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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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각(西閣)에 햇볕이 내려쬐다[西閣曝日]


西閣 주001)
서각(西閣)
중국 사천성(四川省) 기주(夔州)에 있는 지명. 지금 사람이 백제성(白帝城) 아래 관음동(觀音洞) 만원루(滿願樓)를 다시 세우고 두보 서각(杜甫西閣)이라 하여 기념하고 있다.
曝日 주002)
폭일(曝日)
햇볕이 쬐다. 햇볕이 내려쬐다.
주003)
서각폭일(西閣曝日)
서각(西閣)에 햇볕이 내려쬐다. 당나라 대종(代宗) 대력(大歷) 원년(766) 겨울 기주(夔州) 서각(西閣)에서 지은 시. 두보는 기주에 머무는 1년 9개월 동안 기주와 관련되는 시 440여 수를 지었다. 두보는 47세 가을 성도에서 성도윤(成都尹) 겸 검남서천절도사 엄무(嚴武)를 만났는데, 엄무는 두보의 옛 친구로, 두보에게 누구보다도 큰 후원자가 되어 주었다. 엄무는 두보보다 10년이나 연하였으나 세교(世交)도 있는 터였다. 두보는 엄무의 도움으로 성도 근교 완화계(浣花溪) 부근에 초당(草堂)을 마련하고 비교적 평온한 나날을 보냈다.

서각폭일
(서각(西閣)에 햇볕이 내려쬐다)

凜冽倦玄冬 負暄嗜飛閣【冬日에 其神이 玄冥故로 曰玄冬이니라】

서호 주004)
서호
서[凉(량), 凜冽(름렬)]+-(형용사 파생 접미사)-+-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동명사 어미)+(대격 조사). 서늘한 것을. 겨울이 엄혹하게 추운 것을 말한다. ‘서늘한 것을 겨울을’은 이른바 중목적어 구문으로, 앞에 오는 성분이 문제의 대상을 부각시키는 기능을 가진 ‘을/를’ 주제가 된다. ¶仲夏ㅣ 바미 뎌르니 軒檻을 여러 간 서호 드리노라(중하(仲夏)가 가장 밤이 짧으니, 헌함(軒檻)을 열어 잠깐 서늘함을 들이노라.)〈두시(초) 10:20ㄱ〉.
玄冬 주005)
현동(玄冬)
겨울을 달리 이르는 말.
가 주006)
가
[倦, 疲, 勞]-+-아(연결 어미). 힘들어. 힘겨워. ¶한 사미 다 가 導師려 닐오 우리 오 頓乏야【頓乏은  바려 씨라】이 믈러 도로 가고져 노다 야(많은 사람이 다 힘들어 하여 도사에게 이르되, 우리 오늘 돈핍하여【돈핍은 매우 고달픈 것이다.】 이에 물러 도로 가고자 합니다 하거늘)〈법화 3:193ㄴ〉.
다니 주007)
다니
[爲]-+-더(회상 시제 선어말 어미)-+-아(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하더니. ‘-더(회상 시제 선어말 어미)-+-아(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가 합하여 ‘-다-’가 된 것으로 분석한다. ‘-다-’를 ‘-더-’의 1인칭 활용으로 보는 일도 있다.
주008)
[太陽]+ㅅ(관형격 조사). 해의. 태양의.
더운 주009)
더운
덥[暑]-+-으(조음소)-+-ㄴ(관형사형 어미). 더운. ‘덥-’의 어간말 자음 ‘ㅂ’이 모음 사이에서 /w/가 된 것이다. ‘w + ɨ→u’와 같은 변화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ㅂ’이 /w/로 변하기 이전에는 /β/(ㅸ)과 같은 변화가 선행하였던 것으로 상정된다. ¶더운 바  燭ㅅ 브를 아쳗노니 며 녯  호미녀(더운 밤에 밝은 촛불을 싫어하니, 하물며 옛 땅을 생각하는 것이겠느냐?(두시(초) 10:21ㄴ〉.
비츨 주010)
비츨
빛[光]+을(대격 조사). 빛을. ¶거츤 뫼해 낤 비츤 悠揚고 녯 위안햇  슬프도다(거친 산에 날(태양)의 빛은 유양하고 옛 울타리 안의 연기는 슬프도다.)〈두시(초) 3:64ㄱ〉. 馬寶 리니 비치 가라코 갈기예 구스리 옛거든 솔로 빗기면  구스른 러디고 즉자히 새 구스리 나며(마보는 말이니, 빛이 발가파랗고 갈기에 구슬이 꿰었는데, 솔로 빗기면 낡은 구슬은 떨어지고, 곧바로 새 구슬이 나며)〈월석 1:27ㄴ〉.
져셔 주011)
져셔
지[負]-+-어(연결 어미)+셔(보조사). 져서. 지고서. 뒤에 두고서. 등지고서.
 주012)

[飛]-+-(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나는.
지블
주013)
 지블
나는 집을. 원문의 비각(飛閣)을 번역한 것이다. 나는 듯이 높이 세운 누각을 뜻한다.
즐기노라 주014)
즐기노라
즐기[樂]-+-(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라(종결 어미). 즐기노라. ‘-노라’를 단일한 어미로 보는 것은 재구조화를 적용하는 것이다.

【한자음】 름렬권현동 부훤기비각【겨울날에 그 신(神)이 검고 어두운 고로 현동(玄冬)이라 하는 것이다.】
【언해역】 서늘한 것을(엄혹하게 추운 것을) 겨울을 힘겨워하였는데, 해의 더운 빛을 지고서 나는(나는 듯이 높은) 집을 즐기노라.

羲和流德澤 顓頊愧倚薄【羲和 日御ㅣ오 顓頊은 冬帝也ㅣ라 倚薄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4:2ㄱ

附著也ㅣ라】

羲和 주015)
희화(羲和)
중국 고대의 전설상의 인물. 태양의 마부(馬夫)라고도 하고 태양을 낳은 어머니라고도 한다.
德澤 흘리니 주016)
덕택(德澤) 흘리니
덕택을 흘리니. ‘태양의 신이 은혜를 베푸니’와 같은 뜻으로 ‘햇빛을 쏟으니’로 번역하는 것이 문맥에 맞는다.
顓頊 주017)
전욱(顓頊)
중국 고대의 전설에 나오는 오제(五帝)의 하나. 황제(黃帝)의 손자로, 20세에 임금의 자리에 올라 처음 고양(高陽)에서 나라를 일으켰으므로 고양씨(高陽氏)라 불렀다고 한다.
브터 슈믈 주018)
브터 슈믈
븥[附, 倚(의)]-+-어(연결 어미)#시[有]-+-우(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을(대격 조사). 붙어 있는 것을. 원문의 ‘의박(倚薄, 힘을 못 쓰는 것)’을 이렇게 번역한 것이다. ¶모 도로혀 져물 주리 업도소니 자최 오직 나그내로 브터 슈미 잇도다(몸은 도리어(다시) 젊어질 줄이(수가) 없는데 자취는 오직 나그네로 붙어 있음이(에) 있도다.)〈두시(초) 14:17ㄴ〉.
붓그리놋다 주019)
붓그리놋다
붓그리[愧(괴: 부끄러워하다)]-+-(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ㅅ(사이시옷)-+-다(종결 어미). 부끄러워하는구나. ‘-놋다’ 혹은 ‘-옷다’ 혹은 ‘-ㅅ다’를 감탄 어미로 분석하는 것은 재구조화를 적용하는 것이다. ¶프른 깃  옷 니븐 아 치고 셴 머리예 郞官 외옛 일후믈 붓그리노라(푸른 깃 단 옷 입은 아들을 가르치고 흰 머리에 낭관 되어 있는 이름을 부끄러워하노라.)〈두시(초) 11:3ㄱ〉.

【한자음】 희화류덕택 전욱괴의박【희화(羲和)는 태양을 부리는 마부(태양의 신)이고, 전욱(顓頊)은 겨울임금(겨울의 신)이다. 의박(倚薄)은 부착하다의 뜻이다.】
【언해역】 희화가 덕택을 흘리니(햇빛을 쏟으니) 전욱이 붙어 있는 것(겨울의 신이 제 구실을 못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노라.

毛髮具自和 肌膚潛沃若【沃若 더운  니니라】

머리터리 주020)
머리터리
머리털이. ¶머리털 버히고 盟誓호되 다시 남진 아니호리라(머리털 베고 맹서하되 다시 남편 아니하리라.)〈속삼강 열:14ㄱ〉.
주021)
모두. 전부. ¶다 佛道애 들에 노라(모두 불도에 들게 하노라.)〈법화 1:207ㄴ〉.
절로 주022)
절로
저절로. ¶功 이루미 절로 나샷다(공 이룸이 저절로 나타나시도다.)〈법화 6:180ㄱ〉.
溫和니 주023)
온화(溫和)니
온화(溫和)+-(형용사 파생 접미사)-+-니(연결 어미). 온화하니. 따듯하니.
히 주024)
히
ㅎ[肌(기)]+이(주격 조사). 살이. ¶歲月이 늣고 미  헐에 부니 거츤 수프리 서니 어루 도라갈디로다(세월이 늦고 바람이 살을 헐게 부니 거친 수플이 서늘하니 가히 돌아갈지로다.)〈두시(초) 9:29ㄱ〉. 莊子애 닐오 藐姑射山애 神人이 이쇼 히 氷雪 고 婥妁호미 處女 다 니 婥妁 부드럽고 고아 올씨라(장자에 이르되 막고사산에 신인(神人)이 있되 살이 얼음눈 같고 작작(婥妁)함이 처녀 같다고 하니 작작(婥妁)은 부드럽고 고와서 사랑하는 것이다.)〈능엄 8:131ㄴ〉.
마니 주025)
마니
만[潛]+-(형용사 파생 접미사)-+-이(부사 파생 접미사). 가만히. 몰래. ¶  남즉 여셔 廣의 손이 그 뎨 에 늘근 사과 廣의  사려 마니 닐오 손은 어버 시절을 미처 계홀 터 셰오져 다니 이졔 음식 초매 금이 업서 가니 얼우신네 인야 어버긔 권여 田宅을 두게 고라(한 해가 넘게 지나서 광의 자손이 그 제 중에 늘근 사람과 광의 사랑하는 사람에게 몰래 말하기를 자손은 어버이 시절에 미처 생계할 터를 세우고자 했는데 이제 음식 갖추매 금이 없어 가니 어르신네를 따라 어버이께 권하여 전택(田宅)을 두게 하라.)〈번소 9:88ㄴ〉.
촉촉도다 주026)
촉촉도다
촉촉[濕]+-(형용사 파생 접미사)-+-도(감탄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 촉촉하도다. 땀이 머리 속에 촉촉이 배다. ‘촉촉해지도다’로 번역하는 것이 적합하다.

【한자음】 모발구자화 기부잠옥약【옥약(沃若)은 더운 모양을 말하는 것이다.】
【언해역】 머리털이 다 저절로 부드러워지니, 살이 나도 모르게 촉촉하도다.

太陽信深仁 衰氣欻有托【太陽은 日也ㅣ라】

주027)
해. 태양. ‘’ 자체가 거성이므로, 그 뒤에 주격 조사 ‘ㅣ’가 쓰인 것인지 명사만 쓰인 것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진실로 仁愛호미 주028)
인애(仁愛)호미
인애(仁愛)+-(동사 파생 접미사)-+-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이(주격 조사). 인애(仁愛)하는 것이. 너그럽게 사랑하는 것이.
기프니 주029)
기프니
깊[深]-+-으(조음소)-+-니(연결 어미). 깊으니.
늘근 氣運에 주030)
늘근 기운(氣運)에
늙[老]-+-으(조음소)-+-ㄴ(관형사형 어미)#기운(氣運)+에(부사격 조사, 원인격 조사). 늙은 기운에. 늙은 기운으로.
믄드시 주031)
믄드시
문득. ¶곧 이젯 이 모다셔 그를 짓노니 人生 믄드시 어제 도다(곧 이젯일을 모아서 글을 짓노니 人生은 문득 어제 같도다.)〈두시(초) 14:.2ㄴ〉. 梁父 입던 이 믄드시 思憶호니 몸 받 가다가 니러나 더듸 아니도다(양부 읊던 일을 문득 생각하니 몸소 밭 갈다가 일어남을 더디 아니하도다.)〈두시(초) 14:34ㄱ〉.
브투미 주032)
브투미
븥[托]-+-우(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이(주격 조사). 의탁함이. 의탁하는 것이.
잇노라 주033)
잇노라
잇[有]-+-(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라(종결 어미). 있도다. 있노라.

【한자음】 태양신심인 쇠기훌유탁【태양은 해이다.】
【언해역】 해 진실로 너그럽게 사랑하는 것이 깊으니 늙은 기운에 문득 의탁함이 있노라.

欹傾煩注眼 容易收病脚【더운 氣運이 비취니 허튀 수이 가도힐훌시라】

기우려 주034)
기우려
기울[傾]-+-이(사동 파생 접미사)-+-어(연결 어미). (몸을) 기울여. 느긋하게 등을 대고 기울이는 것으로 여겨진다. 추우면 움크리는 것에 대한 반대이다.
어즈러이 주035)
어즈러이
어즈럽[煩]-+-이(부사 파생 접미사). 어지러이. 어지럽게. 원문의 ‘번(煩)’을 이렇게 번역한 것이므로, ‘괜히’의 뜻에 가깝다.
누늘 주036)
누늘
눈[眼]+을(대격 조사). 눈을.
아보고 주037)
아보고
[注]-+-아(연결 어미)#보[視]-+-고(연결 어미). 쏘아보고. 흘겨보고. 주목하고. ‘쏘아보다, 노려보다’를 뜻하는 ‘빨다’가 현대의 방언에 남아 있다. ¶모 기우려 누늘 아 보니 긴 미 나놋다[側身注目長風生](몸을 기울여 눈을 쏘아보니 긴 바람이 나는구나.)〈두시(초) 17:32ㄱ〉.
쉽사리 주038)
쉽사리
쉽[易]-+-사리(부사 파생 접미사). 쉽사리. 쉽게. ‘쉽사리’는 ‘病’을 수식하는 것이 아니라 ‘가도혀-’를 수식한다. 중세어에 흔히 나타나는 형태는 ‘수’ 또는 ‘수이’였다. ¶오직 자 각야 을  야 可히  어들 거시니 쉽사리 잠 야 번거홈을 아쳐니 결연히 일움이 이시리 업니라(오직 찾아 생각하여 뜻을 써 하여야 가히 써 얻을 것이니 쉽사리 잠깐 하여 번거로움을 싫어하는 사람은 결단코 이루는 것이 있을 것이 없느니라.)〈소학 5:116ㄱ〉.
病 주039)
병(病)
병(病)+-(동사 파생 접미사)-+-ㄴ(관형사형 어미). 병든. ¶天尊로 겨샤 侍病샤【侍病은 病얫거시든 뫼이실 씨라】(부처님으로 계시면서 시병하시어【시병은 병들어 있으시거든 모시고 있는 것이다.】)〈월석 10:15ㄱ~ㄴ〉. 瘴 바 氣分이니 사미 드리면 病니라(장은 바다의 기운이니 사람이 들이키면 병드는 것이다.)〈능엄 8:83ㄱ〉.
허튀 주040)
허튀
허튀[脚]+(대격 조사). 종아리를. 다리를. ¶南녀글 라니 프른 소리 뎌른 묏고 딜엣니 엇뎨 시러곰 블근 허튀로 層層인 어르믈 오려(러)뇨(남쪽을 바라보니 푸른 솔이 짧은 산골짝에 가로질러 있으니, 어찌 능히 붉은 다리로 층층인 얼음을 밟으려 하는가?)〈두시(초) 10:28ㄴ〉.
가도혀노라 주041)
가도혀노라
가도[收]-+혀[引]-+-(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라(종결 어미). 거두어 움츠리노라. ‘-노라’를 하나의 어미로 분석하는 것은 재구조화를 적용하는 것이다. ¶혼 그듸 개 앗겨 마 브르거든  가도혀 야 구루메 두위잇 매 외야 브르 소리 듣고 즘 向욤 리 호 말라(생각컨대 그대는 날개를 빼앗겨 이미 배 부르거든 또 거두어들이는 것을 생각하여 구름에 뒤집혀지는 매 되어 부르는 소리 듣고 짐승 향하는 것을 빨리 하는 것을 (하지) 말라.)〈두시(초) 22:51ㄱ~ㄴ〉.

【한자음】 의경번주안 용이수병각【더운 기운이 비치니 다리(종아리)를 쉽게 거두어 움츠리는 것이다.】
【언해역】 몸을 기울여 어지럽게(괜히) 눈을 쏘아보고, 쉽게 병든 다리를 거두어 움츠리노라.

流離木杪猿 翩僊山顚鶴【이 猿鶴이 낤 氣運이 더우 깃거논  니니라】

나못 주042)
나못
나모[木]+ㅅ(관형격 조사). 나무의. 단독형은 ‘나모’였으나, 조사가 결합할 때에는 ‘남기(주격). 남(대격), 남(처격)’ 등과 같이 변하였다. 이를 ‘ㄱ 곡용’과 같이 부르기도 한다. 기본형을 ‘’과 같이 설정하여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경우 단독형 ‘나모’를 설명하기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다. 기원적으로는 ‘*나’과 같은 형태를 설정하여, ‘ㄱ’ 탈락에 의하여 단독형이 만들어지고, 조사와 결합할 때에는 ‘ㆍ’의 탈락에 의하여 ‘’과 같은 기본형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본다. ¶모로매 白髮을 가져 헷 남 가 비교리니 故園엣 못과 臺와 이제 올가 왼가(모름지기 백발을 가지고 뜰의 나무에 가 의지할 것이니, 옛 동산의 연못과 대(臺)는 이제 옛 그대로인가 아닌가?)〈두시(초) 10:28ㄱ〉.
그텟 주043)
그텟
긑[杪(초)]+에(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ㅅ(관형격 조사). 끝에의. 끝의. ¶그러나 法說엣 귿 나닌 前品ㅅ 그테 니미 올코 喩說이라 일훔 지호 緖餘ㅅ 後에 나토미 올커늘(그러나 법설에서 끝의 남은 것은 앞 품의 끝에 이음이 옳고 유설이라고 이름 지은 것은 나머지의 뒤에 나타나게 하는 것이 옳거늘)〈법화 2:2ㄴ〉.
나비 주044)
나비
납[猿]+이(주격 조사). 납이. 원숭이가. ¶나 듣고 세 소리예 眞實로 므를 디노니 奉命使者 八月ㅅ 들구를 虛히 조차 갯도다(원숭이의 소리를 듣고 세 소리에 진실로 눈물 흘리니, 임금의 명을 받은 사자는 8월의 뗏목을 헛되이 좇아 갔도다.)〈두시(초) 10:34ㄱ〉.
허여뎟고 주045)
허여뎟고
허이[流離]-+-어(연결 어미)#디[化]-+-어(연결 어미)#잇[有]-+-고(연결 어미). 헤어져 있고. ‘허여디-’는 ‘허이’와 ‘디-’로 분석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먼 두들게  몰애 허여고 니 뫼해 나죄 비취옛  븕도다(먼 두둑에 가을 모래 허옇고, 이어져 있는 산에 저녁에 비추고 있는 해 붉도다)〈두시(초)10:32ㄱ〉.
주046)
뫼[山]+ㅅ(관형격 조사). 산의.
그텟 鶴이 니다 주047)
니다
[비]-+니[行]-+-(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 날아다닌다. ¶이틄 밤 잔 고기잡 사 도로  오고   져븨 삿기 부러 니놋다(이틀 밤 자는 고기잡는 사람은 도로 배를 띄우고, 맑은 가을의 제비 새끼는 일부러 날아다니는구나.)〈두시(초) 10:34ㄴ〉.

【한자음】 유리목초원 편선산전학【이는 원숭이와 학이, 날(日)의 기운이 더움을 기뻐하는 모습을 이른 것이다.】
【언해역】 나무 끝의 원숭이가 헤어져 있고, 산 끝의 학(鶴)이 날아다닌다.

朋知苦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4:2ㄴ

聚散 哀樂日已作

벋히 주048)
벋히
벋[友]+ㅎ(복수 접미사, 복수 조사)+이(주격 조사). 벗들이. 주격 조사가 ‘히’와 같이 된 것은 복수 접미사(혹은 조사) ‘’이 ‘ㅎ’ 종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四海 안해 얼구를 니저 사괴 버든 올로 漢中王 瑀와 다 韶州ㅅ 敬使君 超先이 잇니 호 보디 몯야 들 말매 나토노라(이제 온 세상 안에 체면을 잊고 사귀는 벗은 오로지 한중왕(漢中王) 이우(李瑀)와 함께 소주(韶州)의 사군(使君) 벼슬을 한 경초선(敬超先)이 있으니 보고 싶되 보지 못하여 뜻을 말로 표현하노라)〈두시(초) 11:5ㄴ〉.
심히 주049)
심히
심(甚)+-(형용사 파생 접미사)-+-이(부사 파생 접미사). 심히. 심하게. 정도가 넘게.
모락 주050)
모락
몯[集]-+-(조음소)-+-락(연결 어미). 모이락. ¶過去 多寶ㅣ 願塔을 소사 내샤 全身 나토샤 感샤 十方앳 說法시 分身 諸佛을 다 뫼호샤 두려이 모시며 두려이 證시니(과거 다보 부처님께서 원탑을 솟아 내시어 전신을 나타내심을 감복하시어 시방의 설법하시는 분신 제불을 다 모으시어 원만하게 통합하시며 원만하게 깨달으시니)〈법화 4:107ㄴ〉. 흐린 구루미 비록 모락 흐르락 나 더위 디나가 매 衰歇도다(흐린 구름이 비록 모일락 흩으락 하나, 더위 지나가서 마침내 쇠잔해 없어지도다.)〈두시(초) 10:25ㄴ〉.
흐르락 주051)
흐르락
흗[散]-+-으(조음소)-+-락(연결 어미). 흩으락. 중세어에 ‘흩어지다’의 의미를 가지는 어형이 ‘흩다’인지 ‘흗다’인지도 문제되고, ‘흐르다’란 동사가 따로 있었던 것인지도 확실하지 않다. 유창돈의 『이조어사전』에는 ‘흐로다’형이 올림말로 올라 있다. 그렇다면 ‘흐로다’인지 ‘흐르다’인지도 문제이다. ‘흩다’와 ‘흗다’의 쌍형이 있었던 것으로 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된다. ‘흩다’는 ‘흐터, 흐투’과 같이 활용을 하였으나, ‘흗다’는 ‘흐러, 흐르’ 등과 같이 ‘ㄷ’ 불규칙 활용을 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 ¶흐린 구루미 비록 모락 흐르락 나 더위 디나가 매 衰歇도다(흩어진 구름이 비록 모일락 흩으락 하나, 더위 지나가서 마침내 쇠잔해 없어지도다.)〈두시(초) 10:25ㄴ〉.
니 슬프며 즐거우미 주052)
즐거우미
즐겁[樂]-+-우(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이(주격 조사). 즐거움이. ‘ㅂ’ 받침이 불규칙 활용을 하여 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 ‘-우-’와 겹치는 것으로 보인다.
날로 주053)
날로
날마다. ¶하 時節와 사 이리 날로 서르 뵈아니 冬至예 陽氣 나 보미  오놋다 (하늘의 시절과 사람의 일이 날로(나날이) 서로 재촉하니 동지(冬至)에 양기(陽氣) 나서 봄이 또 오는구나.)〈두시(초) 11:34ㄱ〉.
마 주054)
마
이미. 그 전에. ¶阿咸의 지븨 와 서 守호니 椒 다 盤애 마 고 頌다(조카의 집에 와서 설을 보내니 산초화 담은 소반에(소반으로) 이미 꽃을 노래한다.)〈두시(초) 11:37ㄱ〉.
니러나다 주055)
니러나다
닐[起]-+-어(연결 어미)#나[生]-+-(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 일어난다. ¶모딘 이 니러나 쉬을 처 흘리디 아니야 그 더러운 모딘 거시 어 도외며 해 사이 해 주근 긔운이 鬱發야 도외며 官吏枉抑야 원슈로 도외니(모진 병이 일어나는 것은 시궁창을 쳐서 흘려보내지 아니하여 그 더럽고 나쁜 것이 〈사람에게〉 쏘이어 되는 것이며, 땅에 사람이 많이 죽은 기운이 무성하여 일어나게 되는 것이며, 관리가 〈백성을〉 억압하여 원수가 되는 것이니)〈온역 2ㄱ〉.

【한자음】 붕지고취산 애락일이작
【언해역】 벗들이 심히 모이기도 하고 흩어지기도 하니, 슬프며 즐거움이 날로 이미 일어난다.

卽事會賦詩 人生忽如昨

이젯 이 주056)
이젯 이
이제[今]+ㅅ(관형격 조사)#일[事]+을(대격 조사). 이제의 일을. 오늘날의 일을.
모다셔 주057)
모다셔
몯[集]-+-아(연결 어미)+셔(보조사). 모아서.
그를 짓노니 주058)
짓노니
짓[作]-+-(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짓노니. 지으니.
人生 믄드시 주059)
믄드시
문득. ¶梁父 입던 이 믄드시 思憶호니 몸 받 가다가 니러나 더듸 아니도다(양부 읊던 일을 문득 생각하니 몸소 밭 갈다가 일어남을 더디 아니하도다.)〈두시(초) 14:34ㄱ〉.
어제 도다 주060)
도다
[如]-+-도(감탄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 같도다. ‘-’가 ‘-’으로 축약된 뒤에 ‘-’에 내파화가 적용되어 ‘-’과 같이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에서 ‘’가 탈락한 것이 된다. ‘-도다’ 전체를 감탄형 어미로 분석하는 것은 재구조화를 적용하는 것이다.

【한자음】 즉사회부시 인생홀여작
【언해역】 곧 이젯일을 모아서 글을 짓노니 인생은 문득 어제 같도다.

古來遭喪亂 賢聖盡蕭索

녜로 오매 주061)
녜로 오매
녜[舊, 古]+로(출격 조사)#오[來]-+-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애(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예로부터. ‘고래(古來)’를 이렇게 번역한 것이다.
喪亂 주062)
상란(喪亂)
상란(喪亂)+(대격 조사). ‘상란’은 전쟁, 전염병, 천재지변 따위로 많은 사람이 죽는 재앙을 말한다.
맛나 주063)
맛나
맛나[遭(조)]-+-(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만나는. ¶親 벋 맛나 이제  부텨 맛나 가비니라(친한 벗 만나는 것은 이제 또 부처님 만나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꾸짖어 경계하는 것은 적은 마음을 꾸짖어 큰 것이 나아가시는 것을 비유하는 것이다.)〈월석 15:24ㄱ~ㄴ〉.
賢聖이 주064)
현성(賢聖)이
현성(賢聖)+이(주격 조사). 현인(賢人)과 성인(聖人)이.
서의여니라 주065)
서의여니라
서의[蕭索(소색)]-+-어(연결 어미)#[爲]-+-(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동명사 어미)#이(지정 형용사)-+-라(종결 어미) 또는 서의여[蕭索]-+-(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동명사 어미)#이(지정 형용사)-+-라(종결 어미). 쓸쓸해하는 것이다. 처량한 것이다. 소조(蕭條)한 것이다. 이미 있는 사전에서는 ‘서의여다’를 ‘서위다’와 ‘다’로 분석하지 않는 입장이다. ‘서의여다’가 ‘서의다’와 동일한 의미를 가지는 경우나, ‘서의여히(쓸쓸하게)’와 같은 예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서의어+다’와 같은 구성이 특이한 쓰임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하는 것이 온당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분석은 ‘더워하다, 추워하다, 따뜻해하다’ 등과 같은 예를 ‘더워+하다, 추워+하다, 따뜻하여+하다’로 분석하는 것과 평행적이다. ‘쓸쓸해하다’에서 ‘쓸쓸하다’에 이르는 의미의 변화도 설명 가능하다. 동적인 상태의 지속이 정적인 상태를 포괄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工夫ㅣ 다가 흐워기  디위 고 서의히  디위 야 滋味 업슨  니르거든 正히 거르믈 나 드듸여 漸漸 程節에 드디니 모 료미 몯리라【程節 길 녀가 라】(공부가 만약 흡족히 한번 하고 소원히 한번 하여 재미없는 때에 이르거든 바르게 걸음을 내디디어 점점 정절에 들 것이니 반드시 버리는 것을 하지 못할 것이다【정절은 길 흘러가는 마디이다】.)〈몽법 38ㄴ〉.

【한자음】 고래조상란 현성진소색
【언해역】 예로부터 상란(喪亂)을 만나는 현인과 성인이 다 쓸쓸해하였던 것이다.

胡爲將暮年 憂世心力弱【言 遭亂則賢聖이 皆蕭索失所 거시어 ㅣ 何獨憂世而至於心力이 弱也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엇뎨라 야 주066)
엇뎨라 야
엇뎌[何如]#이(지정 형용사)-+-라(종결 어미)#[爲]-+-y(조음소)-+-아(연결 어미). 어찌하여. 어째. ‘어찌’가 중세어에서는 ‘엇뎌’와 같이 나타나기도 하고, ‘엇뎨’와 같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 의미에는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현대에도 ‘어찌 왔느냐?’와 ‘어째 그 모양이냐?’의 ‘어찌 : 어째’ 사이에 ‘어째’가 주관적인 판단의 의미를 더 가지는 것 외에 큰 차이가 별로 없는 것과 같다. ‘엇뎨라’는 ‘엇뎌’에 지정 형용사 ‘이라’가 연결된 것으로 분석하였다. ‘이라’는 간접 인용의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何 엇뎨라 논 마리라(何(하)는 어찌이다 하는 말이다.)〈월석 서:14ㄴ~15ㄱ〉.
늘근 나해 주067)
늘근 나해
늙[老]-+-으(조음소)-+-ㄴ(관형사형 어미)#나ㅎ[年齡]+애(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늙은 나이에. ¶늘근 나해 正히 病이 侵陵요 苦로이 너기노니 첫 녀르메 엇뎨 모로매 氣運이  거니오(늙은 나이에 바로 병이 침범하는 것을 괴로이 여기니, 첫 여름에 어찌 모름지기 기운이 찌는 듯한 것인가?)〈두시(초) 10:23ㄴ〉.
世事 주068)
세사(世事)
세상 일.
시름야 주069)
시름야
시름[憂(우)]+-(동사 파생 접미사)-+-y(조음소)-+-아(연결 어미). 시름하여. 걱정하여. 근심하여. ¶ 中에 스싀로 소 벌어지 하 시름다니 며  後에  리 하도다(항상 밤중에 자연히 쏘는 벌레 많음을 걱정하였는데 하물며 가을로 접어든 후에 아주 파리 많도다.)〈두시(초) 10:28ㄴ〉.
心力 주070)
심력(心力)
마음과 힘. 마음의 작용이 미치는 힘. 마음의 힘.
보라이 주071)
보라이
보랍[弱]-+-이(부사 파생 접미사). 보드라이. 보드랍게. 약하게. ¶調御는 질드릴 씨오 丈夫는 남지니니 부톄 大慈 大智로 보라 이든 말도 시며 알 고 말도 시며 雜 말도 샤 道理 일티 아니케 시니(조어는 길들이는 것이고, 장부는 남자이니, 부처님이 대자 대지로 부드럽고 좋은 말씀도 하시며, 아프고 곧은 말씀도 하시며, 잡스런 말씀도 하시어 도리를 잃지 아니하게 하시니)〈월석 9:11ㄴ〉.
가니오 주072)
가니오
[爲]-+-거(대상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아(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ㄴ(동명사 어미)#이(지정 형용사)-+-고(의문 어미). 하느냐. 하였는가. 한 것인가. 선어말 어미 ‘-가-’를 1인칭 어미와 같이 분석하는 경우도 있으나, 여기서는 ‘-거-’에 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 ‘-아-’가 결합한 것으로 분석한다. ¶巫峽엣   엇뎨 누네 對얏가니오 杜陵엣 머리 왯 나그내 슬푸믈 이긔디 몯노라(무협의 찬 강물을 어찌 눈에 대하여(바라보고) 있는 것인가? 두릉(杜陵)의 머리 와 있는 나그네 슬픔을 이기지 못하노라.)〈두시(초) 11:2ㄱ~ㄴ〉.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호위장모년 우세심력약【난(亂)을 만난즉 현인과 성인이 다 쓸쓸해하여 할 바를 못하는 것이거늘 두보가 어찌 홀로 세상을 근심하여 심력을 약하게 하는 것인가를 말한 것이다.】
【언해역】 어찌 하여 늙은 나이에 세상 일을 시름하여 심력(心力)을 나약하게 하는 것인가?
Ⓒ 역자 | 임홍빈 / 2013년 11월 30일

주석
주001)
서각(西閣) : 중국 사천성(四川省) 기주(夔州)에 있는 지명. 지금 사람이 백제성(白帝城) 아래 관음동(觀音洞) 만원루(滿願樓)를 다시 세우고 두보 서각(杜甫西閣)이라 하여 기념하고 있다.
주002)
폭일(曝日) : 햇볕이 쬐다. 햇볕이 내려쬐다.
주003)
서각폭일(西閣曝日) : 서각(西閣)에 햇볕이 내려쬐다. 당나라 대종(代宗) 대력(大歷) 원년(766) 겨울 기주(夔州) 서각(西閣)에서 지은 시. 두보는 기주에 머무는 1년 9개월 동안 기주와 관련되는 시 440여 수를 지었다. 두보는 47세 가을 성도에서 성도윤(成都尹) 겸 검남서천절도사 엄무(嚴武)를 만났는데, 엄무는 두보의 옛 친구로, 두보에게 누구보다도 큰 후원자가 되어 주었다. 엄무는 두보보다 10년이나 연하였으나 세교(世交)도 있는 터였다. 두보는 엄무의 도움으로 성도 근교 완화계(浣花溪) 부근에 초당(草堂)을 마련하고 비교적 평온한 나날을 보냈다.
주004)
서호 : 서[凉(량), 凜冽(름렬)]+-(형용사 파생 접미사)-+-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동명사 어미)+(대격 조사). 서늘한 것을. 겨울이 엄혹하게 추운 것을 말한다. ‘서늘한 것을 겨울을’은 이른바 중목적어 구문으로, 앞에 오는 성분이 문제의 대상을 부각시키는 기능을 가진 ‘을/를’ 주제가 된다. ¶仲夏ㅣ 바미 뎌르니 軒檻을 여러 간 서호 드리노라(중하(仲夏)가 가장 밤이 짧으니, 헌함(軒檻)을 열어 잠깐 서늘함을 들이노라.)〈두시(초) 10:20ㄱ〉.
주005)
현동(玄冬) : 겨울을 달리 이르는 말.
주006)
가 : [倦, 疲, 勞]-+-아(연결 어미). 힘들어. 힘겨워. ¶한 사미 다 가 導師려 닐오 우리 오 頓乏야<원주>【頓乏은  바려 씨라】이 믈러 도로 가고져 노다 야(많은 사람이 다 힘들어 하여 도사에게 이르되, 우리 오늘 돈핍하여<원주>【돈핍은 매우 고달픈 것이다.】 이에 물러 도로 가고자 합니다 하거늘)〈법화 3:193ㄴ〉.
주007)
다니 : [爲]-+-더(회상 시제 선어말 어미)-+-아(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하더니. ‘-더(회상 시제 선어말 어미)-+-아(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가 합하여 ‘-다-’가 된 것으로 분석한다. ‘-다-’를 ‘-더-’의 1인칭 활용으로 보는 일도 있다.
주008)
 : [太陽]+ㅅ(관형격 조사). 해의. 태양의.
주009)
더운 : 덥[暑]-+-으(조음소)-+-ㄴ(관형사형 어미). 더운. ‘덥-’의 어간말 자음 ‘ㅂ’이 모음 사이에서 /w/가 된 것이다. ‘w + ɨ→u’와 같은 변화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ㅂ’이 /w/로 변하기 이전에는 /β/(ㅸ)과 같은 변화가 선행하였던 것으로 상정된다. ¶더운 바  燭ㅅ 브를 아쳗노니 며 녯  호미녀(더운 밤에 밝은 촛불을 싫어하니, 하물며 옛 땅을 생각하는 것이겠느냐?(두시(초) 10:21ㄴ〉.
주010)
비츨 : 빛[光]+을(대격 조사). 빛을. ¶거츤 뫼해 낤 비츤 悠揚고 녯 위안햇  슬프도다(거친 산에 날(태양)의 빛은 유양하고 옛 울타리 안의 연기는 슬프도다.)〈두시(초) 3:64ㄱ〉. 馬寶 리니 비치 가라코 갈기예 구스리 옛거든 솔로 빗기면  구스른 러디고 즉자히 새 구스리 나며(마보는 말이니, 빛이 발가파랗고 갈기에 구슬이 꿰었는데, 솔로 빗기면 낡은 구슬은 떨어지고, 곧바로 새 구슬이 나며)〈월석 1:27ㄴ〉.
주011)
져셔 : 지[負]-+-어(연결 어미)+셔(보조사). 져서. 지고서. 뒤에 두고서. 등지고서.
주012)
 : [飛]-+-(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나는.
주013)
 지블 : 나는 집을. 원문의 비각(飛閣)을 번역한 것이다. 나는 듯이 높이 세운 누각을 뜻한다.
주014)
즐기노라 : 즐기[樂]-+-(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라(종결 어미). 즐기노라. ‘-노라’를 단일한 어미로 보는 것은 재구조화를 적용하는 것이다.
주015)
희화(羲和) : 중국 고대의 전설상의 인물. 태양의 마부(馬夫)라고도 하고 태양을 낳은 어머니라고도 한다.
주016)
덕택(德澤) 흘리니 : 덕택을 흘리니. ‘태양의 신이 은혜를 베푸니’와 같은 뜻으로 ‘햇빛을 쏟으니’로 번역하는 것이 문맥에 맞는다.
주017)
전욱(顓頊) : 중국 고대의 전설에 나오는 오제(五帝)의 하나. 황제(黃帝)의 손자로, 20세에 임금의 자리에 올라 처음 고양(高陽)에서 나라를 일으켰으므로 고양씨(高陽氏)라 불렀다고 한다.
주018)
브터 슈믈 : 븥[附, 倚(의)]-+-어(연결 어미)#시[有]-+-우(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을(대격 조사). 붙어 있는 것을. 원문의 ‘의박(倚薄, 힘을 못 쓰는 것)’을 이렇게 번역한 것이다. ¶모 도로혀 져물 주리 업도소니 자최 오직 나그내로 브터 슈미 잇도다(몸은 도리어(다시) 젊어질 줄이(수가) 없는데 자취는 오직 나그네로 붙어 있음이(에) 있도다.)〈두시(초) 14:17ㄴ〉.
주019)
붓그리놋다 : 붓그리[愧(괴: 부끄러워하다)]-+-(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ㅅ(사이시옷)-+-다(종결 어미). 부끄러워하는구나. ‘-놋다’ 혹은 ‘-옷다’ 혹은 ‘-ㅅ다’를 감탄 어미로 분석하는 것은 재구조화를 적용하는 것이다. ¶프른 깃  옷 니븐 아 치고 셴 머리예 郞官 외옛 일후믈 붓그리노라(푸른 깃 단 옷 입은 아들을 가르치고 흰 머리에 낭관 되어 있는 이름을 부끄러워하노라.)〈두시(초) 11:3ㄱ〉.
주020)
머리터리 : 머리털이. ¶머리털 버히고 盟誓호되 다시 남진 아니호리라(머리털 베고 맹서하되 다시 남편 아니하리라.)〈속삼강 열:14ㄱ〉.
주021)
다 : 모두. 전부. ¶다 佛道애 들에 노라(모두 불도에 들게 하노라.)〈법화 1:207ㄴ〉.
주022)
절로 : 저절로. ¶功 이루미 절로 나샷다(공 이룸이 저절로 나타나시도다.)〈법화 6:180ㄱ〉.
주023)
온화(溫和)니 : 온화(溫和)+-(형용사 파생 접미사)-+-니(연결 어미). 온화하니. 따듯하니.
주024)
히 : ㅎ[肌(기)]+이(주격 조사). 살이. ¶歲月이 늣고 미  헐에 부니 거츤 수프리 서니 어루 도라갈디로다(세월이 늦고 바람이 살을 헐게 부니 거친 수플이 서늘하니 가히 돌아갈지로다.)〈두시(초) 9:29ㄱ〉. 莊子애 닐오 藐姑射山애 神人이 이쇼 히 氷雪 고 婥妁호미 處女 다 니 婥妁 부드럽고 고아 올씨라(장자에 이르되 막고사산에 신인(神人)이 있되 살이 얼음눈 같고 작작(婥妁)함이 처녀 같다고 하니 작작(婥妁)은 부드럽고 고와서 사랑하는 것이다.)〈능엄 8:131ㄴ〉.
주025)
마니 : 만[潛]+-(형용사 파생 접미사)-+-이(부사 파생 접미사). 가만히. 몰래. ¶  남즉 여셔 廣의 손이 그 뎨 에 늘근 사과 廣의  사려 마니 닐오 손은 어버 시절을 미처 계홀 터 셰오져 다니 이졔 음식 초매 금이 업서 가니 얼우신네 인야 어버긔 권여 田宅을 두게 고라(한 해가 넘게 지나서 광의 자손이 그 제 중에 늘근 사람과 광의 사랑하는 사람에게 몰래 말하기를 자손은 어버이 시절에 미처 생계할 터를 세우고자 했는데 이제 음식 갖추매 금이 없어 가니 어르신네를 따라 어버이께 권하여 전택(田宅)을 두게 하라.)〈번소 9:88ㄴ〉.
주026)
촉촉도다 : 촉촉[濕]+-(형용사 파생 접미사)-+-도(감탄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 촉촉하도다. 땀이 머리 속에 촉촉이 배다. ‘촉촉해지도다’로 번역하는 것이 적합하다.
주027)
 : 해. 태양. ‘’ 자체가 거성이므로, 그 뒤에 주격 조사 ‘ㅣ’가 쓰인 것인지 명사만 쓰인 것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주028)
인애(仁愛)호미 : 인애(仁愛)+-(동사 파생 접미사)-+-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이(주격 조사). 인애(仁愛)하는 것이. 너그럽게 사랑하는 것이.
주029)
기프니 : 깊[深]-+-으(조음소)-+-니(연결 어미). 깊으니.
주030)
늘근 기운(氣運)에 : 늙[老]-+-으(조음소)-+-ㄴ(관형사형 어미)#기운(氣運)+에(부사격 조사, 원인격 조사). 늙은 기운에. 늙은 기운으로.
주031)
믄드시 : 문득. ¶곧 이젯 이 모다셔 그를 짓노니 人生 믄드시 어제 도다(곧 이젯일을 모아서 글을 짓노니 人生은 문득 어제 같도다.)〈두시(초) 14:.2ㄴ〉. 梁父 입던 이 믄드시 思憶호니 몸 받 가다가 니러나 더듸 아니도다(양부 읊던 일을 문득 생각하니 몸소 밭 갈다가 일어남을 더디 아니하도다.)〈두시(초) 14:34ㄱ〉.
주032)
브투미 : 븥[托]-+-우(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이(주격 조사). 의탁함이. 의탁하는 것이.
주033)
잇노라 : 잇[有]-+-(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라(종결 어미). 있도다. 있노라.
주034)
기우려 : 기울[傾]-+-이(사동 파생 접미사)-+-어(연결 어미). (몸을) 기울여. 느긋하게 등을 대고 기울이는 것으로 여겨진다. 추우면 움크리는 것에 대한 반대이다.
주035)
어즈러이 : 어즈럽[煩]-+-이(부사 파생 접미사). 어지러이. 어지럽게. 원문의 ‘번(煩)’을 이렇게 번역한 것이므로, ‘괜히’의 뜻에 가깝다.
주036)
누늘 : 눈[眼]+을(대격 조사). 눈을.
주037)
아보고 : [注]-+-아(연결 어미)#보[視]-+-고(연결 어미). 쏘아보고. 흘겨보고. 주목하고. ‘쏘아보다, 노려보다’를 뜻하는 ‘빨다’가 현대의 방언에 남아 있다. ¶모 기우려 누늘 아 보니 긴 미 나놋다[側身注目長風生](몸을 기울여 눈을 쏘아보니 긴 바람이 나는구나.)〈두시(초) 17:32ㄱ〉.
주038)
쉽사리 : 쉽[易]-+-사리(부사 파생 접미사). 쉽사리. 쉽게. ‘쉽사리’는 ‘病’을 수식하는 것이 아니라 ‘가도혀-’를 수식한다. 중세어에 흔히 나타나는 형태는 ‘수’ 또는 ‘수이’였다. ¶오직 자 각야 을  야 可히  어들 거시니 쉽사리 잠 야 번거홈을 아쳐니 결연히 일움이 이시리 업니라(오직 찾아 생각하여 뜻을 써 하여야 가히 써 얻을 것이니 쉽사리 잠깐 하여 번거로움을 싫어하는 사람은 결단코 이루는 것이 있을 것이 없느니라.)〈소학 5:116ㄱ〉.
주039)
병(病) : 병(病)+-(동사 파생 접미사)-+-ㄴ(관형사형 어미). 병든. ¶天尊로 겨샤 侍病샤<원주>【侍病은 病얫거시든 뫼이실 씨라】(부처님으로 계시면서 시병하시어<원주>【시병은 병들어 있으시거든 모시고 있는 것이다.】)〈월석 10:15ㄱ~ㄴ〉. 瘴 바 氣分이니 사미 드리면 病니라(장은 바다의 기운이니 사람이 들이키면 병드는 것이다.)〈능엄 8:83ㄱ〉.
주040)
허튀 : 허튀[脚]+(대격 조사). 종아리를. 다리를. ¶南녀글 라니 프른 소리 뎌른 묏고 딜엣니 엇뎨 시러곰 블근 허튀로 層層인 어르믈 오려(러)뇨(남쪽을 바라보니 푸른 솔이 짧은 산골짝에 가로질러 있으니, 어찌 능히 붉은 다리로 층층인 얼음을 밟으려 하는가?)〈두시(초) 10:28ㄴ〉.
주041)
가도혀노라 : 가도[收]-+혀[引]-+-(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라(종결 어미). 거두어 움츠리노라. ‘-노라’를 하나의 어미로 분석하는 것은 재구조화를 적용하는 것이다. ¶혼 그듸 개 앗겨 마 브르거든  가도혀 야 구루메 두위잇 매 외야 브르 소리 듣고 즘 向욤 리 호 말라(생각컨대 그대는 날개를 빼앗겨 이미 배 부르거든 또 거두어들이는 것을 생각하여 구름에 뒤집혀지는 매 되어 부르는 소리 듣고 짐승 향하는 것을 빨리 하는 것을 (하지) 말라.)〈두시(초) 22:51ㄱ~ㄴ〉.
주042)
나못 : 나모[木]+ㅅ(관형격 조사). 나무의. 단독형은 ‘나모’였으나, 조사가 결합할 때에는 ‘남기(주격). 남(대격), 남(처격)’ 등과 같이 변하였다. 이를 ‘ㄱ 곡용’과 같이 부르기도 한다. 기본형을 ‘’과 같이 설정하여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경우 단독형 ‘나모’를 설명하기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다. 기원적으로는 ‘*나’과 같은 형태를 설정하여, ‘ㄱ’ 탈락에 의하여 단독형이 만들어지고, 조사와 결합할 때에는 ‘ㆍ’의 탈락에 의하여 ‘’과 같은 기본형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본다. ¶모로매 白髮을 가져 헷 남 가 비교리니 故園엣 못과 臺와 이제 올가 왼가(모름지기 백발을 가지고 뜰의 나무에 가 의지할 것이니, 옛 동산의 연못과 대(臺)는 이제 옛 그대로인가 아닌가?)〈두시(초) 10:28ㄱ〉.
주043)
그텟 : 긑[杪(초)]+에(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ㅅ(관형격 조사). 끝에의. 끝의. ¶그러나 法說엣 귿 나닌 前品ㅅ 그테 니미 올코 喩說이라 일훔 지호 緖餘ㅅ 後에 나토미 올커늘(그러나 법설에서 끝의 남은 것은 앞 품의 끝에 이음이 옳고 유설이라고 이름 지은 것은 나머지의 뒤에 나타나게 하는 것이 옳거늘)〈법화 2:2ㄴ〉.
주044)
나비 : 납[猿]+이(주격 조사). 납이. 원숭이가. ¶나 듣고 세 소리예 眞實로 므를 디노니 奉命使者 八月ㅅ 들구를 虛히 조차 갯도다(원숭이의 소리를 듣고 세 소리에 진실로 눈물 흘리니, 임금의 명을 받은 사자는 8월의 뗏목을 헛되이 좇아 갔도다.)〈두시(초) 10:34ㄱ〉.
주045)
허여뎟고 : 허이[流離]-+-어(연결 어미)#디[化]-+-어(연결 어미)#잇[有]-+-고(연결 어미). 헤어져 있고. ‘허여디-’는 ‘허이’와 ‘디-’로 분석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먼 두들게  몰애 허여고 니 뫼해 나죄 비취옛  븕도다(먼 두둑에 가을 모래 허옇고, 이어져 있는 산에 저녁에 비추고 있는 해 붉도다)〈두시(초)10:32ㄱ〉.
주046)
묏 : 뫼[山]+ㅅ(관형격 조사). 산의.
주047)
니다 : [비]-+니[行]-+-(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 날아다닌다. ¶이틄 밤 잔 고기잡 사 도로  오고   져븨 삿기 부러 니놋다(이틀 밤 자는 고기잡는 사람은 도로 배를 띄우고, 맑은 가을의 제비 새끼는 일부러 날아다니는구나.)〈두시(초) 10:34ㄴ〉.
주048)
벋히 : 벋[友]+ㅎ(복수 접미사, 복수 조사)+이(주격 조사). 벗들이. 주격 조사가 ‘히’와 같이 된 것은 복수 접미사(혹은 조사) ‘’이 ‘ㅎ’ 종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四海 안해 얼구를 니저 사괴 버든 올로 漢中王 瑀와 다 韶州ㅅ 敬使君 超先이 잇니 호 보디 몯야 들 말매 나토노라(이제 온 세상 안에 체면을 잊고 사귀는 벗은 오로지 한중왕(漢中王) 이우(李瑀)와 함께 소주(韶州)의 사군(使君) 벼슬을 한 경초선(敬超先)이 있으니 보고 싶되 보지 못하여 뜻을 말로 표현하노라)〈두시(초) 11:5ㄴ〉.
주049)
심히 : 심(甚)+-(형용사 파생 접미사)-+-이(부사 파생 접미사). 심히. 심하게. 정도가 넘게.
주050)
모락 : 몯[集]-+-(조음소)-+-락(연결 어미). 모이락. ¶過去 多寶ㅣ 願塔을 소사 내샤 全身 나토샤 感샤 十方앳 說法시 分身 諸佛을 다 뫼호샤 두려이 모시며 두려이 證시니(과거 다보 부처님께서 원탑을 솟아 내시어 전신을 나타내심을 감복하시어 시방의 설법하시는 분신 제불을 다 모으시어 원만하게 통합하시며 원만하게 깨달으시니)〈법화 4:107ㄴ〉. 흐린 구루미 비록 모락 흐르락 나 더위 디나가 매 衰歇도다(흐린 구름이 비록 모일락 흩으락 하나, 더위 지나가서 마침내 쇠잔해 없어지도다.)〈두시(초) 10:25ㄴ〉.
주051)
흐르락 : 흗[散]-+-으(조음소)-+-락(연결 어미). 흩으락. 중세어에 ‘흩어지다’의 의미를 가지는 어형이 ‘흩다’인지 ‘흗다’인지도 문제되고, ‘흐르다’란 동사가 따로 있었던 것인지도 확실하지 않다. 유창돈의 『이조어사전』에는 ‘흐로다’형이 올림말로 올라 있다. 그렇다면 ‘흐로다’인지 ‘흐르다’인지도 문제이다. ‘흩다’와 ‘흗다’의 쌍형이 있었던 것으로 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된다. ‘흩다’는 ‘흐터, 흐투’과 같이 활용을 하였으나, ‘흗다’는 ‘흐러, 흐르’ 등과 같이 ‘ㄷ’ 불규칙 활용을 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 ¶흐린 구루미 비록 모락 흐르락 나 더위 디나가 매 衰歇도다(흩어진 구름이 비록 모일락 흩으락 하나, 더위 지나가서 마침내 쇠잔해 없어지도다.)〈두시(초) 10:25ㄴ〉.
주052)
즐거우미 : 즐겁[樂]-+-우(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이(주격 조사). 즐거움이. ‘ㅂ’ 받침이 불규칙 활용을 하여 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 ‘-우-’와 겹치는 것으로 보인다.
주053)
날로 : 날마다. ¶하 時節와 사 이리 날로 서르 뵈아니 冬至예 陽氣 나 보미  오놋다 (하늘의 시절과 사람의 일이 날로(나날이) 서로 재촉하니 동지(冬至)에 양기(陽氣) 나서 봄이 또 오는구나.)〈두시(초) 11:34ㄱ〉.
주054)
마 : 이미. 그 전에. ¶阿咸의 지븨 와 서 守호니 椒 다 盤애 마 고 頌다(조카의 집에 와서 설을 보내니 산초화 담은 소반에(소반으로) 이미 꽃을 노래한다.)〈두시(초) 11:37ㄱ〉.
주055)
니러나다 : 닐[起]-+-어(연결 어미)#나[生]-+-(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 일어난다. ¶모딘 이 니러나 쉬을 처 흘리디 아니야 그 더러운 모딘 거시 어 도외며 해 사이 해 주근 긔운이 鬱發야 도외며 官吏枉抑야 원슈로 도외니(모진 병이 일어나는 것은 시궁창을 쳐서 흘려보내지 아니하여 그 더럽고 나쁜 것이 〈사람에게〉 쏘이어 되는 것이며, 땅에 사람이 많이 죽은 기운이 무성하여 일어나게 되는 것이며, 관리가 〈백성을〉 억압하여 원수가 되는 것이니)〈온역 2ㄱ〉.
주056)
이젯 이 : 이제[今]+ㅅ(관형격 조사)#일[事]+을(대격 조사). 이제의 일을. 오늘날의 일을.
주057)
모다셔 : 몯[集]-+-아(연결 어미)+셔(보조사). 모아서.
주058)
짓노니 : 짓[作]-+-(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짓노니. 지으니.
주059)
믄드시 : 문득. ¶梁父 입던 이 믄드시 思憶호니 몸 받 가다가 니러나 더듸 아니도다(양부 읊던 일을 문득 생각하니 몸소 밭 갈다가 일어남을 더디 아니하도다.)〈두시(초) 14:34ㄱ〉.
주060)
도다 : [如]-+-도(감탄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 같도다. ‘-’가 ‘-’으로 축약된 뒤에 ‘-’에 내파화가 적용되어 ‘-’과 같이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에서 ‘’가 탈락한 것이 된다. ‘-도다’ 전체를 감탄형 어미로 분석하는 것은 재구조화를 적용하는 것이다.
주061)
녜로 오매 : 녜[舊, 古]+로(출격 조사)#오[來]-+-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애(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예로부터. ‘고래(古來)’를 이렇게 번역한 것이다.
주062)
상란(喪亂) : 상란(喪亂)+(대격 조사). ‘상란’은 전쟁, 전염병, 천재지변 따위로 많은 사람이 죽는 재앙을 말한다.
주063)
맛나 : 맛나[遭(조)]-+-(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만나는. ¶親 벋 맛나 이제  부텨 맛나 가비니라(친한 벗 만나는 것은 이제 또 부처님 만나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꾸짖어 경계하는 것은 적은 마음을 꾸짖어 큰 것이 나아가시는 것을 비유하는 것이다.)〈월석 15:24ㄱ~ㄴ〉.
주064)
현성(賢聖)이 : 현성(賢聖)+이(주격 조사). 현인(賢人)과 성인(聖人)이.
주065)
서의여니라 : 서의[蕭索(소색)]-+-어(연결 어미)#[爲]-+-(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동명사 어미)#이(지정 형용사)-+-라(종결 어미) 또는 서의여[蕭索]-+-(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동명사 어미)#이(지정 형용사)-+-라(종결 어미). 쓸쓸해하는 것이다. 처량한 것이다. 소조(蕭條)한 것이다. 이미 있는 사전에서는 ‘서의여다’를 ‘서위다’와 ‘다’로 분석하지 않는 입장이다. ‘서의여다’가 ‘서의다’와 동일한 의미를 가지는 경우나, ‘서의여히(쓸쓸하게)’와 같은 예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서의어+다’와 같은 구성이 특이한 쓰임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하는 것이 온당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분석은 ‘더워하다, 추워하다, 따뜻해하다’ 등과 같은 예를 ‘더워+하다, 추워+하다, 따뜻하여+하다’로 분석하는 것과 평행적이다. ‘쓸쓸해하다’에서 ‘쓸쓸하다’에 이르는 의미의 변화도 설명 가능하다. 동적인 상태의 지속이 정적인 상태를 포괄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工夫ㅣ 다가 흐워기  디위 고 서의히  디위 야 滋味 업슨  니르거든 正히 거르믈 나 드듸여 漸漸 程節에 드디니 모 료미 몯리라<원주>【程節 길 녀가 라】(공부가 만약 흡족히 한번 하고 소원히 한번 하여 재미없는 때에 이르거든 바르게 걸음을 내디디어 점점 정절에 들 것이니 반드시 버리는 것을 하지 못할 것이다<원주>【정절은 길 흘러가는 마디이다】.)〈몽법 38ㄴ〉.
주066)
엇뎨라 야 : 엇뎌[何如]#이(지정 형용사)-+-라(종결 어미)#[爲]-+-y(조음소)-+-아(연결 어미). 어찌하여. 어째. ‘어찌’가 중세어에서는 ‘엇뎌’와 같이 나타나기도 하고, ‘엇뎨’와 같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 의미에는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현대에도 ‘어찌 왔느냐?’와 ‘어째 그 모양이냐?’의 ‘어찌 : 어째’ 사이에 ‘어째’가 주관적인 판단의 의미를 더 가지는 것 외에 큰 차이가 별로 없는 것과 같다. ‘엇뎨라’는 ‘엇뎌’에 지정 형용사 ‘이라’가 연결된 것으로 분석하였다. ‘이라’는 간접 인용의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何 엇뎨라 논 마리라(何(하)는 어찌이다 하는 말이다.)〈월석 서:14ㄴ~15ㄱ〉.
주067)
늘근 나해 : 늙[老]-+-으(조음소)-+-ㄴ(관형사형 어미)#나ㅎ[年齡]+애(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늙은 나이에. ¶늘근 나해 正히 病이 侵陵요 苦로이 너기노니 첫 녀르메 엇뎨 모로매 氣運이  거니오(늙은 나이에 바로 병이 침범하는 것을 괴로이 여기니, 첫 여름에 어찌 모름지기 기운이 찌는 듯한 것인가?)〈두시(초) 10:23ㄴ〉.
주068)
세사(世事) : 세상 일.
주069)
시름야 : 시름[憂(우)]+-(동사 파생 접미사)-+-y(조음소)-+-아(연결 어미). 시름하여. 걱정하여. 근심하여. ¶ 中에 스싀로 소 벌어지 하 시름다니 며  後에  리 하도다(항상 밤중에 자연히 쏘는 벌레 많음을 걱정하였는데 하물며 가을로 접어든 후에 아주 파리 많도다.)〈두시(초) 10:28ㄴ〉.
주070)
심력(心力) : 마음과 힘. 마음의 작용이 미치는 힘. 마음의 힘.
주071)
보라이 : 보랍[弱]-+-이(부사 파생 접미사). 보드라이. 보드랍게. 약하게. ¶調御는 질드릴 씨오 丈夫는 남지니니 부톄 大慈 大智로 보라 이든 말도 시며 알 고 말도 시며 雜 말도 샤 道理 일티 아니케 시니(조어는 길들이는 것이고, 장부는 남자이니, 부처님이 대자 대지로 부드럽고 좋은 말씀도 하시며, 아프고 곧은 말씀도 하시며, 잡스런 말씀도 하시어 도리를 잃지 아니하게 하시니)〈월석 9:11ㄴ〉.
주072)
가니오 : [爲]-+-거(대상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아(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ㄴ(동명사 어미)#이(지정 형용사)-+-고(의문 어미). 하느냐. 하였는가. 한 것인가. 선어말 어미 ‘-가-’를 1인칭 어미와 같이 분석하는 경우도 있으나, 여기서는 ‘-거-’에 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 ‘-아-’가 결합한 것으로 분석한다. ¶巫峽엣   엇뎨 누네 對얏가니오 杜陵엣 머리 왯 나그내 슬푸믈 이긔디 몯노라(무협의 찬 강물을 어찌 눈에 대하여(바라보고) 있는 것인가? 두릉(杜陵)의 머리 와 있는 나그네 슬픔을 이기지 못하노라.)〈두시(초) 11:2ㄱ~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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