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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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초사흗날 완화계에 돌아와 짓고, 원내의 여러 동료들에게 부치다[正月三日歸溪上有作簡院內諸公]


正月三日 주001)
정월 삼일(正月三日)
영태(永泰) 원년인 765년의 1월 3일을 말함. 정월 초사흗날.
歸溪上有作 簡院內諸公 주002)
원내 제공(院內諸公)
지휘관의 막부 중에 있는 동료들을 가리킴.
【自幕府 주003)
막부(幕府)
변방에서 지휘관이 머물면서 군사를 지휘하던 군막(軍幕).
로 歸浣花溪 주004)
완화계(浣花溪)
중국 사천성(四川省)에 있는 성도(成都)의 유명한 공원의 하나. 지금은 두보를 기념하는 초당이 있고, 작은 개울, 대나무 숲, 작은 다리, 난석(卵石), 작은 오두막집 등이 꾸며져 있음. 두보가 완화계에 있는 초당에 돌아와 막부의 동료들에게 시를 지어 보낸 것이다.
草堂 주005)
초당(草堂)
집의 원채에서 따로 떨어진 곳에 억새나 짚 따위로 지붕을 이은 조그마한 집.
也ㅣ라】

정월삼일 귀계상유작 간원내제공
(정월 초사흗날 완화계에 돌아와 짓고, 원내의 여러 동료들에게 부치다(=보내다).)
【막부로부터 완화계 초당(草堂)으로 돌아오다.】

野外堂依竹 籬邊水向城

주006)
들[野]. 훈몽자회에 ‘야(野)’에 대하여 ‘ 야’와 같이 새김과 독음을 매기고 있다. 중세어의 ‘드르ㅎ/들ㅎ’도 ‘야(野)’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가 쓰인 것은 17세기 초엽까지이다. 15세기에도 ‘드르ㅎ’가 쓰였으므로, 두 말은 동의 관계를 이루고 있었다. ‘’는 ‘야생’과 관련되는 뜻을 더 많이 가지고, ‘드르ㅎ/들ㅎ’은 평평한 땅과 관련되는 뜻을 더 많이 가졌다. 현대의 ‘메옥수수, 메조, 멥쌀’ 등과 같은 예에 나타나는 접두사 ‘메-’는 ‘찰기가 없이 메진’을 뜻하는 것인데, 야생을 뜻하는 ‘’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드르ㅎ/들ㅎ’는 성밖[郊]에 대해서도 쓰였고, 평평한 땅[坪]에 대해서도 쓰였으나, 지금은 평평한 땅의 뜻으로 더 많이 쓰인다. ¶如來 마 三界 火宅 여희여 괴외히 겨르로이 사라 수픐 해 便安히 이셔(여래는 이미 삼계 불집을 떠나 고요히 한가로이 살아 수풀 들에 편안히 있어)〈법화 2:143ㄴ〉. 몃 디위 주그뇨  사호미 뫼 야도 오히려 마디 아니도다 묏 알 햇 늘그닐 다가 서르 맛나면 半 거름도 옮기디 아니야 녯 해 도라 가리라(몇 번 죽었느냐? 뼈 쌓인 것이 산 같아도 오히려 그만두지 않는도다. 산 앞에서 들의 노인을 만약 만나면 걸음을 반도 못 옮겨 옛 마을에 돌아갈 것이다.)〈남명 상:56ㄱ〉. 햇 고 보왼 치 머므렛 고(들의 꽃은 보배로운 얼굴에 머물러 있는 듯하고)〈두시(중) 3:73ㄱ〉.
밧긔 주007)
밧긔
[外]+의(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밖에. 바깥에. 주격 조사와 결합할 때는 ‘밧기’와 같이 되고, 대격 조사와 결합할 때에는 ‘밧글’과 같이 되었다. 단독으로 쓰일 때는 ‘밧’과 같이 쓰였다. ¶萬里外 萬里 밧기라(만리 외는 만리 밖이다.)〈월석 1:1ㄴ〉. 디 밧긔 緣호 닐오 想이니(뜻이 밖에 연한 것을 이르되 상이니)〈능엄 8:70ㄴ〉. 肴 穀食 밧긧 차반이오 饍 됴 차반이라(효는 곡식 이외의 음식이고 선은 좋은 음식이다.)〈법화 1:82ㄴ〉. 財施 밧거시오 道果 小乘일 머리 밋디 몯리라(재시는 밖의 것이고, 도과는 소승이므로 멀리 미치지 못할 것이다.)〈법화 6:10ㄱ〉.
지비 주008)
지비
집[家]+이(주격 조사). 집이.
댓수흘 주009)
댓수흘
대[竹]+ㅅ(관형격 조사)+수ㅎ[林]+을(대격 조사). 대나무숲을. 대나무수풀에. 대나무수풀엘. 숲이나 수풀을 단순히 ‘수ㅎ’라고 한 예가 15세기에 아주 드물게 나타난다. ¶樹木 남기오 藂林 모다 난 수히오 藥草 藥 프리오 苗稼 穀食이라(수목은 나무요 총림 모여 난 숲이요 약초는 약풀이요 묘가는 곡식이다.)〈월석 10:69ㄱ〉. 比丘ㅣ 겨르왼  이셔 經 외오 곧 겨르왼 수플와 괴외 묏고래 모딘 사과 모딘 이 生忍이오(비구가 한가로운 데 있어 경을 외옴은 곧 한가로운 수풀과 고요한 산골짜기에서 모진 사람과 모진 짐승은 생인이고)〈법화 1:78ㄴ~79ㄴ〉.  菩薩이 수프레 이셔 放光야 地獄 受苦 濟渡야 佛道애 들의 논 도 보며  佛子ㅣ 자디 아니야 수프레 두루 녀 佛道 브즈러니 求논 도 보며(또 보살이 수프레 있어 빛을 발하여 지옥 수고를 건져내며 불도에 들게 하는 양도 보며 또 불자가 자지 아니하여 수풀에 두루 다녀 불도 부지런히 구하는 양도 보며)〈석상 13:21ㄴ〉.
브텟고 주010)
브텟고
븥[附]-+-어(연결 어미)#잇[有]-+-고(연결 어미). 붙어 있고. ‘븥-’이 ‘붙-’과 같이 된 것은 순자음 아래에서 ‘ㅡ’ 모음이 순모음 ‘ㅜ’로 변한 것이다.
주011)
울[籬]+ㅅ(관형격 조사). 울타리의. ‘울’은 현대에도 ‘울 안에 짐승이 있다’와 같은 예나 ‘울 밑에 선 봉선화야’와 같은 예에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현대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말은 ‘울타리’이다. 이 말은 19세기 말에야 나타난다. ¶하나님이 만인 어글어치데 울타리 여써 뭇 사 은혜시미라(하나님이 만인을 잘못되게 하는 데 울타리를 하여 뭇 사람에게 은혜를 베프시는 것이다.)〈예수성교전서, 로마서 11:32절〉.
 주012)

[邊]+(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가에, 가장자리에.
므른 주013)
므른
믈[水]+은(보조사). 물은. ‘믈-’이 ‘물-’과 같이 된 것은 순자음 아래에서 ‘ㅡ’ 모음이 순모음 ‘ㅜ’로 변한 것이다.
城으로 向야 흐르다 주014)
흐르다
흐르[流]-+-(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 흐른다.

【한자음】 야외당의죽 이변수향성
【언해역】 들 바깥의(야외에 있는) 집이 대나무 숲에 붙어 있고, 울타리 가장자리의 물은 성을 향하여 흐른다.

蟻浮仍臘味 鷗泛已春聲

개야미 주015)
개야미
개미. ‘개야미’가 ‘개미’로 되는 것은 20세기에 들어서의 일이다. ¶須達이 무른대 對答호 그듸 이 굼긧 개야미 보라(수달이 물었는데 대답하되, 그대 이 구멍의 개미 보라)〈석상 6:36ㄴ〉. 울원 버른 디 柳絮에 브르텟고 줄혀 니 개야미 이운 남 오놋다(우러렀던 벌은 지는 버들개지에 부르터 있고 줄지어 다니는 개미는 시든 배나무에 오르는구나.)〈두시(초) 15:56ㄴ〉. 하님이 보시기에 우리가 개미 갓치 젹은 인이오(하나님이 보시기에 우리가 개미같이 작은 인생이요)〈신학월보 4:383〉.
주016)
[浮]-+-ㄴ(관형사형 어미). 뜬. 떠 있는.
수른 주017)
수른
술[酒]+은(보조사). 술은.
臘月엣 주018)
납월(臘月)엣
납월+에(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ㅅ(관형격 조사). 납월의. '납월'은 음력 섣달의 별칭이다. 여기서는 지난해의 섣달(12월)을 말한다.
마시 주019)
마시
맛이.
仍야 주020)
잉(仍)야
잉(仍)-+-y(조음소)-+아(연결 어미). 인하여. 거듭하여. 이러한 뜻을 반영하여 ‘따라와’와 같이 번역하는 것도 가능하고, ‘드리워’와 같이 번역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여기서는 쉽게 ‘남아’로 번역하였다. ¶門 나며  門 드로니 빗바리 오직 녜를 仍얏도다(문에 나가며 또 문에 들어오니 빗발이 오직 옛날을 따랐도다)〈두시(초) 11:25ㄴ〉.
잇고 주021)
잇고
잇[有]-+-고(연결 어미). 있고.
며기 주022)
며기
갈매기[鷗].
 슈믄 주023)
 슈믄
[浮]-+-어(연결 어미)#시[有]-+-우(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 떠 있음은. 떠 있는 것은. 중세어에는 ‘있다’를 뜻하는 말이 ‘이시다’와 ‘잇다’형 외에도 ‘시다’가 있었다. 부사형 어미 ‘-아/어/야’ 뒤에 쓰이는 보조 용언은 ‘시다’ 형식이 쓰였다. 여기서도 ‘’에 연결 어미 ‘-어’가 있다. 명사형 어미를 ‘-옴/움’과 같이 분석하는 것은 재구조화를 반영한 것이다.
마 주024)
마
이미. ¶내 녜 願홈 야 이제 마 滿足야 一切 衆生 敎化야 다 佛道애 들에 노라(내가 옛적에 원했던 것과 같아서 이제 이미 만족하여 일체 중생을 교화하여 다 불도에 들게 하노라.)〈법화 1:207ㄴ〉.
보 주025)
보
봄[春]+(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ㅅ(관형격 조사). 봄에의. 봄에 있는. 봄의.
소리로다 주026)
소리로다
소리[聲]#이(지정 형용사)-+-도(감탄의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 소리도다. ‘-도다’를 감탄형 어미로 분석하기도 한다. 이는 ‘-도(감탄의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를 하나의 어미로 재구조화한 것이다. ‘-도다’가 ‘-로다’로 된 것은 지정 형용사 어간 ‘이-’에 의한 것이다. ‘이-’의 기원형을 ‘*일-’로 본다.

【한자음】 의부잉납미 구범이춘성
【언해역】 개미가 뜬 것과 같은 술은 섣달의 맛이 남아 있고, 갈매기 떠 있는 것은 이미 봄의 소리로다.

藥許隣人斸 書從稚子擎

藥으란 주027)
약(藥)으란
약을랑. 약을랑은. 약으로 말하면.
이웃 사 주028)
이웃 사
이웃 사람의. ‘사’의 ‘’는 이른바 주어적 속격이라고 하는 것이다. 뒤에 이어지는 ‘파 가(파 가는 것을)’이란 행동을 수행하는 주체를 나타낸다. 그러나, 그 해석이 행동주로 해석된다는 것이지, ‘이웃 사’ 자체가 주어가 되는 것은 아니다. 형식은 분명히 속격이며 관형어이다.
파 가 주029)
파 가
파[굴(掘, 파다), 촉(斸, 베다, 찍다)]-+-아(연결 어미)#가-+-아(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대격 조사). 파 가는 것을. 파서 가는 것을.
許고 書冊으란 주030)
서책(書冊)으란
책을랑. 책을랑은. 책으로 말하면.
져믄 주031)
져믄
졈[幼]-+-으(조음소)-+-ㄴ(관형사형 어미). 젊은. 어린.
아 주032)
아
아이.
가져 뇨 주033)
가져 뇨
가지[持]-+-어(연결 어미)#[走]-+-니[行]+-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대격 조사). 가지고 다님을. ‘가져’가 현대어의 ‘가지고’의 뜻에 해당하는 것이 주목된다. ‘니-’의 ‘-’이 ‘니-’와 같이 ‘ㄴ’ 받침으로 변한 것은 자음 동화에 의한 것이다.
므던히 주034)
므던히
므던[寬]-+-이(부사 파생 접미사). 무심히. 너그러이. 관대히.
너기노라 주035)
너기노라
너기[思]-+-노라(감탄형 어미). 여기노라.

【한자음】 약허린인촉 서종치자경
【언해역】 약을랑 이웃 사람이 파 가는 것을 허락하고, 서책을랑 젊은 아이 가지고 다니는 것을 너그럽게 여기노라.

白頭趍幕府 深覺負平生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0:2ㄴ

【幕府 嚴武 주036)
엄무(嚴武)
두보와 절친했던 친구의 하나. 물질적인 도움을 많이 준 인물로 두보의 시에 많이 등장한다. 엄무는 두보를 천거해서 절도참모(節度參謀), 검교공부원외랑(檢校工部員外郞)으로 삼았다.
의 軍幕이니 時예 ㅣ 爲參謀ㅣ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주037)
셰[白髮狀]-+-ㄴ(관형사형 어미). 센. 흰. 하얀.
머리예 주038)
머리예
머리[頭髮]+예(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센, 흰, 하얀〉 머리카락에. 머리카락을 하고. 머리를 하고.
幕府에 와 뇨니 주039)
뇨니
[走]-+니[行]-+-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 가지고 다님을. ‘가져’가 현대어의 ‘가지고’의 뜻에 해당하는 것이 주목된다. ‘니-’의 ‘-’이 ‘니-’와 같이 ‘ㄴ’ 받침으로 변한 것은 자음 동화가 표기에 반영된 것이다.
平生앳 주040)
평생(平生)앳
평생+애(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ㅅ(관형격 조사). 평생에의. 평생의. 평생 동안 가지고 있었던.
 주041)

마음. 뜻.
져료 주042)
져료
져리[棄]-+-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대격 조사). 저버림을. 저버린 것을. 명사형 어미를 ‘-옴/움’으로 보는 것은 재구조화를 반영한 것이다. ‘져리-’는 ‘지여리-’와 같은 형식이 내훈에 나타나나, ‘지여’의 근원은 잘 밝혀지지 않는다. ¶ 여 니건 디 스믈 니 明主ㅅ 恩惠 져릴가 전노라(말을 달려(몰고) 다닌 지 스물 해니 명군(名君, 총명한 임금)의 은혜를 저버릴까 두려워하노라)〈두시(초) 5:33ㄱ〉. 내 東宮의 쳐 인도홈을 받디 아니홈 翟黑子 져릴가 저헨 연괴니라(내가 동궁의 가르쳐 인도함을 받들지 아니하는 것은 적흑자(翟黑子, 중국 남북조시대 북위의 관리)를 저버릴까 두려워하는 연고인 것이다.)〈소학 6:44ㄴ〉.
기피 주043)
기피
깊[深]-+-이(부사 파생 접미사). 깊이.
아노라
주044)
평생(平生)앳  져료 기피 아노라
이 언해 구절은 현대문으로 ‘평생의 뜻 저버린 것을 기피 아노라.’와 같이밖에는 달리 해석되지 않는다. 그러나 원시는 ‘심각부평생(深覺負平生)’으로 되어 있다. ‘부(負)’가 ‘빚을 지다’와 같은 의미도 가지므로, 이 구절은 ‘평생 빚을 진 것을 깊이 깨닫는다.’와 같이도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해석은 앞 절의 ‘센 머리를 하고 막부에 와서 다니니’와도 잘 어울린다. 언해자는 지나친 의역을 한 것으로 여겨진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백두추막부 심각부평생【막부는 엄무의 군막이니 그때에 두보가 참모를 하였다.】
【언해역】 센 머리를 하고 막부에 와서 다니니, 평생의 뜻 저버린 것을 깊이 아노라.
Ⓒ 역자 | 임홍빈 / 2011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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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정월 삼일(正月三日) : 영태(永泰) 원년인 765년의 1월 3일을 말함. 정월 초사흗날.
주002)
원내 제공(院內諸公) : 지휘관의 막부 중에 있는 동료들을 가리킴.
주003)
막부(幕府) : 변방에서 지휘관이 머물면서 군사를 지휘하던 군막(軍幕).
주004)
완화계(浣花溪) : 중국 사천성(四川省)에 있는 성도(成都)의 유명한 공원의 하나. 지금은 두보를 기념하는 초당이 있고, 작은 개울, 대나무 숲, 작은 다리, 난석(卵石), 작은 오두막집 등이 꾸며져 있음. 두보가 완화계에 있는 초당에 돌아와 막부의 동료들에게 시를 지어 보낸 것이다.
주005)
초당(草堂) : 집의 원채에서 따로 떨어진 곳에 억새나 짚 따위로 지붕을 이은 조그마한 집.
주006)
 : 들[野]. 훈몽자회에 ‘야(野)’에 대하여 ‘ 야’와 같이 새김과 독음을 매기고 있다. 중세어의 ‘드르ㅎ/들ㅎ’도 ‘야(野)’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가 쓰인 것은 17세기 초엽까지이다. 15세기에도 ‘드르ㅎ’가 쓰였으므로, 두 말은 동의 관계를 이루고 있었다. ‘’는 ‘야생’과 관련되는 뜻을 더 많이 가지고, ‘드르ㅎ/들ㅎ’은 평평한 땅과 관련되는 뜻을 더 많이 가졌다. 현대의 ‘메옥수수, 메조, 멥쌀’ 등과 같은 예에 나타나는 접두사 ‘메-’는 ‘찰기가 없이 메진’을 뜻하는 것인데, 야생을 뜻하는 ‘’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드르ㅎ/들ㅎ’는 성밖[郊]에 대해서도 쓰였고, 평평한 땅[坪]에 대해서도 쓰였으나, 지금은 평평한 땅의 뜻으로 더 많이 쓰인다. ¶如來 마 三界 火宅 여희여 괴외히 겨르로이 사라 수픐 해 便安히 이셔(여래는 이미 삼계 불집을 떠나 고요히 한가로이 살아 수풀 들에 편안히 있어)〈법화 2:143ㄴ〉. 몃 디위 주그뇨  사호미 뫼 야도 오히려 마디 아니도다 묏 알 햇 늘그닐 다가 서르 맛나면 半 거름도 옮기디 아니야 녯 해 도라 가리라(몇 번 죽었느냐? 뼈 쌓인 것이 산 같아도 오히려 그만두지 않는도다. 산 앞에서 들의 노인을 만약 만나면 걸음을 반도 못 옮겨 옛 마을에 돌아갈 것이다.)〈남명 상:56ㄱ〉. 햇 고 보왼 치 머므렛 고(들의 꽃은 보배로운 얼굴에 머물러 있는 듯하고)〈두시(중) 3:73ㄱ〉.
주007)
밧긔 : [外]+의(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밖에. 바깥에. 주격 조사와 결합할 때는 ‘밧기’와 같이 되고, 대격 조사와 결합할 때에는 ‘밧글’과 같이 되었다. 단독으로 쓰일 때는 ‘밧’과 같이 쓰였다. ¶萬里外 萬里 밧기라(만리 외는 만리 밖이다.)〈월석 1:1ㄴ〉. 디 밧긔 緣호 닐오 想이니(뜻이 밖에 연한 것을 이르되 상이니)〈능엄 8:70ㄴ〉. 肴 穀食 밧긧 차반이오 饍 됴 차반이라(효는 곡식 이외의 음식이고 선은 좋은 음식이다.)〈법화 1:82ㄴ〉. 財施 밧거시오 道果 小乘일 머리 밋디 몯리라(재시는 밖의 것이고, 도과는 소승이므로 멀리 미치지 못할 것이다.)〈법화 6:10ㄱ〉.
주008)
지비 : 집[家]+이(주격 조사). 집이.
주009)
댓수흘 : 대[竹]+ㅅ(관형격 조사)+수ㅎ[林]+을(대격 조사). 대나무숲을. 대나무수풀에. 대나무수풀엘. 숲이나 수풀을 단순히 ‘수ㅎ’라고 한 예가 15세기에 아주 드물게 나타난다. ¶樹木 남기오 藂林 모다 난 수히오 藥草 藥 프리오 苗稼 穀食이라(수목은 나무요 총림 모여 난 숲이요 약초는 약풀이요 묘가는 곡식이다.)〈월석 10:69ㄱ〉. 比丘ㅣ 겨르왼  이셔 經 외오 곧 겨르왼 수플와 괴외 묏고래 모딘 사과 모딘 이 生忍이오(비구가 한가로운 데 있어 경을 외옴은 곧 한가로운 수풀과 고요한 산골짜기에서 모진 사람과 모진 짐승은 생인이고)〈법화 1:78ㄴ~79ㄴ〉.  菩薩이 수프레 이셔 放光야 地獄 受苦 濟渡야 佛道애 들의 논 도 보며  佛子ㅣ 자디 아니야 수프레 두루 녀 佛道 브즈러니 求논 도 보며(또 보살이 수프레 있어 빛을 발하여 지옥 수고를 건져내며 불도에 들게 하는 양도 보며 또 불자가 자지 아니하여 수풀에 두루 다녀 불도 부지런히 구하는 양도 보며)〈석상 13:21ㄴ〉.
주010)
브텟고 : 븥[附]-+-어(연결 어미)#잇[有]-+-고(연결 어미). 붙어 있고. ‘븥-’이 ‘붙-’과 같이 된 것은 순자음 아래에서 ‘ㅡ’ 모음이 순모음 ‘ㅜ’로 변한 것이다.
주011)
욼 : 울[籬]+ㅅ(관형격 조사). 울타리의. ‘울’은 현대에도 ‘울 안에 짐승이 있다’와 같은 예나 ‘울 밑에 선 봉선화야’와 같은 예에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현대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말은 ‘울타리’이다. 이 말은 19세기 말에야 나타난다. ¶하나님이 만인 어글어치데 울타리 여써 뭇 사 은혜시미라(하나님이 만인을 잘못되게 하는 데 울타리를 하여 뭇 사람에게 은혜를 베프시는 것이다.)〈예수성교전서, 로마서 11:32절〉.
주012)
 : [邊]+(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가에, 가장자리에.
주013)
므른 : 믈[水]+은(보조사). 물은. ‘믈-’이 ‘물-’과 같이 된 것은 순자음 아래에서 ‘ㅡ’ 모음이 순모음 ‘ㅜ’로 변한 것이다.
주014)
흐르다 : 흐르[流]-+-(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 흐른다.
주015)
개야미 : 개미. ‘개야미’가 ‘개미’로 되는 것은 20세기에 들어서의 일이다. ¶須達이 무른대 對答호 그듸 이 굼긧 개야미 보라(수달이 물었는데 대답하되, 그대 이 구멍의 개미 보라)〈석상 6:36ㄴ〉. 울원 버른 디 柳絮에 브르텟고 줄혀 니 개야미 이운 남 오놋다(우러렀던 벌은 지는 버들개지에 부르터 있고 줄지어 다니는 개미는 시든 배나무에 오르는구나.)〈두시(초) 15:56ㄴ〉. 하님이 보시기에 우리가 개미 갓치 젹은 인이오(하나님이 보시기에 우리가 개미같이 작은 인생이요)〈신학월보 4:383〉.
주016)
 : [浮]-+-ㄴ(관형사형 어미). 뜬. 떠 있는.
주017)
수른 : 술[酒]+은(보조사). 술은.
주018)
납월(臘月)엣 : 납월+에(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ㅅ(관형격 조사). 납월의. '납월'은 음력 섣달의 별칭이다. 여기서는 지난해의 섣달(12월)을 말한다.
주019)
마시 : 맛이.
주020)
잉(仍)야 : 잉(仍)-+-y(조음소)-+아(연결 어미). 인하여. 거듭하여. 이러한 뜻을 반영하여 ‘따라와’와 같이 번역하는 것도 가능하고, ‘드리워’와 같이 번역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여기서는 쉽게 ‘남아’로 번역하였다. ¶門 나며  門 드로니 빗바리 오직 녜를 仍얏도다(문에 나가며 또 문에 들어오니 빗발이 오직 옛날을 따랐도다)〈두시(초) 11:25ㄴ〉.
주021)
잇고 : 잇[有]-+-고(연결 어미). 있고.
주022)
며기 : 갈매기[鷗].
주023)
 슈믄 : [浮]-+-어(연결 어미)#시[有]-+-우(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 떠 있음은. 떠 있는 것은. 중세어에는 ‘있다’를 뜻하는 말이 ‘이시다’와 ‘잇다’형 외에도 ‘시다’가 있었다. 부사형 어미 ‘-아/어/야’ 뒤에 쓰이는 보조 용언은 ‘시다’ 형식이 쓰였다. 여기서도 ‘’에 연결 어미 ‘-어’가 있다. 명사형 어미를 ‘-옴/움’과 같이 분석하는 것은 재구조화를 반영한 것이다.
주024)
마 : 이미. ¶내 녜 願홈 야 이제 마 滿足야 一切 衆生 敎化야 다 佛道애 들에 노라(내가 옛적에 원했던 것과 같아서 이제 이미 만족하여 일체 중생을 교화하여 다 불도에 들게 하노라.)〈법화 1:207ㄴ〉.
주025)
보 : 봄[春]+(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ㅅ(관형격 조사). 봄에의. 봄에 있는. 봄의.
주026)
소리로다 : 소리[聲]#이(지정 형용사)-+-도(감탄의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 소리도다. ‘-도다’를 감탄형 어미로 분석하기도 한다. 이는 ‘-도(감탄의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를 하나의 어미로 재구조화한 것이다. ‘-도다’가 ‘-로다’로 된 것은 지정 형용사 어간 ‘이-’에 의한 것이다. ‘이-’의 기원형을 ‘*일-’로 본다.
주027)
약(藥)으란 : 약을랑. 약을랑은. 약으로 말하면.
주028)
이웃 사 : 이웃 사람의. ‘사’의 ‘’는 이른바 주어적 속격이라고 하는 것이다. 뒤에 이어지는 ‘파 가(파 가는 것을)’이란 행동을 수행하는 주체를 나타낸다. 그러나, 그 해석이 행동주로 해석된다는 것이지, ‘이웃 사’ 자체가 주어가 되는 것은 아니다. 형식은 분명히 속격이며 관형어이다.
주029)
파 가 : 파[굴(掘, 파다), 촉(斸, 베다, 찍다)]-+-아(연결 어미)#가-+-아(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대격 조사). 파 가는 것을. 파서 가는 것을.
주030)
서책(書冊)으란 : 책을랑. 책을랑은. 책으로 말하면.
주031)
져믄 : 졈[幼]-+-으(조음소)-+-ㄴ(관형사형 어미). 젊은. 어린.
주032)
아 : 아이.
주033)
가져 뇨 : 가지[持]-+-어(연결 어미)#[走]-+-니[行]+-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대격 조사). 가지고 다님을. ‘가져’가 현대어의 ‘가지고’의 뜻에 해당하는 것이 주목된다. ‘니-’의 ‘-’이 ‘니-’와 같이 ‘ㄴ’ 받침으로 변한 것은 자음 동화에 의한 것이다.
주034)
므던히 : 므던[寬]-+-이(부사 파생 접미사). 무심히. 너그러이. 관대히.
주035)
너기노라 : 너기[思]-+-노라(감탄형 어미). 여기노라.
주036)
엄무(嚴武) : 두보와 절친했던 친구의 하나. 물질적인 도움을 많이 준 인물로 두보의 시에 많이 등장한다. 엄무는 두보를 천거해서 절도참모(節度參謀), 검교공부원외랑(檢校工部員外郞)으로 삼았다.
주037)
셴 : 셰[白髮狀]-+-ㄴ(관형사형 어미). 센. 흰. 하얀.
주038)
머리예 : 머리[頭髮]+예(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센, 흰, 하얀〉 머리카락에. 머리카락을 하고. 머리를 하고.
주039)
뇨니 : [走]-+니[行]-+-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 가지고 다님을. ‘가져’가 현대어의 ‘가지고’의 뜻에 해당하는 것이 주목된다. ‘니-’의 ‘-’이 ‘니-’와 같이 ‘ㄴ’ 받침으로 변한 것은 자음 동화가 표기에 반영된 것이다.
주040)
평생(平生)앳 : 평생+애(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ㅅ(관형격 조사). 평생에의. 평생의. 평생 동안 가지고 있었던.
주041)
 : 마음. 뜻.
주042)
져료 : 져리[棄]-+-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대격 조사). 저버림을. 저버린 것을. 명사형 어미를 ‘-옴/움’으로 보는 것은 재구조화를 반영한 것이다. ‘져리-’는 ‘지여리-’와 같은 형식이 내훈에 나타나나, ‘지여’의 근원은 잘 밝혀지지 않는다. ¶ 여 니건 디 스믈 니 明主ㅅ 恩惠 져릴가 전노라(말을 달려(몰고) 다닌 지 스물 해니 명군(名君, 총명한 임금)의 은혜를 저버릴까 두려워하노라)〈두시(초) 5:33ㄱ〉. 내 東宮의 쳐 인도홈을 받디 아니홈 翟黑子 져릴가 저헨 연괴니라(내가 동궁의 가르쳐 인도함을 받들지 아니하는 것은 적흑자(翟黑子, 중국 남북조시대 북위의 관리)를 저버릴까 두려워하는 연고인 것이다.)〈소학 6:44ㄴ〉.
주043)
기피 : 깊[深]-+-이(부사 파생 접미사). 깊이.
주044)
평생(平生)앳  져료 기피 아노라 : 이 언해 구절은 현대문으로 ‘평생의 뜻 저버린 것을 기피 아노라.’와 같이밖에는 달리 해석되지 않는다. 그러나 원시는 ‘심각부평생(深覺負平生)’으로 되어 있다. ‘부(負)’가 ‘빚을 지다’와 같은 의미도 가지므로, 이 구절은 ‘평생 빚을 진 것을 깊이 깨닫는다.’와 같이도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해석은 앞 절의 ‘센 머리를 하고 막부에 와서 다니니’와도 잘 어울린다. 언해자는 지나친 의역을 한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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