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神秀) 상좌가 남쪽 낭하의 벽에 무상게(無相偈)를 쓰거늘 대사께서 사람들에게, “다 이 게송을 외워라, 이 게송을 의지하여 닦으면 악도(惡道)에 떨어지는 것을 면할 것이다.”(라고) 하셨다. 내가 이르기를, “나도 또 이를 외워 내생(來生)의 인연을 맺어 부처님의 땅에 함께 태어나기를 구하였습니다. 상인(上人·여기서는 스님의 뜻)이시여, 내가 이 방아를 디딘지 여덟 달이 남(넘)는데, 잠깐도 당전(堂前)에 걸음하지 아니하였느니, 바라건대 상인(上人)이 이끌어 게송이 있는 앞에 가서 절하게 해 주시오.” 동자(童子)가 이끌어 주어 게송의 앞에 가서 절하게 한즉 내가 말했다. “나는 글자를 알지 못하니 청(淸)하건대 상인(上人)이 (나를) 위하여 읽어 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