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식아! 도(道)는 모름지기 통하여 흐를지언정 어째서 도리어 걸리리오? 마음이 법(法)에 머물지 아니하면 도가 곧 통하여 흐르고 마음이 만일 법에 머물면 이름이 스스로 매임이다. 만일 앉아 움직이지 아니함이 옳다고 말하면 사리불(舍利佛)이 숲 속에 가만히 앉아 있다가 도리어 유마힐(維摩詰)의 꾸짖음을 입음과 같으니 선지식아! 또 사람이 가르쳐 앉아 마음을 보며 고요함 보아 움직이지 아니하며 일어나지 아니하여 이것으로 말미암아 공부(功夫)를 두라고(일을 삼으라고) 하니, 미혹한 사람이 알지 못하여 곧 잡아 전도(顚倒)함(미혹함)을 이룬다. 이와 같은 사람이 많아 이와 같이 서로 가르치니 그러므로 큰 착(錯)인 것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