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께서 하루는 문인(門人)인 법해(法海)와 지성(志誠)과 법달(法達)과 신회(神會)와 지상(智常)과 지통(智通)과 지철(志徹)과 지도(志道)와 법진(法珎)과 법여(法如) 등을 불러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다른 사람들과 같지 아니하니, 내가 멸도(滅度)한 후에 각각 한 지방[一方]의 스승이 될 것이니라. 내가 이제 너희에게 법(法) 이르는 것을 가르칠 것이니, 근본(根本) 종지(宗旨)를 잃지 말라. 먼저 모름지기 삼과(三科) 법문(法門)을 들어 〈말하리니〉, 동용(動用:움직여 씀)에 삼십육대(三十六對 : 서른여섯 가지 상대하는 법)이며, 출몰(出沒 : 나고 듦)에 곧 양변(兩邊 : 두 가지 치우침)을 여의고, 일체(一切)의 법을 이르되 자성(自性 : 자기 성품)을 여의지 말지니라. 문득 〈어떤〉 사람이 너에게 법을 물으면, 말 냄을 다 둘을 하여 대법(對法 : 상대하는 법)을 취해서, 오고[來] 감[去]에 서로 원인(原因)하여 구경(究竟 : 마침내)에는 두 법을 다 덜어내고 다시 갈 곳이 없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