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물러나 후원(後院)에 가니 한 행자(行者)가 나를(에게) 시켜 나무를 쪼개고 방아를 디디라고 하였다. 여덟 달을 지내니 오조께서 하루는 나를 보고 이르셨다. “내가 너의 견해(見解)가 가히 쓸만한 것으로 생각했으나, 나쁜 사람이 있어서 너를 해칠까 두려워하여 너더러 말을 아니하는 것이니 아느냐? 모르느냐?” 내가 사뢰되, “제자도 또 스승의 뜻을 알아서 잠깐도 당전(堂前)에 가지 아니한 것입니다.”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알지 못하게 하셨다. 조사(祖師)께서 하루는 모든 문인(門人)을 불러, “다 오너라, 내가 너희를 향하여 말할 것이다. 세간(世間)의 사람은 살고 죽는 일이 크니 너희들이 저물도록 오직 복전(福田)을 구하고 생사(生死)의 고해(苦海)에서 벗어남을 구하지 아니하느니, 자기의 성(性)을 만약 모르면 복(福)이 어찌 가히 구해지겠느냐? 너희들이 각각 가서 자기의 지혜(智慧)를 살펴 자기 본심(本心)에 있는 반야(般若)의 성(性)을 취하고, 각각 하나씩의 게송(偈頌)을 지어 와서 바치어 나에게 보여라. 만약 대의(大意)를 깨쳤으면 너희에게 법의(法衣)와 법(法)을 맡겨 제육대(第六代) 조사(祖師)를 삼을 것이니 화급(火急)히 빨리 가서 머무적거리지 말아라. 헤아리면 곧 씀에 맞지 않느니라. 성(性)을 본 사람은 언하(言下)에 모름지기 볼 것이니 만약 이와 같은 이는 휘두르는 칼[輪刀] 위에 진(陣)을 쳐도 또 능히 볼 것이다.”【고덕(古德)이 이르되, “비유하면 윤도(輪刀) 위에 진(陣)하듯(여기서는 ‘칼을 휘두르는 싸움터’를 이른다.) 하여 어찌 할 것인가?(라고) 함을 묻지 말아라.” 하니, 이는 득(得)한 사람은 기(機)를 보고 지어서 언구(言句)에 있지 아니함을 비유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