忽思高宴會 朱袖拂雲和【雲和 地名이니 産琴瑟之材니라 思昔年宴會之事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忽然히
녯 주027) 녯 녜[舊]+ㅅ(관형격 조사). 옛. ‘옛’ 전체를 관형사로 보는 것은 재구조화를 적용한 것이며, 이미 어휘화가 된 것으로 보는 것이다. 현대어에서는 ‘예’가 단독으로 쓰이는 일이 거의 없다. ‘예전’과 같은 예에 합성어의 일부로 쓰일 뿐이다. 중세어에서는 ‘녜’가 단독으로 쓰일 수 있었다. ¶太子ㅣ 무르샤 엇뎨 늙다 뇨 對答 녜 졈던 사도 오라면 늙니 人生애 免리 업스니다(태자가 묻기를 어째서 늙었다 하느냐? 대답하되 예전에 젊던 사람도 오래 되면 늙게 되니 인생에 면할 사람이 없습니다.)〈석상 3:17ㄱ〉
노 주028) 노 높[高]-+-(조음소)-+-ㄴ(관형사형 어미). 높은. 고귀한. 여기서는 ‘이바디’의 수식어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높은 연회’라는 것은 현대어의 직관으로는 다소 부자연스럽다. 중세어의 문맥에서 ‘노’이 앞에 쓰인 명사로는 수직적인 길이가 긴 것을 가리키는 구체적인 명사 외에도 ‘몸, (마음), 법공양(法供養), 말, 덕(德), 놀애(노래), 일훔(이름), 의(義), 흥(興)’ 등과 같은 예가 있었다. 이들 앞에서는 단순히 ‘높은’의 의미보다는 대체로 ‘고귀한’의 의미로 쓰였다. ¶窮子ㅣ 조 일호니 노 사 灾禍의 根源을 시름놋다(궁자가 깨끗한 땅을 잃으니 지체가 높은 사람은 재화(灾禍)의 근원을 걱정하는구나.)〈두시(초) 9:29ㄱ〉. 그듸의 노 믈 보니 萬人과 다 호 붓그리놋다(그대가 높은 뜻 쓰는 것을 보니 만인(萬人)과 같은 것을 부끄러워하도다.)〈두시(초) 21:26ㄱ〉.
이바디 주029) 이바디 이바디[宴會]+(대격 조사). 연회를. 현대어의 ‘이바지하다(공헌하다)’라는 동사에 나타나는 ‘이바지’는 본래 ‘연회’란 뜻을 가지고 있었다.
호니 주030) 호니 [思]-+-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생각하니.
블근 주031) 블근 븕[赤]-+-으(조음소)-+-ㄴ(관형사형 어미). 붉은.
매 주032) 매 소매[袖]. 문헌에 ‘소매’란 형식이 처음 나타나는 것은 16세기 중반이다. ¶어미 즌 도라눕고 아기란 누이놋도다 두 져즈로 주리거든 머기고 깁 소매로 둡놋도다(어머니는 진 자리에 눕고 아기는 마른 자리에 누이는구다. 두 젖으로 배고프면 먹이고, 비단 소매로 찬 데를 덮는구나.)〈은중 8ㄴ〉.
거믄고애 주033) 거믄고애 거문고[瑟]+애(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거문고에.
다티더니라 주034) 다티더니라 다티[拂]-+-더(과거 시제 선어말 어미)-+-ㄴ(동명사 어미)#이(지정 형용사)-+-라(종결 어미). 닿게 한 것이다. 스치던 것이다. 스치더라. ‘-니라’를 단일한 어미로 분석하기도 한다. 이는 재구조화를 적용한 것이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홀사고연회 주수불운화【운화(雲和)는 땅이름이니 거문고와 비파를 만드는 재료가 나는 곳이다. 지난 시절의 연회의 일을 생각하다.】
【언해역】 문득 예전의 고귀한 연회를 생각하니, 붉은 소매가 거문고에 스치더라.
Ⓒ 역자 | 임홍빈 / 2011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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