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너로 하여금 가(假)를 버리고 실(實)에 돌아가게 하니 실(實)에 간 후엔 실도 또 이름이 없는 것이다. 반드시 알리라. 있는 진보(珍寶)가 다 너에게 속하니 네가 받아 씀에 말미암은 것이다. 다시 아버지라는 마음 짓지 말며 또 아들이라는 마음 짓지 말며, 또 쓴다는 마음 없음이 이 이름이 법화경(法華經) 지님이니 겁(劫)으로부터 겁에 이르도록 손에서 권(卷)을 놓지 아니하며, 낮부터 밤에 이르도록 염(念)하지 아니한 적이 없을 것이다.” 법달이 여러 내심을 입어 뛰어 올라 기뻐하여 게(偈)로 기리되 “경(經)을 삼천(三千) 번 외움이 조계일구(曺溪一句)에 잊어집니다. 출세(出世)의 뜻을 밝히지 못하거니 어찌 여러 생(生)에 미침을 그치리오. 양녹우(羊鹿牛)는 권(權)으로 만듦이고 초(初)와 중(中)과 후(後)는 선(善)으로 펴시도다. 누가 화택(火宅) 안에 원래 이 법중왕(法中王)인 것을 알리오.” 대사가 이르시되 “네가 이 후에 가(可)히 ‘경(經) 염(念)하는 중’이라고 이름할 것이다.” 법달이 이로부터 깊은 뜻을 알아 또 경 외움을 그치지 아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