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생도(傍生道)에 있는 사람은 모두 망념(妄念)을 좇고, 진실한 항상함을 모르기 때문에 탐애(貪愛)·진애(嗔愛)·치애(癡愛)를 〈마음을〉 놓아버리고 사치스러운 음욕(婬欲)을 행하되 교만(驕慢)하여 삼강(三綱)과 오륜(五倫)을 알지 못하며, 오계(五戒)와 십선(十善)을 닦지 않으니, 그러므로 이제 목숨으로써 목숨을 갚으며 힘으로써 힘을 갚아 서로 서로 먹기에 이르되 고기로써 〈끼니를 공양하니 인과(因果)가 차이(差異)가 없으며, 몸으로써〉 빚을 갚되 큰 몸과 작은 몸으로 업(業)을 좇아 과보(果報)를 받는다. 털 가진 무리와 깃털[羽]을 가진 무리와 물에 잠겨 있으며 뭍에 날아다녀 여기서 죽어 저기에 가서 태어나 여러 고뇌(苦惱)를 얻으니(=받으니), 〈이런 고통을〉 어느 적에 벗어버리겠는가? 태생(胎生)과 난생(卵生)과 습생(濕生)과 화생(化生)은 윤회(輪回)가 끊어지지 아니하니, 이 같은 무리를 이르기를 방생법계(傍生法界)라고 하느니라.
【삼강(三綱)은, 〈첫째는〉 임금과 신하가 서로 사양하는 것이 강(綱)이고, 〈둘째는〉 아버지와 자식이 서로 사양하는 것이 강이고, 〈셋째는〉 남편과 아내가 서로 사양하는 것이 강이니, 이를 이른바 삼강(三綱)이라 한다. 또 문자(文字=한문구)로 말한다면 군위신강(君爲臣綱)이며 부위자강(父爲子綱)이며 부위처강(夫爲妻綱)이다. 오상(五常)이라는 것은 부자유친(父子有親)과 군신유의(君臣有義)와 부부유별(夫婦有別)과 장유유서(長幼有序)와 붕우유신(朋友有信)이다. 오계(五戒)는 살생(殺生)과 투도(偸盜)와 사음(邪淫)과 망어(妄語)와 음주(飮酒)이다. 십계(十戒)라 함은 신삼(身三)과 구사(口四)와 의삼(意三)이다. 태생중생(胎生衆生)은 사람과 용과 말·마소의 무리는 배 안에서 몸이 이루어져 나오므로 태생(胎生)이라 말하는 것이다. 난생중생(卵生衆生)은 알을 낳아 까는 중생이니 황새와 참새와 비둘기와 까치와 꾀꼬리 같은 무리가 알을 낳아 까므로 이르기를 난생중생이라 하는 것이다. 습생중생(濕生衆生)은 봄철과 여름철에 덥고 훈훈한 기운(氣韻)에 축축한 땅에서 작은 중생이 번생(飜生)하여 구물구물 자라나나니 이 무리에 속하는 중생들을 습생중생이라 말하는 것이다. 화생중생(化生衆生)은 참새가 바닷물에 들어가 조개가 되며, 구더기가 파리가 되어 날며, 굼벵이가 멸구가 되어 날며, 매가 비둘기가 되며, 구렁이가 가물치가 되며, 개미가 벌이 되어 날아 나오나니, 이같이 숱하게 많은 무리를 이르기를 화생중생이라 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