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반드시 다시 한두 기연(機緣)을 들어 일러
(=거론하여)
여러 부처님의 위광(威光)을 써서 너희들로 하여금 이 회중(會中)에 곧 해탈문(解脫門)에 올라 길이
(=영원히)
악도(惡道)의 고통(苦痛)을 여의게 하리라. 세존은, 흑씨(黑氏) 범지(梵志)가 신통력으로써 두 손에 두 낱의 오동(梧桐)나무 꽃을 잡아 부처님께 가 공양하려고 하는 것을 인하시어 부처님이 범지(梵志)를 부르시니 범지가 “예” 하거늘, 부처님이 이르셨다. “놓아 버려라.” 하시니, 범지가 오른쪽 손에 든 한 가지의 꽃을 놓아 버리니, 부처님이 또 이르셨다. “놓아 버려라.” 하시니, 범지가 왼쪽 손의 한 가지 꽃을 놓아 버렸다. 부처님이 또 이르시기를, “선인(仙人)아! 놓아 버려라.” 하시니, 범지가 이르기를, “두 손의 꽃을 다 놓아 버렸는데 다시 무엇을 놓아버리리까?”라고 하니, 부처님이 이르시기를, “네 손의 꽃을 놓아 버리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네가 가히 외육진(外六塵)과 내육근(內六根)과 중육식(中六識)을 놓아 버려 깨끗이 다하고(남아 있지 않고) 가히 버릴 것 없음에 다다라야만 〈그곳이〉 너의 죽으며 사는 것[생사(生死)]을 벗어버리며 윤회(輪囬)를 끊는 곳이다.”라고 하시니, 이에 범지가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알았다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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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지는 불교가 아닌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이었다. 부처님께 나아오고 나서야 불법(佛法)을 배웠다. 〈본문에 나오는〉 오동화(梧桐花)는 장미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