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주 월인석보
- 역주 월인석보 제4
- 선록왕의 보시행(녹야원 인연담)
- 선록왕의 보시행(녹야원 인연담)
선록왕의 보시행(녹야원 인연담)
[선록왕의 보시행(녹야원 인연담)]
如來 前生애 菩薩ㅅ 뎍 주001) 닷 주002) 時節에 善鹿王 【善은 어딜 씨라】 提婆達多 주004) 【提婆達多 調達 주005) 이라】 惡鹿王 주006) 이 외야【惡 모딜 씨라】 各各 五百 眷屬곰 주007) 려 주008) 鹿野苑 주009) 에 사더시니 주010) 【鹿野苑은 일후미라 주011) 】 그 나랏 王 梵摩達 주012) 이 鹿野苑에 山行거늘 주013) 善鹿王 惡 드러 잇더시니 주015) 善鹿王이 王 주016) 나 드러 주017) 샤 주018) 우리 一千 사미 주019) 주그면 고기 물리니 주020) 王이 恩惠 내샤 주021) 주022) 나콤 주023) 供上게 주024) 시면【供上 우희 주025) 받 주026) 씨라】 王도 주027) 고기 좌시고 주028) 우리도 리나 주029) 더 王이 그리라 주031) 야시 주032) 두 물 주033) 內예셔 나콤 闕티 주034) 아니더니 주035) 惡鹿王 무렛 주036) 삿기 주037) 주038) 사미 次第 주039) 다거늘 주040) 그 사미 惡鹿王 삿기 나코 주041) 즉(죽)가지다 주042) 惡鹿王이 듣디 아니 주043) 善鹿王 가아 주044) 善鹿王이 니샤 주046) 슬플쎠 주047) 네 노하 주048) 이시라 주049) 내 네 갑새 주050) 가리라 주051) 시고 걔 주052) 니거시 주053) 王이 무르신대 주054) 對答샤 주055) 오 次第예 암사미 삿기 여셔 주056) 後에 죽가지라 커늘 주057) 목수물(믈) 주058) 뉘 아니 앗길껏 아니라 주059) 갑새 오리 주060) 업슬 주061) 구틔여 주062) 마 주063) 보 供上 闕실까 주065) 야 내 오다 주066) 王이 니샤 어딜쎠 주067) 너도 이런 뒷거늘 주068) 나 주069) 미로다 주070) 고기 외 주071) 아니 머구리니 주072) 외 供上 말라 시고 鹿野苑을 사 치 주073) 주074) 사시니라 주075)
뎍：
행적(行蹟). 행하여 온 일의 자취.
닷：
닦으실. -[修]+(/으)시+ㅭ(관형사형 어미).
월인석보 4:63ㄱ
이 외시고 주003) 외시고：
되시고. 외-[爲]+시+고(나열의 연결어미).
제바달다(提婆達多)：
Tevadatta. 석존의 사촌 아우 혹은 백반왕(白飯王)의 아들. 석존이 성도한 뒤에 출가하여 제자가 됨. 어려서부터 욕심이 많아 출가 전에도 실달태자와 여러 가지 일에 경쟁하여 대항한 일이 많았음. 출가 후엔 부처님의 위세를 시기하여 아사세왕과 결탁, 부처님을 없애고 스스로 새로운 부처님이 되려다가 실패하고 고민 끝에 죽었다 함.
조달(調達)：
제바달다의 다른 이름.
악록왕(惡鹿王)：
제바달다는 전세에 모진 사슴의 왕이었음.
권속(眷屬)곰：
권속씩. 眷屬+곰(‘되풀이됨’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려：
거느려. 인솔하여 리-[率]+아/어(보조적 연결어미).
녹야원(鹿野苑)：
Mṛgadāva. 녹야원(鹿野園), 선인론처(仙人論處), 녹원(鹿苑), 녹림(鹿林) 등 여러 이름이 있음. 석존께서 성도한 지 삼칠일(三七日) 뒤에 처음으로 설법하여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 등 5비구를 제도한 곳으로 중인도 바라내국 왕사성의 동북쪽에 있음.
사더시니：
사시더니. 살-[住]+더(과거시상 선어말어미)+시(주체높임 선어말어미)+니(이유·원인의 연결어미).
일후미라：
땅이름이다. [地](ㅎ종성체언)#일훔[名]+이(서술격조사)+다/라(설명법 종결어미).
범마달(梵摩達)：
제바달다의 전 세상 이름.
산행(山行)거늘：
사냥하거늘. 山行-[獵]+거늘(설명의 연결어미).
월인석보 4:63ㄴ
鹿王이 眷屬과 다 모리예 주014) 모리예：
몰아넣은 곳에. 몰이[廏](평-거, 명사)+애/에(처소의 부사격조사). 중세국어 자료로 처음 보임.→ 18쪽 ‘16) 모리’.
드러잇더시니：
들어 있으시더니. 드시었더니. 들-[入]+아/어(보조적 연결어미)#이시-/잇-[有]+더(과거시상 선어말어미)+시(주체높임 선어말어미)+니(이유·원인의 연결어미).
왕(王)：
왕께. 王+(부사격조사). ‘’는 ‘ㅅ’과 ‘긔’로 분석될 수 있는데 ‘ㅅ’는 유정 존칭 체언에 사용되는 존칭 관형격 ‘ㅅ’이고 ‘긔’는 여격조사이므로 ‘’는 존칭 부사격조사임.
나 드러：
나아가 들어가. 낫-[進](ㅅ불규칙)+아/어#들-[入]+아/어(보조적 연결어미).
샤：
사뢰되. 여쭈시되. -[白]+(/으)시+오/우(양보의 연결어미).
：
함께. 이는 본래 ‘[一]+[時]+/의’. 합성 부사가 되면서 2음절 첫소리 ‘ㅂ’의 역행동화로 1음절 말의 ‘ㄴ’이 ‘ㅁ’으로 동화되어 후대의 ‘’가 됨.
물(*믈)리니：
상하게 되니. 썩게 되니. 므르-/믈-[餒]+이(피동접미사)+니(이유·원인의 연결어미). 이 어간의 표기는 복각 당시의 언어현상으로 보이는 순음 아래 ‘ㅡ’ 모음이 원순모음 ‘ㅜ’로 동화됨을 반영한 것이 아닌가 함. 그리하여 동사 ‘므르-’+‘-이-’인 ‘믈리-’의 활용으로 봄.
내샤：
내시어. 내-[出]+시+아/어(보조적 연결어미).
：
하루. [一日](평-평, 명사).
나콤：
하나씩. 낳[一](ㅎ종성체언)+곰(‘-씩’의 보조사).
공상(供上)게：
지방에서 나는 토산품을 임금에게 바치게. 供上+게(보조적 연결어미). ‘공상’은 지방에서 나는 토산물을 임금에게 바치는 일을 이름.
우희：
위에. 웋[上](ㅎ종성체언)+의(특이 처소의 부사격조사).
받：
받-[奉](ㅂ불규칙)+(/으)ㅭ(관형사형 어미).
：
성한. 신선한. -(평-평, 형용사)+ㄴ(관형사형 어미). ¶ 고와 이랏과 여러 가짓 과시를(杏兒櫻桃諸般鮮果)〈번박 상5〉. 성조가 다른 ‘-’(상-평, 형용사)는 ‘무성하다. 우거지다’의 뜻임. → 28쪽 희귀어(38).
좌시고：
드시고. 잡수시고. 좌시-[食]+고(나열의 연결어미). 이 동사 어간의 발음이 「번역박통사」, 「훈몽자회」에서는 단모음화되어 ‘자시-’로 나타남.
리나：
하루이나. [一日]+이(서술격조사)+나(양보의 연결어미). ‘’의 ‘ㆍ’가 탈락하여 ‘리’로 변동됨.
월인석보 4:64ㄱ
살아지다 주030) 살아지다：
살고 싶습니다. 살-[生]+아/어(선어말어미)+지다(청원의 종결어미). ‘-지라, -지다’는 화자 자신의 일이 이루어지게 해달라는 표현이며 항상 선어말어미 ‘-거/어-’나 ‘-아/어-’가 선행함.
그리라：
그렇게 하라. 그리#-+라(명령법 종결어미).
야시：
하시거늘. -+아/어/야+시+. 연결어미 ‘-아’는 모음조화에 따라 ‘-아/어’로 변하지만 ‘-’ 뒤에서만은 ‘야’로 변화함.
두 물：
두 무리. 두[二](관형사)#물[衆].
궐(闕)티：
빠지지. 궐하지. 闕-+디(보조적 연결어미). ‘궐(闕)-’는 일에 참여하지 않고 빠짐을 뜻함.
：
하루는. [一日]+/은(보조사). ‘’의 ‘ㆍ’가 탈락하여 ‘’으로 변동됨.
무렛：
무리에의. 무리의. 물[衆]+엣(관형격조사).
삿기：
새끼. 삿기[雛](평-거, 명사).
：
밴. -[孕]+ㄴ(관형사형 어미).
차제(次第)：
차례. 순서.
다거늘：
다다르거늘. 다-[到](ㄷ불규칙)+거늘(설명형 연결어미).
나코：
낳고. 낳-[産]+고(나열의 연결어미).
즉(*죽)가지다：
죽고 싶습니다. 죽-[死]+가(과거시상 선어말어미)+지다(청원의 종결어미). ‘가’는 선어말어미 ‘-거-’의 이형태임. ‘즉’은 ‘죽’의 오자로 보임.
아니：
아니하므로. 아니-+ㄹ(이유·원인 연결어미).
가아：
가. 가서. 가-[去]+아/어(보조적 연결어미).
월인석보 4:64ㄴ
대 주045) 대：
사뢰니까. -[白](ㅂ불규칙)+(/으)ㄴ대(조건의 연결어미).
니샤：
이르시되. 니-[謂]+시+오/우(양보의 연결어미).
슬플쎠：
슬프구나. 슬프-[悲]+ㄹ쎠(감탄법 종결어미).
노하：
놓아. 놓-[放]+아/어(보조적 연결어미).
이시라：
있어라. 이시-/잇-[有]+라(명령법 종결어미).
갑새：
대신에. 값[代]+애/에(처소의 부사격조사).
가리라：
갈 것이다. 가겠다. 가-[去]+오/우(의도법 선어말어미)+리(미래시상 선어말어미)+다/라(설명법 종결어미). 여기 어간 ‘가-’는 선어말어미 ‘-오/우-’가 결합되어 그 형태는 드러나지 않았으나, 어간의 성조가 ‘:가-’로 변동된 것임.
걔：
당신이. 갸[‘자기’의 높임말]+이/ㅣ(주격조사).
니거시：
가시거늘. 니-[行]+거/어+시+. 연결어미 ‘-거’에 선어말어미 ‘-시-’가 결합할 때 ‘시거’로 되지 않고 한 형태소 안에 ‘-시-’가 삽입되는, 이런 형태를 불연속 형태소라고 함.
무르신대：
물으시니. 묻-[問]+(/으)시+ㄴ대(조건의 연결어미).
대답(對答)샤：
대답하시되. 對答-+시+오/우(양보의 연결어미).
여셔：
배 있어. 배어서. -[孕]+아/어(보조적 연결어미)#이시-/잇-[有]+아/어(보조적 연결어미).
죽가지라 커늘：
죽고 싶다고 하거늘. 죽-[死]+가(선어말어미)+지라(청원의 종결어미)#-+거늘(설명형 연결어미).
목수물(*믈)：
목숨을. 목숨[命]+/을(목적격조사). ‘물’은 ‘믈’의 오자로 보임.
앗길껏 아니라：
아끼겠는가가 아니라. 앗기-[惜]+ㄹ꺼(ㄹ까)(의문종결어미)+ㅅ(관형격조사)#아니[不](명사)+이(서술격조사)+다/라(연결어미).
오리：
올 이. 올 이가. 오-[來]+ㄹ(관형사형 어미)#이(의존명사)+∅(주격조사).
업슬：
없으므로. 없-[無]+ㄹ(이유·원인 연결어미).
구틔여：
억지로. 구틔여[敢](평-거-거, 부사). 여기서는 ‘구틔여(평-거-평)’로 나타남.
마：
차마. 마(평-거, 부사).
월인석보 4:65ㄱ
내디 몯고 주064) 몯고：
못하고. 몯-+고(나열의 연결어미). 무성폐쇄음 사이에 ‘’가 생략된 것임.
궐(闕)실까：
빠뜨리실까. 闕-+시+ㄹ까(추측의 종결어미). ‘ㅭ가’로 나타나기도 함.
오다：
옵니다. 왔습니다. 오-[來]+(상대높임 선어말어미)+다/라(설명법 종결어미).
어딜쎠：
착하구나. 어딜-[善]+ㄹ쎠(감탄법 종결어미).
뒷거늘：
두어 있거늘. 두었거늘. 두면. 두-[置]+어#잇[有]+거늘(설명형 연결어미). ‘뒷’은 ‘두-’와 ‘잇-’의 비통사적 합성어임.
：
짐승의. [獸]+/의(관형격조사).
미로다：
마음이구나. [心]+이(서술격조사)+오/우+다. 선어말어미 ‘-오/우-’는 서술격조사 ‘-이’ 다음에서 ‘-로-’로 변동됨.
외：
다시. 외[更](평-평, 부사). 앞의 ‘외야’와 같이 부사로 씌었음.
머구리니：
먹을 것이니. 먹으리니. 먹-[食]+오/우(의도법 선어말어미)+리(미래시상 선어말어미)+니(이유·원인의 연결어미).
치：
치는. 기른는. 치-[養]+(현재시상 선어말어미)+ㄴ(관형사형 어미).
：
땅을. [地](ㅎ종성체언)+/을(목적격조사).
사시니라：
삼으셨다. 삼으신 것이다. 삼-[爲]+(/으)시(주체높임 선어말어미)+니(확인법 선어말어미)+다/라(설명법 종결어미).
Ⓒ 필자 | 세조(조선) / 1447년(세조 5)
〔저경〕 復次一切法中皆能成辦不惜身命 是爲身精進 求一切禪定智慧時心不懈惓 是爲心精進 復次身精進者 受諸懃苦終不懈廢 如說 波羅柰國梵摩達王 遊獵於野林中見二鹿群 群各有主 一主有五百群鹿 一主身七寶色 是釋迦牟尼菩薩 一主是提婆達多 菩薩鹿王見人王大衆殺其部黨 起大悲心逕到王前 王人競射飛矢如雨 王見此鹿直進趣已無所忌憚 勅諸從人攝汝弓矢無得斷其來意 鹿王既至跪白人王 君以嬉遊逸樂小事故 群鹿一時皆受死苦 若以供膳輒當差次日送一鹿以供王廚 王善其言聽如其意 於是二鹿群主大集差次各當一日送應次者 是時提婆達多鹿群中 有一鹿懷子來白其主 我身今日當應送死 而我懷子子非次也 乞垂料理使死者得次生者不濫 鹿王怒之言 誰不惜命 次來但去何得辭也 鹿母思惟 我王不仁不以理恕不察我辭 橫見瞋怒不足告也 即至菩薩王所以情具白 王問此鹿 汝主何言 鹿曰 我主不仁 不見料理而見瞋怒 大王仁及一切故來歸命 如我今日天地雖曠無所控告 菩薩思惟 此甚可愍 若我不理抂殺其子 若非次更差次未及之 如何可遣 唯有我當代之思 之既定 即自送身遣鹿母還 我今代汝汝勿憂也 鹿王逕到王門 衆人見之怪其自來以事白王 王亦怪之而命令前問言 諸鹿盡耶 汝何以來 鹿王言 大王仁及群鹿人無犯者 但有滋茂何有盡時 我以異部群中有一鹿懷子 以子垂產身當殂割子亦併命 歸告於我我以愍之 非分更差是亦不可 若歸而不救無異木石 是身不久必不免死 慈救苦厄功德無量 若人無慈與虎狼無異 王聞是言即從坐起 而說偈言 我實是畜獸 名曰人頭鹿 汝雖是鹿身 名為鹿頭人 以理而言之 非以形爲人 若能有慈惠 雖獸實是人 我從今日始 不食一切肉 我以無畏施 且可安汝意 諸鹿得安王得仁信 >(대지도론 권16, 〈대정신수대장경 제25, 178쪽 중~하〉)
[선록왕의 보시행(녹야원 인연담)]
여래 전생에 보살의 행적을 닦으실 시절에 선록왕이 되시고【‘선’은 어질다는 것이다.】 제바달다는【‘제바달다’는 ‘조달’이다.】 악록왕이 되어【‘악’은 모진 것이다.】 각각 오백 권속씩 데리고 녹야원에 사시더니【‘녹야원’은 땅의 이름이다.】 그 나라의 왕 범마달이 녹야원에 사냥하거늘, 선록왕 악록왕이 권속과 다 몰이에 들어 있으시더니, 선록왕이 왕께 나아가서 여쭈시되, “우리 일천 사슴이 함께 죽으면 고기 썩으니 왕이 은혜를 내시어 하루 하나씩 공상하게 하시면【‘공상’은 위에 바치는 것이다.】 왕도 성한 고기 드시고 우리도 하루나(하루라도) 더 살고 싶습니다.” 왕이 그리 하라 하시거늘, 두 무리 안에서 하루 하나씩 빠뜨리지 아니하더니, 하루는 악록왕 무리의 새끼 밴 사슴이 차례 다다르거늘, 그 사슴이 악록왕께 사뢰되, “새끼 낳고 죽고 싶습니다.” 악록왕이 듣지 아니하므로 선록왕께 가서 사뢰니, 선록왕이 이르시되, “슬프구나. 너는 마음 놓고 있어라. 내가 네 대신에 가리라.” 하시고, 〈당신〉 스스로가 가시거늘, 왕이 물으시니 대답하시되, “오늘 차례에 한 암사슴이 ‘새끼를 배어서 〈새끼를 낳은〉 후에 죽고 싶습니다.’ 하거늘, 목숨을 누가 아니 아끼겠는가가 아니라, 〈그〉 대신에 올 이가 없으므로 억지로, 차마 보내지 못하고, 공상을 빠트리실까 하여 내가 온 것입니다.” 왕이 이르시되, “어질구나! 너도 이런 마음을 두었거늘 나는 짐승의 마음이구나. 고기를 다시는 먹지 않으리니 다시 공상 말라.” 하시고, 녹야원을 사슴 치는 땅으로 삼으셨다.
Ⓒ 역자 | 김영배 / 2010년 11월 20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