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자(童子)가 있었다. 이름이 신회(信會)라는 양양(襄陽) 고씨(高氏)의 아들이다. 나이 열셋에 옥천(玉泉)으로부터 와서 참례(參禮)하였다. 조사께서 말씀하셨다. “그대[知識]가 멀리에서 와 수고하니 본래[根本]를 또 가지고 왔느냐? 아니 가져 왔느냐? 만약 근본이 있으면 주인을 아는 것이 옳으니 아무렇거나 말해 보이어라.” 신회가 말했다. “주(住
머무름
) 없음으로 근본을 삼습니다. 보는 것[見]이 이것이 곧 주인입니다.” 조사께서 말씀하셨다. “이 사미(沙彌)는 어찌하여 아무 생각 없이 가볍게 말을 하니 그 말이 맞겠느냐?
【취차(取次)는 쉽다는 뜻이다.】” 〈하시고〉 주장자(拄杖子)로 세 번 치시니, 신회가 여쭈었다. “화상(和尙)께서는 좌선(坐禪)하실 때 보십니까? 보지 못하십니까?” 조사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너를 치니 이것이 아프냐? 아프지 아니하냐?” 신회가 대답했다. “또한 아프기도 하며, 또한 아프지 않기도 합니다.” 조사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또한 보기도 하며, 또한 보지 않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