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혜가 보광불에게 미래 성불의 수기를 받음 2]
그때에 등조왕이 보광불을 청하여 공양하리라 생각하여, 나라에 명령을 내리기를, “좋은 꽃은 팔지 말고, 다 임금께 가져 오라.” 선혜가 〈이 말을〉 들으시고, 안타깝게 여겨, 꽃이 있는 곳을 따라(찾아) 가시다가 구이를 만나시니,【「구이」는 밝은 여자라하는 뜻이니, 나실 때에 해가 〈다〉 져 가되, 그 집은 광명이 비치매 ‘구이’라 이름하니라.】 꽃 일곱 줄기를 가져 계시되, 왕의 명령을 두려워하여 병 속에 감추어 두셨더니, 선혜의 정성이 지극하므로 꽃이 솟아나거늘 좇아 불러 “사고 싶다.”고 하신데, 구이 말씀하시기를, “대궐에 보내어【「대궐」은 큰 집이니, 임금 계신 집이다.】부처님께 바칠 꽃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선혜가 말씀하시기를, “오백 은돈으로 다섯 줄기를 사고 싶다.” 구이가 물으시기를, “무엇에 쓰실고?” 선혜가 대답하시기를, “부처님께 바치리라.” 구이가 또 물으시기를, “부처님께 바쳐 무엇 하려고 하시는고?” 선혜 대답하시기를, “모든 갖가지 중생을 제도하고자 하노라.”【「일체」는 ‘다’라 하는 것과 같은 말이오, 「종종」은 여러 가지라 하는 뜻이다. 「중생」은 모든, 세간에 있는 사람이며 하늘이며 기는 것이며 나는 것이며 물에 있는 것이며 뭍에 있는 것을 다 중생이라 하느니라. 「제도」는 물을 건네다(건너게 하다)는 것이니, 세간의 번뇌가 많음이 바다의 물과 같으니 부처님께서 번뇌 바다에 건네어 내시는 것을 ‘제도’이라 하느니라.】
〔역자 주〕※ 구이가 선혜에게 한 말 중, 앞에 나오는 “~몯리라”는 높임말이 아니다. 그러나 여기에 나오는 “시리”, “시니”는 각각 ‘시리 잇고’, ‘시니잇고’의 줄임으로서 본디는 높임의 뜻이 있는 말이나, 여기에서는 그 높임의 등분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