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주 칠대만법
- 진여세계(眞如世界)
- 허공(虛空)-풍대(風大) 3
허공(虛空)-풍대(風大) 3
대예 나다 주002) 면 주003) 대바 주004) 엇뎨 주005) 當(→常)녜 주006) 미 주007) 업스며 주008) 죠셔 주009) 나면 주010) 조(→죠) 주011) 다기니 주012) 닥바(→ᄐᆡ) 주013) 엇뎨 미 업스료 주014) 대와 조(→죠)와 손과 야 주015) 난 주016) 주017) 뮈락 주018) 마니 주019) 이(시)락 주020) 거니와 주021) 하콰 주022) 콰 주023) 시예 주024) 뮈디 주025) 아니 주026) 眞實ㅈ(→ㅅ) 주027) 녜 주028) 잇다가 주029) 이졔 주030) 더러 주031) 업슨디 주032) 아니며 녜 업던 주033) 미 주034) 이제 미(→더) 주035) 잇논디 주036) 아니어늘 주037) 衆生 주038) 녀교 주039) (→)미 자락 닐락 주040) 니라 주041) 니이다 주042) 衆生이 衆心로 주043) 간대 잇(→옛) 주044) 혜아비(→료)미라 주045) 이 다 주046) 實 주047) 디 주048) 업스니라
칠대만법:7ㄴ
서 주001) 대예서：
대에서. 대나무에서. 대[竹]+예서(출발점 부사격조사).
나다：
난다. 난다고. 나-[生]+(직설법 선어말어미)+다(‘라’체의 평서형 종결어미).
면：
하면. -(인용동사)+면(조건, 이유의 종속적 연결어미).
대바：
대밭에. 대밭에서. 대[竹]+밭[田]+/의(부사격조사). ‘밭[田]’은 부사격조사로 ‘/의’를 취하는 이른바 특이처격어이다.
엇뎨：
어찌, 어찌하여. 엇뎨[何](부사). ‘엇뎨’는 ‘엇디’에 부사격조사 ‘-에’가 통합되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당시에 수의적 변이형으로 ‘엇더, 어뎌, 엇디’ 등도 쓰였다.
상(常)녜：
항상. 늘. 언제나. ‘常녜’(부사). 한자어 ‘常例’에서 온 말인데, ‘훈민정음’ 초기 문헌부터 ‘녜’로 적혔다. 일찍이 우리말처럼 쓰였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한자와 한글을 한 자씩 이용해서 적었다. 표기의 혼란상을 보인다.
미：
바람이. [風]+이(주격조사).
업스며：
없으며. 없-[無]+으며(대등적 연결어미).
죠셔：
종이에서. 죠[紙]+셔(부사격조사).
나면：
나면. 생기면. 나-[生/出]+면(조건, 이유의 종속적 연결어미).
죠：
종이가. 죠[紙]+Ø(주격조사). ‘죠[紙]’는 15세기에는 이렇게 ‘죠’로 적혔으나, 이후 문헌에서는 ‘죠희’, ‘조히’, ‘조회’ 등으로 적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죠’, ‘조’ 등으로 혼란상을 보인다. ¶죠희에 글자 둘흘 뵈니〈오륜 2:50〉. 검은 믁 흰 조희는 님의 얼골 보련마는〈고시조, 가곡원류〉. 조히 紙〈아학 상:10〉.
다기니：
닥나무이니. 닥[楮]+이(서술격조사)+니(설명의 종속적 연결어미).
닥바：
닥나무 밭에. 닥[楮]+밭[田]+(부사격조사).
업스료：
없겠느냐. 없겠는가. 없-[無]+으리(추측법 선어말어미)+고/오(‘라’체의 1,3인칭 설명의문형어미). 의문형어미 ‘-료’는 ‘리오’의 축약형이다. ‘-오’는 추측법 선어말어미 ‘-리-’ 다음에서 [ㄱ] 약화를 반영한 표기이다.
야：
더불어. 야[與](부사).
난：
생겨난. 나-[生/出]+ㄴ(관형사형어미).
：
바람은. [風]+(보조사).
뮈락：
움직이락. 뮈-[搖]+락(반복의 종속적 연결어미). 어미 ‘-락’은 어떤 동작이나 상태가 서로 엇바뀌어 일어남을 표시하는 연결어미이다. ‘-으락 ~-으락’은 종속적 연결어미가 진행상을 보이는 것으로 동시적 동작의 반복을 나타낸다.
마니：
가만히. 마니[靜/隱](부사). 같은 시기에 ‘마니’와 ‘니’가 함께 쓰였다. ¶마니 몯 이셔 自然히 니러〈석상 6:30〉. 그 夫人이 니 사 부려〈석상 24:50〉. 니 이시면 虛空이 외니라〈능엄 4:17〉.
이(시)락：
있으락. 이시-[有]+락(종속적 연결어미).
거니와：
하거니와. 하지만. -[爲]+거니와(상반, 양보의 종속적 연결어미).
하콰：
하늘과. 하ㅎ[天]+과(접속조사).
콰：
땅. 땅의. ㅎ[地]+과(접속조사). 마지막 명사 다음에 접속조사 ‘과’가 왔으나 그 뒤에 관형격조사가 생략되었다.
시예：
사이에. 사이에서. 시[間]+애/에/예(처소부사격조사). ‘예’는 음절부음 [j] 다음에 오는 처소부사격조사이다. ‘시’는 같은 책의 ‘’나 이후의 ‘이’ 등으로 보아 경상도방언형의 반영으로 보인다.
뮈디：
움직이지. 뮈-[搖]+디(보조적 연결어미).
아니：
아니하는. 아니-[不]+(보조사).
진실(眞實)ㅅ：
진실(眞實)의. 진실한. ‘ㅈ’은 무정 명사 다음에 오는 관형격조사 ‘ㅅ’의 오기(誤記)이다.
녜：
옛적에. 예에. 옛날에. 녜[昔]+예(부사격조사).
잇다가：
있다가. 잇-[有]+다가(전환의 연결어미). 어미 ‘-다가’는 이어지던 동작이 일단 그치고, 다른 동작으로 옮기는 행위를 서술하는 종속적 연결어미이다.
이졔：
이제. 이졔[今]. 당시에 ‘이제’와 ‘이졔’가 함께 쓰였으나, ‘이제’의 쓰임이 월등히 높다. 이 책에서도 두 형태가 함께 보인다.
더러：
대략. 더러(부사).
업슨디：
없는 것이. 없-[無]+은(관형사형어미)#(의존명사)+ㅣ(주격조사).
업던：
없던. 없-[無]+더(회상법 선어말어미)+ㄴ(관형사형어미).
미：
바람이. [風]+이(주격조사). ‘ᄆᆞᄅᆞ미’는 ‘ᄇᆞᄅᆞ미’의 오각이다.
더：
더. 또. 더[加](부사). ‘미’는 ‘더’의 오각이다.
잇논디：
있는 것이. 잇-[有]+(직설법 선어말어미)+오/우(선어말어미)+ㄴ(관형사형어미)#(의존명사)+ㅣ(주격조사).
아니어늘：
아니거늘. 아니-[不]+거늘/어늘(설명의 종속적 연결어미). ‘-어늘’은 서술격 다음에서 [ㄱ] 약화를 반영한 표기이다.
중생(衆生)：
중생(衆生)은. ‘’은 보조사. ‘중생(衆生)’은 범어 ‘Sattva(薩埵)’를 옮긴 말로 부처의 구제의 대상이 되는 이 세상의 모든 생명 가진 것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여러 생을 윤회한다.’ ‘여럿이 함께 산다.’ ‘많은 연(緣)이 화합하여 비로소 생(生)한다.’ 등의 뜻이 있다. 곧 정식(情識)이 있는 생물. 유정(有情) 또는 제유(諸有).
녀교：
여기되. 녀기-[擬]+오/우(설명·인용의 종속적 연결어미).
자락 닐락：
자락 일어나락. 자-[默]+락(반복의 종속적 연결어미) 닐-[起]+락(반복의 종속적 연결어미). ‘-락’은 어떤 동작이나 상태가 서로 엇바뀌어 일어남을 나타내는 종속적 연결어미이다. ‘-으락 ~-으락’은 진행상을 보이는 것으로 동시적 동작의 반복을 나타낸다.
니라：
하느니라. 하는 것이다. -[爲]+(직설법 선어말어미)+니라(‘라’체의 평서형 종결어미).
니이다：
하는 것입니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직설법 선어말어미)+니이다(‘쇼셔’체의 평서형 종결어미). 이 책의 설화자(說話者)는 ‘라’체를 쓰고 있으므로 전체 문장의 흐름으로 볼 때 이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아마도 내포된 간접 인용문의 종결어미와 동일할 수밖에 없어서 이렇게 표현한 듯하다.
중심(衆心)로：
중심(衆心)으로. ‘로’는 도구부사격조사. ‘중심’은 여러 사람의 마음, 곧 ‘중생(衆生)의 마음’을 이른다.
간대옛：
되는 대로의, 간대옛(부사).
혜아료미라：
헤아림이다. 혜아리-[籌]+옴/움(명사형어미)+이(서술격조사)+다/라(‘라’체의 평서형 종결어미).
이 다：
이것이 다. 이[此](지시대명사) 다[皆](부사).
실(實)：
실(實)한. 진실한. 실(實)-+ㄴ(관형사형어미).
디：
뜻이. [意]+이(주격조사).
Ⓒ 언해 | 소백산 희방사 / 1569년(선조 2) 5월 일
대에서 난다고 하면 대밭에서 어찌 언제나 바람이 없으며, 종이에서 나면 종이가 닥나무이니 닥나무 밭에 어찌 바람이 없겠느냐? 대와 종이와 손과 더불어 난 바람은 움직이락 가만히 있으락 하거니와 하늘과 땅의 사이에 움직이지 아니하는 진실의 바람은 옛적에 있다가 이제 덜어 없는 것이 아니며, 옛적에 없던 바람이 이제 더 있는 것이 아니거늘 중생은 여기되, 바람이 자락 일어나락 하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중생(衆生)이 중심(衆心)으로 되는 대로의 헤아림이다. 이것이 다 실(實)한 뜻이 없는 것이다.
Ⓒ 역자 | 김무봉 / 2013년 12월 30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