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후 장이에 배석하여 남루에서 왕의 연회를 모시고 풍(風) 자 운을 얻다[陪章留後侍御宴南樓]
此身醒復醉 不擬哭途窮
【言飮醉란 如阮籍 주062) 완적(阮籍) 중국 삼국 시대 위(魏)나라의 사상가이며 문학자이자 시인(210~263). 자는 사종(嗣宗). 죽림칠현의 한 사람으로, 노장(老莊)의 학문을 연구하였으나 정계에서 물러난 후, 술과 청담(淸談)으로 세월을 보냈다. 저서에 『완사종집』, 『달장론(達莊論)』 등이 있다고 한다.
고 哭途則不擬學也ㅣ니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이 모미 주063) 이 모미 이[此]#몸[身]+이(주격 조사). 이 몸이. 내가.
락 醉락 주064) 락 취(醉)락 [醒]-+-락(연결 어미)#[又]#취(醉)+-(동사 파생 접미사)-+-락(연결 어미). 깨락 또 취하락. 깨기도 하고 또 취하기도 (하면서). ¶藥餌 더으락 덜락 호 믜다니 門庭을 닶겨셔 리 노라(약이[약으로 먹는 음식]를 더하기도 하고 덜기도 하는 것을 미워하였는데, 중문 뜰을 답답히 여겨 쓰레질하노라)〈두시(초) 10:39ㄱ〉.
야셔 주065) 야셔 [爲]-+-y(조음소)-+-아(연결 어미)+셔(보조사). 하여서. 하고서. 하면서.
窮途애 주066) 궁도(窮途)애 궁도(窮途)+애(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끊어진 길에. 막힌 길에. 어려운 처지에. ‘궁도’는 끊어진 길의 뜻에서 어려운 처지를 뜻하게 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울오져 주067) 울오져 울[泣, 哭]-+-고져(연결 어미). 울고자. ‘-고져’의 ‘ㄱ’이 ‘ㄹ’ 아래에서 탈락한 것이다. 흔히 ‘ᄀ 묵음화’라고 하는 것이다. ¶되겨지븐 말락 도로 울오 되아 니며 놀애 브르놋다(오랑캐계집은 말하려고 하다가 도로 울고 오랑캐아이는 다니며 또 노래 부르는구나.)〈두시(초) 11:44ㄴ〉.
너기디 주068) 너기디 너기[看做]-+-디(연결 어미). 여기지. 생각하지. ¶獄 罪 지 사 가도 히니(옥은 죄 지은 사람을 가두는 곳이니)〈월석 1:28ㄴ〉. 우리 罪 지 모미라 하해 몯 가노니 願 仁者ㅣ 請【仁者 어엿비 너기 사미니 鳩摩羅 니르니라】 어셔 려오시게 쇼셔(우리는 죄를 지은 몸이라서 하늘에 가지 못하니, 원컨대 인자는 청하시어【인자는 남을 가엾게 여기는 사람이니 구마라를 이르는 것이다.】어서 내려오시게 하소서)〈석보 11:11ㄴ~12ㄱ〉.
아니노라 주069) 아니노라 아니[不]+-(동사 파생 접미사)-+-(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라(종결 어미). 아니하노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차신성부취 불의곡도궁【마시고 취하는 것은 완적(阮籍)과 같은 것을 말하고, 끊어진 길에서 우는 것은 배우려고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언해역】 이 몸이 깨락 또 취하락 하고서(하면서) 끊어진 길에서 울고자(울려고) 여기지(하지) 아니하노라.
Ⓒ 역자 | 임홍빈 / 2013년 11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