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조사께서 대중(大衆)더러 말씀하셨다. “나에게 한 물건이 있는데, 머리가 없으며, 꼬리가 없으며, 이름이 없으며, 글자가 없으며, 뒤가 없으며, 앞이 없으니 모든 사람은 아느냐? 모르느냐?” 신회(神會)가 나와서 사뢰었다. “이것이 제불(諸佛)의 본원(本源)이며, 신회(神會)의 불성(佛性)입니다.” 조사께서 말씀하셨다. “너를 향하여 말하노라. ‘이름이 없으며, 글자가 없느니라.’ 하였는데, 네가 곧 본원(本願), 불성(佛性)을 지으니 네가 향하여 가서 띠를 잡아 머리를 덮어도 오직 지해종도(知解宗徒)가 될 것이다.” 신회가 후에 서울[京洛]에 들어 조계(曺溪) 돈교(頓敎)를 크게 넓히고, 〈현종기(顯宗記)〉를 만들어 세상에 행(行)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