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러 사람과 서방(西方)을 찰나의 사이에 옮겨 눈 앞에서 곧 보게 할 것이니, 각각 보기를 원하느냐? 아니 원하느냐?” 대중이 다 머리숙여 절[頂禮]하고 말했다. “만약 이곳에서 본다면 어찌 다시 왕생(往生)을 원하겠습니까? 원하건대 화상께서 자비로 곧 서방을 나타내시어 널리 능히 보게 해주십시오.” 대사께서 이르셨다. “대중들아, 세상 사람들의 제 색신(色身)이 이것이 성(城)이고, 안(眼)과 이(耳)와 비(鼻)와 설(舌)이 이것이 문(門)이니, 밖에 다섯 문(門)이 있으면 안에 의문(意門)이 있느니라. 마음은 이것이 땅이고, 성(性)은 이것이 왕(王)이니, 왕(王)이 마음의 땅[心地]위에 사느니라. 성(性)이 있으면 왕(王)이 있고, 성(性)이 가면 왕(王)이 없으며, 성(性)이 있으면 몸과 마음이 있고, 성(性)이 가면 몸과 마음이 무너지느니라. 부처를 성품 가운데[性中]를 향하여 지을지언정 몸 밖을 향해 구하지 말지니라. 자기의 성(性)을 미혹(迷惑)하게 하면 곧 이것이 중생이고, 자기의 성(性)을 깨달아 알면 곧 이것이 부처이니라. 자비(慈悲)는 곧 이것이 관음(觀音)이고, 희사(喜捨)는 이름이
대세지(大勢至)# 주026) 대세지(大勢至): 대세지보살. 지혜의 빛으로 중생을 삼악도(三惡道)에서 건져 준다는 보살.
이고, 능히 깨끗함이 곧 석가(釋迦)이고, 평직(平直)이 곧
아미타(阿彌陁)# 주027) 아미타불(阿彌陁佛): 서방(西方) 정토(淨土)의 극락세계(極樂世界)에 있다는 부처의 이름. 모든 중생을 구제한다는 큰 서원(誓願)을 세운 부처로, 믿고 염불하면 죽은 뒤에 곧 극락정토에 태어나게 된다고 알려져 있음.
이다. 인아(人我)가 이것이
수미산(須彌山) 주028) 수미산(須彌山): 사주(四洲) 세계의 중앙, 금륜(金輪) 위에 우뚝 솟은 높은 산.
이고, 사심(邪心)이 이것이 해수(海水)이고, 번뇌(煩惱)가 이것이 파랑(波浪)이고, 독해(毒害)가 이것이 악룡(惡龍)이고, 허망(虛妄)이 이것이 귀신(鬼神)이고, 진로(塵勞)가 이것이 어별(魚鷩)이고, 탐진(貪嗔)이 이것이 지옥(地獄)이고, 우치(愚癡)는 이것이 축생(畜生)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