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에 바람이 불어 깃발[幡]이 움직이므로 한 중은 이르되, “바람이 움직인다.”(라) 하고, 한 중은 이르되, “깃발[幡]이 움직인다.”(고) 하여 의논(議論)을 그치지 않았다. 내가 나아가 이르되, “이것은 바람의 움직임이 아니며, 이것은 깃발의 움직임이 아니라 당신[仁者]의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다.”(라고) 하니, 모든 사람들이 놀랐다. 인종(印宗)이 (나를) 맞아서 높은 자리에 가 깊은 뜻을 물어 따졌다[詰論]. 나의 말은 간결하고 이치(理致)에 맞아서 문자(文字)에 말미암지(근거하지) 아니함을 보고 인종(印宗)이 말했다. “행자는 한결같이 보통 사람이 아닙니다. ‘황매(黃梅)의 의법(衣法)이 남녘으로 왔다.(고) 함을 오래도록 들어 왔는데, 아니 (바로) 이 행자가 아닙니까?” 내가 이르되, “부끄럽습니다.”(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