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혜가 보광불에게 미래 성불의 수기를 받음 3]
구이가 생각하시되, ‘이 남자가 정성이 지극하매 보배를 아끼지 아니하는 도다.’ 하여 말씀하시되, “이 꽃을 드리겠으니, 원컨댄 내 세세생생에 그대의 아내가 되고 싶다.” 선혜가 대답하시되, “내가 깨끗한 행실(도)을 닦아 세상 일과 인연을 끓는 도리를 구하니, 죽살이의 인연은 듣지 못하겠도다.”【「인연」은 까닭이니, ‘전생의(에 지은) 일 때문’을 ‘인연’이라 하고, 그 일을 말미암아 후생에 되는 것을 ‘과보’이라 하나니, 「과」는 열매이오, 「보」는 갚는다는 것이다. 좋은 씨를 심으면 좋은 열매가 여는 것이, 전생의(에 지은) 일의 인연으로 후생에 좋은 몸이 되거나, 궂은 몸이 되거나 함과 같으므로 ‘과’이라 하고, 후생에 되는 것이 전생의 인연을 갚음이므로 ‘보’이라 하느니라. 부부가 되어 삶은 행실이 깨끗하지 못하여 윤회를 벗지 못하는 근원이므로 ‘생사의 인연’이라 하는 것이다. 「부」는 남편이오, 「처」는 아내이다. 「윤회」는 수레바퀴가 휘돈다는 것이니, 부처님은 번뇌를 떨어버리므로 죽살이의 수고를 아니 하시거니와, 보통 사람은 번뇌를 못 떨어버리므로, 이생에서 후생의 인연을 지어 사람이 되락 벌레 짐승이 되락 하여, 항상 죽으락 살락하여 수고함을 ‘윤회’라고 하느니라.】
구이가 이르시되, “내 원을 따르지 않으면 꽃을 얻지 못하리라.” 선혜가 이르시되, “그러면 네 소원을 따르겠으니, 〈그러나〉 나는 보시를 즐겨【「보시」는 재물을 펴내어 남주는 것이다.】
사람의 뜻을 거스르지 아니 하나니, 아무나와서 내 머리빡이며 눈동자며 골수며 아내며 자식이며 〈무엇이든〉 달라 하여도【「골수」는 뼈 속에 있는 기름이다.】
네 거치는(방해하는) 일을 할 뜻을 내어, 이 보시하는 마음을 무너뜨리지 말라.” 구이 이르시되, “그대의 말대로 하겠으니, 내가 계집이어서 가져가기 어려우므로, 두 줄기를 마저 맡기니, 부처님께 〈이 꽃을〉 바쳐, 세세생생에 내 소원을 잃지 아니하게 해 주구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