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
젼로 주001) 젼로: 까닭으로. 이유로. 젼[故]+로(원인의 부사격조사).
이 닐굽 가짓
寶徘(→貝)옛 주002) 보배(寶徘→貝)옛: 보배의. 보배(寶貝)+예(부사격조사)+ㅅ(관형격조사). ‘옛’은 부사격과 관형격의 통합형 조사임. ‘보배’는 당시에도 한자로는 ‘寶貝’라고 썼으나(리 뎨일 보븨니-馬是第一寶貝〈번박 상 : 43〉), 여기서는 ‘寶徘’를 썼다. ‘배(徘)’ 자의 뜻이 ‘어슬렁거리다/노닐다’ 등임에 비추어 보면 오기(誤記)로 짐작된다.
거시
虛空애 주003) 허공(虛空)애: 허공(虛空)에. ‘애’는 선행체언의 끝 음절이 양성모음일 경우에 오는 처소의 부사격조사. ‘허공’은 범어로 ‘Ākāśa’라 한다. 다른 것을 막지 않고, 다른 것에 막히지도 않으며, 물(物)과 심(心)의 모든 법을 받아들이는 당체(當體), 곧 공간(空間)을 이른다. 횡편(橫遍), 수상(竪常), 무애(無礙), 무분별(無分別), 용수(容受) 등의 뜻이 있다.
야 주004) 야: 가득하여. 가득해. 가득 차. -[滿]+야(보조적 연결어미).
잇고 주005) 잇고: 있고. 잇-[有]+고(대등적 연결어미). ‘야 잇고’는 이른바 동작상 중 완료상을 보이는 것으로 형용사에서 실현되었다. 이런 이유로 현대어 번역에서는 ‘가득차 있고’로 옮긴 것이다.
해 주006) 해: 땅에. ㅎ[地]+애(처소의 부사격조사).
萬物레 주007) 만물(萬物)레: 만물(萬物)에. ‘만물’은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 곧 만유(萬有)를 이른다. ‘레’는 처소의 부사격조사 ‘에’에 선행체언의 말음 [ㄹ]이 중철표기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앞 시기의 표기 형태인 분철이 지켜지기도 하고, 이 예에서처럼 중철이 나타나는 등 표기에서 혼란상을 보인다.
야 잇고
나혀 주008) 나혀: 내어 끌어. 나아가 이끌어. 나-[進]#혀-[引]+어(보조적 연결어미). ‘나혀-’는 비통사적 합성어이다.
볼딘댄 주009) 볼딘댄: 볼진댄. 보면. 보-(보조동사)+ㄹ딘댄(조건, 가정의 종속적 연결어미).
내 주010) 내: 내. 나의. 나[我]+ㅣ(관형격조사). 이 책보다 앞서 간행된 책들에서는 주격의 형태와 관형격의 형태가 같아서 방점(傍點)으로 구분(주격-·내/거성, 관형격-내/평성)하였으나, 이 책은 방점을 두지 않아서 현대국어에서처럼 통사 구성으로 분석한다.
모매 야
잇니 주011) 잇니: 있느니. 있느니라. 잇-[有]+(직설법 선어말어미)+니(종속적 연결어미). ‘라 잇니’는 본용언과 보조용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처럼 본용언과 보조용언의 구성이 ‘-아/어#잇-’인 경우에는 동작상 중 완료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본다. 그러나 여기서의 ‘-아#잇-’은 완료상보다는 과거의 행위를 보이고 있으므로 현대어 옮김에서는 과거의 사실로 처리했다.
내
모 주012) 모: 몸을. 몸에. 몸[身]+(목적격조사).
當야 주013) 당(當)야: 당(當)해서. 대응해서. 상대해서. 당(當)-+야(보조적 연결어미).
보건댄 주014) 보건댄: 보면. 보건댄. 보-(보조동사)+건댄(조건의 종속적 연결어미).
七大萬法 주015) 칠대만법(七大萬法): 모든 법(法)의 체성(體性)을 일곱 종류로 나눈 것이다. 곧 만유(萬有) 생성의 요소인 지대(地大), 수대(水大), 화대(火大), 풍대(風大), 공대(空大), 견대(見大), 식대(識大) 등 7종(種)을 이르는 말이다. ‘만법(萬法)’은 우주 사이에 있는 유상, 무상의 온갖 사물, 곧 정신적, 물질적인 일체의 것을 이른다. 제법(諸法), 또는 제유(諸有).
으로
모도와 주016) 모도와: 모아서. 모도-[集]+아(양태의 종속적 연결어미). ‘모도와’는 ‘모도아’의 오기(誤記)이다. 동사 ‘모도-[集]’의 활용형이므로 ‘모도아’로 표기하는 것이 맞다. 이 책의 바로 다음 쪽에는 ‘모도아’로 표기되어 있다.
라 주017) 라: 만들어. -[作/造]+아(보조적 연결어미).
잇니
나 주018) 나: 하나는. 첫째는. 나ㅎ[第一]+(보조사). 이 어휘 ‘나ㅎ’의 경우, 훈민정음 창제 직후에 간행된 책인 『석보상절』(1447년 간행) 및 『능엄경언해』(1462년 간행) 등 간경도감 간행의 문헌들에서는 주로 ‘나’의 형태로 쓰였으나, 17세기 이후에 간행된 문헌들에서는 ‘나’의 쓰임이 우세한 편이다. 여기서의 ‘나’는 기본 수사로서의 ‘하나’가 아니고, 차례 순서의 첫째를 뜻하는 말로 쓰였다. ‘첫째’를 가리키는 말은 15세기 문헌에 보이지 않는다. 16세기 이후 문헌에 ‘낟재/낫재’의 형태로 처음 나타난다. ¶낟재 朝廷의 利며 害로옴과 변방 긔별와〈소학 5:100〉. 그 낫재 스스로 편안홈을 求며〈소학 5:16〉.
이니 주019) 이니: 흙이니. [土]+이(서술격조사)+니(설명의 종속적 연결어미).
내 모매
콰 주020) 가족과 주021) 왜니라 주022) 왜니라: 뼈이니라. 뼈이다. 뼈인 것이다. [骨]+와(접속조사)+이(서술격조사)+니라(‘라’체의 평서형 종결어미). 중세국어 시기에는 명사 나열의 경우 마지막 명사 다음까지 접속조사를 두고, 그 뒤에 격조사나 보조사를 통합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두울재 주023) 두울재: 둘째는. 두울재[第二]+(보조사). 차례수사 ‘둘째’를 가리키는 말의 경우, 15세기 중·후기 문헌에는 ‘둘차히, 둘차, 둘채’ 등이 쓰이고, 16세기 문헌에는 ‘둘재’가 쓰였다. 그러나 이 책에는 다른 문헌에 그 예가 드문 ‘두울재’가 쓰인 것이다. ¶둘차힌 바기 고리 구드시며〈월석 2:55〉. 슬프다 둘찻 놀애 블로매〈두초 25:27〉. 둘챗 가비샤브터 二身佛 이쇼 아니〈원각 상1의2:179〉. 그 둘재 션 일 아디 몯며〈소학 5:17〉.
므리니 주024) 므리니: 물이니. 믈[水]+이(서술격조사)+니(설명의 종속적 연결어미).
내
모매 주025) 모매: 몸에. 몸의. 몸[身]+애(처소의 부사격조사). 이 어휘의 경우, 원전의 형태를 중시하여 부사어로 옮기면 ‘몸에’가 되어 이 어휘의 뒤에 ‘있는’을 넣어야 문맥의 흐름이 자연스러우나, 관형격으로 옮기면 ‘몸의’가 되어 문맥의 흐름은 물론 문장 구성도 단순해지는 장점이 있다.
피와 주026) 눈믈와 주027) 눈믈와: 눈물과. ‘눈믈’은 ‘눈[眼]+믈[液]’의 합성어로 ‘누액(淚液)’의 의미임. ‘와’는 접속조사. ‘눈믈’은 이보다 앞선 시기에 ‘믈’ 또는 ‘믈’로 쓰였으나, 이 책에는 ‘눈믈’로 쓰였다. ¶이 말 듣고 믈 흘리며〈석상 11:23〉. 어마님 그리신 므를〈용가 91장〉.
곳믈와 주028) 곳믈와: 콧물과. 곳믈[齈]+과/와(접속조사). ‘곳믈[齈]’은 ‘고[鼻]+ㅅ(사잇소리)+믈[液]’의 합성어임. ‘와’는 ‘ㄹ’ 다음에서 [ㄱ] 약화를 반영한 표기.
춤괘오 주029) 춤괘오: 침이고. 춤[唾]+과(접속조사)+이(서술격조사)+고/오(대등적 연결어미). 중세국어 시기에는 명사 나열의 경우 마지막 명사 다음까지 접속조사를 두고 그 뒤에 격조사나 보조사를 통합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오’는 서술격조사 ‘ㅣ’ 다음에서 [ㄱ] 약화를 반영한 표기이다.
셋재 주030) 셋재: 셋째는. 셋재[第三]+(보조사). 차례수사 ‘셋째’를 가리키는 말의 경우, 15세기 문헌에는 ‘세차히, 세차’ 등이 쓰이고, 16세기 문헌에는 ‘셋재’, 또는 ‘섿재’가 쓰였다. ¶세차힌 니마히 넙고 平正시며〈월석 2:55〉. 슬프다 셋찻 놀애 블로매 놀애 세 번 브르노니〈두초 25:27〉. 셋재 모 사 욘 허믈이며 사오나온 이를 니디 말며〈번소 8:21〉. 섿재 모 사의 지은 밧 허믈이며 사오나온 이를 닐으디 아니홈이오〈소학 5:100〉.
브리니 주031) 브리니: 불이니. 블[火]+이(서술격조사)+니(설명의 종속적 연결어미).
내 모매
주032) : 따스한. 따뜻한. -[溫]+ㄴ(관형사형어미).
氣韻이오 주033) 기운(氣韻)이오: 기운이고. 기운(氣韻)+이(서술격조사)+고/오(대등적 연결어미). ‘-오’는 서술격 다음에서 [ㄱ] 약화를 반영한 표기. ‘기운(氣韻)’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으나 느낄 수 있는 어떤 현상 같은 것을 이른다. 이보다 앞서거나 조금 나중에 간행된 책 중에 한글로 ‘긔운’이라 쓴 예도 있다. 단독으로 쓰인 말이 아니고 파생어의 경우에서다. ¶다 긔운젓고 어디다 일컫니〈번소 6:25〉. 시쇽이 일라 긔운젓고 올타 디라〈소학 5:23〉.
넷재 주034) 넷재: 넷째는. 넷재[第四]+(보조사). 차례수사 ‘넷째’를 가리키는 말의 경우, 15세기 문헌에는 ‘네차히, 네차’ 등이 쓰이고, 16세기 문헌에는 ‘넷재’, 또는 ‘넫재’가 쓰였다. ¶네차힌 눈서비 놉고 기르시고〈월석 2:55〉. 가온 네찻 하리〈석상 6:36〉. 넷잿 형은 모도고져 니〈번박 상:39〉. 녜 일 고홈이니 례예 넫재라〈소학 4:1〉.
미니 주035) 미니: 바람이니. [風]+이(서술격조사)+니(설명의 종속적 연결어미).
칠대만법:2ㄴ
내 모매
運動 주036) 운동(運動): 운동(運動)하는. ‘-’은 ‘--+(현재 관형사형어미)’으로 분석된다.
거시오 주037) 거시오: 것이고. 것+이(서술격조사)+고/오(대등적 연결어미). ‘-오’는 서술격 다음에서 [ㄱ] 약화를 반영한 표기.
다재 주038) 다재: 다섯째는. 다재[第五]+(보조사). 차례수사 ‘다섯째’를 가리키는 말은 15세기 문헌에 그 예가 많지는 않지만 ‘다차히’가 쓰이고, 16세기 문헌에는 ‘다재/다슷재’가 쓰였다. ¶다차힌 누니 넙고 기르시며〈월석 2:55〉. 다재 론 거즛 말 지 사을 소겨 훼호미오〈여향 7〉. 다슷재 믈읫 飮食 먹옴애 야 리며 取디 아닐 거시며〈소언 5:102〉.
虛空이니 내 모미
虛空애 주039) 허공(虛空)애: 허공(虛空)에. ‘애’는 처소부사격조사.
니고 주040) 니고: 다니고. ‘니-[走行]+고(대등적 연결어미)’로 분석된다. ‘니-’는 ‘-[走]#니-[行]’의 합성어 ‘니-’에서 역행동화에 의한 비음화가 반영된 표기임. 훈민정음 창제 초기부터 ‘니-’와 ‘니-’가 함께 쓰였으나 창제 초기에는 ‘니-’의 쓰임이 우세했고, 이후에는 ‘니-’가 더 많이 쓰였다.
여슷재 주041) 여슷재: 여섯째는. 여슷재[第六]+(보조사). 차례수사 ‘여섯째’를 가리키는 말은 15세기 문헌에 ‘여슷차’ 또는 ‘여슷차히’가 쓰였으나, 그 예가 많지는 않다. 16세기 문헌에는 ‘여슷재’가 쓰였으나 이 역시도 매우 드물다. ¶穆王 여스찻 乙酉ㅣ라〈석상 6:1〉. 여슷차힌 곳 리 놉고 두렵고 고시고 굼기 아니 뵈시며〈월석 2:25〉. 여슷재 온 가난니 어엿비 너기디 아니 형벌이오〈소언 1:12〉.
보 주042) 거시니 주043) 거시니: 것이니. 것(의존명사)+이(서술격조사)+니(종속적 연결어미).
내 모매 블근 것
거믄 디 주044) 거믄 디: 검은 것이. 검-[黑]+은(관형사형어미) (의존명사)+ㅣ(주격조사).
(→)야 주045) 야: 가리어. 분별하여. -[分別]+아/야(연결어미).
보 거시오
닐굽재 주046) 닐굽재: 일곱째는. 닐굽재[第七]+(보조사). 차례수사 ‘일곱째’를 가리키는 말은 15세기 문헌에 ‘닐굽차’ 또는 ‘닐굽차히’가 쓰였으나, 그 예가 많지는 않다. 16세기 문헌에는 ‘닐굽재’가 쓰였으나 이 역시도 매우 드물다. ¶슬프다 닐굽찻 놀애 블로매 슬허 놀애 고〈두해 25:29〉. 穆王 닐굽찻 丙戌이라〈석상 6:11〉. 닐굽차힌 귀 두텁고 넙고 기르시고 귓바회 세시며〈월석 2:25〉. 닐굽재 게 잇 거슬 구며 술와 밥을 구흘 마를 니디 마롤디니라〈번소 8:21〉.
아 주047) 거시니 내 모매
믜우니 주048) 믜우니: 미운 것. 미운 것과. -/믜우-[憎]+은/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
고오니 주049) 고오니: 고운 것. 고운 것을. -/고오-[麗]+/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
주050) : 가리는 분별하는. -[分別]+(관형사형어미).
거시라
Ⓒ 언해 | 소백산 희방사 / 1569년(선조 2) 5월 일
이러한 까닭으로 이 일곱 가지 보배(寶貝)의 것이 허공에 가득 차 있고, 땅과 만물에 가득 차 있고, 내어 끌어 볼진댄 나의 몸에 가득 차 있느니라. 내 몸에 대응해서 보면 칠대만법(七大萬法)으로 모아서 만들었느니라. 하나는 흙이니 내 몸에 있는 살과 가죽과 뼈이니라. 둘째는 물이니 내 몸에 있는 피와 눈물과 콧물과 춤이고, 셋째는 불이니 내 몸에 있는 따스한 기운이고, 넷째는 바람이니 내 몸에 운동하는 것이고, 다섯째는 허공(虛空)이니 내 몸이 허공에 다니고, 여섯째는 보는 것이니 내 몸에 붉은 것과 검은 것을 가리어 보는 것이고, 일곱째는 아는 것이니 내 몸에 미운 것 고운 것을 가리는 것이다.
Ⓒ 역자 | 김무봉 / 2013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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