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식아, 심량(心量)이 광대(廣大)하여 법계(法界)에 가득하니 용(用)이 곧 또렷하고 분명[了了分明]하다. 응용(應用)에서 곧 일체를 알 것이니 일체가 곧 하나요, 하나가 곧 일체라 가고 오는 것을 자유로이 하여 심체(心體)가 막힌(걸린) 데 없음이 곧 이것이 반야(般若)이다. 선지식아, 일체의 반야지(般若智)가 다 자성(自性)으로부터 나는 것이요, 밖으로부터 드는 것이 아니니 뜻을 잘못 쓰지 아니함이 이름이 ‘참 성품을 스스로 쓴다[眞性自用]’이다. 하나가 진실하면 일체가 진실하여 마음에 큰 일을 헤아리고 작은 도(道)를 행하지 아니함이니, 입으로 저물도록 공(空)을 이르지 말지어다. 심중(心中)에 이 행(行)을 닦지 아니하면 마치 범인(凡人)이 자기가 (스스로) ‘국왕(國王)이도다.’(라고) 하다가 끝끝내 가히 얻지 못하듯 하니 나의 제자가 아니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