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식아! 무(無)는 무슨 일이 없으며 염(念)은 무엇을 염하는가? 무(無)는 두 상(相)이 없어 여러 진로의 마음 없음이고, 염은 진여(眞如) 본성을 염함이니, 진여는 곧 이 염의 체(體)이고 염은 곧 진여의 용(用)이다. 진여 자성(自性)이 염을 일으키는 것이다. 눈과 귀와 코와 혀가 능히 염하는 것이 아니다. 진여가 성(性)이 있으므로, 그러므로 염을 일으키니, 진여가 만일 없으면 안이(眼耳)와 색성(色聲)이 그 때에 곧 무너질 것이다. 선지식아! 진여 자성이 염을 일으키므로 육근(六根)이 비록 견문각지(見聞覺知)가 있으나 만경(萬境)에 물들지 아니하여 진성(眞性)이 늘 자재(自在)할 것이니, 그러므로 이르되 “여러 법상(法相)을 능히 잘 분별하되 제일의(第一義)에 움직이지 아니한다.” 하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