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지장경언해 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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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3 촉루인천품(囑累人天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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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 촉루인천품 003


텬인주001)
텬인:
천인(天人). 천상계와 인간계의 유정(有情). 신들과 인간.
과 션남 션녀인이 불법 듕의주002)
듕의:
중의. 『월인석보』(21하:180ㄱ)에 ‘中에’로 적혀 있다. 관형격 조사가 기대되는 위치에 부사격 조사가 쓰였다.
죠고만주003)
죠고만:
조그마한. 『월인석보』(21하:180ㄱㄱ)에는 ‘져고맛’으로 적혀 있다. 15세기 문헌에도 ‘죠고맛’이 쓰였다. ‘죠고맛’이 ‘ㄴ, ㅁ’ 등의 비자음으로 시작되는 명사(예: 몸) 앞에서 ‘죠고만’으로 실현되는데, 이것이 ‘죠고맛〉죠고만’의 변화를 초래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션근주004)
션근:
선근(善根). 좋은 보답을 받을 만한 착한 업인(業因). 공덕의 씨앗.
시므되주005)
시므되:
심되. 시므-[植]+되. ‘시므-’와 ‘-’ 두 어간이 공존하였다. 일반적으로 ‘시므-’는 자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 ‘시ᇚ-’은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 쓰였다. 그러나 ‘시므시-, 시므며’도 보인다.
터럭주006)
터럭:
터럭. 털. ‘ᄒᆞᆫ 터럭’은 현대국어의 ‘털끝 하나’와 통사 구조가 다르다. ‘수 관형사+명사’ 구조가 현대국어보다 더 널리 쓰였다. ‘터럭’은 ‘털+억’의 구조임이 분명한데, ‘오라기(올+악+이)’에서도 ‘-억/악’의 존재가 이 확인된다.
 듯글  모래  처딘주007)
처딘:
(물방울이) 떨어진. 처디-[落]+ㄴ.
주008)
믈:
물. 이 당시에는 이미 원순모음화가 반영된 ‘물’이 일반화되었으므로, 여기의 ‘믈’은 보수적인 표기이다.
만 야도 네 도력으로 이 살음을 옹호야 졈졈 무샹주009)
무샹:
무상(無上). 더 높은 것이 없음.
을 닷가 믈러나디 아니케 라  디장아 미셰 듕의주010)
듕의:
중의. 문맥상 관형어로 보이는데, 『월인석보』(21하:180ㄱ)에 부사격 조사가 쓰인 ‘中에’로 나타난다. 같은 예가 아주 많다.
텬이어나 인이어나 업보를 조차주011)
조차:
좇아. 따라. 좇-[隨]+아.
악의 러디리니주012)
러디리니:
떨어지리니. ᄠᅥ러디다〉ᄯᅥ러디다. ᄯᅥᆯ-[墮]+어(보조적 연결 어미)+디-(피동 보조동사 어간)+리+니. 중세국어의 ‘ᄠᅥ러디다’가 근대국어에서 ‘ᄯᅥ러디다’로 발달하였다.
 즁의 러딜 제 님야주013)
님ᄒᆞ야:
임(臨)하여.
혹 문의 다라주014)
다ᄃᆞ라:
다다라. 다ᄃᆞᆮ+[至]+아. ‘ㄷ’ 불규칙 활용.
이셔도 이 즁이 다가  부텨 일홈  보살 일홈 일구 일게 대승 경뎐을 념면 이 듕을 네 신

지장경언해 하:21ㄴ

으로써주015)
으로써:
을 써서. 으로ᄡᅥ〉으로써. ‘으로써’의 기원적 구조는 ‘으로+ᄡᅳ-[用]+어(연결 어미)’이다. 구(句)였던 것이 복합 조사로 발달한 것이다. 여기의 ‘신녁으로써 방변로’에서는 ‘방변’ 뒤에 부사격 조사 ‘으로’가 결합한 사실 때문에 ‘으로써’가 원래의 모습인 구(句)구성으로 쓰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네 신녁으로써 방변로 구완야 혀내야’의 원문이 ‘汝以神力 方便救拔’(벽송암판 하18ㄱ)이어서, ‘써’를 따로 떼어내어 동사로 보기가 어렵다. 이 부분이 『월인석보』(21하:181ㄱ)에는 ‘네 神力로 方便야 救야 내야’로 나타난다. ‘方便’을 동사의 어근으로 삼은 것이다.
방변로주016)
방변로:
방편(方便)으로. ‘으로’의 ‘으’가 빠진 것은 실수로 보인다.
구완주017)
구완:
구함. ‘구완’은 현대국어 ‘(병)구완’에 해당한다.
야 혀내야주018)
ᄲᅡ혀내야:
빼어내어.
살음주019)
살음:
사람. 이 책에서는 중세국어의 ‘사ᄅᆞᆷ’이 ‘사름, 살음’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사ᄅᆞᆷ〉사름. ‘사ᄅᆞᆷ’의 ‘ㆍ’가 ‘ㅡ’와 합류하여 ‘사름’으로 변화한 것이다. ‘사름’을 ‘살음’으로 적은 것은 분철화의 경향을 의식한 과잉교정의 예이다.
의게주020)
의게:
에게. ‘의게’의 기원적 구조는 ‘의(관형격 조사)+긍(의존 명사)+에(부사격 조사)’로 보인다. ‘그ᇰ’은 ‘위치. 방향’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무변신주021)
무변신:
무변신(無邊身). 한량이 없이 다양한 몸.
을 뵈야 디옥을 고주022)
ᄇᆞᄋᆞ고:
부수고. ᄇᆞᄋᆞ-[碎]+고. 『월인석보』(21하:181ㄱ)에는 ‘ᄇᆞᆺ아 ᄇᆞ려’로 적혀 있다. 중세국어 시기에는 ‘ᄇᆞᆺ다(ᄇᆞᇫ다)’와 ‘ᄇᆞᄉᆞ다(ᄇᆞᅀᆞ다), ᄇᆞᄋᆞ다’가 공존하였다.
보내야주023)
보내야:
보내어. ‘보내야 하의 나 승묘락을 슈케 라’의 원문은 ‘遣令生天 受勝妙樂’(벽송암판 하18ㄱ)이다. ‘遣’을 ‘令’과 묶어서, ‘-게ᄒᆞ-’로 번역하지 않고 따로 떼어내어, ‘보내-’로 번역한 것이다. 『월인석보』(21하:181ㄱ-ㄴ)에는 ‘하해 나 勝妙樂 受케 라’로 언해되어 있는데, 이 번역이 옳다.
하의 나 승묘락을 슈케 라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천인(天人)과 선남자 선여인이 불법(佛法) 중의 조그마한 선근(善根)을 심되, 털끝 하나, 티끌 하나, 모래 하나, 물방울 하나만큼 되더라도, 네 도력(道力)으로 이 사람을 옹호(擁護)하여, 점점 무상(無上)을 닦아 물러나지 않게 하여라. 또 지장아, 미래세 동안에 천(天)이든 인(人)이든, 업보(業報)를 따라 악취(惡趣)에 떨어지리니, 취(趣) 안에 떨어질 때에 임(臨)하여 혹 문(門)에 다다라 있더라도, 이 중생이 만약 한 부처 이름, 한 보살 이름, 일구(一句) 일게(一偈) 대승 경전을 외우면 이 중생을 네 미래세에 만약 신력(神力)으로써 방편(方便)으로 구하여 빼어내어, 이 사람에게 무변신(無邊身)을 보여 주어, 지옥을 부수고, 하늘에 태어나서 승묘락(勝妙樂)을 받게 하여라.”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원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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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텬인:천인(天人). 천상계와 인간계의 유정(有情). 신들과 인간.
주002)
듕의:중의. 『월인석보』(21하:180ㄱ)에 ‘中에’로 적혀 있다. 관형격 조사가 기대되는 위치에 부사격 조사가 쓰였다.
주003)
죠고만:조그마한. 『월인석보』(21하:180ㄱㄱ)에는 ‘져고맛’으로 적혀 있다. 15세기 문헌에도 ‘죠고맛’이 쓰였다. ‘죠고맛’이 ‘ㄴ, ㅁ’ 등의 비자음으로 시작되는 명사(예: 몸) 앞에서 ‘죠고만’으로 실현되는데, 이것이 ‘죠고맛〉죠고만’의 변화를 초래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주004)
션근:선근(善根). 좋은 보답을 받을 만한 착한 업인(業因). 공덕의 씨앗.
주005)
시므되:심되. 시므-[植]+되. ‘시므-’와 ‘-’ 두 어간이 공존하였다. 일반적으로 ‘시므-’는 자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 ‘시ᇚ-’은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 쓰였다. 그러나 ‘시므시-, 시므며’도 보인다.
주006)
터럭:터럭. 털. ‘ᄒᆞᆫ 터럭’은 현대국어의 ‘털끝 하나’와 통사 구조가 다르다. ‘수 관형사+명사’ 구조가 현대국어보다 더 널리 쓰였다. ‘터럭’은 ‘털+억’의 구조임이 분명한데, ‘오라기(올+악+이)’에서도 ‘-억/악’의 존재가 이 확인된다.
주007)
처딘:(물방울이) 떨어진. 처디-[落]+ㄴ.
주008)
믈:물. 이 당시에는 이미 원순모음화가 반영된 ‘물’이 일반화되었으므로, 여기의 ‘믈’은 보수적인 표기이다.
주009)
무샹:무상(無上). 더 높은 것이 없음.
주010)
듕의:중의. 문맥상 관형어로 보이는데, 『월인석보』(21하:180ㄱ)에 부사격 조사가 쓰인 ‘中에’로 나타난다. 같은 예가 아주 많다.
주011)
조차:좇아. 따라. 좇-[隨]+아.
주012)
러디리니:떨어지리니. ᄠᅥ러디다〉ᄯᅥ러디다. ᄯᅥᆯ-[墮]+어(보조적 연결 어미)+디-(피동 보조동사 어간)+리+니. 중세국어의 ‘ᄠᅥ러디다’가 근대국어에서 ‘ᄯᅥ러디다’로 발달하였다.
주013)
님ᄒᆞ야:임(臨)하여.
주014)
다ᄃᆞ라:다다라. 다ᄃᆞᆮ+[至]+아. ‘ㄷ’ 불규칙 활용.
주015)
으로써:을 써서. 으로ᄡᅥ〉으로써. ‘으로써’의 기원적 구조는 ‘으로+ᄡᅳ-[用]+어(연결 어미)’이다. 구(句)였던 것이 복합 조사로 발달한 것이다. 여기의 ‘신녁으로써 방변로’에서는 ‘방변’ 뒤에 부사격 조사 ‘으로’가 결합한 사실 때문에 ‘으로써’가 원래의 모습인 구(句)구성으로 쓰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네 신녁으로써 방변로 구완야 혀내야’의 원문이 ‘汝以神力 方便救拔’(벽송암판 하18ㄱ)이어서, ‘써’를 따로 떼어내어 동사로 보기가 어렵다. 이 부분이 『월인석보』(21하:181ㄱ)에는 ‘네 神力로 方便야 救야 내야’로 나타난다. ‘方便’을 동사의 어근으로 삼은 것이다.
주016)
방변로:방편(方便)으로. ‘으로’의 ‘으’가 빠진 것은 실수로 보인다.
주017)
구완:구함. ‘구완’은 현대국어 ‘(병)구완’에 해당한다.
주018)
ᄲᅡ혀내야:빼어내어.
주019)
살음:사람. 이 책에서는 중세국어의 ‘사ᄅᆞᆷ’이 ‘사름, 살음’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사ᄅᆞᆷ〉사름. ‘사ᄅᆞᆷ’의 ‘ㆍ’가 ‘ㅡ’와 합류하여 ‘사름’으로 변화한 것이다. ‘사름’을 ‘살음’으로 적은 것은 분철화의 경향을 의식한 과잉교정의 예이다.
주020)
의게:에게. ‘의게’의 기원적 구조는 ‘의(관형격 조사)+긍(의존 명사)+에(부사격 조사)’로 보인다. ‘그ᇰ’은 ‘위치. 방향’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주021)
무변신:무변신(無邊身). 한량이 없이 다양한 몸.
주022)
ᄇᆞᄋᆞ고:부수고. ᄇᆞᄋᆞ-[碎]+고. 『월인석보』(21하:181ㄱ)에는 ‘ᄇᆞᆺ아 ᄇᆞ려’로 적혀 있다. 중세국어 시기에는 ‘ᄇᆞᆺ다(ᄇᆞᇫ다)’와 ‘ᄇᆞᄉᆞ다(ᄇᆞᅀᆞ다), ᄇᆞᄋᆞ다’가 공존하였다.
주023)
보내야:보내어. ‘보내야 하의 나 승묘락을 슈케 라’의 원문은 ‘遣令生天 受勝妙樂’(벽송암판 하18ㄱ)이다. ‘遣’을 ‘令’과 묶어서, ‘-게ᄒᆞ-’로 번역하지 않고 따로 떼어내어, ‘보내-’로 번역한 것이다. 『월인석보』(21하:181ㄱ-ㄴ)에는 ‘하해 나 勝妙樂 受케 라’로 언해되어 있는데, 이 번역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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