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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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각(西閣)에서 세 번 대창현(大昌縣)의 엄명부(嚴明府)가 같이 잘 것을 기약하였으나 오지 않는다[西閣三度期大昌嚴明府同宿不到]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4:25ㄱ

西閣三度期大昌 주001)
대창(大昌)
기주(夔州)에 속한 현(縣)의 이름.
明府 주002)
명부(明府)
명부는 중국에서 태수(太守) 벼슬에 대한 존칭으로 쓰였다. 당나라 때에는 특히 현령(縣令)의 별칭으로 쓰였다.
주003)
엄명부(嚴明府)
엄(嚴) 씨 성을 가진 현령. 누구인지는 미상이다.
同宿不到
주004)
서각삼도기대창엄명부동숙불도(西閣三度期大昌嚴明府同宿不到)
서각(西閣)에서 세 번 대창현(大昌縣)의 엄명부(嚴明府)가 같이 잘 것을 기약하였으나 오지 않는다. 이 시는 당나라 대종 대력(大曆) 원년(766) 기주(夔州)에서 지은 것이라 한다.

서각삼도기대창엄명부동숙불도
(서각(西閣)에서 세 번 대창현(大昌縣)의 엄명부(嚴明府)가 같이 잘 것을 기약하였으나 오지 않는다)

問子能來宿 今疑索故要【子 指明府ㅣ라 이 明府ㅣ 疑 甫의 故要之人을 보라 간가 야 오디 아니도다  마리라】

그듸 주005)
그듸
그대. 여기서 ‘그대’는 명부(明府) 즉 현령을 가리킨다. ¶이제 그듸 그므레 거러 잇거시니 엇뎨  개 잇니오(이제 그대 그물에 걸려 있으니 어찌 써 날개 있는 것인가?)〈두시(초) 11:52ㄱ〉.
더브러 주006)
더브러
더블[與]-+-어(연결 어미). 더불어. 함께. 같이.
能히 와 자 주007)
자
자[寢, 宿]-+-아(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대격 조사). 잠을. 자는 것을, ‘자-’의 성조가 상성으로 되어 있다. 이는 어간 ‘자[宿]-’에 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 ‘-오/우/아-’가 개재되어 있음을 말한다.
묻다니 주008)
묻다니
묻[問]-+-더(회상 시제 선어말 어미/단절의 양태 선어말 어미)-+-아(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물었는데. 허웅은 ‘-다-’를 ‘-더-’의 1인칭 활용형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중세어 문헌을 보면, 실제로 1인칭 활용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많은 예들에 ‘-다-’가 나타나 쓰이고 있다.
이제 나 주009)
벗[友, 朋]. ¶제 드론 야로 버며 아미며 이든 벋려  불어 닐어든 이 사히 듣고 隨喜야(제가 들은 대로 어버이며 친척이며 좋은 벗에게 힘까지 넣어 이르거든, 이 사람들이 듣고 기쁘게 따라서)〈석보 19:2ㄱ〉. 因果 信티 아니야 붓그륨 업스며 業報 信티 아니야 現在와 未來世 보디 몯며 어딘 벋 親히 아니야 諸佛 니샨 敎戒 좃디 아니 사 일후믈 一闡提라 니라(인과를 믿지 아니하여 부끄러워함이 없으며, 업보를 믿지 아니하여 현재와 미래세를 보지 못하며, 어진 벗 친히 아니하여 여러 부처님이 이르신 가르침과 계율을 따르지 아니하는 사람을 이름을 일천제라 하는 것이다.)〈월석 12:44ㄱ~ㄴ〉.
어드라 주010)
어드라
얻[得, 索(색: 찾다)]-+-으(조음소)-+-라(연결 어미). 얻으러.
간가 주011)
간가
가[行]-+-ㄴ(동명사 어미)+가(의문 보조사). 간 것인가? 갔는가?
疑心도다

【한자음】 문자능래숙 금의색고요【그대[子]는 명부(현령)을 가리킨다. 이는 명부(현령)가 의심하기를 두보가 옛 중요한 사람(친구, 벗)을 보러 간다고 하여 오지 않는다고 하는 말이다.】
【언해역】 그대 더불어 능히 와서 자는 것을(잘 수 있느냐고) 물었는데, 이제 나를 벗 얻으러 간 것인가 의심하도다.

匣琴虛夜夜 手板自朝朝【言期而不來故로 夜夜애 廢琴不撫호니 明府 持手笏而朝朝애 入官也ㅣ라】

주012)
갑(匣)
흔히 물건을 그 크기와 모양에 맞게 넣어서 보관할 수 있는 작은 상자를 가리키나, 다소 큰 상자를 가리키기도 한다.
주013)
[揷(삽: 끼우다)]-+-ㄴ(관형사형 어미). 낀. 넣은.
거믄고 주014)
거믄고
거문고[琴]. 중국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현악기의 하나. 오동나무와 밤나무를 붙여 만든 장방형의 통 위에 명주실을 꼬아 만든 여섯 개의 줄이 걸쳐 있다. 윗판의 가운데에 16개의 고정괘가 세워져 있다. 술대로 줄을 뜯어서 연주하며, 관현악에는 반드시 편성되고, 독주 악기로도 쓰인다.〈표준국어대사전, 조선말사전 참고〉
가지고 밤마다 虛히 주015)
허(虛)히
허(虛)+-(형용사 파생 접미사)-+-이(부사 파생 접미사). 공허히. 아무 보람 없이.
이슈니 주016)
이슈니
이시[有]-+-우(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있으니.
手板 주017)
수판(手板)
고대에 임금과 신하가 조정에서 상견할 때 손에 잡는 좁고 긴 판자. 품계의 차례에 따라 옥(玉), 상아, 대나무로 만들어 썼다. 이것으로 그림을 가리키기도 하고 어떤 일을 기록하기도 하였다고 한다.〈백도백과 참조〉. 우리의 조선시대에는 관원이 임금을 알현(謁見)할 때에 손에 쥐어 사용하였다. 길이 약 60 cm, 나비 약 6 cm가 되도록 얄팍하고 길쭉하게 만든 것으로 벼슬아치가 조복(朝服), 제복(祭服), 공복(公服) 등에 갖추어 사용하였다. l~4품관은 상아로 만든 상아홀(象牙笏), 5~9품관은 나무로 만든 목홀(木笏)을 사용했고, 향리(鄕吏)는 공복에만 목홀을 갖추었다고 한다.〈두산백과대사전 참조〉.
가지고 스싀로 주018)
스싀로
스스로. 중세어에서는 ‘스싀로’와 ‘스스로’형이 모두 쓰이었다. 『두시언해』에는 일부 ‘스스로’형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스싀로’형이 대부분이다. 석보상절과 내훈에 쓰인 몇 예와 번역소학에 쓰인 십 여 개의 예를 제외하면, ‘스싀로’는 『두시언해』의 전유물과 같은 느낌을 준다. 17세기에는 『두시언해』 중간본에만 ‘스싀로’가 나타난다. 다른 문헌에는 ‘스스로’가 쓰이고 있다. 『두시언해』 중간본에 쓰인 ‘스싀로’는 초간본의 모습이 남은 것이고 당시에는 이미 ‘스싀로’형이 쓰이지 않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마다 주019)
아마다
아[朝]+마다(보조사). 아침마다. 원문은 ‘조조(朝朝)’이므로. ‘아침아침’에 해당한다. 그러나 우리말로는 잘 쓰이지 않는다.
니놋다 주020)
니놋다
[走]-+니[行]-+-(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ㅅ(사이시옷)-+-다(종결 어미). 다니는구나. ‘니-’가 ‘니-’와 같이 된 것은 자음동화의 예를 보이는 것이다. ¶諸比丘衆히 法에 녜 精進야 안며 두루 니며  經典을 讀誦며 시혹 林樹 아래 이셔 專精야 坐禪커든 經 디닐 싸미 香 듣고 다 잇  알며(모든 비구 무리들이 법에 늘 정진하여 앉으며 두루 다니며 또 경전을 독송하며 혹은 임수 아래 있어 오로지 정진하여 좌선하면 경전 지니는 사람이 향 맡고 다 있는 곳을 알며)〈법화 6:49ㄴ~50ㄱ〉.

【한자음】 갑금허야야 수판자조조【기약을 하고 오지 않는 고로 밤마다 거문고를 폐하고 만지지 않는데, 명부
(현령)
는 수홀
(手笏, 수판)
을 들고 아침마다 관
(官, 관청)
에 드는 것이다.】
【언해역】 갑(匣)에 낀 거문고 가지고 밤마다 공허하게 있는데, 수판(手板, 손에 드는 홀) 가지고 스스로 아침마다 다니는구나.

金吼霜鍾徹 花摧蠟炬銷【鐘鳴炬銷則夜向晨니 明府 기들우믈 새도록 시라】

주021)
종(鐘)의 소재인 쇠를 말한다. 종이 우는 것을 쇠가 우는 것으로 강하게 표현하였다.
우르니 주022)
우르니
울[鳴, 吼(후: 울다)]-+-으(조음소)-+-니(연결 어미). 우니. ‘울다’의 어간 ‘울-’에 연결 어미 ‘-니’가 올 때 현대어에서는 ‘-니’가 직접 연결되어 어간의 받침 ‘ㄹ’를 탈락시킨다. 중세어에서도 대부분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나, 드물게는 연결 어미 ‘-니’ 앞에 조음소 ‘으’가 개입되어 어간의 받침 ‘ㄹ’을 보존하기도 하였다. 현대어에서도 ‘날으는 원더우먼’이나 ‘바다 위를 날으니’와 같이 어간의 ‘ㄹ’ 받침이 그대로 보존되는 일이 있다.
서리옛 주023)
서리옛
서리[霜]+예(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ㅅ(관형격 조사). 서리의.
붑소리 주024)
붑소리
붑[鼓]#소리[音]. 북소리. ‘붑’이 ‘북’과 같이 된 것을 음운 도치(音韻倒置, Metathesis)라 한다. ¶中巴애 消息의 됴호 얻디 몯리로소니 나조 防戍  붑소리 긴 구 예 傳놋다(중파(中巴)에서 좋은 소식을 얻지 못할 것이로소니, 저녁에 국경을 지키는 곳의 북소리 긴 구름 사이로 전해지는구나.)〈두시(초) 10:27ㄴ〉.
차 주025)
차
[通]-+-아(연결 어미). 통하여. 마음에 사무쳐. ¶말로 브티실 씨 니샨 囑이오 法으로 실 씨 니샨 累니 妙法을 傳持야 니 利 차 다옴 업게 코져 실 닐오 囑累라 야 付授 流通이 외니라(말씀으로 부탁하시는 것이 이르신 바 촉이고, 법으로 매시는 것이 이르신 바 누이니, 묘법을 전지하여 이어 이로움이 통달하여 다함이 없게 하고자 하시므로 이르되 촉루라 하여 부수 유통이 되는 것이다.)〈법화 6:118ㄱ〉.
오놋다 주026)
오놋다
오[來]-+-(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ㅅ(사이시옷)-+-다(종결 어미). 오는구나. ‘-놋다, -옷다, -ㅅ다’를 감탄 어미로 분석할 수도 있으나, 이는 재구조화를 적용한 것이다.
고지 주027)
고지
곶[花]+이(주격 조사). 꽃이.
믈어디니 주028)
믈어디니
믈어디[摧(최: 부러뜨리다. 누르다. 억압하다))-+-니(연결 어미). 무너지니. ‘믈어디-’는 ‘믈[壞(괴: 무너지다]-+-어(연결 어미)#디[落]-’가 재구조화된 것으로 여겨진다.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4:25ㄴ

밀로 주029)
밀로
밀(蜜)+로(조격 조사). 밀로. ‘밀(蜜)’은 벌집을 짜서 만든 기름이다.
주030)
[爲]-+-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한. 만든.
브리 주031)
브리
블[火]+이(주격 조사). 불이.
놋다 주032)
놋다
[銷(소: 다하다)]-+-(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ㅅ(사이시옷)-+-다(종결 어미). 다하는구나. 사라지는구나. 꺼지는구나. 사위는구나. ¶ 城에 오 자니 미레 현 브리 라 가놋다(물 성에 혼자 자니 밀로 켠 불이 사위어 가는구나.)〈두시(초) 6:15ㄴ〉.

【한자음】 금후상종철 화최랍거소【종이 울고 횃불이 다한즉 밤이 새벽을 향하니 명부(현령) 기다리는 것을 〈날이〉 새도록 하는 것이다.】
【언해역】 쇠 우니 서리의 북소리 사무쳐 오는구나. 꽃이 무너지니 밀로 만든 불이 사위는구나.

早鳧江檻底 雙影漫飄颻【早鳧 用王喬 주033)
왕교(王乔)
한(漢)나라 하동군(河東郡) 사람. 현종(显宗) 때 남양군(南陽郡) 섭현(葉縣)의 현령을 맡았다고 한다. 왕교는 신선의 도술을 가졌었다고 하는데, 매월 삭망(초하루와 보름)에 서울(京城)에 올라와 아침에 황제를 알현하였다. 황제는 그가 매번 말도 가마도 타지 않고 서울에 오는 것을 기괴하여 생각하여, 태사관(太史官)에게 밀령을 내려 비밀리에 그를 정탐하게 하였다. 태사관이 보고한 것은 왕교가 매번 서울에 왔을 때 그를 따라 야생오리가 날아왔다는 것이다. 황제가 사람들을 보내서 야생오리가 다시 날아오면 망을 펴서 잡게 하였다. 그런데, 망에 잡힌 것은 두 짝의 신이었다. 그 신은 한나라 현종 4년에 상서(尙書)에게 상으로 준 것이었다고 한다. 또한, 하루는 하늘에서 옥관이 내려와 움직이지 않자 하늘이 자기를 부르는 것이라고 하고 목욕을 하고 약을 바르고 누워서 옥관에 들어갔다. 옥관의 덮개가 스스로 덮히고, 사람들이 성동(城東)에 묻자 스스로 봉분이 생겼다고 한다.〈백도백과 참조〉.
舄事니 此 明府ㅣ 不來故로 云漫飄颻ㅣ라 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이 올히 주034)
이 올히
이[早]-+-ㄴ(관형사형 어미)#올히[鳧]. 이른 오리. 아침 오리.
 軒檻ㅅ 주035)
 헌함(軒檻)ㅅ
[江]+ㅅ(관형격 조사)#헌함(軒檻)+ㅅ(관형격 조사). 강의 헌함의. 강 헌함의. 헌함(軒檻)은 방이나 마루 주위에 좁은 난간으로 마루를 깐 공간을 말한다.
미틔 주036)
미틔
밑[底]+의(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밑에.
두 그르메 주037)
두 그르메
두[二, 雙]#그르메[影]. 두 그림자. ¶ 댓 비츤 햇 비체 도렫고 집 그르메  흐르  이어놋다(댓빛은 산빛에 둥글고 집 그림자는 강 흐르는 곳에 흔들리는구나!)〈두시(초) 3:30ㄱ〉.
쇽졀업시 주038)
쇽졀업시
쇽졀없[不可抗力的]-+-이(부사 파생 접미사). 어찌할 수 없이. 달리 되는 수가 없어 할 수 없이. 속절없이. 쓸데없이. ¶쇽졀업슨 화 아로 디녀셔 祖師心 무더 리디 마 디어다(속절없는 것을 배워 아는 것을 지녀서 조사(祖師, 불교에서 1종(宗)이나 1파(派)를 세우거나 혹은 뛰어난 행적을 남긴 승려를 비롯하여 사찰의 창건주 등에게 붙여지는 호칭)의 마음을 묻어 버리지 말지어다)〈몽산(송광사) 46ㄱ〉.
나기놋다 주039)
나기놋다
나기[飄颻]-+-(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ㅅ(사이시옷)-+-다(종결 어미). 나부끼는구나. ‘-놋다, -옷다, -ㅅ다’ 등을 감탄 어미로 분석하는 것은 재구조화를 적용하는 것이다. ¶새배 蕭蕭니 맷 구루미 누네 어즈러이 나기놋다(새벽 소소하니 강의 구름이 눈에 나부끼는구나)〈두시(중) 2:30ㄴ〉.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조부강함저 쌍영만표요【이른 오리는 왕교의 신발 일(舄[석: 신발]事)을 말한 것이니 이는 명부(현령)가 오지 않는 고로 속절없이 나부낀다고 말한 것이다.】
【언해역】 이른 오리 강 헌함 밑에 두 그림자 속절없이 나부끼는구나.
Ⓒ 역자 | 임홍빈 / 2013년 11월 30일

주석
주001)
대창(大昌) : 기주(夔州)에 속한 현(縣)의 이름.
주002)
명부(明府) : 명부는 중국에서 태수(太守) 벼슬에 대한 존칭으로 쓰였다. 당나라 때에는 특히 현령(縣令)의 별칭으로 쓰였다.
주003)
엄명부(嚴明府) : 엄(嚴) 씨 성을 가진 현령. 누구인지는 미상이다.
주004)
서각삼도기대창엄명부동숙불도(西閣三度期大昌嚴明府同宿不到) : 서각(西閣)에서 세 번 대창현(大昌縣)의 엄명부(嚴明府)가 같이 잘 것을 기약하였으나 오지 않는다. 이 시는 당나라 대종 대력(大曆) 원년(766) 기주(夔州)에서 지은 것이라 한다.
주005)
그듸 : 그대. 여기서 ‘그대’는 명부(明府) 즉 현령을 가리킨다. ¶이제 그듸 그므레 거러 잇거시니 엇뎨  개 잇니오(이제 그대 그물에 걸려 있으니 어찌 써 날개 있는 것인가?)〈두시(초) 11:52ㄱ〉.
주006)
더브러 : 더블[與]-+-어(연결 어미). 더불어. 함께. 같이.
주007)
자 : 자[寢, 宿]-+-아(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대격 조사). 잠을. 자는 것을, ‘자-’의 성조가 상성으로 되어 있다. 이는 어간 ‘자[宿]-’에 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 ‘-오/우/아-’가 개재되어 있음을 말한다.
주008)
묻다니 : 묻[問]-+-더(회상 시제 선어말 어미/단절의 양태 선어말 어미)-+-아(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물었는데. 허웅은 ‘-다-’를 ‘-더-’의 1인칭 활용형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중세어 문헌을 보면, 실제로 1인칭 활용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많은 예들에 ‘-다-’가 나타나 쓰이고 있다.
주009)
벋 : 벗[友, 朋]. ¶제 드론 야로 버며 아미며 이든 벋려  불어 닐어든 이 사히 듣고 隨喜야(제가 들은 대로 어버이며 친척이며 좋은 벗에게 힘까지 넣어 이르거든, 이 사람들이 듣고 기쁘게 따라서)〈석보 19:2ㄱ〉. 因果 信티 아니야 붓그륨 업스며 業報 信티 아니야 現在와 未來世 보디 몯며 어딘 벋 親히 아니야 諸佛 니샨 敎戒 좃디 아니 사 일후믈 一闡提라 니라(인과를 믿지 아니하여 부끄러워함이 없으며, 업보를 믿지 아니하여 현재와 미래세를 보지 못하며, 어진 벗 친히 아니하여 여러 부처님이 이르신 가르침과 계율을 따르지 아니하는 사람을 이름을 일천제라 하는 것이다.)〈월석 12:44ㄱ~ㄴ〉.
주010)
어드라 : 얻[得, 索(색: 찾다)]-+-으(조음소)-+-라(연결 어미). 얻으러.
주011)
간가 : 가[行]-+-ㄴ(동명사 어미)+가(의문 보조사). 간 것인가? 갔는가?
주012)
갑(匣) : 흔히 물건을 그 크기와 모양에 맞게 넣어서 보관할 수 있는 작은 상자를 가리키나, 다소 큰 상자를 가리키기도 한다.
주013)
 : [揷(삽: 끼우다)]-+-ㄴ(관형사형 어미). 낀. 넣은.
주014)
거믄고 : 거문고[琴]. 중국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현악기의 하나. 오동나무와 밤나무를 붙여 만든 장방형의 통 위에 명주실을 꼬아 만든 여섯 개의 줄이 걸쳐 있다. 윗판의 가운데에 16개의 고정괘가 세워져 있다. 술대로 줄을 뜯어서 연주하며, 관현악에는 반드시 편성되고, 독주 악기로도 쓰인다.〈표준국어대사전, 조선말사전 참고〉
주015)
허(虛)히 : 허(虛)+-(형용사 파생 접미사)-+-이(부사 파생 접미사). 공허히. 아무 보람 없이.
주016)
이슈니 : 이시[有]-+-우(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있으니.
주017)
수판(手板) : 고대에 임금과 신하가 조정에서 상견할 때 손에 잡는 좁고 긴 판자. 품계의 차례에 따라 옥(玉), 상아, 대나무로 만들어 썼다. 이것으로 그림을 가리키기도 하고 어떤 일을 기록하기도 하였다고 한다.〈백도백과 참조〉. 우리의 조선시대에는 관원이 임금을 알현(謁見)할 때에 손에 쥐어 사용하였다. 길이 약 60 cm, 나비 약 6 cm가 되도록 얄팍하고 길쭉하게 만든 것으로 벼슬아치가 조복(朝服), 제복(祭服), 공복(公服) 등에 갖추어 사용하였다. l~4품관은 상아로 만든 상아홀(象牙笏), 5~9품관은 나무로 만든 목홀(木笏)을 사용했고, 향리(鄕吏)는 공복에만 목홀을 갖추었다고 한다.〈두산백과대사전 참조〉.
주018)
스싀로 : 스스로. 중세어에서는 ‘스싀로’와 ‘스스로’형이 모두 쓰이었다. 『두시언해』에는 일부 ‘스스로’형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스싀로’형이 대부분이다. 석보상절과 내훈에 쓰인 몇 예와 번역소학에 쓰인 십 여 개의 예를 제외하면, ‘스싀로’는 『두시언해』의 전유물과 같은 느낌을 준다. 17세기에는 『두시언해』 중간본에만 ‘스싀로’가 나타난다. 다른 문헌에는 ‘스스로’가 쓰이고 있다. 『두시언해』 중간본에 쓰인 ‘스싀로’는 초간본의 모습이 남은 것이고 당시에는 이미 ‘스싀로’형이 쓰이지 않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주019)
아마다 : 아[朝]+마다(보조사). 아침마다. 원문은 ‘조조(朝朝)’이므로. ‘아침아침’에 해당한다. 그러나 우리말로는 잘 쓰이지 않는다.
주020)
니놋다 : [走]-+니[行]-+-(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ㅅ(사이시옷)-+-다(종결 어미). 다니는구나. ‘니-’가 ‘니-’와 같이 된 것은 자음동화의 예를 보이는 것이다. ¶諸比丘衆히 法에 녜 精進야 안며 두루 니며  經典을 讀誦며 시혹 林樹 아래 이셔 專精야 坐禪커든 經 디닐 싸미 香 듣고 다 잇  알며(모든 비구 무리들이 법에 늘 정진하여 앉으며 두루 다니며 또 경전을 독송하며 혹은 임수 아래 있어 오로지 정진하여 좌선하면 경전 지니는 사람이 향 맡고 다 있는 곳을 알며)〈법화 6:49ㄴ~50ㄱ〉.
주021)
쇠 : 종(鐘)의 소재인 쇠를 말한다. 종이 우는 것을 쇠가 우는 것으로 강하게 표현하였다.
주022)
우르니 : 울[鳴, 吼(후: 울다)]-+-으(조음소)-+-니(연결 어미). 우니. ‘울다’의 어간 ‘울-’에 연결 어미 ‘-니’가 올 때 현대어에서는 ‘-니’가 직접 연결되어 어간의 받침 ‘ㄹ’를 탈락시킨다. 중세어에서도 대부분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나, 드물게는 연결 어미 ‘-니’ 앞에 조음소 ‘으’가 개입되어 어간의 받침 ‘ㄹ’을 보존하기도 하였다. 현대어에서도 ‘날으는 원더우먼’이나 ‘바다 위를 날으니’와 같이 어간의 ‘ㄹ’ 받침이 그대로 보존되는 일이 있다.
주023)
서리옛 : 서리[霜]+예(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ㅅ(관형격 조사). 서리의.
주024)
붑소리 : 붑[鼓]#소리[音]. 북소리. ‘붑’이 ‘북’과 같이 된 것을 음운 도치(音韻倒置, Metathesis)라 한다. ¶中巴애 消息의 됴호 얻디 몯리로소니 나조 防戍  붑소리 긴 구 예 傳놋다(중파(中巴)에서 좋은 소식을 얻지 못할 것이로소니, 저녁에 국경을 지키는 곳의 북소리 긴 구름 사이로 전해지는구나.)〈두시(초) 10:27ㄴ〉.
주025)
차 : [通]-+-아(연결 어미). 통하여. 마음에 사무쳐. ¶말로 브티실 씨 니샨 囑이오 法으로 실 씨 니샨 累니 妙法을 傳持야 니 利 차 다옴 업게 코져 실 닐오 囑累라 야 付授 流通이 외니라(말씀으로 부탁하시는 것이 이르신 바 촉이고, 법으로 매시는 것이 이르신 바 누이니, 묘법을 전지하여 이어 이로움이 통달하여 다함이 없게 하고자 하시므로 이르되 촉루라 하여 부수 유통이 되는 것이다.)〈법화 6:118ㄱ〉.
주026)
오놋다 : 오[來]-+-(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ㅅ(사이시옷)-+-다(종결 어미). 오는구나. ‘-놋다, -옷다, -ㅅ다’를 감탄 어미로 분석할 수도 있으나, 이는 재구조화를 적용한 것이다.
주027)
고지 : 곶[花]+이(주격 조사). 꽃이.
주028)
믈어디니 : 믈어디[摧(최: 부러뜨리다. 누르다. 억압하다))-+-니(연결 어미). 무너지니. ‘믈어디-’는 ‘믈[壞(괴: 무너지다]-+-어(연결 어미)#디[落]-’가 재구조화된 것으로 여겨진다.
주029)
밀로 : 밀(蜜)+로(조격 조사). 밀로. ‘밀(蜜)’은 벌집을 짜서 만든 기름이다.
주030)
혼 : [爲]-+-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한. 만든.
주031)
브리 : 블[火]+이(주격 조사). 불이.
주032)
놋다 : [銷(소: 다하다)]-+-(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ㅅ(사이시옷)-+-다(종결 어미). 다하는구나. 사라지는구나. 꺼지는구나. 사위는구나. ¶ 城에 오 자니 미레 현 브리 라 가놋다(물 성에 혼자 자니 밀로 켠 불이 사위어 가는구나.)〈두시(초) 6:15ㄴ〉.
주033)
왕교(王乔) : 한(漢)나라 하동군(河東郡) 사람. 현종(显宗) 때 남양군(南陽郡) 섭현(葉縣)의 현령을 맡았다고 한다. 왕교는 신선의 도술을 가졌었다고 하는데, 매월 삭망(초하루와 보름)에 서울(京城)에 올라와 아침에 황제를 알현하였다. 황제는 그가 매번 말도 가마도 타지 않고 서울에 오는 것을 기괴하여 생각하여, 태사관(太史官)에게 밀령을 내려 비밀리에 그를 정탐하게 하였다. 태사관이 보고한 것은 왕교가 매번 서울에 왔을 때 그를 따라 야생오리가 날아왔다는 것이다. 황제가 사람들을 보내서 야생오리가 다시 날아오면 망을 펴서 잡게 하였다. 그런데, 망에 잡힌 것은 두 짝의 신이었다. 그 신은 한나라 현종 4년에 상서(尙書)에게 상으로 준 것이었다고 한다. 또한, 하루는 하늘에서 옥관이 내려와 움직이지 않자 하늘이 자기를 부르는 것이라고 하고 목욕을 하고 약을 바르고 누워서 옥관에 들어갔다. 옥관의 덮개가 스스로 덮히고, 사람들이 성동(城東)에 묻자 스스로 봉분이 생겼다고 한다.〈백도백과 참조〉.
주034)
이 올히 : 이[早]-+-ㄴ(관형사형 어미)#올히[鳧]. 이른 오리. 아침 오리.
주035)
 헌함(軒檻)ㅅ : [江]+ㅅ(관형격 조사)#헌함(軒檻)+ㅅ(관형격 조사). 강의 헌함의. 강 헌함의. 헌함(軒檻)은 방이나 마루 주위에 좁은 난간으로 마루를 깐 공간을 말한다.
주036)
미틔 : 밑[底]+의(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밑에.
주037)
두 그르메 : 두[二, 雙]#그르메[影]. 두 그림자. ¶ 댓 비츤 햇 비체 도렫고 집 그르메  흐르  이어놋다(댓빛은 산빛에 둥글고 집 그림자는 강 흐르는 곳에 흔들리는구나!)〈두시(초) 3:30ㄱ〉.
주038)
쇽졀업시 : 쇽졀없[不可抗力的]-+-이(부사 파생 접미사). 어찌할 수 없이. 달리 되는 수가 없어 할 수 없이. 속절없이. 쓸데없이. ¶쇽졀업슨 화 아로 디녀셔 祖師心 무더 리디 마 디어다(속절없는 것을 배워 아는 것을 지녀서 조사(祖師, 불교에서 1종(宗)이나 1파(派)를 세우거나 혹은 뛰어난 행적을 남긴 승려를 비롯하여 사찰의 창건주 등에게 붙여지는 호칭)의 마음을 묻어 버리지 말지어다)〈몽산(송광사) 46ㄱ〉.
주039)
나기놋다 : 나기[飄颻]-+-(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ㅅ(사이시옷)-+-다(종결 어미). 나부끼는구나. ‘-놋다, -옷다, -ㅅ다’ 등을 감탄 어미로 분석하는 것은 재구조화를 적용하는 것이다. ¶새배 蕭蕭니 맷 구루미 누네 어즈러이 나기놋다(새벽 소소하니 강의 구름이 눈에 나부끼는구나)〈두시(중) 2:30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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