섯(→셋)재 주001) 셋재: 셋째는. 셋재[第三]+(보조사). ‘섯’은 ‘셋’의 잘못임.
火大니 주002) 화대(火大)니: 화대이니. 화대(火大)+∅(서술격조사)+니(설명의 종속적 연결어미).
火大란 주003) 화대(火大)란: 화대라고 하는. 화대란. ‘란’은 당시에 주로 보조사로 쓰였으나, 여기서는 서술격 다음에서 ‘~라는’ 또는 ‘~라고 하는’이 줄어서 된 말로 뒤의 사실을 규정하는 뜻을 나타낸다. 현대국어에서 확인의 뜻을 보이는 서술격조사 ‘이란/란’에 가까운 기능을 한다. ‘화대(火大)’는 물건을 익히는 작용이 있고, 뜨거움을 자성(自性)으로 하는 체(體)를 이른다. 물질계를 구성하는 한 원소이고, 온갖 사물 가운데에 두루 가득차 있다고 해서 대(大)라고 한다.
마 주004) 브리 주005) 크맛(→닷) 주006) 크닷: 크다는. 크-[大]+다(‘라’체의 평서형 종결어미)+ㅅ(관형격조사). 여기서의 ‘ㅅ’은 평서형 종결어미의 뒤에 통합되어 인용절을 관형어로 만들어서 다음에 오는 체언인 ‘말’을 수식하는 기능을 한다. ‘크맛’은 ‘크닷’의 오각(誤刻)임.
마리라 주007) 마리라: 말이다. 말[言]+이(서술격조사)+다/라(평서형 종결어미).
블 업시 주008) 블 업시: 불이 없이. 불이 없이는. 블[火] 없-[無]+이(부사파생 접미사).
萬物리 주009) 만물(萬物)리: 만물(萬物)이. 만물(萬物)+이(주격조사). ‘주격조사’ 자리에 ‘리’가 온 것은 선행체언 말음의 [ㄹ]을 중철 표기했 때문이다. 앞선 시기에는 말음이 자음으로 끝난 어휘가 한자로 적히면 조사 통합 시에 분철 표기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여기서의 중철 표기는 이 시기에 이르러 표기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판단된다. ‘萬物’의 표기는 비록 한자로 적혀 있다고 하더라도 당시 널리 쓰여서 그만큼 우리말로 인식했음을 보여주는 예일 것이다.
사디 주010) 사디: 살지. 살-[生]+디(보조적 연결어미). ‘사-’는 [ㄷ] 앞에서 [ㄹ] 탈락을 반영한 표기이다.
몯리라 주011) 몯리라: 못할 것이다. 못하리다. 몯-[不]+리(추측법 선어말어미)+다/라(평서형 종결어미). ‘-리-’에는 의존명사와 서술격이 내재되어 있다.
브른 주012) 주013) : 따스한. -[溫]+ㄴ(관형사형어미).
氣韻이라 주014) 기운(氣韻)이라: 기운이다. ‘기운(氣韻)’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으나 느낄 수 있는 어떤 현상 같은 것을 이른다. 이보다 앞서거나 조금 나중에 간행된 책 중에 한글로 ‘긔운’이라 쓴 예도 있다. 단독으로 쓰인 말이 아니고 파생어의 경우에서다. ¶다 긔운젓고 어디다 일컫니〈번소 6:25〉. 시쇽이 일라 긔운젓고 올타 디라〈소학 5:23〉.
이 브를 주015) 이 브를: 이 불을. 이[此](지시관형사) 블[火]+을(목적격조사).
도도와 주016) 도도아: 돋우어. 돋-[杲]+오(사동접미사)+아(연결어미). ‘도도와’는 ‘도도아’의 오각임.
볼딘댄 주017) 볼딘댄: 볼진댄. 보-[見]+ㄹ딘댄(조건, 가정의 종속적 연결어미).
火鏡과 주018) 화경(火鏡)과: 화경(火鏡)과. ‘과’는 접속조사이다. ‘화경’은 불을 일으키는 거울이라는 뜻이므로 현재의 렌즈를 이르는 말이다.
과 주019) 과: 쑥을. [蓬/艾]+과(접속조사)+(목적격조사). 마지막 명사 다음까지 접속조사를 두었다.
자바
光 주020) 광(光): 해의 빛을. ‘光’은 고유어 ‘’와 한자어 ‘光’의 합성어이다. ‘ㅅ’은 사잇소리 표기이고, ‘’은 목적격조사이다.
對야 주021) 대(對)야: 대하거든. 대면. 대(對)-+거든/아(어든)/야(조건, 가정의 종속적 연결어미). 이 어미는 동사 어간의 종류에 따라 선택되는 형태론적으로 조건 지어진 이형태이다.
거울로셔 주022) 거울로셔: 거울로부터. 거울[火鏡]+로셔(유래 부사격조사).
브리
나니 주023) 나니: 나느니라. 나-[生]+(직설법 선어말어미)+니(종속적 연결어미).
거우 주024) 거우: 거울을. 거울[鏡]+(목적격조사). ‘거울[鏡]’은 이보다 앞선 시기인 15세기에는 ‘거우루’라 했고, 좀 뒤인 15세기 후반부터 ‘거우로’라 썼다. 이 책과 17세기 이후에 간행된 책에는 ‘거우로’와 ‘거울’이 주로 쓰였다. 이 책에도 ‘거우로’가 보인다. ¶ 각시 아 粉 노라 야 거우룰 보거늘〈석상 24:20〉. 늘거 료란 거우로애 아노니〈두초 21:41〉. 거울로 보 붓그리노라〈두중 1:50〉.
고대 주025) 고대: 한 곳에. [一](수관형사) 곧[處]+애(부사격조사).
자면 주026) 자면: 잡으면. 잡-[執]+면(종속적 연결어미).
브리 고대
나고 주027) 나고: 생기고. 나-[生]+고(대등적 연결어미).
열 고대 주028) 열 고대: 열 곳에. 열[十](수관형사) 곧[處]+애(부사격조사).
자면 브리 열 고대 나고
世界예 주029) 세계(世界)예: 세계(世界)에. ‘예’는 음절부음 [j] 다음에서 실현되는 처소부사격조사이다. ‘세계’는 중생이 사는 과거, 현재, 미래의 삼세(三世)와 동서남북, 상하, 피차(彼此)의 이 현상계(現象界)를 아울러 이른다.
이 주030) 이: 가지가지로. 종종이. 죵죵[種種]+이(부사파생접미사).
자면 世界예
뷘 업시 주031) 뷘 업시: 빈 땅이 없이. 뷔-[空]+ㄴ(관형사형어미) [地] 없-[無]+이(부사형전성어미).
고 브리 주032) 고 브리: 고른 불이. 고-[均]+ㄴ(관형사형어미) 블[火]+이(주격조사).
나리라 주033) 나리라: 나리다. 날 것이다. 나-[生]+리(추측법 선어말어미)+다/라(평서형 종결어미). 추측법 선어말어미 ‘-리-’에는 의존명사와 서술격이 내재되어 있다.
이 브른
로셔 주034) 로셔: 해로부터. [日]+로셔(유래 부사격조사).
오디 아니며 주035) 오디 아니며: 오지 아니하며. 오-[來]+디(보조적 연결어미) 아니-[不]+며(대등적 연결어미).
거우로애셔 주036) 거우로애셔: 거울에서. 거우로[鏡]+애셔/에셔(출발점 부사격조사).
나디 아니며 주037) 나디 아니며: 나지 아니하며. 나-[生]+디(보조적 연결어미) 아니-[不]+며(대등적 연결어미).
에셔 주038) 에셔: [艾]+애셔/에셔(출발점 부사격조사).
나디 아니니 로셔
올딘댄 주039) 올딘댄: 올진댄. 오-[來]+ㄹ딘댄(조건, 전제의 종속적 연결어미).
扶桑칠대만법:6ㄱ
國에 주040) 부상국(扶桑國)에: 부상국(扶桑國)에. ‘에’는 처소부사격조사. ‘부상국’은 중국의 전설에서 동쪽 바닷속에 있다고 일컬어지는 나라의 이름이다.
잇고 주041) 잇고: 있고. 잇-[有]+고(대등적 연결어미).
은
소내 주042) 소내: 손에. 손[手]+애/에/예(처소부사격조사).
자펴 주043) 자펴: 잡히어. 잡-[執]+히(피동접미사)+어(보조적 연결어미).
잇니 주044) 잇니: 있느니. 잇-[有]+(직설법 선어말어미)+니(설명, 이유의 종속적 연결어미).
Ⓒ 언해 | 소백산 희방사 / 1569년(선조 2) 5월 일
셋째는 화대(火大)이니, ‘화대’란 말은 불이 크다는 말이다. 불이 없이는 만물이 살지 못할 것이다. 불은 따스한 기운이다. 이 불을 돋우어 볼진댄 화경(火鏡)과 쑥을 잡아서 해의 빛[光]을 대하면 거울로부터 불이 나느니라. 거울을 한 곳에 잡으면 불이 한 곳에 나고, 열 곳에 잡으면 불이 열 곳에 나고, 세계(世界)에서 가지가지로 잡으면 세계에 빈 땅이 없이 고른 불이 날 것이다. 이 불은 해로부터 오지 아니하며, 거울에서 나지 아니하며, 쑥에서 나지 아니하니 해로부터 올진댄 해는 부상국(扶桑國)에 있고, 쑥은 손에 잡혀 있느니라.
Ⓒ 역자 | 김무봉 / 2013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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