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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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각의 밤[西閣夜]


西閣夜 주001)
서각야(西閣夜)
서각(西閣)의 밤. 이 시는 당나라 대종 대력(大曆) 원년(766) 기주(夔州)의 서각에서 지은 것이라 한다.

서각야
(서각의 밤)

恍惚寒山暮 逶迤白霧昏【逶迤 長遠也ㅣ라】

어즐 주002)
어즐
어즐[恍惚]+-(형용사 파생 접미사)-+-ㄴ(관형사형 어미). 어지러운. ¶親 버디 구슬 요 부톄 十六 菩薩애조차 외야 겨 저긔 爲야 法華 니샤 大乘因 샤 가비니라 수을 醉야 누 내 千萬億衆 서리예 이 제 다 疑惑 내야 어즐히 醉 호 가비니라(친한 벗이 구슬 매는 것은 부처님이 16보살까지 되어 계실 적에 〈그들을〉 위하여 법화경 〈부처님 말씀을〉 이르셔서 대승의 인연을 맺으심을 비유한 것이다.)〈월석 15:23ㄱ〉.
치운 주003)
치운
칩[寒]-+-으(조음소)-+-ㄴ(관형사형 어미). 추운. ‘칩다’가 ‘춥다’로 변한 것은 원순 모음화의 성격을 띤다. ¶吳ㅅ 와 楚ㅅ  百丈로 잇거 더운 제 셔울 가니 칩록 도라오디 몯얫도다(오나라의 배와 초나라의 배를 백장(百丈)으로 이끌고, 더울 때 서울 갔는데 춥도록 돌아오지 못하고 있도다.)〈두시(초) 10:27ㄱ〉.
주004)
뫼[山]+ㅅ(관형격 조사). 산의.
나조 주005)
나조
나조ㅎ[暮]+(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저녁에.
逶迤히 주006)
위이(逶迤)히
위이(逶迤)+-(형용사 파생 접미사)-+-이(부사 파생 접미사). 길고 멀리. ‘위이(逶迤)는 느릿느릿 돌아 나아가지 못하는 모양이다(逶迤 遲回不行皃)’와 같은 협주도 있다(두시(초) 11:26ㄱ).
주007)
[白]-+-ㄴ(관형사형 어미). 흰. 하얀.
雲霧ㅣ 주008)
운무(雲霧)ㅣ
운무(雲霧)+이(주격 조사). 운무가. 구름과 안개가.
어득도다 주009)
어득도다
어득[昏]+-(형용사 파생 접미사)-+-도(감탄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 어둑하도다. ‘-도다’를 감탄 어미로 분석하는 것은 재구조화를 적용하는 것이다. ‘어득’의 ‘득’이 ‘둑’으로 변한 것은 ‘어’의 음성 모음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득’의 ‘ㅡ’도 15세기에는 음성 모음이었으나, ‘둑’이 된 것은 ‘득’의 ‘ㅡ’가 중성 모음화된 것을 보이는 것이다. ¶ 옛 믌겨른 하해 兼야 솟고 邊塞ㅣ 우흿 과 구루믄 해 니 어득도다(강물 사이의 물결은 하늘과 더불어 솟고, 변방 요새 위의 바람과 구름은 땅에 이어져 어둑하도다.)〈두시(초) 10:33ㄱ〉.

【한자음】 황홀한산모 위이백무혼【위이(逶迤)는 길고 먼 것이다.】
【언해역】 어지러운 추운 산의 저녁에 길고 멀게 흰 구름과 안개가 어둑하도다.

山虛風落石 樓靜月侵門

뫼히 주010)
뫼히
뫼ㅎ[山]+이(주격 조사). 산이.
뷘  주011)
뷘 
뷔[空, 虛]-+-ㄴ(관형사형 어미)#(의존 명사). 빈 데. ‘’는 ‘(의존 명사)+(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가 재구조화된 것이다. ¶ 히 나날 거츠니   프른 뷘 거시 뮈놋다(가을의 들판이 나날이 거치니, 찬 강물은 푸른 빈 것이 움직이는구나!)〈두시(초) 10:31ㄱ〉.
미 주012)
미
[風]+이(주격 조사). 바람이.
돌 주013)
돌
돌ㅎ[石]+(대격 조사). 돌을.
디오 주014)
디오
디[落]-+-이(사동 파생 접미사)-+-고(연결 어미). 떨어지게 하고. ‘디오’의 ‘디-’에는 상성의 성조가 표시되어 있는데, 상성의 ‘디-’에는 사동 접미사 ‘이’가 융합되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디오’의 ‘-오’는 ‘-고’의 ‘ㄱ’이 사동 접미사 ‘-이-’ 뒤에서 탈락한 것이다. 상성의 성조를 가진 ‘디-’는 자동사 ‘디[落]-’의 ‘ㅣ’ 뒤에 다시 사동 접미사 ‘-이-’가 연결된 것이므로, 상성의 ‘디-’의 ‘ㅣ’를 /iy/나 /yi/와 같이 해석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기문은 ‘ㅣ’를 /iy/로 보아 /y/ 뒤에서 ‘ㄱ’의 탈락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았다. 이중 모음이 아닌 단모음 ‘이’ 뒤에서는 ‘ㄱ’이 탈락하지 않는다. 이러한 해석이 가지는 한 가지 문제는 /iy/ 해석이 성조 문제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성은 처음이 낮고 나중이 높은 소리인데, /iy/는 음성적으로 처음이 높고 나중이 낮은 소리이다. 이에 대하여 우선은 ‘디오’와 같은 예의 ‘ㅣ’를 /yi/로 해석하는 방안을 제안해 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디고’의 ‘ㄱ’은 /yi/ 이중 모음 뒤에서 탈락하는 것이 된다. ‘ㄱ’이 단순한 /i/ 뒤에서 탈락하는 것이 아니므로, 어느 정도의 설명력을 가지게 된다. ¶니피 드믈어늘 미 가야 라뎌 불오 뫼히 아라니  처 디놋다(잎이 드물거늘 바람이 다시 까라져 불고 산이 아스라하니 해가 비로소 지는구나.)〈두시(초) 14:30ㄴ~31ㄱ〉.
樓ㅣ 주015)
누(樓)ㅣ
누(樓)+이(주격 조사). 누(樓)가. 누각이.
寂靜  주016)
적정(寂靜) 
적정(寂靜)+-(형용사 파생 접미사)-+-ㄴ(관형사형 어미). (처소 의존 명사). 고요하고 적막한 데.
비치 주017)
비치
[月]#빛[光]+이(주격 조사). 달빛이.
門의 주018)
문(門)의
문(門)+의(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문에..
비취엿도다 주019)
비취엿도다
비취[照]-+-어(연결 어미)#잇[有]-+-도(감탄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 비치어 있도다. 비추고 있도다. ¶매 디나오닌 石鏡에 비취옛 리오  니르닌 雪山앳 미로다(마음에 지나오는 것은 석경에 비취어 있는 달이고, 얼굴에 이르는 것은 설산의 바람이로다.)〈두시(초) 10:14ㄱ〉.

【한자음】 산허풍락석 루정월침문
【언해역】 산이 빈 데 바람이 돌을 떨어지게 하고 누각이 고요하고 적막한 데 달빛이 문에 비추고 있도다.

擊柝可憐子 無衣何處村【擊柝 巡警夜者ㅣ니 其勞苦ㅣ 哀也ㅣ라】

주020)
탁(柝)
밤에 야경(夜警)을 돌 때 서로 마주 쳐서 딱딱 소리가 나게 만든 두 짝의 좁고 긴 나무토막.
두드리닌 주021)
두드리닌
두드리[鼓, 擊(격), 打]-+-(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두드리는. 때리는. ¶부텻 소 손 자샤 걋 가매 다히시고 누 자리예 겨샤 合掌샤 안 로 世尊ㅅ 바래 禮數더시니 命終커시 諸釋히 슬허  두드리며 닐오 王ㅅ中엣 尊신 王이 업스시니 나라히 威神을 일허다 고(부처의 손을 손수 잡으시어 자신의 가슴에 대시고 누운 자리에 계시어 합장하시어 안 마음으로 세존의 발에 예수하시더니 명종하시거늘 제석들이 슬퍼 땅을 두드리며 이르기를 왕 가운데 존하신 왕이 없게 되시니 나라가 위엄과 신기(神奇)를 잃었다 하고)〈월석 10:9ㄴ〉.
可히 주022)
가(可)히
가(可)+-(형용사 파생 접미사)-+-이(부사 파생 접미사). 가히.
어엿븐 주023)
어엿븐
어엿브[可憐(가련)]-+-ㄴ(관형사형 어미). 불쌍한. ¶憫然은 어엿비 너기실 씨라(민연은 불쌍히 여기시는 것이다.)〈훈언 2ㄴ〉.
사미로소니 주024)
사미로소니
사[人]#이(지정 형용사)-+-로소니(연결 어미). 사람인 것이니. ‘-로소니’는 ‘-도(감탄 선어말 어미)/로(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소(주어짐의 양태 선어말 어미 혹은 확정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가 재구조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로소니’의 ‘-로-’는 ‘-도(감탄 선어말 어미)-’로도 분석 가능하고 ‘-로(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로도 분석 가능하다.
옷 업스닌 주025)
옷 업스닌
옷[衣]#없[無]-+-으(조음소)-+-ㄴ(관형사형 어미)#이(사람 의존 명사)+ㄴ(보조사). 옷 없는 사람은.
어딋 주026)
어딋
어듸[何處]+ㅅ(관형격 조사). 어디의. 어느 곳의. ¶나 림 몯야 간대로 다니 길 녈 한 사 보고 무로 내 설노니 어듸 시름 업슨  잇뇨(나 정신 차리지 못하여 함부로 다니니 길 가는 많은 사람보고 묻기를 내 서러워하노니 어디에야 시름 없는 데 있느뇨?)〈월석 10:25ㄴ〉.
힌고 주027)
힌고
ㅎ[村]#이(지정 형용사)-+-ㄴ(동명사 어미)+고(의문 보조사). 마을인가?

【한자음】 격탁가련자 무의하처촌【딱따기 두드리는 것은 동네를 돌며 밤을 경계하는 것이니 그 노고가 애처로운 것이다.】
【언해역】 딱따기 두드리는 사람은 가히 불쌍한 사람이니 옷 없는 사람은 어느 곳의 마을인가?

時危關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4:23ㄱ

百慮 盜賊爾猶存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時節이 주028)
시절(時節)이
시절(時節)+이(주격 조사). 세월이. 당시의 상황이.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
危亂 주029)
위란(危亂)
위란(危亂)+-(형용사 파생 접미사)-+-ㄴ(관형사형 어미). 위급하고 어지러운.
저긔 주030)
저긔
적[時]+의(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적에.
온 가짓 주031)
온 가짓
온[百]#가지[種]+ㅅ(관형격 조사). 온 가지의. 백 가지의. 온갖.
혜아료미 주032)
혜아료미
헤아리[慮]-+-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이(주격 조사). 헤아림이. 생각함이. ¶ 宗門 中에 부텨 더으며 祖師애 너믄 혜아료미 잇다 야 니르디 말라(또 종문 중에 부처께 더하며 조사에 넘은 헤아림이 있다 하여 이르지 말라.)〈몽법 50ㄱ〉. 毗盧遮那一切 고대 다 논 마리니 眞實ㅅ 性ㅅ 根源이 며 괴외야 혜아룜과 일훔괘 업서 虛空티 뷔여 믈읫 보논 얼구리 멧 얼굴 며 듣논 소리 뫼리 야 이슘과 업숨괘 다디 아니(비노차나일체의 곳에 가득하다 하는 말이니 진실의 성질의 근원이 맑으며 고요하여 헤아림과 이름이 없어 허공같이 비어 무릇 보는 형상이 꿈의 형상 같으며 듣는 소리 메아리 같아서야 있음과 없음이 다르지 아니하기 때문에)〈월석 2:53ㄱ〉.
매 주033)
매
[心]+애(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마음에.
거리니 주034)
거리니
거리[關]-+-어(연결 어미)#잇[有]-+-(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거리끼고 있나니. 거리끼고 있으니. ¶佛頂에 가비샤 相 보매 거리디 아니야 우 업슨 그테 微妙히 다 게 시며(불정에 비유하시어 상(相) 보는 것에 거리끼지 아니하여 위가 없는 끝에 미묘하게 다다르게 하시며)〈능엄 1:8ㄴ〉.
盜賊아 네 오히려 주035)
오히려
오히려. 원문의 ‘유(猶)’에 대한 번역으로, ‘유(猶)’는 거의 언제나 기계적으로 ‘오히려’와 같이 번역하였다. 그러나 ‘유(猶)’에도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지금도 역시’와 같은 뜻도 있는데, 위의 문맥에는 이것이 적합한 것으로 여겨지다.
잇다 주036)
잇다
잇[有]-+-(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동명사 어미)+다(의문 보조사). 있느냐? 있는 것이냐? ‘-ㄴ다’를 의문 어미로 분석하는 것은 재구조화를 적용하는 것이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시위관백려 도적이유존
【언해역】 세월이 위급하고 어지러운 적에 온갖 생각하는 것이 마음에 거리껴 있나니(거리끼고 있는데) 도적아 네 오히려(아직도, 지금도 역시) 거기에 있느냐?
Ⓒ 역자 | 임홍빈 / 2013년 11월 30일

주석
주001)
서각야(西閣夜) : 서각(西閣)의 밤. 이 시는 당나라 대종 대력(大曆) 원년(766) 기주(夔州)의 서각에서 지은 것이라 한다.
주002)
어즐 : 어즐[恍惚]+-(형용사 파생 접미사)-+-ㄴ(관형사형 어미). 어지러운. ¶親 버디 구슬 요 부톄 十六 菩薩애조차 외야 겨 저긔 爲야 法華 니샤 大乘因 샤 가비니라 수을 醉야 누 내 千萬億衆 서리예 이 제 다 疑惑 내야 어즐히 醉 호 가비니라(친한 벗이 구슬 매는 것은 부처님이 16보살까지 되어 계실 적에 〈그들을〉 위하여 법화경 〈부처님 말씀을〉 이르셔서 대승의 인연을 맺으심을 비유한 것이다.)〈월석 15:23ㄱ〉.
주003)
치운 : 칩[寒]-+-으(조음소)-+-ㄴ(관형사형 어미). 추운. ‘칩다’가 ‘춥다’로 변한 것은 원순 모음화의 성격을 띤다. ¶吳ㅅ 와 楚ㅅ  百丈로 잇거 더운 제 셔울 가니 칩록 도라오디 몯얫도다(오나라의 배와 초나라의 배를 백장(百丈)으로 이끌고, 더울 때 서울 갔는데 춥도록 돌아오지 못하고 있도다.)〈두시(초) 10:27ㄱ〉.
주004)
묏 : 뫼[山]+ㅅ(관형격 조사). 산의.
주005)
나조 : 나조ㅎ[暮]+(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저녁에.
주006)
위이(逶迤)히 : 위이(逶迤)+-(형용사 파생 접미사)-+-이(부사 파생 접미사). 길고 멀리. ‘위이(逶迤)는 느릿느릿 돌아 나아가지 못하는 모양이다(逶迤 遲回不行皃)’와 같은 협주도 있다(두시(초) 11:26ㄱ).
주007)
 : [白]-+-ㄴ(관형사형 어미). 흰. 하얀.
주008)
운무(雲霧)ㅣ : 운무(雲霧)+이(주격 조사). 운무가. 구름과 안개가.
주009)
어득도다 : 어득[昏]+-(형용사 파생 접미사)-+-도(감탄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 어둑하도다. ‘-도다’를 감탄 어미로 분석하는 것은 재구조화를 적용하는 것이다. ‘어득’의 ‘득’이 ‘둑’으로 변한 것은 ‘어’의 음성 모음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득’의 ‘ㅡ’도 15세기에는 음성 모음이었으나, ‘둑’이 된 것은 ‘득’의 ‘ㅡ’가 중성 모음화된 것을 보이는 것이다. ¶ 옛 믌겨른 하해 兼야 솟고 邊塞ㅣ 우흿 과 구루믄 해 니 어득도다(강물 사이의 물결은 하늘과 더불어 솟고, 변방 요새 위의 바람과 구름은 땅에 이어져 어둑하도다.)〈두시(초) 10:33ㄱ〉.
주010)
뫼히 : 뫼ㅎ[山]+이(주격 조사). 산이.
주011)
뷘  : 뷔[空, 虛]-+-ㄴ(관형사형 어미)#(의존 명사). 빈 데. ‘’는 ‘(의존 명사)+(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가 재구조화된 것이다. ¶ 히 나날 거츠니   프른 뷘 거시 뮈놋다(가을의 들판이 나날이 거치니, 찬 강물은 푸른 빈 것이 움직이는구나!)〈두시(초) 10:31ㄱ〉.
주012)
미 : [風]+이(주격 조사). 바람이.
주013)
돌 : 돌ㅎ[石]+(대격 조사). 돌을.
주014)
디오 : 디[落]-+-이(사동 파생 접미사)-+-고(연결 어미). 떨어지게 하고. ‘디오’의 ‘디-’에는 상성의 성조가 표시되어 있는데, 상성의 ‘디-’에는 사동 접미사 ‘이’가 융합되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디오’의 ‘-오’는 ‘-고’의 ‘ㄱ’이 사동 접미사 ‘-이-’ 뒤에서 탈락한 것이다. 상성의 성조를 가진 ‘디-’는 자동사 ‘디[落]-’의 ‘ㅣ’ 뒤에 다시 사동 접미사 ‘-이-’가 연결된 것이므로, 상성의 ‘디-’의 ‘ㅣ’를 /iy/나 /yi/와 같이 해석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기문은 ‘ㅣ’를 /iy/로 보아 /y/ 뒤에서 ‘ㄱ’의 탈락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았다. 이중 모음이 아닌 단모음 ‘이’ 뒤에서는 ‘ㄱ’이 탈락하지 않는다. 이러한 해석이 가지는 한 가지 문제는 /iy/ 해석이 성조 문제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성은 처음이 낮고 나중이 높은 소리인데, /iy/는 음성적으로 처음이 높고 나중이 낮은 소리이다. 이에 대하여 우선은 ‘디오’와 같은 예의 ‘ㅣ’를 /yi/로 해석하는 방안을 제안해 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디고’의 ‘ㄱ’은 /yi/ 이중 모음 뒤에서 탈락하는 것이 된다. ‘ㄱ’이 단순한 /i/ 뒤에서 탈락하는 것이 아니므로, 어느 정도의 설명력을 가지게 된다. ¶니피 드믈어늘 미 가야 라뎌 불오 뫼히 아라니  처 디놋다(잎이 드물거늘 바람이 다시 까라져 불고 산이 아스라하니 해가 비로소 지는구나.)〈두시(초) 14:30ㄴ~31ㄱ〉.
주015)
누(樓)ㅣ : 누(樓)+이(주격 조사). 누(樓)가. 누각이.
주016)
적정(寂靜)  : 적정(寂靜)+-(형용사 파생 접미사)-+-ㄴ(관형사형 어미). (처소 의존 명사). 고요하고 적막한 데.
주017)
비치 : [月]#빛[光]+이(주격 조사). 달빛이.
주018)
문(門)의 : 문(門)+의(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문에..
주019)
비취엿도다 : 비취[照]-+-어(연결 어미)#잇[有]-+-도(감탄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 비치어 있도다. 비추고 있도다. ¶매 디나오닌 石鏡에 비취옛 리오  니르닌 雪山앳 미로다(마음에 지나오는 것은 석경에 비취어 있는 달이고, 얼굴에 이르는 것은 설산의 바람이로다.)〈두시(초) 10:14ㄱ〉.
주020)
탁(柝) : 밤에 야경(夜警)을 돌 때 서로 마주 쳐서 딱딱 소리가 나게 만든 두 짝의 좁고 긴 나무토막.
주021)
두드리닌 : 두드리[鼓, 擊(격), 打]-+-(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두드리는. 때리는. ¶부텻 소 손 자샤 걋 가매 다히시고 누 자리예 겨샤 合掌샤 안 로 世尊ㅅ 바래 禮數더시니 命終커시 諸釋히 슬허  두드리며 닐오 王ㅅ中엣 尊신 王이 업스시니 나라히 威神을 일허다 고(부처의 손을 손수 잡으시어 자신의 가슴에 대시고 누운 자리에 계시어 합장하시어 안 마음으로 세존의 발에 예수하시더니 명종하시거늘 제석들이 슬퍼 땅을 두드리며 이르기를 왕 가운데 존하신 왕이 없게 되시니 나라가 위엄과 신기(神奇)를 잃었다 하고)〈월석 10:9ㄴ〉.
주022)
가(可)히 : 가(可)+-(형용사 파생 접미사)-+-이(부사 파생 접미사). 가히.
주023)
어엿븐 : 어엿브[可憐(가련)]-+-ㄴ(관형사형 어미). 불쌍한. ¶憫然은 어엿비 너기실 씨라(민연은 불쌍히 여기시는 것이다.)〈훈언 2ㄴ〉.
주024)
사미로소니 : 사[人]#이(지정 형용사)-+-로소니(연결 어미). 사람인 것이니. ‘-로소니’는 ‘-도(감탄 선어말 어미)/로(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소(주어짐의 양태 선어말 어미 혹은 확정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가 재구조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로소니’의 ‘-로-’는 ‘-도(감탄 선어말 어미)-’로도 분석 가능하고 ‘-로(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로도 분석 가능하다.
주025)
옷 업스닌 : 옷[衣]#없[無]-+-으(조음소)-+-ㄴ(관형사형 어미)#이(사람 의존 명사)+ㄴ(보조사). 옷 없는 사람은.
주026)
어딋 : 어듸[何處]+ㅅ(관형격 조사). 어디의. 어느 곳의. ¶나 림 몯야 간대로 다니 길 녈 한 사 보고 무로 내 설노니 어듸 시름 업슨  잇뇨(나 정신 차리지 못하여 함부로 다니니 길 가는 많은 사람보고 묻기를 내 서러워하노니 어디에야 시름 없는 데 있느뇨?)〈월석 10:25ㄴ〉.
주027)
힌고 : ㅎ[村]#이(지정 형용사)-+-ㄴ(동명사 어미)+고(의문 보조사). 마을인가?
주028)
시절(時節)이 : 시절(時節)+이(주격 조사). 세월이. 당시의 상황이.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
주029)
위란(危亂) : 위란(危亂)+-(형용사 파생 접미사)-+-ㄴ(관형사형 어미). 위급하고 어지러운.
주030)
저긔 : 적[時]+의(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적에.
주031)
온 가짓 : 온[百]#가지[種]+ㅅ(관형격 조사). 온 가지의. 백 가지의. 온갖.
주032)
혜아료미 : 헤아리[慮]-+-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이(주격 조사). 헤아림이. 생각함이. ¶ 宗門 中에 부텨 더으며 祖師애 너믄 혜아료미 잇다 야 니르디 말라(또 종문 중에 부처께 더하며 조사에 넘은 헤아림이 있다 하여 이르지 말라.)〈몽법 50ㄱ〉. 毗盧遮那一切 고대 다 논 마리니 眞實ㅅ 性ㅅ 根源이 며 괴외야 혜아룜과 일훔괘 업서 虛空티 뷔여 믈읫 보논 얼구리 멧 얼굴 며 듣논 소리 뫼리 야 이슘과 업숨괘 다디 아니(비노차나일체의 곳에 가득하다 하는 말이니 진실의 성질의 근원이 맑으며 고요하여 헤아림과 이름이 없어 허공같이 비어 무릇 보는 형상이 꿈의 형상 같으며 듣는 소리 메아리 같아서야 있음과 없음이 다르지 아니하기 때문에)〈월석 2:53ㄱ〉.
주033)
매 : [心]+애(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마음에.
주034)
거리니 : 거리[關]-+-어(연결 어미)#잇[有]-+-(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거리끼고 있나니. 거리끼고 있으니. ¶佛頂에 가비샤 相 보매 거리디 아니야 우 업슨 그테 微妙히 다 게 시며(불정에 비유하시어 상(相) 보는 것에 거리끼지 아니하여 위가 없는 끝에 미묘하게 다다르게 하시며)〈능엄 1:8ㄴ〉.
주035)
오히려 : 오히려. 원문의 ‘유(猶)’에 대한 번역으로, ‘유(猶)’는 거의 언제나 기계적으로 ‘오히려’와 같이 번역하였다. 그러나 ‘유(猶)’에도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지금도 역시’와 같은 뜻도 있는데, 위의 문맥에는 이것이 적합한 것으로 여겨지다.
주036)
잇다 : 잇[有]-+-(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동명사 어미)+다(의문 보조사). 있느냐? 있는 것이냐? ‘-ㄴ다’를 의문 어미로 분석하는 것은 재구조화를 적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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