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디 귀신을
보내야주001) 보내야:보내어. 이 부분은 오역이다. ‘이 사름은 맛당히 보살이 잇 토디 귀신을 보내야’의 원문은 ‘是人 當得菩薩 遣所在土地鬼神 終身衛護’(벽송암판 하11ㄴ)이다. 『월인석보』(21하:164ㄴ)의 언해문은 ‘이 사 다 菩薩이 잇 土地鬼神 야 죽록 衛護케 며’이다. ‘遣’을 이 책에서는 ‘보내야’로 번역하였고 『월인석보』에서는 ‘ᄋᆞᆯ ᄒᆞ야’로 번역하였다. ‘ᄋᆞᆯ ᄒᆞ야’는 현대국어 ‘을 하여금’에 해당한다. ‘遣’이 ‘보내다’를 뜻한다면, ‘衛護’의 주어가 명시되어야 한다. 그리고 ‘土地神’은 유형(有形)의 세계를 초월한 ‘신(神)’이기 때문에 ‘보냄’의 대상으로도 안 어울리고 ‘감’의 주체로도 안 어울린다. 그러므로 ‘遣’을 ‘ᄒᆞ야’로 번역한 것이 옳다. 현대국어로는 ‘로 하여금’ 또는 ‘시키다’로 번역할 수 있다.
죽도록
위호커(케)주002) 위호커:위호(衛護)하게. ‘위호케’의 잘못으로 보인다. 『월인석보』(21하:164ㄴ)에 ‘衛護케’로 적혀 있고, 약사전판에도 ‘위호케’로 적혀 있다. 그러나 예가 아주 많아서 현실음의 반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며
현셰의주003) 현셰의:현세(現世)에. ‘의’는 부사격 조사이다.
옷바비주004) 며 여러
가딛주005) 가딛:가지[種]의. 가디+ㅅ(관형격 조사). ‘ㅅ’을 ‘ㄷ’으로 표기한 것이다. 『월인석보』(21하:164ㄴ)에 ‘가짓’으로 적혀 있다. 그러므로 ‘가디’는 구개음화의 추세에 이끌린 과잉교정(역구개음화)이다.
딜괴주006) 딜괴:질고(疾苦)가. 딜고+ㅣ(주격 조사). ‘疾’의 전통음이 ‘질’이었으므로, ‘딜’은 구개음화의 추세에 이끌린 과잉교정(역구개음화)이다.
업스며 구즌 일이
문의주007) 드디주008) 드디:들어가지. 들-[入]+디(보조적 연결 어미).
아니케 리니 믈며
몸의주009) 미츠미녀주010) 미츠미ᄯᆞ녀:미침이랴? 미치는 일이야 있을 리가 있겠느냐. 및-[及]+음(명사형 어미)+이ᄯᆞ녀. ‘-이녀’가 서술부에 쓰이면 평서문이 되고, 서술부 외의 위치에 쓰이면 의문문이 된다. ‘-이녀’가 서술문을 구성하기도 하고 의문문을 구성하기도 하는 것은 ‘-이녀’의 마지막 구성 요소가 감탄의 보조사 ‘여’이기 때문이다. 보조사는 서술문과 의문문의 구별을 결정하지 않는다. ‘-이녀’가 서술문에도 쓰이고 의문문에도 쓰이는 것과 달리, ‘-이’은 언제나 서술문을 구성하며 ‘-이니가’는 언제나 의문문을 구성한다.
이 사름미
내주011) 내:마침내. ‘영원히’를 뜻하기도 하고 ‘끝내’를 뜻하기도 한다. ᄆᆞᆾ-[終]+ᄋᆞᆷ(명사 파생 접미사)+내(접미사). ‘-ᄋᆞᆷ’은 명사형 어미가 아니다. 중세국어 시기에 명사형 어미라면 ‘-오/우-’가 결합한 ‘-옴/움’으로 나타나는데, ‘ᄆᆞᄎᆞᆷ내’는 중세국어에서도 같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해서’를 뜻하는 부사 ‘내’가 중세국어에도 있었다. 그렇다면 ‘ᄆᆞᄎᆞᆷ내’는 합성어인 셈이다. ¶부텨 샤 大德 世尊하 像法 轉 時節에 믈읫 衆生이 種種 분벼릐 보채요미 외야 長常 病야 시드러 음담 몯고 모기며 입시우리 내 라 주 相이 一定야 어버며 아미며 버디며 아로리며 두루 에야셔 울어든 제 모미 누 자히셔 보〈석보상절 9:29ㄴ-30ㄱ〉.
보살이 머리
져주012) ᄆᆞᆫ져:만져. 『월인석보』(21하:165ㄱ)에는 ‘ᄆᆞ녀’로 적혀 있다.
슈긔주013) 슈긔:수기(授記). 부처님이 불법에 귀의한 중생에게 어느 시기, 어느 국토에서 어떤 이름의 부처로 태어날 것이며, 그 수명은 얼마나 될 것임 등을 낱낱이 알려 주는 것이다.
믈 득리라 관셰음보살아 다가 미의
션남 션녀인이주014) 션남ᄌᆞ 션녀인이:이 대목은 4중 주어의 구조를 보여 준다. ‘션남자 션녀인이 … 나고져 ᄒᆞᆯ 사름이 이 사ᄅᆞᆷᄃᆞᆯ히 … 일홈 드ᄅᆞᆫ 사름이’가 그것이다. 『월인석보』(21하:165ㄱ-ㄴ)의 언해문은 ‘善男子 善女人이 … 나고져 ᄒᆞᇙ 사ᄅᆞ미 이 사ᄅᆞᆷᄃᆞᆯ히 … 일훔 드른 사ᄅᆞ미’이고, 원문은 ‘有善男子善女人 欲發廣大慈心 救度一切衆生者 欲修無上菩提者 欲出離三界者 是諸人等 見地藏形像 及聞名者’이다.(벽송암판 하12ㄱ)
광대 심을 발야 일쳬 즁을 구도코져 사름과 무샹
보뎨주015) 보뎨:보리(菩提). 정각(正覺)의 지혜. 불(佛), 연각(緣覺), 성문(聲聞) 등이 각각 그 능력에 따라 얻은 깨달음의 지혜. 그 중에서도 특히 석가모니의 깨달음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하는데, 이는 더할 나위 없는 최상 최고의 깨달음이라는 뜻이다.
닷고져주016) 주017) ᄒᆞᆫ:‘ᄒᆞᆯ’의 잘못이다. 『월인석보』(21하:165ㄴ)에 ‘ᄒᆞᇙ’로 적혀 있다.
사름과
삼계주018) 삼계:삼계(三界). 중생이 윤회하는 미혹의 세 가지 세계. 욕계(欲界), 색계(色界), 무색계(無色界). 무한한 대해와도 같은 미혹과 고(苦)의 영역이므로 고해(苦海) 또는 고계(苦界)라고 불린다. ‘법계(法界), 심계(心界), 중생계(衆生界)’라고도 한다.
을
여희여주019) 여희여:이별하여. 벗어나. 이 책의 ‘삼계을 여희여’ 부분이 『월인석보』(21하:165ㄴ)에는 ‘三界예 여희여’로 나타나서, 타동사와 자동사의 차이를 보여 준다. ‘예’는 현대국어의 ‘에서’와 같다.
나고져 사름이
지장경언해 하:14ㄱ
이
사히주020) 사ᄅᆞᆷᄃᆞᆯ히:사람들이. 이 책에는 ‘사름, 살음’이 많이 쓰였다. ‘사ᄅᆞᆷ’은 아주 드물다. ᄃᆞᆶ(복수 접미사)+이. ‘이 사ᄅᆞᆷᄃᆞᇙ’은 ‘션남자 션녀인이, 나고져 ᄒᆞᆯ 사름이’를 아우르는 아우름 명사구이다.
디장 샹을 보며 일홈
드주021) 드ᄅᆞᆫ:들은. 『월인석보』(21하:165ㄴ)에는 ‘드른’으로 적혀 있다.
사름이주022) 사름이:이 ‘사름이’까지 포함하면 이 대목은 4중 주어 구조인데, 문맥으로 보아, ‘디장샹을 보며 일홈 드 사름이’는 ‘디장샹을 보며 일홈 듣고’가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 대목은 ‘선남자 선여인 중에서 … -고자 하는 이 모든 사람들이 지장보살 상을 보고 이름을 듣고, 귀의함’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근원은 원문에 있는 듯하다. ‘是諸人等 見地藏形像 及聞名者 至心歸依’(벽송암판 하12ㄱ)의 ‘及聞名者’의 ‘者’는 4·4조를 위한 허자(虛字)로 보인다.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토지(土地) 귀신을 시켜서 죽을 때까지 위호(衛護)하게 하며, 현세(現世)에 옷과 밥이 가득하며, 여러 가지의 질고(疾苦)가 없으며 궂은 일이 문 안에조차 들어가지 않게 하리니, 하물며 몸에 미치겠는가? 이 사람은 마침내 보살이 머리 만져 수기(授記)함을 얻으리라. 또 관세음보살아, 혹 미래의 선남자 선여인이 광대(廣大) 자심(慈心)을 발하여, 일체 중생을 구도(救度)코자 할 사람과 무상(無上) 보리(菩提)를 닦고자 할 사람과 삼계(三界)를 벗어나고자 할 사람이 이 사람들이 지장보살(地藏菩薩)의 상(像)을 보며 이름을 들은 사람이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원본이미지
이 기사는 전체 2개의 원본 이미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