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월인석보 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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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 월인석보 제4
역주 월인석보 제4

석보(釋譜)란 석가모니의 연보, 즉 부처의 일대기라는 뜻이며, 『석보상절(釋譜詳節)』은 세종 28년(1446)에 소헌왕후가 죽으니 명복을 빌기 위해 아들인 수양대군에게 명하여 펴낸 불교 서적이다. 세종은 『석보상절』을 읽고 각각 두 구절에 따라 찬가를 지어 책으로 펴낸 것이 바로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1447)이다. 수양대군이 임금에 올라 세조 3년(1457) 아들 의경세자가 죽자, 세종과 의경세자의 명복을 빌기 위해 『석보상절』과 『월인천강지곡』의 내용을 증보, 수정하여 세조 5년(1459)에 간행한 것이 바로 『월인석보(月印釋譜)』이다. 조선 전기 훈민정음 연구와 불교학 및 문헌학 연구에 귀중한 자료이다. 모두 30권쯤 된 것으로 추측되나 현재까지 발견된 것은 처음 간행된 권 1, 2, 7, 8, 9, 10, 11, 12, 13, 14, 15, 17, 18, 19, 23, 25와 재간행된 권 4, 21, 22 등 총 19권이다.

김영배

동국대학교 문과대학 국어국문학과 졸업. 동국대학교 대학원 석사, 박사과정 수료(문학박사).

현재 동국대학교 명예교수.

역주위원

  • 월인석보 제4 : 김영배

  • 교열·윤문·색인위원

  • 월인석보 제4 : 박종국·홍현보
  • 편집위원

  • 위원장 : 박종국
  • 위원 : 강병식 김구진 김무봉
  • 김석득 김영배 나일성
  • 노원복 박병천 오명준
  • 이창림 이해철 전상운
  • 정태섭 차재경 최기호
  • 최홍식 한무희 홍민표

역주 월인석보 제4를 내면서

우리 회는 1990년 6월 “한글고전 역주 사업”의 첫발을 내디딘 이래로, 〈석보상절〉 권6·9·11의 역주에 착수, 지금까지 매년 꾸준히 그 성과물을 간행하여 왔다. 이제 우리 회는 올해로써 한글고전 역주 사업을 추진한 지 2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를 맞게 되었으니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최고의 한글 역주 간행 기관임을 자부하는 바이다. 우리 고전의 현대화는 전문 학자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에게도 매우 유용한 작업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앞으로도 이 사업이 끊임없이 이어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금까지 역주하여 간행한 문헌과 책 수는 《석보상절》 2책, 《월인석보》 10책, 《능엄경언해》 5책, 《법화경언해》 7책, 《원각경언해》 10책, 《남명집언해》 2책, 《몽산화상법어약록언해》 1책, 《구급방언해》 2책, 《금강경삼가해》 5책, 《선종영가집언해》 2책, 《육조법보단경언해》 3책, 《구급간이방언해》 5책, 《진언권공, 삼단시식문언해》 1책, 《불설아미타경언해, 불정심다라니경언해》 1책, 《반야심경언해》 1책, 《목우자수심결·사법어 언해》 1책, 《신선태을자금단·간이벽온방·벽온신방》 1책, 《분문온역이해방·우마양저염역병치료방》 1책, 《언해 두창집요》 1책 등 모두 61책이다.

이제 우리가 추진한 “한글고전 역주 사업”은 15세기 문헌을 대부분 역주하고 16세기 문헌까지 역주하는 데 이르렀다. 올해는 그동안 못한 《월인석보》 원간본들을 집중적으로 역주코자 권4, 권13, 권14, 권15, 권21(상), 권21(하)를 간행할 예정이며, 아울러 《삼강행실도》와 《이륜행실도》, 《정속언해, 경민편》을 함께 펴 낼 계획이다. 또한 《영험약초》와 《상원사어첩》을 묶어 1책으로 펴내고, 《언해태산집요》도 함께 펴낼 계획이다. 즉 올해 나올 책은 모두 12책이다.

《월인석보》는 우리 회가 1992년부터 꾸준히 역주 간행하여 왔는데, 그동안 원간본 1, 2, 7, 8, 9, 10, 11, 12, 19, 20, 25(상·하)권을 역주하여 출판하였고, 중간본 제22, 23권도 펴내었다. 잘 알다시피 월인석보(月印釋譜)는 조선 세조가 돌아가신 부모님과 세조 3년(1457) 9월에 세상을 떠난 큰아들 도원군의 명복을 빌기 위하여, 〈월인천강지곡〉과 〈석보상절〉을 합편하여 세조 5년(1459)에 발간한 것으로 추정하는 책이다. 모두 25권으로 된 목판본이다.

책의 체제는 〈용비어천가〉를 본떠서 〈월인천강지곡〉을 본문으로 하고, 〈석보상절〉을 설명 부분으로 하여 합편하였는데, 합편에서는 단순한 합편이 아니라 조권(調卷)도 다르고 글 내용에도 상당한 변개(變改)를 가하였고, 문장과 표기에도 상당한 수정을 가하였으니, 〈월인석보〉의 문장과 표기법을 보면, 〈월인천강지곡〉은 한자(漢字)와 독음(讀音) 표기의 주종(主從) 관계 위치, 한자음 종성 ‘ㅇ’자의 유무, 협주의 추가, 어구의 수정 등 부분적 변개와 곡차(曲次)의 변동이 있고, 〈석보상절〉은 대폭적인 수정을 가하였으니, 특히 문장 표기에 있어서 〈석보상절〉에서는 우리 토박이말로 되어 있던 것을 이 〈월인석보〉에서는 한자말로 상당한 부분을 바꿔 놓았다. 전체 문장의 표기는 거의 완벽하게 연철(連綴) 표기이나 몇 개의 분철(分綴) 표기가 보인다. 이 책은 〈석보상절〉과 함께 훈민정음 창제 직후의 산문(散文) 자료일 뿐만 아니라 15세기의 언어와 불교학, 서지학 연구 등에 귀중한 자료가 된다.

이번에 역주를 완료한 권4(복각본)는 본디 대구에 사시는 김병구 님께서 소장하고 계시던 복각본으로서 우리 회가 영인을 의뢰하였는데, 최근에 이 책이 청주고인쇄박물관으로 옮겨져 그곳에서 소장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에 또 다시 박물관장께 정중히 의뢰한 바, 쾌히 승낙하여 주심으로써 이를 저본으로 역주하고 부록에 싣게 되었다. 이 자리를 빌어 김병구 님과 청주고인쇄박물관 관장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아울러 자료를 구하는 데 힘써 주시고, 이 글을 역주 집필하여 주신 동국대학교 김영배 명예교수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본 역주 사업을 위하여 지원해 준 교육과학기술부에도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이 책의 발간에 여러모로 수고하여 주신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2010년 11월 20일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회장 박종국

일러두기

1. 역주 목적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을 창제하신 이후, 언해 사업이 활발히 전개되어 우리 말글로 기록된 다수의 언해류 고전과 한글 관계 문헌이 전해 내려오고 있으나, 말이란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이어서 15, 16세기의 우리말을 연구하는 전문학자가 아닌 다른 분야 학자나 일반인들은 이를 읽고 이해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현대어로 풀이와 주석을 곁들여 도움을 줌으로써 이 방면의 지식을 쌓으려는 일반인들에게 필독서가 되게 함은 물론이고, 우리 겨레의 얼이 스며 있는 옛 문헌의 접근을 꺼려하는 젊은 학도들에게 중세국어 국어국문학 연구 및 우리말 발달사 연구 등에 더욱 관심을 두게 하며, 나아가 주체성 있는 겨레 문화를 이어가는 데 이바지하고자 함에 역주의 목적이 있다.

2. 편찬 방침

(1) 이 〈월인석보 제4〉 역주는 본디 대구 김병구 님께서 소장하고 계시던 때에 영인 자료를 사용코자 의뢰하였는데, 그 소장본이 청주고인쇄박물관으로 옮겨져 그곳에서 소장하고 있음을 알게 되어, 다시 의뢰하여 쾌히 승낙을 받은 바 있다. 이 영인자료를 저본으로 하면서, 국립국어원에서 제작한 그 사진 자료(PDF)를 뒤에 실었다.

(2) 이 책의 편집 내용은, 원문의 순서가 〈월인천강지곡〉을 먼저 싣고, 다음에 그에 해당하는 〈석보상절〉을 이어 붙였는데, 사이사이에 협주(夾註) 쌍행(雙行) 세문(細文)이 이어지므로 내용에 맞추어 끊어서, 〈월인천강지곡〉과 〈석보상절〉, 그리고 협주를 각각 세 단계 다른 글자 크기로 편집하였다.

(3) 원문은 네모 틀에 넣어서 현대문 풀이와 구분하였으며, 현대문 밑에 주석을 달아 설명하여 독자가 바로 참고하기에 편리하도록 하였다.

(4) 원문의 근거가 되는 경전〔底經〕을 찾아 원문 밑에 이어 점선 네모 틀로 보였다. 저경의 출처는 여러 쪽에 이어지는 것도 있으므로 해당 인용문의 끝에 밝혀두었다. 저경 인용문 중에 (…) 안 부분은 번역되지 않은 것을 나타내고, (일부 미상)은 간단한 인용들로 일일이 찾지 못한 것이다.

(5) 원문의 동국정운식 표기와 방점은 없애고, 문장에 맞게 띄어쓰기를 하였으며, 원전과 비교하여 찾아보는 데 도움이 되도록 원문의 쪽마다 시작되는 글자 앞에 원문의 장(張)·앞[ㄱ]·뒤[ㄴ]쪽 표시를 아래와 같이 나타냈다.

(보기) 제5장 앞쪽이 시작되는 글자 앞에:… 便安케 호려 5ㄱ커시든 …

(6) 현대역은 옛글과 ‘문법적으로 같은 값어치’의 글이 되도록 직역을 위주로 하였으며, 작은 글씨 2행 협주가 중첩적으로 나타날 때는 같은 크기의 글자로 하되, 원문에 없지만 첫 번째 협주 부분을 【 】 표시로 구분하였다. 또 【 】 안의 주석 부분은 ≪ ≫, 다시 ≪ ≫ 안의 주석은 ⋘ ⋙으로 표시하였다. 주해에 쓰인 알파벳은 대체로 산스크리트어[범어]로 따로 표시하지 않았으며, 고유명사는 첫 글자를 대문자로 나타냈다.

(7) 원문 자료가 훼손되어 보이지 않는 글자 중 자료를 통하여 확정할 수 있는 글자는 ( ) 안에 넣어 밝혔으며, 전혀 알 수 없는 글자는 그 자리를 □로 표시하였다.

(8) 찾아보기 배열순서는 다음과 같다.

① 초성: ㄱ ㄲ ㄴ ㄷ ㄸ ㄹ ㅁ ㅱ ㅂ ㅃ ㅲ ㅳ ㅄ ᄢ ᄣ ᄩ ㅸㅅ ㅆ ㅺ ㅼ ㅽ ㅿ ㅇ ㆀ ㆁ ㆆ ㅈ ㅉ ㅊ ㅋ ㅌ ㅍ ㅎ ㆅ

② 중성: ㅏ ㅐ ㅑ ㅒ ㅓ ㅔ ㅕ ㅖ ㅗ ㅘ ㅙ ㅚ ㅛ ㆉ ㅜ ㅝ ㅞ ㅟ ㅠ ㆌ ㅡ ㅢ ㅣ ㆍ ㆎ

③ 종성: ㄱ ㄴ ᅛ ㄵ ㄶ ㄷ ㄹ ꥤ ꥦ ꥨ ꥩ ㄽ ㅬ ㄾ ㄿ ㅀ ㅭ ㅀ ㅁ ꥯ ꥱ ㅰ ㅂ ㅄ ㅅ ㅺ ㅼ ㅿ ㆁ ㅈ ㅊ ㅋ ㅌ ㅍ ㅎ

『월인석보』 제4에 대하여

김영배(동국대학교 명예교수)

1. 머리말

이 『월인석보』 제4(복각본)가 세상에 알려진 지도 10여 년이 지났으며, 그 동안 소장자의 호의로 경북대학교 출판부에서 1997년에 영인하면서, 그 부록으로 남권희 교수의 “〈월인석보〉 권4 복각본의 형태와 서지”와 김동소 교수의 “〈월인석보〉 권4의 연구”로 해서, 이 방면의 연구자들에게는 ‘이 문헌(『월인석보』 제4를 이렇게 부름, 이하 같음)’에 대하여 웬만큼 알게 된 것은 다행한 일이었다. 이번에 전문을 역주하면서 위의 두 글에 의지한 바가 큼을 여기에 밝히며, 두 분께 사의를 표한다.

2. 서지와 내용

2.1. 형태 서지

본시 ‘이 문헌’의 소장자는 대구의 김병구(金秉九) 님이었으나, 2010년 4월 현재는 ‘청주고인쇄박물관’으로 바뀌었음을 이번의 실사(4월 23일)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이 문헌’의 형태 서지를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표지 : 이는 복각본 인쇄 당시의 표지는 아니라고 보며, 전 소장자(?)가 소장하게 되면서 새로 제본한 듯, 짙은 갈색의 비단 무늬를 입힌 5침안정법(五針眼訂法) 장정(裝幀)으로 되어 있음.

책 크기 : 32.5×21.9cm

반광(半匡) : 21.9×17.8cm

판식(板式) : 4주(周) 단변(單邊) 유계(有界)

판심(板心) : 대흑구(大黑口) 상하(上下) 내향(內向) 흑어미(黑魚尾)

판심제(板心題) : 月印釋譜 四(월인석보 4)

판각(板刻) : 원본에 충실한 복각본(覆刻本)이다. 판식과 지질, 판각 상의 마모(磨耗)나 목리(木理)의 상태로 보아 대체로 16세기 초~중반의 시기로 추정한다.

행관(行款) : 월인천강지곡 부분 - 7행 14자(큰 글자)

석보상절 부분 - 7행 15자(공격 제외, 중간 글자)

협주(夾註) 부분 - 쌍행(雙行) 15자(공격 제외, 작은 글자)

장차(張次) : 66장(1장 전면에서 66장 후면), 67장 이후 낙장

1~15장은 원 책장에 배접(褙接)하여 제본,

16~59장은 원 책장 그대로,

60~66장은 원 책장에 배접하여 제본한 것임.

훼손 상태 : 1장 전면이 훼손 상태가 심해서 2행과 5, 6, 7행이 적게는 4자에서 많게는 11자에 이르기까지 지편이 떨어져 나가고, 2장 이하로 가면서 차차 훼손 부분이 조금씩 적어지며, 9장 전면 7행 끝의 4자(3자는 남은 글자로 복원 가능, 1자는 문맥으로 복원 가능) 훼손으로 끝난다. 책 뒤는 두 장(65장 전, 후면에 한두 글자, 66장 전면에 두어 글자, 후면에 8자)이 조금 훼손되었다.

이 밖에 남권희(1997)에는 판식의 흑구와 흑어미 사이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횡선(橫線)’에 대한 조사, 판심 아래 흑구 부분에 새겨진 여러 가지 각수(刻手)(6명 이상)의 표시를 조사 정리한 것이 있다. 또한 제17장 후면, 변란 아래의 묵서(墨書)는 ‘이 문헌’을 읽고 공부하던 이가 쓴 것으로, ‘丙字 誤 甲字 是 學者的 甲辰的觀’(이하 해독 불능)을 언급해 놓았다.

2.2. 내용

‘이 문헌’은 잘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 운문의 〈월인천강지곡〉을 주로 하고, 산문의 〈석보상절〉은 그 해설로 되어 있다. 김동소(1997:139)에서는 내용을 6단락으로 나누었으나, 이 글에서는 ‘월인천강지곡’을 먼저 놓고, 이에 대한 ‘석보상절’ 내용을 다음에 둔, ‘이 문헌’의 찬집의 의도에 따라서, 내용을 Ⅰ~Ⅷ 단락으로 나누어, 각 단락을 ① 본문의 장차(張次), ② 내용의 개략, ③ 저경(底經)과 그 출처 등을 차례로 보였다.

Ⅰ-① 월인천강지곡 기 67~기 74〈1ㄱ3~4ㄴ2〉(1장 전면 3행, 이하 이와 같음.)

석보상절 〈4ㄴ3~14ㄴ〉

② 구담(瞿曇)이 보리수 아래서 무상정각을 이루려 할 제, 마왕 파순이 미인계로 그의 세 딸을 보내어 구담을 항복시키려 하는 등 여러 차례 수도를 방해하나, 번번이 물리쳐서 도리어 마왕을 굴복시키고 정각을 이룸.

③ 석가보(釋迦譜) 석가강생석종성불연보(釋迦降生釋種成佛緣譜) 제4의 3, 〈대정신수대장경 제50, 31~34쪽〉.

Ⅱ-① 월인천강지곡 기 75~기 78〈15ㄱ1~16ㄴ6〉

석보상절 〈16ㄴ7~38ㄱ4〉

② 여래 열반 후, 정법은 가섭존자, 아난존자, 상나화수존자, 우바국다존자에게 차례로 맡겨졌다. 우바국다존자가 마돌라국에서 설법하려 할 때, 마왕 파순이 진주를 뿌려서 사람들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등으로 방해하다가 도리어 교화를 받고 하늘로 올라가고, 돌라 성중의 수많은 사람들이 우바국다의 설법을 듣고 출가하여 아라한을 얻게 됨.

③ 아육왕전(阿育王傳) 권5, 상나화수인연(商那和修因緣) 제9〈대정신수대장경 제50, 118하~120중〉.

Ⅲ-① 월인천강지곡 기 79~기 81〈38ㄱ5~39ㄴ2〉

석보상절 〈39ㄴ3~43ㄴ5〉

② 세존이 2월 초이레, 마왕을 항복시키고 입정(入定)하여 삼명(三明), 육신통(六神通)을 얻고 팔정도(八正道)를 이루시며, 십팔불공법(十八不共法), 십신력(十神力), 사무외(四無畏)를 득하시니, 무량한 일체 중생과 모든 고취(苦趣)들이 다 기뻐함.

③ 석가씨보(釋迦氏譜) 법왕화상(法王化相) 오도승시적(悟道乘時迹) 단혹성각상(斷惑成覺相) 〈대정신수대장경 제50, 92쪽 상〉.

Ⅳ-① 월인천강지곡 기 82〈43ㄴ6~44ㄱ4〉

석보상절 〈44ㄱ5~44ㄴ〉

② 탄왕(彈王)이 여래께 “여래의 공덕은 누가 증명하느냐”라고 여쭈니, 육종진동(六種震動)하여 지신(地神)이 〈솟아나와〉 “내가 증명한다”고 함.

③ 저경 미상

Ⅴ-① 월인천강지곡 기 83〈45ㄱ1~45ㄴ1〉

석보상절 〈45ㄴ2~46ㄴ6〉

② 정각을 이루신 여래께서 적멸도량(寂滅道場)에 계셨는데, 41위 법신대사(法身大士)와 천룡팔부(天龍八部)가 구름같이 모여들어 노사나신(盧舍那身)을 나타내시어 화엄경(華嚴經)을 설하시니, 그 이름이 돈교(頓敎)임.

③ 불조통기(佛祖統紀) 권3, 교주석가모니불본기(敎主釋迦牟尼佛本紀) 제1의3 상, 〈대정신수대장경 제49, 149쪽 상〉.

Ⅵ-① 월인천강지곡 기 84〈46ㄴ7~47ㄱ6〉

석보상절 〈47ㄱ7~49ㄱ7〉

② 여래께서 깨달아 얻으신 묘법을 중생들이 모를 것이니, 차라리 열반에 드시려 했는데, 대법천왕을 비롯한 여러 천왕과 천중들이 허공에서 내려와 간절히 설법을 청하매 삼승(三乘)을 설법하게 되니, 시방(十方)의 부처들이 내려와 찬탄하심.

③ 석가보 석가강생석종성불연보 제4의 4, 〈대정신수대장경 제50, 36쪽 중~하〉.

Ⅶ-① 월인천강지곡 기 85~기 92〈49ㄴ1~52ㄴ7〉

석보상절 〈53ㄱ1~62ㄱ5〉

② 여래께서 득도하신 지 마흔 아흐레가 되도록 공양하는 이가 없었다가, 차리니가 숲에서 가부좌하고 있을 적에, 북인도의 두 장사꾼이 지나다가 와서 공양을 받고, 그들에게 머리터럭과 손톱을 주어 고향에 돌아가 탑을 이루게 함.

③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권32, 이상봉식품(二商奉食品) 하, 〈대정신수대장경 제3, 801쪽 상~803쪽 중〉.

Ⅷ-① 월인천강지곡 기 93〈62ㄱ6~62ㄴ5〉

석보상절 〈62ㄴ6~66ㄴ, 미완인 채, 이하 낙장〉

② 석존 전세, 선록왕(善鹿王) 시절에 새끼 밴 사슴의 사정을 듣고 선록왕이 그 대신 범마달왕에게 공상되어서는 거꾸로 범마달왕을 교화하는 이야기와, 인욕선인(忍辱仙人) 시절에 가리왕에게 수족을 베이는 이야기.

③ 대지도론(大智度論) 권16, 〈대정신수대장경 제25, 178쪽 중~하〉.

현우경(賢愚經) 권2, 찬제바리품(羼提波梨品) 제12, 〈대정신수대장경 제4, 359쪽 하~360쪽 상〉.

3. 희귀어

‘이 문헌’에 나오는 희귀어에 대하여는 앞서에도 언급한 바와 같이, 김동소(1997)의 ‘희귀어 1~36’에 다 언급된 것을 그대로 따르는 것도 있고 중복되는 것도 있으나, 필자는 그에 대해서 좀더 보충한다든지, 고어사전에 수록해야 할 예문을 살펴보고, 필자가 더 추가한 ‘37, 38, 39’를 고찰하기로 한다.

먼저 희귀어는 체언과 용언의 기본형, 부사 등을 표제어로 하여, 품사, 뜻, 예문과 출처를 밝히고, 표제어에 방점은 붙이나, 동국정운식 한자음은 줄이기로 한다. 아울러 이 어휘가 종래의 문헌에 보이지 않는 최초의 용례라든가, 종래의 문헌에 씌었다 하더라도 사전에 실려 있는 용례가 ‘이 문헌’보다 후대의 것이라든지 등을 밝히려 한다.

1) 로거·티·다 (동) 가로 넘어뜨리다.

波旬은 魔王ㅅ 일후미니  모디다 논 디라 부톄 衆生 便安케 호려 커시든 거티며 쥬 부텻 法을 호거든 아례나 어즈려 罪  클 모디다 니라〈월석 4:4ㄴ~5ㄱ〉

이 동사는 종래의 문헌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 새로 고어사전에 등록해야 할 것이다. 그 구성은 ‘〔橫〕+거티〔蹶, 跌〕로 분석되고, 뜻은 ‘가로 넘어뜨리다’를 그대로 따른다. 김동소 교수는 여기에 의미상으로는 경상도 방언 ‘갈거치다/걸거치다(방해하다, 불편을 주다)’에 가까울 가능성을 언급했다.

2) · (명) 콩팥. 신장(腎臟).

五臟( )과 肝과 (만하와) 부하와 ·기·라〈월석(복) 4:7ㄱ~ㄴ〉

cf. 腎  신〈훈몽 상:14ㄱ〉

腎  안 오장앗(앳) ·치·라〈구급간 3:75ㄴ〉

이 어휘는 위에 보인 것처럼, 종래 16세기의 『훈몽자회』(1527)와 『구급간이방』(1489)의 16세기 복각본으로 ‘, ’의 독립형은 알려졌으나, 그 곡용형은 ‘이 문헌’의 용례가 처음이다. 따라서 사전에 합성어 ‘·’으로 등록되어야 할 것이다.

3) 슬·히 (명) ? 수레바퀴 모양의 무기.

너희 獄卒와《獄卒 地獄앳 罪人 달호 거시라》 阿鼻地獄앳 연자 갈히며 슬·히·며 火爐ㅣ며 다 가져 閻浮提로 오라 야 뫼호고 魔王 波旬이 구세딜어 리 瞿曇이 害라 니《害 주길 씨라》 우흐로셔 브리며 더 쇠며 갈히며 슬·히·며 잠개히 虛空애 섯비주 菩薩 갓가 오 몯더니〈월석 4:11ㄴ~12ㄱ〉

汝等獄卒及閻羅王 阿鼻地獄刀輪劍戟火車爐炭 一切都舉向閻浮提 魔王震吼勅諸兵衆 速害瞿曇 上震大雷雨熱鐵丸 刀輪武器交橫空中 然其火箭不近菩薩 【釋迦譜 釋 迦降生釋種成佛緣譜 第四之三(出 觀佛三昧經)】 〈『대정장(大正藏)』 제50권, 32쪽 상〉

이 명사는 그 독립형을 ‘슳’과 슬히’ 어느 쪽으로 보아야 할지 확실치 않아서 다른 용례가 새로운 문헌에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뜻은 저경으로 보이는 위의 인용문에 찾아보면 밑줄 친 ‘刀輪’에 해당하므로, 고대의 무기에 이런 것이 있었는지 알 수 없으나, 현재로서는 ‘수레바퀴 모양의 무기’를 그대로 따른다.

4) 구세디르·다 (동) 벼락같이 소리지르다.

魔王 波旬이 구세딜·어 리 瞿曇이 害라 하니〈월석 4:12ㄱ〉

이의 저경은 3)에 보인 것 중의 일부, 곧 ‘魔王震吼勅諸兵衆 速害瞿曇’에 해당되는 부분인데, 저경이 1대 1의 번역은 아니지만 여기서는 ‘震吼’에 대응된다. 이를 ‘벽력같이 소리 지르다’로 한 바, 필자를 다만 ‘벼락’만을 현대어와 같이 했을 뿐이다. 이도 새로이 사전에 등록되어야 할 것이다.

5) 빚다 (동) ? 섞여 횡행하다.

우흐로셔 브리며 더 쇠며 갈히며 슬·히·며 잠개히 虛空애 섯비주· 菩薩 갓가 오 몯더니〈월석 4:12ㄱ〉

cf. 바디 아니며 빗디 아니며(不縱不橫)〈원각 상1의2:117ㄴ〉

빗근 남 라 나마시니(于彼橫木又飛越兮)〈용가 86〉

橫 빗글씨니 橫死 제 命 아닌 일로 주글씨라〈석상 9:22ㄱ〉

이 동사도 앞의 3)의 예문에 나오는바, 그 저경의 ‘上震大雷雨熱鐵丸 刀輪武器交橫空中 然其火箭不近菩薩’에서 ‘섯비주’는 ‘-〔混〕+빚〔?〕+(오/우)’로 분석될 것이므로 그 어간은 ‘빚-’이 될 수밖에 없는데, 김동소(1997)에서는 ‘섯빚-’을 ‘交橫’으로 보아 ‘-’과 새로운 형용사 (?)‘빚-〔橫〕’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 ‘빚-’은 아무래도 ‘-〔橫〕’과 관련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낫지 않을까? 이 ‘빗-’은 모음 어미 앞에서는 ‘-’으로 쓰였으므로 당시 ‘-’이란 형용사도 쓰였다고 충분히 상정할 수 있다. 그 뜻은 그대로 김동소 교수의 ‘섞여서 횡행함’이라도 무방할 것이다.

6) 환··다 (형) 시원하다.

菩薩이 眉間앳 터리 기 드르샤 阿鼻地獄 견지시니 터리예셔 큰 므리 브 한 브리 간 디거늘 罪人히 보고 제여곰 지 罪 아라 미 환야 南無佛을 일니〈월석 4:12ㄴ~13ㄱ〉

是時菩薩徐舉眉間毫擬阿鼻地獄 令罪人見白毫流水 注如車軸大火暫滅 自憶前世所作諸罪 心得清涼稱南無佛(석가보 석가강생석종성불연보 제4의3)〈대정신수대장경 제50, 32쪽 상〉

cf. 暢 싀훤 씨오〈석상 24:20ㄴ〉

이 형용사는 참고로 보인 『석보상절』의 ‘싀훤-’에서 제1음절 주모음 ‘/으’의 교체형임을 쉬 알 수 있고, 이는 ‘싀원-〉시원-〉시원하-’로 변천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저경으로 보는 『석가보』의 밑줄 친 ‘淸凉’의 번역으로도 잘 대응된다.

7) 블눋다 (동) 불에 눋다.

八萬 四千 天女히 魔王 보니 블누른 나모 고 오직 菩薩ㅅ 白毫相光 울워〈월석 4:14ㄱ〉

八萬四千天女視波旬身狀如木 但瞻菩薩白毫相光 無數天子天女皆發無上菩提道意(석가보 석가강생석종성불연보 제4의3)〈대정신수대장경 제50, 32쪽 상〉

cf. 茱萸와 木瓜와 소곰 各 半 兩  봇가 눋게 야 몬져 沙甁에 믈 서 되 다마 글혀〈구급방 상:31ㄴ〉

누를 쵸〈훈몽 하:6ㄴ〉

이 항목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

8) 헤듀·티·다 (동) 훼방하다.

세찻 說法 나래 나랏 사미 다 모다 왯더니 魔王이  류 天女를 라 모 사  어즈려 나토 得道 몯게 고 魔王이  깃거 닐오 毱多 說法을 잘 헤듀·티과·라 더니〈월석 4:19ㄴ~20ㄱ〉

第三日國土人盡來雲集聞尊者說法 (初雨真珠第二雨金寶第三日)魔王化作天女 作天伎樂惑亂人心 未得道者心皆惑著於天樂 乃至無有一人得道 如是魔大歡喜而作是言 我能破壞優波毱多說法(아육왕전 권제5, 상나화수인연)〈대정신수대장경 제50, 118쪽 하〉

이 항목도 그대로 따른다.

9) : 주·검 → ‘세 주검’의 오자임.

尊者ㅣ 만히 주근 얌과 주근 가히와 주근 사과 세 가짓 주거로 花鬘 라 魔王손 가져 니거늘 魔王이 보고 깃거 닐오 優婆毱多도 내손 自得  몯 놋다 고 머리 내와다 花鬘 바다 毱多ㅣ  주거므로 魔王 모 대 魔王이 세 주거믈 보고 닐오 엇뎨 이 주거믈 내 모 다〈월석 4:21ㄱ~ㄴ〉

尊者優波毱多以三種死屍 一者死蛇二者死狗三者死人 以此三種化作花鬘即往魔所 魔見歡喜而作是言 優波毱多於我亦不得自在 魔即申頭受其花鬘 優波毱多以三屍結於魔項 魔見三屍著項而作是言 豈應捉是死屍著我項許耶(아육왕전 권제5, 상나화수인연)〈대정신수대장경 제50, 118쪽 하~119쪽 상〉

우선 이 대목은 결론적으로, 한 단어가 아니라, ‘관형사+명사’의 한 구로 이루어진 것임을 전제로 하고 논의를 시작한다. 곧, ‘ 주거므로’의 ‘’는 김동소 교수의 언급처럼 오각임을 필자도 동의하면서 좀 더 그 실상을 알아보기로 한다.

요컨대 이 예문의 줄거리는 ‘존자가 세 가지 주검으로 된 화만을 마왕의 목에 매니, 마왕이 세 주검을 어찌 내 목에 맸는가?’라고 물은 것이다. 여기 ‘세 (가지) 주검’이란 말이 세 번 공통점은 세 번 다 ‘주거(/므)로’를 수식하는 관형어가, 첫 번째와 세 번째는 ‘세 (가짓)’와 ‘세’로 공통되나, 두 번째는 마땅히 ‘세’가 쓰일 자리에 ‘’가 쓰인 것이다. 그리하여 뜻이 통하지 않게 되었으므로 불가불 다른 글자로 보아야 함을 요구하는 것이다. 더구나 그 저경을 보면, 해당되는 부분이 각각 ‘삼종사시(三種死屍), 삼시(三屍), 삼시(三屍)’로 대응되므로 예문의 밑줄 친 두 번째 ‘ 주거므로’의 ‘’는 오각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면 이 글자는 무슨 글자의 오각이냐가 문제이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글자는 문맥에 따라서 ‘세’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방점도 상성 ‘:세’에 맞는 것이다.

여기에 좀 더 부연하자면, 당시의 필사는 모두 붓글씨에 의한 것인데, 어떻게 해서 ‘세’에서 ‘’로 잘못 썼을까? 그 답은 비교적 간단히 짐작할 수 있다. 두 글를 쓰는 차례에 따라 단음(單音)으로 갈라서 써놓으면, ‘ㅅ, ㅓ, ㅣ’와 ‘ㅅ, ㄱ, ㅣ’가 되는데, 여기서 각각의 첫째와 세째 글자는 문제가 없으므로 제외하면, 남는 ‘ㅓ’ 자와 ‘ㄱ’ 자가 오자가 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하겠다. 곧 ‘ㅓ’ 자를 씀에 있어서 세로의 획 윗부분을 정확하게 쓰지 않는다면 그 모양이 ‘ㄱ’ 자와 비슷해질 가능성이 있음에 오자 발생의 근거가 된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면 이런 오각은 언제 이루어진 것인가? 이는 지금 전래되는 관판본(官板本)인 초간본(1459)을 보아서 적어도 당시에는 제대로 되었다고 보며, 이 복각본이 이루어진 16세기 당시에 오각된 것으로 보려는 것이다. 이 ‘탈획·오자’에 대해서는 김동소(1997:142)에 “다른 16세기 복각본들처럼 상당수의 탈획과 오자가 나타난다.” 하고, 조사한 것을 제시해 놓은 것이 참고된다.

10) 닉:젓·다 (형) 익숙하다. 타당하다. 가능하다.

히 蓮ㅅ 불휘로 須彌山 여 려니와 이 글오려 호 닉:젓·디 아니니라 魔王이 닐오 너옷 몯 그르면 내 뉘그 가료〈월석 4:24ㄱ〉

寧以藕根懸須彌山欲解此縛無有是處 魔語梵王言汝不能解我當歸誰(아육왕전 권 제5, 상나화수인연)〈대정신수대장경 제50, 119쪽 상〉

‘닉〔熟/慣〕+:젓-(접미사, 뜻: -쩍다, -롭다, -스럽다)’로 보아 ‘익숙하다’를 따른다.

11) ·:되·다 (형) 뜻이 굳다. 뜻이 강하다. 완고하다.

驕慢 ·되·야  업시울 씨라〈월석 4:25ㄴ〉

이 형용사는 협주 ‘교만(驕慢)’의 풀이인데, 그 구성은 ‘·〔意〕+:되-〔甚, 急, 固〕’의 합성어이며, ‘뜻이 굳다. 뜻이 강하다. 완고하다.’로 풀이한 데 그대로 따른다. 다만, ‘:되-’의 방점이 여기서는 평성으로 된 것이 미진한 점이다. 종래의 문헌에 보이지 않으므로 새로 표제어로 올려야 할 것이다.

12) 뎐디·위·다 (동) 전하여 알리다.

네찻 說法 나래 魔王이 尊者 몯 니저 하로셔 려와 뎐디위호 艱難티 마오져 며 하해 나고져 며 涅槃 得고져 거든 다 尊者 優波毱多 가라 如來ㅅ 說法을 몯 보거든  尊者 優波毱多 가라 더라〈월석 4:36ㄴ~37ㄴ〉

第四日魔憶念 尊者身自宣令恩德從天來下 欲破貧窮欲生天欲得涅槃 當詣尊者優波毱多所 不見如來大悲說法者 亦當詣尊者優波毱多所(아육왕전 권5 상나화수인연 제9)〈대정신수대장경 제50, 사전부 120쪽 상〉

cf. 한아비 부텻 法 뎐디··야 니 려오미 한아비 짒일 뎐디··야 子孫애 니 려오미 〈석상 24:4ㄴ〉

이제 구의 장 嚴謹야 人家애 디위여 선 아니완 사을 브티디 못게 니 네 비록 요동 사이로라 나 내 밋디 못여라(如今官司好生嚴謹 省會人不得安下面生歹人 你)誰說遼東人家 我不敢保裏)〈노걸 상:44ㄴ~45ㄱ〉

이 동사는 전래 문헌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 참고에 보인 두 동사 ‘뎐디-(傳知, 전해 맡기다)’와 ‘디위-(知委, 알리다)’를 합해 놓은 듯하다고 한바, 다른 자료가 나타나기 전까지 ‘전하여 알리다’로 추정해 두는 데 동의한다.

13) 섭섭얼현다 (형) ? 정하지 않다. 부실하고 데면데면하다. 부실하고 침착하지 못하다.

十八不共法은 열여듧 가짓 아니  法이니 부톄 오 두시고 二乘과 디 아니 씨라 나핸 모매 뎌기 허믈 업스샤미오 … 다샌 섭섭얼현  업스샤미오 여스센 … 열여들벤 이 劫엣 이 아실 씨라〈월석 4:41ㄴ~42ㄴ〉

이 ‘섭섭얼현-’의 뜻을 알아보기 전에 위에 나오는, 불교의 ‘십팔불공법(十八不共法: 부처님께만 있는 공덕으로 이승(二乘: 보살에게는 없는 열여덟 가지)의 출전을 소개한다.

‘십팔불공법’은 흔히 거론되는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여기 인용한 마하반야바라밀경(摩訶般若波羅蜜經) 권 제5 광승품(廣乘品) 제19〈대정신수대장경 제8 반야부(4) p.255 하~256 상〉이고, 다른 하나는, 불교학 개론류에 흔히 쓰이는 것으로, 대비바사론(大毘婆沙論) 제17의 ‘십팔불공법(十力과 四無所畏와 三念住와 大悲)’이다.

여기서 위 예문의 원문을 차례로 보면 다음과 같다.

1. 諸佛身無失, 2. 口無失, 3. 念無失, 4. 無理想, 5. 無不定心, 6. 無不知己捨心, 7. 欲無減, 8. 精進無減, 9. 念無減, 10. 慧無減, 11. 解脫無減, 12. 解脫知見無減, 13. 一切身業隨智慧行, 14. 一切口業隨智慧行, 15. 一切意業隨智慧行, 16. 智慧知見過去世無閡無障, 17. 智慧知見未來世無閡無障, 18. 智慧知見現在世無閡無障

김동소 교수는 이 원문을 참고로 ‘섭섭얼현’을, ‘무부정심(不無定心)’에서 ‘무심(無心)’을 뺀 나머지 ‘不定’에 대응되는 것으로, 그 뜻을 ‘정하지 않은’으로 보았으나, 자세치 않다고 했다.

이 ‘섭섭얼현-’를 분석한다면, ‘섭섭-[1)섭섭하-, 허전하-, 2)부실하-, 착실치 아니하-, 허무하-]’에서 그 어근 ‘섭섭’에 ‘얼현-[어련하-, 데면데면하-, 범연하-]’가 결합된 비통사적 합성어이다. 그러므로 그 뜻도 여기 괄호 안에 보인 현대어의 뜻과 관련되는 것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필자는 그 뜻을 ‘부실하고 데면데면하다/ 부실하고 침착하지 못하다’ 로 추정해 보지만, 이는 좀 더 궁구(窮究)할 문제다.

한편, 〈법화경언해〉 권2 19ㄴ~20ㄱ에도 이 대목이 있는데, 문제의 5)는 ‘一定티 못  (업스샤미오)’로, 한자 ‘부정심(不定心)’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그러므로 ‘이 문헌’의 ‘섭섭얼현-’는 고유어로 바꾸느라 고심한 결과가 아닌가 한다.

다음은 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서, 종래 불교계에서는 ‘십팔불공법’을 어떻게 보았는지를 불교사전에서 찾아보았다. 광복 전부터 학계에 알려진, 대불교사전은 일본(日本)의 〈망월불교대사전(望月佛敎大辭典, 8권 초판 1933, 증정판 1954, 증정 4판 1967〉이 있다. 여기 ‘십팔불공법(十八不共法 2361쪽~2366쪽)’ 항목에는 그 출전이 대품반야경 권5 광승품(廣乘品)으로 되어 있고, 이어서 이에 대한 해석을 대지도론(大智度論) 제26에서 옮긴 것이 있다.

... 十八不共法 (一) 佛의 十八不共法. … (二) 般若經 所說의 佛十八不共法. 一 諸佛身無失(원어 줄임) … 五 無不定心 (원문 줄임) : … 十八 … (이어 大智度論 제26에서 이의 해석) 初 諸佛身無失 (일문 설명) … 五 無不定心이란 부처님은 항상 定心 아닌 적이 없고, 마음을 거두어들여 善法 가운데 머물러, 제법실상(諸法實相) 속에서 물러나는 일이 없다. 六 無不知己心이란 (필자 옮김. 이하 줄임).

*(이 대목의 원문은 다음과 같음) : … 五 無不定心 佛之行住坐臥常不離甚深之定, 攝心 住善法中, 於諸法實 相中不退失. …

그리고, 이런한 풀이는 〈망월불교대사전〉보다 후에 나온 대만(臺灣)의 불광대장경편수위원회(佛光大藏經編修委員會)의 〈佛光大辭典〉(초판 1988)에도 이 ‘십팔불공법’ 항목에 위의 원전들을 그대로 인용하였고, ‘정산(定散)’〈3180쪽 중〉이란 항목에서 ‘정심(ǂ산심)’의 설명을 보면, “… 故定心卽停止妄想, 凝聚心思, 因精神集中而獲得之心 …”로 풀이했다. 곧, ‘정심’이란 망상을 멈추고 마음을 모아서, 정신을 집중해서 얻은 마음’이라 본 것이다. 여기서는 ‘무부정심’에서 ‘무부(불)’을 ‘정심’의 수식어로 보았으니, 이를 풀이에 원용하면 ‘무부정심은 깊은 선정(禪定) 속(경지)에서 산란케 하는 마음이 없는 상태’를 나타낸다고 본다. 이러면 〈월인석보〉 4의 원문 ‘다샌 섭섭얼현  업스샤미오’는 ‘(선정에서) 부실하고 침착하지 못한 산란한 마음이 없으시고’로 풀이되는데, 이것이 한문 해석의 원뜻이 웬만큼 반영된 것인지가 문제다.

한 가지 덧붙일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간행 중(현재 12권)에 있는 〈가산불교대사전(伽山佛敎大辭林)〉이 완간되기 전이어서 여기에 참고하지 못했다.

14) ··다 (형) 분명하다.

世尊이 너기샤 四天王이 조 로 바리 주니 나 바면 세히 츠기 너기리로다 샤 네 바리 다 바샤 왼 소내 포 싸시고 올 소로 누르시니 神通力으로  바리 외요 네 그미 ·더·라〈월석 4:58ㄱ〉

爾時世尊 從毘沙門大天王邊受於鉢已 而說偈言 清淨持戒佛世尊 善伏諸根施全鉢 不缺壞心殷重施 汝當來世得淨田 爾時世尊) 受四鉢已 如是次第相重安置 左手受已 右手按下 神通力故 合成一鉢 外有四脣.....(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권32, 2상봉식품(二商奉食品) 하) 〈대정신수대장 제3, 801쪽 상~803쪽 중〉

cf. 便便  양이라〈영 소학 3:11〉

이런 어형이 종래 사전에는 실린 것이 없으므로, 김 교수는 『석가보』에서 “便悉受四鉢 累置左手中 右手按之 合成一鉢 令四際現〈4:15〉를 인용하고, 그 뜻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했다. 이는 ‘이 문헌’에 처음 보이는 것이긴 하나, 고어사전에는 이와 관련되는 어형이 있으므로 그것을 근거로 그 뜻을 밝혀 보려 하는 것이 필자의 견해이다. 참고로 보인 ‘-’는 보기만 해도 ‘-’와 유사성으로 해서 관련됨을 알 수 있고, 이는 전자의 ‘ㄹ’과 모음 사이에서 무성폐쇄음인 ‘ㅎ’의 발음이 잘되지 않는 데서, ‘ㅎ’ 탈락의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으니, ‘-’는 전자에 직결되는 어형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는 당시의 형용사 ‘-’[가래다, 가르다, 분별하다]에서 파생된 것임도 틀림없다고 본다. 따라서 ‘-’의 뜻도 ‘분명하다’로 밝혀지니, 위의 문맥에도 잘 들어맞는다.

한편, 위에 보인 저경은 김기종(2010:77)에 따른 것이고, 김동소 교수는 『석가보』에서 인용한 것이라고 하여, ‘四際現(네 바리때의 가장자리 금이 나타나 있고)’로 되어 있고, 전자는 ‘有四脣(네 바리때의 언저리 금이 〈그대로〉 있고)’로 되어서 전자의 ‘際[1. 사이, 2. 가장자리, 변두리…]’와 후자의 ‘脣[1. 입술, 2. 언저리…]’ 사이에 뜻이 공통되는 점이 있으므로 두 표현은 통한다고 볼 수 있다.

15) 과··다 (형) : 칭찬할 만하다. 찬미스럽다.

그제 바지히  恭敬 과  내아 禮數고 세 번 도고 니래 도로 오시니라〈월석 4:62ㄱ〉

爾時商主 及諸人等 聞於世尊說是往昔因緣之事 即於髮爪 生希有心 生大尊重恭敬之心 頭頂一心 禮世尊足 圍遶三匝 却步而行(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권32, 이상봉식품(二商奉食品) 하)〈대정신수대장경 제3, 801쪽 상~803쪽 중〉

이 형용사는 동사 ‘과-[일컫다, 칭찬하다, 부러워하다]’에 형용사 파생접미사 ‘-ㅂ-’이 결합된 것으로, 당시에는 다음과 같이 생산적인 파생법이었다고 본다.

信-〈석상 24:16 〉 快樂-〈석상 24:28〉 恭敬-〈석상 11:6 〉

怒-〈월석 17:74 〉 합디〈법화 2:111〉 感動고〈법화 3:115〉

-〈법화 2:11 〉

16) 모·리 (명) (사냥에서 짐승들을) 몰아 넣은 곳.

그 나랏 王 梵摩達이 鹿野苑에 山行거늘 善鹿王 惡鹿王이 眷屬과 다 모리예 드러 잇더시니〈월석 4:63ㄱ~ㄴ〉

波羅柰國梵摩達王 遊獵於野林中見二鹿群 群各有主 一主有五百群鹿 一主身七寶色(대지도론(大智度論) 권16)〈대정신수대장경 제25, 178쪽 중〉

김동소 교수는 이 명사를 동사 ‘몰-〔驅〕’의 파생어일 듯하고, 저경은 의역했기 때문에 대응되는 한자를 찾을 수 없고, 문맥으로 보아 그 의미는 ‘(사냥에서 짐승들을) 몰아넣은 곳’으로 추정했다. 다른 문헌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현재로는 위의 추정을 따르기로 한다.

17) 莊嚴··다 (동) 장하게 꾸미다. 단정하게 꾸미다.

魔王 세 리 닐오《세  悅彼와 喜心과 多媚왜라》 우리 어루 瞿曇  일케 호리니 분별 마쇼셔 고  莊嚴··야 菩薩 (와) 禮數고〈월석 4:6ㄱ〉

(觀佛三昧經云) 魔有三女 (長名悅彼 中名喜心 小名多媚) 而白父言 我能往亂願父莫愁 即自莊飾 過踰魔后百千萬倍 盻目作姿現諸妖冶 禮敬菩薩旋繞七匝(석가보 석가강생석종성불연보 제4의3)〈대정신수대장경 제50, 31쪽 하〉

고 一萬 가짓 뎍 닷 因을 가비니 이 因으로 부텨  果 莊嚴·탓 디라〈월석 4:46ㄱ~ㄴ, 협주 저경 미상〉

이 동사는 유일하게 『교학 고어사전』에만 표제어로(이는 표제어가 정음표기이나, 예문의 해당 어휘는 ‘莊嚴-’와 같이 어근이 한자로 되어 있음) 실려있는데, 장엄(莊嚴)의 본 뜻은 본시 불교용어로서, ‘공덕장엄(功德莊嚴)’은 ‘공덕을 갖춤’의 뜻이고, 또 ‘교식(交飾)’, ‘장(莊)과 장(裝)’ 자가 통용되어 ‘치행장(治行裝)’의 뜻도 있었던 것이 실상이라고 보았다. 여러 문헌의 용례로 보아도 15세기는 물론 17세기까지도 ‘꾸밈’이란 뜻이었다 했다.

그리고 “이 낱말의 의미가 바뀌게 된 것이 정확히 언제부터인지 알 수 없으나, 조선 총독부의 〈조선어 사전〉(1920)에 “嚴かなること”, J. S. Gale의 〈한영 대자전〉(1931)에 “To be magnificient”, 문세영 〈조선어 사전〉(1940)에 “엄숙한 것” 등으로만 풀이된 데에 영향이 있을 것 같다. 고어사전은 물론 현대어 사전에서도 ‘교식(交飾)’이라는 불교적인 의미를 추가해야 하고, 특히 옛 문헌을 주석할 때 주의해야 할 일이다.”라고 주장 했다.

필자도 동의하면서 참고로 『한한대사전』〈단국대 동양학연구소, 1999~2008〉의 ‘장엄(莊嚴)’ 항목의 뜻을 옮겨 둔다.

장엄(莊嚴)

一. 단정하게 꾸밈.

二. 장중하고 엄숙함.

三. 문사(文辭)가 전아(典雅)하고 장중함.

四. 건축물이 성대하고 매우 정연함을 이르는 말.

五. 1. 좋은 물건으로 국토를 성대하게 장식함.

2. 탑을 세우거나 부처를 꾸밈.

3. 보살의 상(像)이 장중하고 위엄스러움을 이르는 말.

4. 복덕(福德) 등으로 심신을 정화함.

18) ·랍·다 (형) 가렵다.

우리 天女ㅣ로니 오 우리 모 太子 받노다 ·라 ·도 잘 디·기··며싀저·리 도 잘 주므르노니 太子ㅣ 시란 져근덛 누 쉬시며 甘露 좌쇼셔 고〈월석 4:6ㄴ~7ㄱ〉

我是天女六天無雙 今以微身奉上太子 我等善能調身按摩 今欲親近坐樹疲極 宜須偃息服食甘露 即以寶器獻天甘味(석가보 석가강생석종성불연보 제4의3)〈대정신수대장경 제50, 31쪽 하〉

cf. 헌 해 면 瘡이 져기 랍거든 고  라와 디 몯리어든 즉재 살 〈구급방 하:3ㄱ〉

알거든 면 즉재 알디 아니고 몬져 랍거든 알록 라(癰疽發背巳潰未潰及諸毒腫葀)〈구간 3:25ㄱ〉

이 ‘랍-〔痒〕’은 종래 『구급방』이나, 『구급간이방』의 16세기 복각본들로 알려져 있는 것인데, ‘이 문헌’에서 보이는 것이 그래도 앞선 것으로 보아, 사전의 예문으로 앞에 놓여야 할 것이다.

19) 디·기·다 (동) 찍어 긁다.

예문은 18)과 같음.

cf. 네 긴 손으로 날을 딕여 주고려 내 뎌 디기디 못로다(…我不搯他)〈박통 하:6ㄴ〉

종래의 사전에서, 『이조어 사전』은 ‘눌러 짜다’, 『우리말 큰사전』은 ‘딕이다, 긁는 셈으로 쪼다’, 『교학 고어사전』은 ‘눌러 짜다’로 해놓았다. 그런데 이의 저경은 18)에 보인 바와 같이 ‘안마(按摩)’를 옮기면서 ‘라 도 잘 디기며 싀저리 도 잘 주므르노니’로 풀어서 쓴 대목이어서 그 뜻에 대응되는 한자를 알기가 어렵게 되었다. 그리하여 17세기 『박통사언해』의 예문을 참고로 인용한 것이다. 여기 ‘도(搯)’는 한한사전에 그 뜻이 ‘꺼내다, 치다(때리다, 두드리다), 뽑다, 뽑아내다’ 등으로 풀이되는 것인데 김동소 교수는 ‘찍어 긁다’로 풀이했다.

20) 싀저·리·다 : (동) 시고 저리다. (손발이) 쑤시고 아프다.

예문은 18)과 같음.

cf. 손발이 싀저려 알파 거름 거로매 어려워  병 벅버기 다 퓽귓 병이니 다 더운 수레 라 머기라(手脚疼痛行止難辛應是風氣用熱酒磨下)〈신선태(1497) 15ㄴ~16ㄱ〉

이 동사는 종래의 사전에서 볼 수 없는 것이나, 비교적 늦게 알려졌고(안병희 1991), 국어학적인 연구는 정우영(1993)에서, 이의 역주는 김문웅(2009)에서 이루어졌다.

이는 참고로 보인 예문의 원문의 ‘동통(疼痛)’을 풀이한 것이어서 그 뜻을 파악하기가 비교적 쉽다. 그래서 김동소 교수는 ‘싀-〔酸〕’와 ‘저리-〔痲〕’의 복합어로 보아 ‘시고 저리다’로 하였다. 정우영(1993:92) ‘시고 저리다. 시근거리고 아프다’, 김문웅(2009:77) ‘시큰하고 저리다’로 한 것이 참고된다.

21) ·잠·개 : (명) 날이 있는 무기(武器).

ㄱ-1) 魔王이 더 怒야 十八億 兵馬 모도니 變야 …… 온가짓  외며 블도 吐며 뫼토 메며 (울에 번)게 며 잠개 가져〈월석 4:8ㄱ〉

ㄴ-1) 우흐로셔 브리며 더 쇠며 갈히며 슬히며 잠개히 虛空애 섯비주 菩薩 갓가 오 몯더니〈월석 4:12ㄱ〉

ㄱ-2) 魔王益忿更召諸鬼神王 合一億八千萬衆 皆使變爲師子熊羆 兕虎象龍 牛馬犬豕 猴猨之形 不可稱言 蟲頭人軀 蚖蛇之身 黿龜之首 而有六目 或一頸而多頭 齒牙爪距擔山吐火 雷電四繞擭持戈矛 菩薩慈心不驚不怖 一毛不動光顏益好 鬼兵不能得近(석가보 석가강생석종성불연보 제4의3)〈대정신수대장경 제50, 34쪽 상〉

ㄴ-2) 當閻羅王宮上 告勅諸鬼 汝等獄卒及閻羅王 阿鼻地獄刀輪劍戟火車爐炭 一切都舉向閻浮提 魔王震吼勅諸兵衆 速害瞿曇 上震大雷雨熱鐵丸 刀輪武器交橫空中 然其火箭不近菩薩(석가보 석가강생석종성불연보 제4의3)〈대정신수대장경 제50, 32쪽 상〉

cf. 一毫도 아니 뮈시니 鬼兵 모딘 잠개 나드디 몯게 외니〈월곡 69〉

兵 잠개 자 사미오〈월석 서:6ㄴ〉

小三災 갈잠개와 주으륨과 病괘라〈법화 2:36ㄱ〉

갈잠개예 허러(刀兵所傷)〈구간 1:57〉

‘잠개〔兵器〕’는 참고에 보인 바와 같이 이미 『월인천강지곡』이나 『월인석보』에 알려진 것이지만 ‘〔刃〕’과 결합한 합성어로는 ‘이 문헌’에 처음 나타난다. 저경의 〈석가보〉에는 ‘擭持戈矛(‧잠‧개 가‧져)’ 또는 ‘刀輪武器(‧갈히‧며 슬‧히‧며 ‧잠‧개‧‧히)’로 되어 있어서 그 뜻은 ‘〔刃〕이 있는 무기’로 보는 데 따른다. ‘갈〔刀〕잠개, 兵잠개’ 등의 결합형은 15세기 문헌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혹, ‘-〔飛〕+잠개[날아다니는 무기]’로 볼 가능성도 있으나, 이 경우 ‘-’의 방점이 없는 것이 난점이다.

22) 마·촘 ·해 (합성어) 근처. 근방.

波旬이 … 제 寶冠 바사 閻羅王宮 마촘 해 견져 한 귓것 알외야 너희 獄卒와 阿鼻地獄앳 연자 갈히며 슬히며 火爐ㅣ며 다 가져 閻浮提로 오라 야 뫼호고〈월석 4:11ㄱ〉

魔復更念此衆或不能降伏瞿曇 復脫寶冠擬地 當閻羅王宮上 告勅諸鬼 汝等獄卒及閻羅王 阿鼻地獄 刀輪劍戟火車爐炭 一切擧向閻浮提(석가보 석가강생석종성불연보 제4의3)〈대정신수대장경 제50, 33쪽 하〉

cf. 竈下黃土 가‧마 믿 마‧촘 아‧랫 ‧누런 ”〈구간 1:25ㄱ〉

伏龍肝 가‧마 믿 마‧촘 아‧랫  〈구간 1:85, 2:22ㄱ, 2:94ㄴ, 2:95ㄱ, 2:105ㄱ, 6:33ㄱ〉

竈心土 솓 믿 마‧촘 아‧랫 〈구간 2:37ㄱ, ㄴ〉

竈心土 가‧마 믿 마‧촘 아‧랫 〈구간 2:59ㄱ, ㄴ〉

釜月下土 가‧마 믿 마‧촘 아‧랫 〈구간 2:17ㄱ〉

저경으로 보이는 『석가보』에서 이 부분은 의역이어서 이 합성어에 대응되는 한자어는 찾기가 어렵다. 그런데, 『구급간이방언해』(복각본)에는 참고로 보인 바와 같이, 이 명사가 여러 번 씌었으나, 여전히 그 뜻을 정확히 알기는 힘들다. 여기서 다음 『노걸대언해』의 예문이 참고된다.

네 遼東 잣 안 어늬 마셔 사다(你在遼東城裏那些個住)〈노걸 상:43〉(평양감영판)

이 대목을 『번역 노걸대』와 『중간노걸대 언해』에는 다음과 같이 다르게 번역되어 있다.

:네 遼東 ‧자‧새 어‧느 녀‧긔‧셔 :사‧‧뇨〈번역 노걸대, 상:48ㄱ‧ㄴ〉

너희 遼東ㅅ 城 안 어셔 사다〈중간노걸대 언해, 상:44ㄴ〉

이러므로 ‘마촘/마’의 뜻은 ‘부근, 근방’ 정도로 생각되고, ‘이 문헌’의 ‘마촘 해’는 ‘근처, 근방’으로 김동소 교수는 마무리했다.

세종대왕기념사업회에서 1991년 이래, ‘한글 고전 역주사업’이 계속되고 있는데, 위의 『구급간이방 언해』(2008) 2권, 3권도 간행된바, 여기에 ‘마촘’을 풀이한 것이 있어서 덧붙여 두기로 한다.

배꼽처럼 볼록한 곳.〈남성우 2008:55, 65, 103, 156〉

볼록한 곳.〈남성우 2008:247〉

가까운 곳.〈남성우 2008:273〉

맞춤. 가까운 곳. 바로.〈김문웅 2008:73〉

맞춤. 여기서는 ‘똑바로’라는 뜻이다.〈김문웅 2008:108〉

맞춤. 똑바로.〈김문웅 2008:110〉

23) 달·호·다 (동) 다루다. 다스리다.

獄卒 地獄‧앳 罪人 달‧호 거시라〈월석 4:11ㄴ〉

cf. 그‧  바‧ 아‧‧리 出家‧‧야 … 그 집 門 몰라 드리라 보니 地獄‧티 사 달‧호거‧늘 두리여 도로 나오려 더니〈석상 24:14ㄴ〉

이 동사는 참고에 보인 바와 같이 이미 『석보상절』에서 씌어 사전에도 실렸으므로 생소한 것은 아닌데, 초기 문헌에 흔하지 않다고 해서 김동소 교수는 희귀어에 넣어 놓았다.

24) (:말) 겻·구·다 (동) (말로) 겨루다.

魔王이 다시 兵馬 니와다 려와 제 나 菩薩 드 말 겻·구·더·니 菩薩이 智慧力으로  누르시니 즉자히 地動니 魔王이며 제 귓것히 다 갓고로디니라〈월석 4:14ㄴ〉

cf. 時魔王自前與佛相難 菩薩以智慧力 伸手按地應時地動 魔與官屬顛倒而墮(석가보, 석가강생성불연보 제4의3(출 관불삼매경))〈대정신수대장경 제50, 32쪽 상〉

魔王益忿 更召諸鬼神王 … 魔王自前 與佛相難詰…(석가보 석가강생성불연보 제4의3(출 서응본기))〈대정신수대장경 제50, 34쪽 상〉

이 동사도 23)의 ‘달호다’와 같이 이미 알려진 것이나, ‘말’과 결합하는 예는 찾기 힘들므로 희귀어에 포함시켰다 한다. 〈석가보〉의 한문은 ‘상난(相難), 상난힐(相難詰)’에 대응된다.

25) 갓·고·로디다 (동) 거꾸러지다. 넘어지다.

菩薩이 智慧力으로  누르시니《力은 히미라》 즉자히 地動니 魔王이며 제 귓것히 다 갓·고·로디·니·라〈월석 4:14ㄴ〉

菩薩以智慧力 伸手按地應時地動 魔與官屬顛倒而墮 已降魔怨成正真覺(석가보 석가강생석종성불연보 제4의3)〈대정신수대장경 제50, 32쪽 상〉

cf. 네헨 구슬로 뮨 幢이 갓·고·로디·며 如意珠를 일코〈석상 23: 26ㄴ〉

이 동사도 『석보상절』이나, 『두시언해』에 씌어 사전에 다 나와 있으므로 새로울 것이 없다. 이는 물론 통사적 합성어로 본다.

26) 니 (부) 찬찬히. 차근차근. 차분히.

妙法법은 微妙 法이니 나다나디 아니‧야 니 기푸미 微오 至極야 말로 몯 다 닐오미 妙ㅣ라〈월석 4:15ㄱ〉

*이는 『월인천강지곡』 기 75의 주로서 본시 『월인천강지곡』 초간본에는 없었던 것임.

cf. 해 이 관원이  니 며 계 크다(咳這官人好尋思計量大)〈번박 상:24ㄱ〉 니 다(謂循次歷審無攙越之意)〈노박집 단자해 2〉

해 네 너므 다(該你㢤細祥)〈번박 상:33ㄱ〉

네 그리도록  을 혜언든(料着你那細詳時)〈번박 상:64ㄱ〉

이 부사는 16세기 문헌이지만 『번역박통사』에 이를 파생시킨 형용사를 볼 수 있으므로, ‘+이〉히〉이〉니’를 상정할 수 있다. ‘니’를 여기 올려놓은 것은 “초기 훈민정음 문헌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는 사전의 종래 예문에 앞서 『월인석보』의 이 용례를 올려놓아야 할 것이다.

27) 저즐다 (동) 저지르다.

作 지 씨니 所作 저즈다   마리라〈월석 4:18ㄴ〉

cf. 盜賊ㅣ 곧 能히 저즐고(賊卽能爲)〈선가 상:28ㄴ〉

다 너희 婦人의 저즈는 배니라(皆汝婦人所作)〈어내훈 3:37ㄱ〉

盜賊ㅣ 곧 能히 저즐고(賊卽能爲)〈선가 상:28ㄴ〉

이 동사는 ‘저즐-’의 활용형에서 ‘ㄹ’ 탈락형으로 후대의 문헌에 보이는데, 사전 예문으로 표제어 다음에 실어야 할 것이다.

28) 사·오납·다 (형) 사납다. 억세다. 나쁘다. 못나다.

十力 世尊ㅅ 弟子 혼 이리라 우리 히미 사·오나· 현마 그르디 몯리니〈월석 4:23ㄱ〉

梵天答言十力世尊弟子所作 我力微弱終不能解(아육왕전, 상나화수인연)〈대정신수대장경 제50, 119쪽 상〉

네 衆生 여려(*러) 根이 어딜며 사·오나·  아실 씨오〈월석 4:23ㄴ〉

cf. 그 中에  느룸과 사·오나··과· 一定딘댄〈석상 19:10ㄱ〉

(그 中에 優劣을 一定딘댄〈월석 17:56ㄴ〉)

優 더을 씨오 劣은 사·오나··씨·라〈월석 17:57ㄱ〉

참고에 보인 바와 같이, ‘사오납-’은 ‘우열(優劣)’의 ‘劣’로서 그 사전적 뜻은 1)못하다, 2)적다, 3)낮다(수준, 정도, 지위), 4)약하다, 5)어리석다, 6)겨우, 간신히〈한한대사전, 동아출판사〉 등인데, 고어사전에서는 이 여러 가지 뜻의 어느 한 가지로 대응시킨 것이 아니라,

ㄱ) 사납다, ㄴ) 억세다, ㄷ) 나쁘다 〈이조어사전〉,

ㄹ) 사납다, ㅁ) 좋지 않다, ㄷ) 못나다, ㄹ) 억세다, ㅁ) 약하다 〈교학 고어사전〉,

ㅂ) 사납다, ㅅ) 모자라다 〈우리말 큰사전 ‘옛말과 이두’〉

등으로 옮겼다. 이는 그 쓰인 문맥에 따라 옮기다 보니 부차적인 뜻으로까지 확대된 것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김동소 교수는 이는 “현대어의 ‘사납다, 나쁘다’보다 ‘어딜다’의 상대 개념인 ‘劣’의 뜻으로 더 많이 쓰였다.”고 했다.

29) (:·샬뗴)· (보조사) -야.

魔王이 너교 如來ㅅ 弟子 勢力을 大梵天王도 이리 恭敬니《勢力은 威嚴엣 히미라   마리라 恭 버릇업디 아니 씨오 敬은 고마 초심 씨라》 부텻 勢力이 어드리 그지료 나 소교려 샬뗴 므슷 이 몯시료 마 큰 慈悲心로 나 어엿비 너기샤 내그 셜 이 아니시닷다〈월석 4:24ㄴ~25ㄱ〉

魔見如來弟子勢力大梵天王猶言語恭敬 佛之勢力何可度量 若欲加惱於我何事不能 大悲憐愍故不加惱於我 (아육왕전 권5 상나화수인연 제9)〈대정신수대장경 제50, 119쪽 상〉

이 표기는 『용비어천가』라면 ‘나 소교려  뎨’로 표기했을 텐데, 『석보상절』에서는 ‘샬 뗴’로, 『월인석보』에 오면 위 두 가지 표기법이 혼용된다 하고 어떤 원칙을 찾아보기 어렵게 된다 하고, 이 부분을 ‘나를 속이려 하실 저 분이야’의 뜻으로 보았다.

필자는 이를 부연해서, ‘샬뗴’를 ‘-+시+오/우+ㄹ뗴(가정의 연결어미)+(강세의 보조사)’로 분석하여 ‘…하실 바에야’로 풀이해 보았다. 문맥으로 보아서는 좀 나은 것이 아닌가 한다.

30) 辱 바·티·다 (동) 욕 입히다. 욕 받게 하다.

如來 어엿비 너기샤  번도 아니 구지즈시니 尊者 阿羅/(28ㄴ)漢이샤 어엿비 너기실  아니샤 天人 阿修羅ㅅ 알 나 辱바티시니가〈월석 4:28ㄱ~ㄴ〉

如來慈愍乃至未以一惡言而見輕毀 汝阿羅漢無悲忍心於天人阿修羅前毀辱於我(아육왕전, 상나화수인연)〈대정신수대장경 제50. 119쪽 중〉

이는 ‘辱+바티-〔呈〕’로 ‘이 문헌’에 처음 보이는 것으로 희귀어 목록에 넣어야 할 것이다.

31) 올다 (형) ?노을처럼 붉다.

紫金은 올 金이라〈월석 4:34ㄴ〉

cf.  蓮련花황ㅣ 소‧사‧나아 ‧므‧레 ‧디‧니 그 고‧지 올‧고 貴‧귕 光明‧이 잇‧더‧라〈석상 11(복각본):31ㄴ〉

其華紅赤有妙光〈석가보 대방편불보은경 권3〉

위의 참고를 보면, 〈석가보〉 예문의 ‘其華紅赤’, ‘이 문헌’에서는 ‘紫’에 해당된다. 종래의 사전에는,

불꽃처럼 밝다〈이조어사전〉, 〈교학 고어사전〉

불꽃처럼 환하게 붉다〈우리말큰사전〉

로 풀이한바, 김동소 교수는 이는 ‘紫’의 뜻에 알맞다고 보기 어려워, 그 구성을 ‘노을〔霞〕+븕다〔赤〕’로 보고, ‘노을/노’ 이표기에서 ‘올’을 상정하고, 모음조화 표기법에 따라 ‘븕다’를 ‘다’로 표기한 것으로 보아, ‘노을처럼 붉다’로 보면 ‘紫’의 뜻에 부합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뒷날의 연구로 미룬다고 했다.

32) 늘·의·다 (동) ? 늘어지다. 해이(解弛)해지다. 무지러지다.

十八不共法은 열여듧 가짓 아니  法이니 부톄 오 두시고 二乘과 디 아니 씨라 나핸 … 닐구벤 됴 일 고져 홀 미 늘의디 아니실 씨오 여들벤 精進샤미 늘의디 아니실 씨오 아호밴 조 念이 늘의디 아니실 씨오 열헨 智慧 늘의디 아니실 씨오 열나핸 버서나샤미 늘의디 아니실 씨오 열둘헨 알며 보샤미 늘의디 아니실 씨오〈월석 4:42ㄱ〉

十八不共法: 1. 諸佛身無失, 2. 口無失, 3. 念無失, 4. 無理想, 5. 無不定心, 6. 無不知己捨心, 7. 欲無, 8. 精進無, 9. 念無, 10. 慧無, 11. 解脫無, 12. 解脫知見無, 13. 一切身業隨智慧行, 14. 一切口業隨智慧行, 15. 一切意業隨智慧行, 16. 智慧知見過去世無閡無障, 17. 智慧知見未來世無閡無障, 18. 智慧知見現在世無閡無障〈대품반야경 권5 광승품〉, 〈법화 2:11ㄱ~ㄴ〉

〈법화경언해 2:19ㄴ~20ㄱ〉 주에 나온 것을 참고로 보이면 다음과 같다.

十八不共法은 나 모매 허믈 업스샤미오 둘흔 이베 허믈 업스샤미오 세흔 念에 허믈 업스샤미오 네 다 想 업스샤미오 다 一定티 몯  업스샤미오 여스슨 알오 리디 아니시니 업스샤미오《… 주 …》 닐구븐 欲이 더룸 업스샤미오《…주…》 여들븐 精進이 더룸 업스샤미오 아호 念이 더룸 업스샤미오 열흔 慧 더룸 업스샤미오 열나 解脫이 더룸 업스샤미오《… 주 …》 열둘흔 解脫知見이 더룸 업스샤미오 열세 一切 身業이 智慧行을 조샤미오 열네흔 一切 口業이 智慧行을 조샤미오 열다 一切 意業이 智慧行을 조샤미오 열여스슨 智慧로 過去世 아샤 마  업스샤미오 열닐구븐 智慧로 未來世 아샤 마  업스샤미오 열여들븐 智慧로 現在世 아샤 마  업스샤미라

cf. 太子ㅣ 粥 좌신 後에  녜 거시 憍眞如 다 사미 보고 修行이 늘의샷다 너겨 다 제 잇던  도라니거늘〈석상 3:41ㄱ~ㄴ〉

吉慶 계우샤 늘의어신 맷 길헤〈악학 5:12〉

이 ‘늘의-’의 뜻은 예문 등을 참고로, 종래의 사전에는 ‘느리다’로 해 놓았는데, 김동소 교수는 이를 ‘늘어지다, 해이(解弛)해지다’로 보았으며, ‘십팔불공법’의 번역으로 보이는 위 예문에서는 한문의 ‘감(減)’ 자에 대응되는 것이므로, 이 글자의 ‘덜다〔損〕, 빼다〔損其數〕, 무지러지다〔盡〕’란 뜻 중에서 ‘무지러지다’에 가까운 것으로 보았다. 〈법화경언해〉에서 이 대목은 ‘더룸’으로 되어 있어서 현대어로 옮긴다면 ‘덜음(없으심이고)’이 된다.

33) 뎐·톄·로 (부) 차례로 번갈아.

如來 成佛야시 햇 神靈이 虛空ㄱ 神靈 알외며 虛空ㄱ 神靈이 하 神靈 알외야  노 하 우희 니르리 뎐·톄·로 알외더라〈월석 4:44ㄴ〉

cf. 西天ㅅ 부텨와 祖師왜 뎐‧톄로 서르 傳샤 大地디옛 衆生 어드우믈 슬우시놋다(西天佛祖遆相傳 大地衆生消黑暗)〈진언권 43ㄴ〉(1496)

이는 한자 ‘전체(傳遞)’를 정음으로 표기한 것으로서, ‘차례로 번갈아’의 뜻인데, 종래는 『진언권공』의 예문으로 알려졌으나, ‘이 문헌’의 용례가 나와서 사전의 표제어 다음에 실어야 할 것이다.

34) ·사 (·리로·다)

如來 너기샤 내 得혼 妙法을 너비 펴아 世界 利케 사 리로다 샤〈월석 4:46ㄱ〉

이제 히 涅槃사 리로다”〈월석 4:47ㄴ〉

종래의 중세국어 문법서에서 여기 ‘-사’의 문제를 다룬 것은 김동소 교수가 지적한 대로 고 허 웅(1975:562) 님의 다음 글이 유일한 것이다.

그(극)히 드문 예로서 도움 풀이씨 「다」를 접속하여 ‘당위’를 나타낸다.

히 說法 마오 涅槃애 어셔 드사 리로다 다가〈석보 13:58〉

참고로, 같은 사실을 기술한 법화경의 글을 보인다.

내 히 說法 말오 涅槃애 리 드로리라타가 =我寧不說法고 疾入於涅槃호리라타가〈법화 1:235〉

이것은 한 씨끝으로 보아야 할지 의문이나, 우선 여기 실어 두고 뒷날을 기다리기로 한다.

와 같이 인용하고, 이 ‘-사’는 특수 보조사 ‘’와 어떤 관계가 있을 듯하나 뒷 연구를 기다리기로 한다고 한바, 필자도 더 이상 언급할 것이 없다.

35) ·질·들·다 (동) 길들다.

뎌 바지히 녜 두 ·질·든 쇼 앏 셰여 니더니〈월석 4:54ㄱ〉

彼等商主 別有一具調伏之牛 恒在先行 (若前所有恐怖之處 而彼一具調善之牛 如打橛縛駈不肯行) 彼等商主 別有一具調伏之牛 恒在先行 (若前所有恐怖之處 而彼一具調善之牛 如打橛縛駈不肯行)(불본행집경 권32, 2상봉식품 하)〈대정신수대장경 제3, 801쪽 상~803쪽 중〉

cf. 녜 사 븓던 젼로 사게 ·질·드·니(昔依人故馴服於人) 〈능엄 8:122ㄴ〉

이 ‘질들-〔馴〕’은 〈능엄경 언해〉에 처음 보이는데, 복각본이긴 하나, ‘질들-’의 용례를 『월인석보』에서도 볼 수 있게 되었다. ‘길들-’ 『십구사략언해』(1772), 『몽어유해 보편』(1790) 등에 보이므로, 18세기 중반에 ‘질들-’에서 과잉 수정으로 ‘길들-’로 바뀌었다고 보아 왔다.

36) 荒唐히 (부) 황당하게.

王이 …… 環刀  仙人ㅅ 手足 베텨늘[手 소니오 足 바리라] 仙人이 아라토 아니코 겨시거늘 王이 荒唐히 너겨 무〈월석 4:66ㄴ〉

cf. 太子이   낟곰 닐웨예  낟곰 좌시고 여슷  히쥣도 아니샤 한비도 오며 울에도 며 녀르미여 겨리여  도 아니코 안잿거시든 머리예 가치 삿기 치더니 사미 보고 荒唐히 너겨 프리며 남기며 고콰 귓굼긔 더뎌도 앗디 아니시더니〈석상 3:38ㄱ~ㄴ〉

妖怪 常例디 아니 荒唐 이리라〈석상 9:24ㄱ〉

비두리 모다 오거든   새 廬에 와 사더라〈삼강 효25〉(1481)

寥寥야  것도 업소 히 너기디 말라〈금삼 4:9ㄴ〉

참고에 보인 바와 같이, 당시에는 형용사 ‘황당(荒唐)-’와 그 파생 부사 ‘荒唐히’가 한자어로는 물론 정음 표기로도 쓰였으므로, 여기서 파생된 부사도 널리 쓰인 것으로 보여, 고어사전에 모두 표제어로 나와 있다. 이를 여기 희귀어 속에 포함시킨 것은 ‘히’의 예문이 한자어로 된 〈석상 3:38ㄴ〉, 〈월석 10:7ㄴ〉, 〈법화 3:55ㄱ〉 등이고, 정음 표기 예문 〈내훈 3:45ㄱ〉, 〈금삼 4:9ㄴ〉, 〈육조 상:43ㄱ〉 등에서 인용된 것이 있으므로, ‘이 문헌’의 용례를 한자 표기어보다 앞에 둘 것을 고려한 것이 아닌가 한다.

37) ·리막·다 (동) 가려막다.

閻羅 ·리막·다 논 디니 모딘 일 지믈 ·리마·· 閻羅ㅣ라 니라〈월석 4:11ㄱ〉

이 동사는 위에 보인 바와 같이 ‘이 문헌’의 ‘협주’의 일부로 나오는 것으로 중세국어 유일의 예문으로서, 하나는 기본형이고 다른 하나는 활용형이다. 그런데 이것이 김동소 교수의 희귀어에 빠진 것은 단순한 착오로 빠진 것이 아닌가 한다. 곧, 이 합성어는 ‘리다〔障〕’와 ‘막다〔防〕’라는 두 동사의 합성어이고(리막다), 또한 ‘리둪-, 리-, 리-, 리얼-’과 같은 합성도 있어서, 낯익은 동사로 보인 것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이 동사의 용례는 전혀 새로운 것이어서, 여태까지 고어사전의 표제어로도 등록된 적이 없는 것이다. 뒤늦게나마 새로 등재해야 할 것이다.

38) 다 (형) 성하다. 신선하다.

그 나랏 王 梵摩達이 鹿野苑에 山行거늘 善鹿王 惡鹿王이 眷屬과 다 모리예 드러 잇더시니 善鹿王이 王 나 드러 샤 우리 一千 사미  주그면 고기 물리니 王이 恩惠 내샤  나콤 供上게 시면《供上 우희 받 씨라》 王도  고기 좌시고 우리도 리나 더 살아지다〈월석 4:63ㄱ~64ㄱ〉

cf. 고와 이랏과 여러 가지  과시를(杏兒櫻桃諸般鮮果)〈번박 상:5〉

믈읫 거시 코 맛나면 반시 쳔신고(凡物鮮味雖微必薦)〈동국신 열1:53〉

釋種이 盛 加夷國에 리샤〈월인 상:5ㄱ〉

토 平며 나모도 盛더니〈석상 6:23ㄴ〉

내 모맷 光明이 無量 無數 無邊 世界 盛히 비취여〈석상 9:4ㄱ〉

이는 이미 참고에 보인 바와 같이 〈번역박통사〉와 〈동국신속삼강행실도〉에 보이므로, 새로운 것은 아니나, 그 용례로 ‘이 문헌’의 것을 앞에 놓아야 할 것이다. 또한, 참고에 보인 한자 표기 ‘盛-’(상-평)는 〈교학 고어사전〉에 ‘-〔鮮〕’(평-평)와는 성조로 구별되어, 표제어가 달리 설정되었음을 덧붙여 둔다.

39) 수고(受苦) ·다 (형) 고통 받음이 괴롭다.

苦趣 受苦  갈 씨니 地獄 餓鬼 畜生히라〈월석 4:43ㄴ〉

cf. 衆生 버서날 이 아니야 六趣에 뇨 受苦 주를 모 어즐다 니라 〈석상 3:20ㄴ〉

福이 다면 도라 려 맨 受苦 길로 가니 엇뎨 受苦 因緣을 닷가 受苦  果報 求다 샤〈석상 3:34ㄱ〉

種種 受苦 病얫다가 내 일후믈 드르면 다 智慧 잇고〈석상 9:7ㄱ〉

雜말 업시 淸淨고 겨지비 업스며 惡趣ㅣ며 受苦 소리 업고 惡趣는 머즌 길히니〈석상 9:10ㄴ〉

種種 受苦 病 얫다가 내 일후믈 드르면 다 端正고〈월석 9:18ㄱ〉

이 형용사는 어근이 한자어이므로 고어사전에서 제외되었을 것으로 보이나, 참고에 보인 것처럼 중세국어 시대는 제법 많이 쓰인 어휘로 볼 수 있다.

4. 마무리

4-1. 이 『월인석보』제4는, 16세기 전반의 복각본으로 남권희 교수에 의하여 고문헌 소장가인 김병구(金秉九) 님의 자료에서 확인 발굴된(1996) 것으로, 1997년 경북대학교 출판부에서 영인 간행되었고, 이후 소장처는 2010년 청주고인쇄박물관으로 바뀌었다.

그 내용은 팔상도(八相圖)의 ‘수하항마(樹下降魔)에서 석존이 성도하여 다섯 비구에게 처음으로 설법한 녹원전법(鹿苑轉法)까지의 이야기며, 그 한문 저경은 석가보, 석가씨보, 아육왕전, 불본행집경, 대지도론, 현우경 등이라고 본다. 본문은 66장(? 2장 낙장)이고, 본문 격인 〈월인천강지곡〉은 기 67에서 기 93까지 모두 27곡(약 25면)과 이에 대한 주석인 〈석보상절〉 부분이 약 107면에 실려 있다.

4.2. 희귀어

희귀어 39항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 문헌’에 처음 보이는 것으로 고어사전에 새로 표제어로 등록되어야 할 것은 다음 17 항목이다.

1) 거티다 3) 슬히/슳 4) 구세디르다 5) 섯빚다

6) 환다 7) 블눋다 8) 헤듀티다 10) 닉젓다

11) 되다 12) 뎐디위다 13) 섭섭얼현다 14) 다

15) 과다 16) 모리 21) 잠개 30) 辱바티다

31) 올다

둘째: 종래에 이미 알려져 있으나, 의미의 수정이 필요한 4 항목이 있다.

17) 엄(莊嚴)다 19) 디기다 28) 사오납다 32) 늘의다

셋째: 이미 알려져 있는 것이나, 사전의 예문이 후대의 것이어서 ‘이 문헌’의 예문을 표제어 다음에 올려야 할 것이 8 항목이 있다.

18) 랍다 20) 싀저리다 22) 마촘 26) 니

27) 저즐다 35) 질들다

넷째: 종래에 이미 알려져 있는 것이나, 다만 그 용례가 희귀하므로 소개한 것이 5 항목이 있다.

23) 달호다 24) (말) 겻구다 25) 갓고로디다 33) 뎐톄로 36) 히

다섯째: 그밖에 표기와 관련된 것이나, 오자로 보아 추정한 것 등 4 항목 있다.

2) 기라 9)  주검 29) 샬 뗴 34) 사 (리로다)

여섯째: 새로운 동사 용례 하나와 의미 관련으로 필자가 새로 추가한 것이 3 항목이다.

37) 리막다 38) 다 39) 수고(受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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