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굽재 주001) 닐굽재: 일곱째는. 닐굽재[第七]+(보조사).
識大니 주002) 식대(識大)니: 식대이니. 식대(識大)+∅(서술격조사)+니(조건이나 가정의 종속적 연결어미). ‘식대’는 경계(境界)를 대하여 인식하는 마음의 작용이 크다는 뜻이다.
識大라 주003) 식대(識大)라: 식대라고. 식대라. 식대(識大)+∅+라(‘라’체의 평서형 종결어미).
논 주004) 논: 하는. -(인용동사)+(직설법 선어말어미)+오/우(대상 표시 선어말어미)+ㄴ(관형사형어미).
마 주005) 아 주006) 아: 아는 것이. 알-[識]+(관형사형어미).
거시 주007) 크닷 주008) 크닷: 크다는. 크-[大]+다(‘라’체의 평서형 종결어미)+ㅅ(관형격조사). 여기서의 ‘ㅅ’은 평서형 종결어미의 뒤에 통합되어 인용절을 관형어로 만들어서 다음에 오는 체언인 ‘말’을 수식하는 기능을 한다.
마리라 주009) 마리라: 말이다. 말[言]+이(서술격조사)+다/라(‘라’체의 평서형 종결어미).
아다 주010) 아다: 안다고. 알-[識]+다(‘라’체의 평서형 종결어미).
호 주011) 호: 함은. 하는 것은. -(인용동사)+옴/움(명사형어미)+(보조사).
그우레 주012) 그우레리: 말똥구리가. 그울[蜣蜋]+이(주격조사). 이 단어는 이 책보다 앞선 문헌에서는 ‘구우리’ 또는 ‘구으리’를 썼는데 이 책의 형태는 다른 데에서는 찾기 어렵다. 나중에는 ‘구을이’ 또는 ‘굴이’ 등으로 썼다. ¶구우리 여러 가짓 벌에 그 우희 모며〈법화 2:110〉. 구으릿 아랠 혀〈구간 3:21〉. 구을이〈한청 14:51〉. 굴이〈유씨물명 2〉.
주013) 칠대만법:9ㄱ
야 주014) 야: 몽치어. 뭉치어. -[製丸]+아/야(설명의 종속적 연결어미). 당시의 문헌에 ‘긔-’라는 단어도 보이는데, 사전에 따라서는 다른 단어로 처리한 경우도 있으나 ‘둥글게 만든다[製丸]’는 의미를 보인다는 점에서 같은 뜻을 가진 수의변이형에 지나지 않는다. ¶올 소로 바 긔여 먹더니〈월석 23:92〉. 디 의 알만 긔니〈구간 1:56〉.
해 주015) 묻고 주016) 묻고: 묻고. 묻-[埋]+고(대등적 연결어미).
주017) 그톄(→테) 주018) 그테: 끝에. 긑[末]+에(부사격조사). ‘그톄’는 ‘그테’의 오각이다.
알 주019) 스러 주020) 스러: 슬거든. 슬면. 슬-[産卵]+어(조건이나 가정의 종속적 연결어미). ‘어/어든’은 ‘거든’과 어간의 자동사, 타동사에 여부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는 이른바 형태론적으로 조건이 지어진 이형태이다.
그 알히
이듬 주021) 이듬: 이듬해의. 이듬[明年/來年]+ㅅ(관형격조사).
보 주022) 보: 봄에. 봄[春]+/의(부사격조사). ‘봄’은 처소부사격조사로 ‘/의’를 취하는 이른바 특이처격어이다.
주023) : 까서. 부화해서. -[孵化]+아(설명의 종속적 연결어미).
나 주024) 나: 나와. 태어나. 나-[出/生]+아(종속적 연결어미).
그 먹고
사라나거시니 주025) 사라나거시니: 살아나거니. 살아나 있거니. 사라나-+거(확인법 선어말어미)+시(비존대 선어말어미)+니(설명, 이유의 종속적 연결어미). ‘사라나-’는 ‘살-[生]+아(보조적 연결어미)#나-[出]’로 분석되는 합성어이다. 선어말어미 ‘-시-’의 기능에 대해서는 해명이 되지 않아 ‘비존대’란 이름을 붙였다. 논의가 필요한 내용이다. 혹 ‘이시-’의 어간 중 ‘이-’가 생략된 형태일 가능성도 있다.
그
智慧 주026) 지혜(智慧): 지혜는. ‘’은 보조사. ‘지혜’는 미혹(迷惑)을 끊고 부처의 진정한 깨달음을 얻는 힘을 이른다.
어듸 가 주027) 어듸 가: 어디 가서. 어디에 가서. 어듸[何地](대명사) 가-[去]+아(종속적 연결어미).
어더 오며 주028) 어더 오며: 얻어 오며. 얻-[獲]+어(종속적 연결어미) 오-[來]+며(대등적 연결어미).
거믜 주029) 그므를 주030) 그므를: 그물을. 그물[網]+을(목적격조사).
라 주031) 라: 만들어. -[製]+아(종속적 연결어미).
펴 주032) 펴: 펴서. 펴-[伸]+어(종속적 연결어미).
衆生 주033) 중생(衆生): 중생(衆生)을. ‘’은 목적격조사. 여기서의 ‘중생’은 날 파리와 같은 거미줄에 걸리는 곤충 등을 이른다.
잡거시니 주034) 잡거시니: 잡거니. 잡-[捕獲]+거(확인법 선어말어미)+시(비존대 선어말어미)+니(종속적 연결어미).
그
工巧 주035) 공교(工巧): 공교(工巧)는. ‘’은 보조사. ‘공교’는 솜씨 등이 재치 있고 교묘하다는 뜻이다.
어듸 가 어더 오며
듀화 주036) 듀화: 규화(葵花)는. 해바라기는. ‘’은 보조사. 여기서 ‘듀화’는 식물 ‘해바라기’를 가리키는데, 당시의 문헌에서는 ‘접시꽃’과 ‘해바라기’를 일러 ‘규화’라고 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만 유일하게 ‘듀화’라 부르고 있다.
누니 주037) 업거시니 주038) 업거시니: 없거니. 없-[無]+거(확인법 선어말어미)+시(비존대 선어말어미)+니(설명의 종속적 연결어미).
므스글 주039) 므스글: 무엇을. 므슥[何](대명사)+을(목적격조사).
가지고셔 주040) 가지고셔: 가지고서. 가지-[持]+고(대등적 연결어미)+셔(보조사). 보조사 ‘셔’는 어미 ‘-고, -아/어’ 등의 아래에 쓰이어 그 말뜻을 분명하게 나타내 주는 기능을 한다. ‘-고셔’는 두 가지 이상의 동작이 차례로 이어질 때, 한 동작을 끝내고 다른 동작으로 이어가는 뜻을 나타내는 연결어미이다.
주041) 조차 주042) 조차: 좇아. 좇-[隨/追]+아(종속적 연결어미).
도라오며 주043) 도라오며: 돌아오며. 도라오-[歸來]+며(대등적 연결어미). ‘도라오-’는 ‘돌-[廻]+아(보조적 연결어미)#오-[來]’로 분석되는 합성어이다.
반 주044) 반: 파초가. 반츄[芭蕉]+ㅣ(주격조사). 당시에는 ‘반쵸’가 주로 쓰였다, ‘반츄’로 표기된 것은 이 책이 유일하다. ¶반쵸 즛디허 즙〈구간 1:97〉. 반쵸 디허 자연니 난 즙 서 되와〈우역방 9〉.
귀
업거시니 주045) 업거시니: 없거니. 없-[無]+거(확인법 선어말어미)+시(비존대 선어말어미)+니(설명의 종속적 연결어미).
므스글
因야 주046) 인(因)야: 인(因)하여. 말미암아. 인(因)-+야(이유, 원인의 종속적 연결어미).
울엣 주047) 울엣: 우레의. 천둥의. 울에[天動]+ㅅ(관형격조사).
소리 듣고
開뇨 주048) 개(開)뇨: 개화(開花)하느냐. 피느냐. 개(開)-+(직설법선어말어미)+뇨(‘라’체의 1, 3인칭 설명 의문형 종결어미). 의문형 종결어미 ‘-뇨’는 ‘-니 오’의 축약형이다. ‘-오’는 ‘-니-’가 ‘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서술격조사)’에서 문법화한 것이기 때문에 의문형 종결어미 ‘-고’의 [ㄱ]이 약화된 표기이다.
元(→宛)然 주049) 완연(宛然): 완연(宛然)한. 뚜렷한. ‘元然’은 ‘宛然’의 잘못이다.
佛性이 아니 잇
히 주050) 업스니라 주051) 업스니라: 없느니라. 없는 것이다. 없-[無]+으니라(‘라’체의 평서형 종결어미).
迷惑 주052) 미혹(迷惑): 미혹(迷惑)한. ‘미혹(迷惑)’은 사(事)와 이(理)의 잘못됨과 사리에 밝지 못한 것을 이른다. 곧 정신이 헷갈려 갈팡질팡 헤맴이다.
衆生 주053) 중생(衆生): 중생은. ‘’은 보조사. ‘중생(衆生)’은 범어 ‘Sattva(薩埵)’를 옮긴 말로 부처의 구제의 대상이 되는 이 세상의 모든 생명 가진 것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여러 생을 윤회한다.’ ‘여럿이 함께 산다.’ ‘많은 연(緣)이 화합하여 비로소 생(生)한다.’ 등의 뜻이 있다. 곧 정식(情識)이 있는 생물. 유정(有情) 또는 제유(諸有).
아로미 주054) 아로미: 앎이. 식(識)이. 알-[識]+옴/움(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
업서 주055) 업서: 없어서. 없어. 없-[無]+어(이유, 원인의 종속적 연결어미).
낫분 주056) 낫분: 나뿐. 나만이. 나[我]+(단독 접미사).
아노라 주057) 아노라: 아노라. 안다. 알-[識]+(직설법 선어말어미)+오/우(인칭법 선어말어미)+다/라(‘라’체의 평서형 종결어미).
니라 주058) 니라: 하느니라. 하는 것이다. -(인용동사)+(직설법 선어말어미)+니라(‘라’체의 평서형 종결어미).
Ⓒ 언해 | 소백산 희방사 / 1569년(선조 2) 5월 일
일곱째는 식대(識大)이니, 식대라고 하는 말은 아는 것이 크다는 말이다. 안다고 함은 말똥구리가 똥을 뭉치어 땅에 묻고 한 끝에 알을 슬면 그 알이 이듬해의 봄에 까고 나와 그 똥을 먹고 살아나거니, 그 지혜는 어디에 가서 얻어 오며, 거미가 그물을 만들어 펴서 중생(衆生)을 잡거니 그 공교(工巧)함은 어디 가서 얻어 오며, 규화(葵花, 해바라기)는 눈이 없으니 무엇을 가지고서 해를 좇아 돌아오며, 파초(芭蕉)는 귀가 없거니 무엇으로 말미암아 우레의 소리를 듣고 개화(開花)하느냐? 완연(宛然)한 불성(佛性)이 있지 아니한 땅이 없느니라. 미혹(迷惑)한 중생은 앎이 없어서 나만이 안다고 하느니라.
Ⓒ 역자 | 김무봉 / 2013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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