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법(說法)이 통하고 또 마음이 통하면 해가 허공(虛空)에 있음과 같으리라. 오직 견성하는 법을 전하면 세간에 나와 삿된 종지(宗旨)를 헐리라. 법(法)은 곧 돈(頓)과 점(漸)이 없건마는, (중생들의) 어리석음[迷]과 깨달음[悟]에는 더디며 빠름이 있느니, 오직 이 견성(見性)의 문을 어리석은 사람은 가히 알지 못하느니라. (말로) 이름은 곧 비록 만 가지로 벌어지지만[萬般], 이치(理致)에 어우르면 도로 하나에 가느니, 번뇌(煩惱)의 어두운 집 가운데에 언제나 모름지기 지혜의 태양을 내리라. 사념(邪念)이 오면 번뇌가 (따라) 이르고, 정념(正念)이 오면 번뇌가 덜어지느니라. 사(邪)와 정(正)을 다 쓰지 않으면 청정(淸淨)하여 무여열반(無餘涅槃)에 가리라. 보리(菩提)가 본래의 자성(自性)에 마음을 일으키면 곧 망(妄)이니라. 깨끗한 마음이 망념(妄念) 중에 있느니, 오직 정(正)하면 세 가지의 장(障)이 없으리라.【세 가지의 장(障)은 번뇌(煩惱)와 업(業)과 보(報)이다. 번뇌는 망령(妄靈)됨과 미혹(迷惑)함의 이름이니, 십이인연(十二因緣)의 무명(無明)과 애(愛)와 취(取)이고, 업(業)은 (십이인연의) 행(行)과 유(有)이고, 보(報)는 (십이인연의) 식(識)과 명색(名色)과 육입(六入)과 촉(觸)과 수(受)와 생(生)과 노사(老死)이다. 어리석음[惑]으로 인하여 업(業)을 짓고, 업(業)으로 인하여 생(生)을 받아 삼계(三界)에 윤회(輪廻)하여 부처가 됨을 얻지 못하므로 이름이 장(障)이다.】 세상 사람이 만약 도(道)를 닦을진댄 일체가 다 막지 아니하니, 언제나 몸의 허물을 스스로가 보면 (바른) 도(道)와 곧 서로 맞으리라. 색류(色類)에 제각기 도(道)가 있어서【색류(色類)는 지·수·화·풍(地水火風)과 근(根)과 경(境)이다.】 , 각각 서로 막아 해하지 아니하니 도를 떠나고 각별히 도를 구하면 몸이 다하도록 도를 보지 못하리라. 물결처럼 흔들려[波波히] 일생을 지내다가 마침내 도리어 스스로 애달파 하니라. 참된 도[眞道] 봄을 얻고자 할진댄 행(行)이 바르면 곧 이것이 도(道)이니, 스스로 만약 도(道)의 마음이 없으면 어두운 데 가 도를 보지 못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