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에 강주(江州)의 별가(別駕) (벼슬을 하는 이)가 (와) 있었는데, 성(姓)은 장(張)이고, 이름은 일용(日用)이었다. 곧, 높은 소리로 읽으므로 내가 듣고 인하여 이르되, “또 (내가) 한 게송을 두고 있느니, 바라건대 별가(別駕)께서는 (나를) 위하여 써 주십시오.” 별가가 이르되, “오랑캐여, 네가 또 게송을 지으면 그 일이 희유(希有)한 것이다.” 내가 별가더러 이르되, “무상보리(無上菩提)를 배우고자 할진대 초학(初學)을 가볍게 여기지 마시오, 하하인(下下人)에게도 상상지(上上智)가 있고, 상상인(上上人)에게도 뜻이 없는 지혜가 있는 것이오. 만약 사람을 가벼이 여기면 곧 무량무변(無量無邊)의 죄가 있을 것이오.” 별가가 이르되, “네가 오직 게송을 외워라. 내가 너를 위하여 쓸 것이다. 네가 만일 법(法)을 얻거든 먼저 반드시 나를 제도(濟度)하여라. 이 말을 잊지 말아라.” 내가 게송을 일렀다. “보리(菩提)가 본래(本來) 나무가 없으며, / 밝은 거울도 또 대(臺)가 아니니라. / 본래 한 것(물건)도 없거니 / 어느 곳에 티끌이 묻으리오(일어나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