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칠대만법:8ㄱ
재 주001) 다재: 다섯째는. 다재[第五]+(보조사).
空大니 주002) 공대(空大)니: 공대이니. 공대(空大)+Ø(서술격조사)+니(설명의 종속적 연결어미). ‘공대’는 실체가 없고 자성(自性)이 없는 공(空)은 성품(性品)이 장애됨이 없이 온갖 것을 포섭하고, 거침없이 작용을 하여 사물이 의지하고 존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는 뜻에서 이렇게 부른다. 곧 허공이라고도 하고, 허공이 크다는 뜻으로도 쓴다.
空大란 주003) 공대(空大)란: 공대(空大)라는. 공대(空大)라고 하는. ‘란’은 당시에 주로 보조사로 쓰였으나, 여기서는 서술격 다음에서 ‘~라는’ 또는 ‘~라고 하는’이 줄어서 된 말로 뒤의 사실을 규정하는 뜻을 나타낸다. 현대국어에서 확인의 뜻을 보이는 서술격조사 ‘이란/란’에 가까운 기능을 한다.
마 주004) 虛空이 주005) 허공(虛空)이: 허공(虛空)이. ‘이’는 주격조사. ‘허공’은 범어로 ‘Ākāśa’라 한다. 다른 것을 막지 않고, 다른 것에 막히지도 않으며, 물(物)과 심(心)의 모든 법을 받아들이는 당체(當體), 곧 공간(空間)을 이른다. 횡편(橫遍), 수상(竪常), 무애(無礙), 무분별(無分別), 용수(容受) 등의 뜻이 있다.
크닷 주006) 크닷: 크다는. 크-[大]+다(‘라’체의 평서형 종결어미)+ㅅ(관형격조사). 여기서의 ‘ㅅ’은 평서형 종결어미의 뒤에 통합되어 인용절을 관형어로 만들어서 다음에 오는 체언인 ‘말’을 수식하는 기능을 한다.
마리라 주007) 마리라: 말이다. 말[言]+이(서술격조사)+다/라(평서형 종결어미).
虛空이
크다 주008) 크다: 크다고. 크-[大]+다(‘라’체의 평서형 종결어미).
호 주009) 호: 함은. 하는 것은. -(인용동사)+옴/움(명사형어미)+(보조사)
하콰 주010) 하콰: 하늘과. 하ㅎ[天]+과(접속조사).
히라 주011) 히라: 땅이다. ㅎ[地]+이(서술격조사)+다/라(평서형 종결어미).
七大萬法이 주012) 칠대만법(七大萬法)이: 칠대만법(七大萬法)이. ‘이’는 주격조사. ‘칠대만법(七大萬法)’은 모든 법(法)의 체성(體性)을 일곱 종류로 나눈 것이다. 곧 만유(萬有) 생성의 요소인 지대(地大), 수대(水大), 화대(火大), 풍대(風大), 공대(空大), 견대(見大), 식대(識大) 등 7종(種)을 이르는 말이다. ‘만법(萬法)’은 우주 사이에 있는 유상, 무상의 온갖 사물, 곧 정신적, 물질적인 일체의 것을 이른다. 제법(諸法), 또는 제유(諸有).
다 주013) 虛空애 담겨
잇니 주014) 잇니: 있느니. 잇-[有]+(직설법 선어말어미)+니(종속적 연결어미).
虛空곳 주015) 허공(虛空)곳: 허공(虛空)만. ‘곳’은 ‘강세, 단독’의 보조사.
아니면 하 히며
地水火風이며 주016) 지수화풍(地水火風)이며: 지(地), 수(水), 화(火), 풍(風) 등이며. ‘이며’는 접속조사이다. ‘지수화풍’은 다른 말로 네 가지 대종(大種)이라고도 한다. 불교에서는 인간의 몸은 물론, 산천(山川), 초목(草木) 등 모든 것이 이 네 가지의 원소(元素)로 되어 있다고 해서 이렇게 부른다.
見大識大히 주017) 견대식대(見大識大)히: 견대(見大), 식대(識大)들이. ‘-히’는 ‘ㅎ(복수접미사)+이(주격조사)’로 분석된다. ‘견대’는 색법(色法)이 법계(法界)에 두루 가득함과 같이 견(見)의 성품이 법계에 가득 찼다고 하여 이르는 말이다. ‘근대(根大)’라고도 한다. ‘식대’는 경계(境界)를 대하여 인식하는 마음의 작용이 크다는 뜻이다.
제 주018) 제: 자기들이. 저[自]+ㅣ(주격조사). ‘저’는 재귀대명사이다.
가
이숄 주019) 이숄: 있을. 이시-[有]+오/우(대상 표시 선어말어미)+ㄹ(관형사형어미).
업니 주020) 업니: 없느니. 없-[無]+(직설법 선어말어미)+니(종속적 연결어미).
그럴 다 虛空 크다
니라 주021) 니라: 하느니라. 하는 것이다. -(인용동사)+(직설법서어말어미)+니라(‘라’체의 평서형 종결어미)
여슷재 주022) 여슷재: 여섯째는. 여슷재[第六]+(보조사).
見大니 주023) 견대(見大)니: 견대이니. 견대(見大)-+Ø(서술격조사)+니(설명의 종속적 연결어미).
見大라 주024) 견대(見大)라: 견대라고. 견대라. ‘-라’는 서술격 다음에 온 ‘라’체의 평서형 종결어미.
호
보미 주025) 보미: 봄이. 보는 것이. 보-[見]+옴/움(명사형 어미)+이(주격조사). ‘:보·미’는 ‘·보-[見](어간, 거성)+·옴(명사형어미, 거성) ⟶ :보·미(상성+거성)’로 분석된다. 중세국어 시기의 문헌에서 어간의 말음이 /ㅏ, ㅓ, ㅗ, ㅜ/ 인 용언은 그 뒤에 명사형어미 ‘옴/움’이 통합되면 ‘-오/우-’는 나타나지 않고, 어간의 성조만 상성(上聲)으로 바뀐다. 그러나 이 책에는 방점이 표기되지 않아서 그냥 ‘보미’로 적혔다.
크닷 마리라
一切 주026) 일체(一切): 일체. 일체의. ‘일체(一切)’는 범어 ‘Sarva’를 옮긴 말이다. ‘만물의 전체’, ‘온갖 것, 또는 모든 것’을 이른다. ‘일체(一切)’에는 사물의 전체를 말하는 일체(全分의 一切)와 제한된 범위의 전부를 말하는 일체(少分의 一切)의 두 종류가 있다.
보미
적디 주027) 적디: 적지. 적-[少]+디(보조적 연결어미).
아니니라 주028) 아니니라: 아니하니라. 아니한 것이다. 아니-[不]+니라(‘라’체의 평서형 종결어미).
힐녜(→) 주029) : 해를. [日]+(목적격조사). ‘힐녜’는 ‘ᄒᆡᄅᆞᆯ’의 오각이다.
보 주030) 보: 봄을. 보는 것을. 보-[見]+옴/움(명사형 어미)+(목적격조사). ‘:보·’은 ‘·보-[見](어간, 거성)+·옴(명사형어미, 거성) ⟶ :보·(상성+거성)’로 분석된다. 중세국어 시기의 문헌에서 어간의 말음이 /ㅏ, ㅓ, ㅗ, ㅜ/ 인 용언은 그 뒤에 명사형어미 ‘옴/움’이 통합되면 ‘-오/우-’는 나타나지 않고, 어간의 성조만 상성(上聲)으로 바뀐다. 그러나 이 책에는 방점이 표기되지 않아서 그냥 ‘보’로 적혔다.
나 주031) 나: 낮에. 낮[晝]+/의(부사격조사). ‘낮’은 부사격조사로 ‘/의’를 취하는 이른바 특이처격어이다.
보아 주032) 보아: 보거든. 보면. 보-[見]+거든/아(어든)/야(조건, 가정의 종속적 연결어미). 이 어미[-거든/아(어든)/야]는 동사 어간의 종류에 따라 선택되는 이른바 형태론적으로 조건 지어진 이형태이다.
가 주033) 가: 해인가. [日]+Ø(서술격조사)+ㄴ가(‘라’체의 제2인칭 판정 의문형어미). 판정 의문형어미 ‘-ㄴ가’는 ‘-ㄴ(관형사형어미)+가(의문보조사)’로 분석된다. 여기서의 의문문은 독백조로 이루어졌으므로 간접의문법이다.
너기며 주034) 너기며: 여기며. 너기-[據]+며(대등적 연결어미).
바 주035) 바: 밤에. 밤[夜]+(부사격조사). ‘밤’은 부사격조사로 ‘/의’를 취하는 이른바 특이처격어이다.
보아
린가 주036) 린가: 달인가. [月]+이(서술격조사)+ㄴ가(‘라’체의 제2인칭 판정 의문형어미). 판정 의문형어미 ‘-ㄴ가’는 ‘-ㄴ(관형사형어미)+가(의문보조사)’로 분석된다. 여기서의 의문문은 독백조로 이루어졌으므로 간접의문법이다.
너기며 아(→와)
(→)와 주037) 와: 달이. [月]+와(접속조사). 마지막 명사 다음까지 접속조사를 두었으나 주격조사는 생략되었다. 중세국어 시기에는 명사 나열의 경우, 이렇게 마지막 명사 다음까지 접속조사를 두고 그 다음에 격조사나 보조사를 통합했다.
업슨 주038) 업슨 : 없는 데. 없-[無]+은(관형사형어미) (의존명사).
브 주039) 혀 주040) 혀: 켜거든. 켜면. 혀-[點火]+어(조건, 가정의 종속적 연결어미). 모음조화가 지켜지지 않았다. 이 어미[-거든/아(어든)/야]는 동사 어간의 종류에 따라 선택되는 이른바 형태론적으로 조건 지어진 이형태이다.
브리 주041) 보
칠대만법:8ㄴ
니라 며
누늘 주042) 마 주043) 마: 감거든. 감으면. -[閉眼]+아(조건, 가정의 종속적 연결어미). 이 어미[-거든/아(어든)/야]는 동사 어간의 종류에 따라 선택되는 이른바 형태론적으로 조건 지어진 이형태이다.
萬物 몯보고 누늘
든 주044) 든: 뜨거든. 뜨면. -[開眼]+어든(조건, 가정의 종속적 연결어미). 이 어미는 동사 어간의 종류(자동사/타동사)에 따라 선택되는 이른바 형태론적으로 조건 지어진 이형태이다.
萬物
흘(→볼) 주045) 볼: 볼새. 보므로. 보-[見]+ㄹ(설명, 이유의 종속적 연결어미). ‘흘ᄉᆡ’는 ‘볼ᄉᆡ’의 오각이다.
누니 주046) 보니라 니
Ⓒ 언해 | 소백산 희방사 / 1569년(선조 2) 5월 일
다섯째는 공대(空大)니, 공대라는 말은 허공(虛空)이 크다는 말이다. 허공이 크다고 하는 것은 하늘과 땅이다. 칠대만법(七大萬法)이 다 허공에 담겨 있느니, 허공이 아니면 하늘이며, 땅이며, 지(地)·수(水)·화(火)·풍(風)이며, 견대(見大)·식대(識大)들이 자기들이 가서 있을 땅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다 허공을 크다고 하느니라.
여섯째는 견대(見大)이니, 견대라고 함은 보는 것이 크다는 말이다. 일체의 보는 것이 적지 아니하니라. 해를 봄을 낮에 보거든
(=보면)
해인가 여기며, 밤에 보거든
(=보면)
달인가 여기며, 해와 달이 없는 데 불을 켜니 불이 보는 것이라고 하며, 눈을 감으면 만물을 못 보고 눈을 뜨면 만물을 보므로 눈이 보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 역자 | 김무봉 / 2013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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