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식아, 나의 이 법문(法門)은 한 반야(般若)로부터 팔만사천(八萬四千)의 지혜를 내느니라. 어찌해서인가? 세상 사람에게 팔만사천의 진로(塵勞)가 있느니,[팔만사천 진로(塵勞)는 행(行)과 주(住)와 좌(坐)와 와(臥)의 율의(律儀)가 각 이백오십씩이니 모아서 헤아리면 일천수(一千數)이고, 또 이 일천으로 세 (가지) 정계(淨戒)에 대(對)하면 삼천을 이룬다. 또, 이 삼천으로 신구칠지(身口七支)에 맞추면 모두 이만일천(二萬一千)이니, 또 이 이만일천으로 사분번뇌(四分煩惱)에 맞추면 팔만사천(八萬四千)이다.【세 (가지) 정계(淨戒)는 섭률의계(攝律儀戒)와 섭선법계(攝善法戒)와 섭중생계(攝衆生戒)이고, 신구칠지(身口七支)는 신삼(身三), 구사(口四)이니, 신삼(身三)은 살(殺)과 도(盜)와 음(婬)이고, 구사(口四)는 망언(妄言)과 기어(綺語)와 양설(兩舌)과 악구(惡口)이다. 사분번뇌(四分煩惱)는 탐(貪)과 진(嗔)과 치(癡)와 등분(等分)이다.】] 만약 진로가 없으면 지혜가 늘 나타나 자성(自性)을 떠나지 아니할 것이다. 이 법(法)을 깨달은 이는 곧 이것이 생각이 없음이니, 기억이 없으며, 집착이 없어서 거짓됨과 헛됨을 일으키지 아니한다. 자기의 진여성(眞如性)을 써 지혜로 관조하여 일체의 법에 취(取)하지 아니하며, 버리지 아니함이 곧 이것이 성(性)을 보아 불도를 이룸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