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도(惡道)로부터. 악도 가운데서. ‘- 브터’는 구결문의 “自惡道中야”에서 ‘自’에 대한 번역. 여기 ‘브터’는 ‘븥-’의 활용형으로도 사용되고 ‘自’(-로부터)의 의미를 가진 보조사로도 사용됐으나, ‘/을’ 또는 ‘로’를 앞세운 경우도 나타난다. ¶봄 오매 녜브터 온 가짓 고지 옷곳리라〈1482 금강경삼가해 2:18ㄱ〉. 無常 여희유미 녜로브터 잇니〈월인석보 10:6ㄴ〉. 듣미 어렵거늘 아래브터 여러 德根源을 시믈〈월인석보 10:33ㄱ〉.
지어. 베풀어. 차리어 벌여. ‘짓-’[作·設]은 오늘날 표준어에서는 ‘ㅅ’ 불규칙동사이지만, 전라·충청 지역 방언에서는 ‘ㅅ’ 규칙동사로 모음 사이에서도 탈락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 ‘짓-’은 모음 어미와 결합할 때는 /-/으로 실현되는 것이 일반적이나, 여기서는 ‘ㅅ’이 유지되던 당시 이 지역 방언형을 반영한 것으로 이해된다. ¶惡악業업 지〈몽산화상육도보설 27ㄱ〉.
돌이키어. 도리어. 구결문 “還曾思省麽아”에서 ‘還’에 대한 번역. ‘도로혀’는 15세기 정음 창제 초기문헌에서는 ‘도/도혀’형이 공존하다가 원각경언해(1465년)부터 각자병서가 폐지됨에 따라 ‘도→도혀’로 표기된다. ‘도로혀’가 ‘도혀〉도로혀’의 변화라면, 제1음절 모음의 영향으로 원순모음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