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변(方辯)이 멀리서 옵니다. 원하건대 우리 달마 대사의 전(傳)하여 오시는 의발(衣鉢)을 보고자 합니다. 혜능 대사가 내어 보이시고 다음에 물으시되 “상인(上人)은 무슨 일을 하느냐?” 방변이 이르되 “소(塑) 세우기를 잘 합니다.” 【소(塑)는 부처의 소 세움이다.】 대사가 정색(正色)하시고 이르시되 “네가 아무렇거나 소 세워 보이라.” 방변이 망조(罔措)하여 【망조는 둘 데 모르는 것이니 손발 둘 데를 모르는 것이다.】 두어 날에 진상(眞相)을 소(塑) 만들되 가(可)히 높이가 칠촌(七寸)만 하여 그 묘(妙)를 곡진(曲盡)히 하여 혜능 대사께 바치니까 대사가 웃으시고 이르시되 “너는 오직 소성(塑性)을 알고 불성(佛性)을 알지 못하는구나.” 대사가 손을 펴시어 방변의 정수리를 만지시고 이르시되 “길이 인간과 천상(天上)의 복전(福田)이 되라.” 하시다. 【인천복전은 나한(羅漢)이라고 수기(授記)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