臥龍躍馬終黃土 人事音書漫寂寥【臥龍 孔明이오 躍馬 公孫述이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龍이 주036) 용(龍)이 용(龍)+이(주격 조사). 용이. 용은 ‘공명(孔明)’을 가리킨다. ‘공명(孔明)’은 제갈량(諸葛亮)의 자이다.
누어시며 주037) 누어시며 눕[臥]-+-어(연결 어미)#시[有]-+-며(연결 어미). 누워 있으며. ‘눕-’의 받침 ‘ㅂ’은 모음 어미 앞에서 ‘ㅸ[β]’와 같이 되었다가 [w]로 변한다. 이에 따르면 ‘누어’는 현대어에서와 같이 ‘누워’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중세어에서는 ‘누워’보다는 ‘누어’형이 더 많이 나타난다. ‘워’와 ‘어’의 차이가 여기서는 중화된 것으로 보인다. ¶長常 明主ㅅ 德을 갑고져 칸마 病야 누어 쇼매 노 히 외도다(늘 현명한 군주의 은덕을 갑고자 생각하건마는, 병들어 누워 있으매 또 높은 가을이 되었도다.)〈두시(초) 10:37〉.
이던 주038) 이던 [馬]#[走]-+-이(사동 파생 접미사)-+-더(회상 시제 선어말 어미/단절의 양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말 달리던. ¶公孫述이 처믜 險 미더 타 이니던 디 모 기도다(공손술(公孫述)이 처음에 험(險)한 곳을 믿고 말 타고 뛰어다니던 뜻이 자못 길도다)〈두시(초) 14:7ㄴ〉.
이리 주039) 매 주040) 누른 기 주041) 누른 기 누르[黃]-+-ㄴ(관형사형 어미)#흙[土]+이(주격 조사). 누른 흙이. 누런 흙이. 현대어에서 ‘누르다’의 쓰임은 상당히 쇠퇴한 상태이다. ¶구리어나 鑞이어나 鐵이어나 남기어나 기어나 갓블와 옷과 뵈와로 佛像 미도(구리이거나 납이거나 철이거나 나무이거나 흙이거나 갖풀(아교)와 옷과 베로 불상을 꾸미어도)〈석상 13:52ㄱ〉.
외얫도소니 주042) 외얫도소니 외[化]-+-아(연결 어미)#잇[有]-+도소니(연결 어미). 되어 있던 것이니. 되어 있는 것이니. ‘-도소니’는 ‘-도(감탄 선어말 어미)-+-소(주어짐의 양태 선어말 어미 혹은 확정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가 재구조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 주043) 사 사[人]+(관형격 조사). 사람의.
일와 주044) 일와 일[事]+와(접속 조사). 일과. 중세어에서는 ‘ᄅ’ 받침 뒤에 접속 조사로 ‘와’가 쓰이었다.
音信ㅅ 주045) 음신(音信)ㅅ 음신(音信)+ㅅ(관형격 조사). 소식을 전하는.
글월왜 주046) 글월왜 글월[書, 文件]+와(접속 조사)+이(주격 조사). 글월이.
주047) 사 일와 음신(音信)ㅅ 글월왜 원문의 ‘인사음서(人事音書)’를 이렇게 번역하였다. ‘인사(人事)’를 사람의 일로 번역한 것은 거의 오역에 가까운 것으로 문맥이 통하기 어렵다. 원문의 인사는 아마도 사람이 사람을 마주 하거나 헤어질 때에 예를 표하는 말이나 행동을 뜻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인사음서(人事音書)’는 인사하는 글월, 소식을 전하는 글월로 번역했어야 한다.
쇽졀업시 주048) 쇽졀업시 속절없이. ‘속절없다’는 ‘단념할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와 같이 풀이된다. 그러나 ‘쇽졀업시’는 여기서 ‘괜히, 쓸데없이’의 뜻이다. ¶보 갈히 업스닐 쇽절업시 가져오도다(보배의 칼이 날 없는 것을 쓸데없이 가져왔도다.)〈남명 상:55ㄱ〉.
괴외도다 주049) 괴외도다 괴외[寂寥(적요)]+-(형용사 파생 접미사)-+-도(감탄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 고요하도다. ¶그 世尊이 學 無學 二千 人이 그 디 보라 괴외히 淸淨야(그때 세존이 학(學)과 무학(無學) 이천인이 그 뜻이 부드러워 고요히 청정(淸淨)하여)〈월석 15:37ㄱ〉.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와룡약마종황토 인사음서만적요【와룡은 제갈량이고, 약마는 공손술이다.】
【언해역】 용(龍)이 누워 있으며 말 달리던 일이 마침내 누런 흙이 되었으니 사람의 일과 〈인사와〉 소식을 전하는 글월이 속절없이 고요하도다.
Ⓒ 역자 | 임홍빈 / 2013년 11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