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주 칠대만법
- 진여세계(眞如世界)
- 허공(虛空)-풍대(風大) 1
허공(虛空)-풍대(風大) 1
넷재 주001) 風大니 주002) 風大란 주003) 마 주004) 미 주005) 므(→크)닷 주006) 마리라 주007) 미라 주008) 혼 주009) 거슨 주010) 사게 주011) 보겐(→건)댄 주012) 고히며 주013) 이브로 주014) 김 나며 주015) 運動며 주016) 호미 주017) 긔 주018) 風大라 사미 주019) 運動 몯고 주020) 고히며 이브로 김곳 주021) 아니 나들면 주022) 사(→)미 죽다 고 주023) 주024) 萬物 내오 주025) 녀 주026) 萬物 주028) 萬物를 結實고 주029) 겨 주030) 萬物를 간슈니 주031) 이런 미 하콰 뫄(→콰) 시예 주032) 뷘 주033) 업시 주034) 야 주035) 이쇼 주036) 사비(→미) 다 모니라 주037)
넷재：
넷째는. 넷재[第四]+(보조사).
풍대(風大)니：
풍대(風大)이니. 풍대(風大)+Ø(서술격조사)+니(설명의 종속적 연결어미).
풍대(風大)란：
풍대(風大)라고 하는. ‘란’은 당시에 주로 보조사로 쓰였으나, 여기서는 서술격 다음에서 ‘~라는’ 또는 ‘~라고 하는’이 줄어서 된 말로 뒤의 사실을 규정하는 뜻을 나타낸다. 현대국어에서 확인의 뜻을 보이는 서술격조사 ‘이란/란’에 가까운 기능을 한다. ‘풍대’는 바람[風]이 물질을 구성하는 한 원소로서, 움직이는 것을 자성(自性)으로 하고, 만물을 기르는 작용이 있다고 하여 이렇게 부른다.
마：
말은. 말[言]+(보조사).
미：
바람이. [風]+이(주격조사).
크닷：
크다는. 크-[大]+다(‘라’체의 평서형 종결어미)+ㅅ(관형격조사). 여기서의 ‘ㅅ’은 평서형 종결어미의 뒤에 통합되어 인용절을 관형어로 만들어서 다음에 오는 체언인 ‘말’을 수식하는 기능을 한다. ‘므닷’은 ‘크닷’의 오각임.
마리라：
말이다. 말[言]+이(서술격조사)+다/라(평서형 종결어미).
미라：
바람이라고. [風]+이(서술격조사)+라(‘라’체의 평서형종결어미).
혼：
한. -(인용동사)+오/우(선어말어미)+ㄴ(관형사형어미). 여기서의 ‘-오/우-’는 관형사형어미 앞에 온 이른바 ‘대상 표시법’이다.
거슨：
것은. 것(의존명사)+은(보조사).
사게：
사람에게. 사[人]+게(상대 부사격조사).
보건댄：
보건댄. 본즉. 보-[見]+건댄(설명, 이유의 종속적 연결어미). ‘보겐댄’은 ‘보건댄’의 오각이다.
고히며：
코이며. 코며. 고ㅎ[鼻]+이며(접속조사).
이브로：
입으로. 입[口]+으로(도구 부사격조사).
나며：
나들며. 나-[出入]+며(대등적 연결어미).
운동(運動)며：
운동(運動)하며. 운동(運動)-+며(대등적 연결어미).
호미：
함이. 하는 것이. -+옴/움(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
긔：
그것이. 그[其]+ㅣ(주격조사).
사미：
사람이. 사[人]+이(주격조사). ‘사ᄃᆞ미’, ‘사ᄅᆞ비’는 ‘사ᄅᆞ미’의 오각이다.
몯고：
못하고. 몯-[不]+고(대등적 연결어미).
김곳：
김이. 김만. 김[口澤]+고/옷(강세, 단독의 보조사).
나들면：
나들면. 나들-[出入]+면(종속적 연결어미).
죽다 고：
죽었다 하고. ‘죽다’는 동사의 부정법(不定法)으로 과거시제를 보인다. ‘-’는 인용동사.
：
봄 바람은. 봄[春]+ㅅ(관형격조사) [風]+(보조사).
내오：
내고. 내-[生/出]+고/오(대등적 연결어미). ‘오’는 음절 부음 [j] 다음에서 [ㄱ] 약화를 반영한 표기이다.
녀 ：
여름 바람은. 녀름[夏]+ㅅ(관형격조사) [風]+(보조사).
칠대만법:7ㄱ
길오고 주027) 길오고：
기르고. 길-[長]+오(사동접미사)+고(대등적 연결어미).
：
가을 바람은. [秋]+ㅅ(관형격조사) [風]+(보조사).
결실(結實)고：
결실(結實)하고. 열매를 맺고.
겨 ：
겨울 바람은. 겨[冬]+ㅅ(관형격조사) [風]+(보조사).
간슈니：
간수하느니. 간슈(看守)-+(직설법 선어말어미)+니(종속적 연결어미). ‘간슈-’는 ‘보살피고 지키다,’의 의미를 가진 한자어 ‘看守-’에서 온 말로 보이는데, ‘훈민정음’ 초기 문헌부터 ‘간슈-’로 적혔다. 일찍부터 널리 쓰여서 ‘훈민정음’ 창제 당시에 벌써 우리말로 인식되었다는 사실의 반영일 것이다.
시예：
사이에. 사이에서. 시[間]+애/에/예(처소부사격조사). ‘예’는 음절부음 [j] 다음에 오는 처소부사격조사이다. ‘시’는 같은 책의 ‘’나 이후의 ‘이’ 등으로 보아 경상도방언형의 반영으로 보인다.
뷘 ：
빈 땅. 빈 땅이. 뷔-[空]+ㄴ(관형사형어미) [地].
업시：
없이. 없-[無]+이(부사파생접미사).
야：
가득하여. -[滿]+아/어/야(보조적 연결어미).
이쇼：
있되. 이시-[有]+오/우(설명·인용의 종속적 연결어미)
모니라：
모르느니라. 모르는 것이다. 모-[不識]+(직설법 선어말어미)+니라(‘라’체의 평서형 종결어미).
Ⓒ 언해 | 소백산 희방사 / 1569년(선조 2) 5월 일
넷째는 풍대(風大)이니, 풍대라고 하는 말은 바람이 크다는 말이다. 바람이라고 한 것은 사람에게 보건대 코며 입으로 김이 나들고 운동하고 하는 것이 그것이 풍대이다. 사람이 운동을 못하고 코며 입으로 김이 아니 나들면 사람이 죽었다고 한다. 봄 바람은 만물을 내고, 여름 바람은 만물을 기르고, 가을 바람은 만물을 결실(結實)하고, 겨울 바람은 만물을 간수(看守)하느니, 이런 바람이 하늘과 땅의 사이에 빈 땅 없이 가득하여 있는데, 사람이 다 모르느니라.
Ⓒ 역자 | 김무봉 / 2013년 12월 30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