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간(薛簡)이 가르치심을 입어 훤히 크게 깨달아 절하고 이별하였다. 대궐(大闕)에 돌아가 조사의 말씀을 여쭌즉, 그 해의 9월 3일에 조서(詔書)를 보내어 조사께 권하고 알리어 말씀하셨다. “조사께서 노질(老疾)로 〈짐의 청을〉 사양(辭讓)하시고, 짐(朕)을 위하여 도(道)를 닦으시니 나라의 복전(福田)입니다. 조사께서는 정명(淨名 : 維摩詰)이 비야리성(毘耶離城)에서 병(病)에 의탁(依託)함과 같아서, 대승(大乘)을 밝게 펴 제불(諸佛)의 마음을 전(傳)하고 불이법(不二法)을 말씀하셨습니다. 설간(薛簡)이 조사께서 가르쳐 주신 여래(如來)의 지견(知見)을 전(傳)하므로, 짐(朕)이 적선(積善)하여 남은 경(慶)과 옛적에 선근(善根)을 심음으로 조사께서 세상에 나오심을 만나 상승(上乘)을 문득 깨달으니, 조사의 은혜에 감동하여 정대(頂戴 : 머리에 받듦)함을 마지 못합니다. 〈아울러〉 마납(磨衲) 가사(袈裟)와 수정(水晶) 발우(鉢盂)를 바칩니다.” 〈그리고는〉 소주(韶州)의 자사(刺史)에게 칙서(勅書)하여 절집을 고치어 꾸미라 하시고, 조사께서 옛적에 사시던 곳을 주시어 국은사(國恩寺)를 삼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