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룡(神龍) 2년 상원일(上元日 ; 음력 정월 보름)에 측천(則天)과 중종(中宗)이 조서(詔書)를 보내어 말하였다. “짐(朕)은 혜안(慧安)과 신수(神秀)의 두 대사를 청하여 궁중에서 공양(供養)하고 만기(萬機)의 여가(餘暇)에 언제나 일승(一乘)을 궁구(窮究)하였는데 두 대사가 추양(推讓)하여 이르되, ‘남방(南方)에 혜능(惠能) 선사가 있는데, 홍인(弘忍) 대사의 의법(衣法)을 밀수(密受)하여 부처의 심인(心印)을 전하니, 가히 그분을 청하여 물으라.’고 하므로 이제 내시(內侍) 설간(薛簡)을 보내어 조서(詔書)를 전하고 청하여 맞으니, 원하는 것은 조사께서 자비의 마음[慈念]으로 빨리 서울에 올라오십시오.” 조사께서 상표(上表)하시되, 병(病)을 핑계로 사양하시고, ‘원하건대 임록(林麓)에서 〈삶을〉 마치고 싶습니다.’ 하신즉, 설간(薛簡)이 사뢰었다. “경성(京城)의 선덕(禪德)이 다 이르되, ‘도(道) 깨치기를 얻고자 할진댄 모름지기 좌선(坐禪)을 하여 선정(禪定)을 배워야 할 것이다. 선정을 인(因)하지 아니하고 해탈(解脫)을 얻는 이가 있지 아니하니라.’라고 하니, 알지 못하겠습니다. 조사께서 말씀하시는 법(法)은 어떠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