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송을 쓰니 도중(徒衆)이 다 놀라서 차탄(嗟嘆)하고, 의심을 아니하는 사람이 없었다. 각각 서로 이르되, “기특하다.
겉모양[樣姿] 주049) 으로 사람을 취(取)하지 못할 것이로구나. 어찌 여러 시(時)를 저 육신보살(肉身菩薩)을 부렸던가?” 조사께서 중인(衆人)이 놀라 황당히 여기는 것을 보시고 사람들이 해칠까 두려워하시어 곧 신을 가져다가 게송을 문질러 버리고 이르셨다. “또 성(性)을 보지 못하는구나.” 하시니, 대중이 의심을 끊으니라. 다음 날에 조사께서 가만히 방앗간에 이르시어 내가 허리에 돌을 지고 쌀 찧는 것을 보시고 이르시되, “도(道)를 구하는 사람은 법(法)을 위하고 몸을 잊느니 반드시 이와 같으냐?”(하시고), 곧 (다시) 물어 이르시되, “쌀이 익었느냐? 아니냐?” 내가 사뢰되, “쌀 익음이 오래지만 오히려 가릴 것이 없습니다(체질을 못하였습니다).” 조사께서 막대로 방아를 세 번 치시고 가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