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너희들을 위하여 한 인연을 들어 일러
(=거론하여)
너의 진기(眞機)를 내게 하리라. 옛날에 어떤 사람[有衆]이 건봉화상께 물어 이르기를, “시방의 〈모든〉 부처님이 한 길 열반문이라
(=하나의 길로 열반에 이르셨다고)
하셨으니 알지 못하겠구나! 열반의 길은 어느 곳에 있는가?”라고 하니, 건봉화상이 막대기로 허공에 한 획을 그어 보이시니 또 그 사람이 운문화상께 들어 일러
(=거론하여)
물으니, 운문화상이 부채를 잡고 이르기를, “이 부채가 솟아 가 삼십삼천에 올라 제석의 콧구멍을 찌르니 제석이 노여워
(=성내어)
동해 바다에 용을 한 막대기로 후려치니 용왕이 노여워(=성내어) 비를 내리되 준
(樽; 큰 물동이)
의 물을 기울이듯 하였다.”라고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