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식아, ‘마하반야바라밀법’은 이것이 범어(梵語)이니, 여기서 말함에 ‘큰 지혜로 저 언덕에 이름[大智慧到彼岸]’이니라. 이는 모름지기 마음에서 행하는 것이고, 입으로 외움에 있지 아니하다. 입에 외우고 마음에 행하지 아니하면 꼭두각시 같으며, 허깨비 같으며, 이슬과 같으며, 번개 같으니, 입에 외우고 마음으로 행하면 마음과 입이 서로 응하여 본성(本性)이 이 부처이니 성(性)을 떠나고서는 따로 부처가 없느니라. 어찌하여 이름이 ‘마하(摩訶)’인가?, ‘마하’는 이것이 ‘크다’는 것이다. 심량(心量)의 광대(廣大)함이 허공(虛空)과 같아서 끝이 없으며, 방원(方圓)과 대소(大小)가 없으며, 청·황·적·백(靑黃赤白)이 없으며, 또 상하(上下)와 장단(長短)이 없으며, 성냄이 없으며, 기쁨이 없으며, 옳음이 없으며, 그름이 없으며, 선(善)이 없으며, 악(惡)이 없으며, 머리와 꼬리가 없어서 제불(諸佛)의 국토(國土)도 다 허공과 같으니라. 세상 사람들의 묘한 성품이 본래 공(空)하여 한 법(法)도 가히 득함이 없으니, 자성(自性)의 진공(眞空)도 또 이와 같으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