟으며 걸음걸음에 삼계를 건너 집에 돌어와 문득 의심이 그쳐 곧 사람하늘에 스승이 되어 슬픔과 지혜와 서로 도우며 두 이가 갖추어져 사람하늘의 공양을 받음 직하여 날로 만냥 황금을 사라지게 하리라 함이니 네 만약 이러하면 진실 대장부이다. 일생 능사가 이미 끝난 것이다.)〈목우자 15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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