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께서 게송(偈頌) 이르심을 마치고 단정(端正)이 앉으셔서 삼경(三更)에 이르니, 문득 문인(門人)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가노라.” 하시고, 홀연 없어지셨다. 그때에 기이한 향기[異香]가 방안에 가득하며, 백홍(白虹 : 흰 무지개)이 땅에 이어지며, 임목(林木)이 변하여 희어지며, 금수(禽獸)가 슬피 울었다. 십일월에 광주(廣州)와 소주(韶州)와 신주(新州)의 세 고을 관료(官僚)와 문인(門人)과 출가자[緇]와 재가자[白]들이 진신(眞身)을 다투어 맞으려 하되, 가실 데를 결정하지 못하여 향(香)을 피우고 빌어 말했다. “향의 연기[香煙]가 가리키는 곳이 대사께서 가실 곳입니다.”라고 하니, 그때에 향연(香煙)이 바로 조계(曺溪)에 꿰뚫으므로 십일월 십삼일에 신감(神龕 : 진신을 모신 단)과 또한 전(傳)하신 의발(衣鉢)을 〈조계 보림에〉 옮겨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