吾徒胡爲縱此樂 주028) 오도호위종차락(吾徒胡爲縱此樂) 이 시구의 풀이인 ‘우리들은 어찌 이 즐거움을 한껏 누리겠는가?’라는 자성과 자경의 언표 뒤에는 ‘우리는 이렇게 물고기를 마음대로 다 잡아서 실컷 먹고 즐기는 잔인한 일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깊은 반성을 갈무리하고 있는 것이다.
暴殄天物聖所哀 주029) 포진천물성소애(暴殄天物聖所哀) ‘포진천물’은 ‘성스러운 하늘이 기막힌 사랑으로 생명을 주어 세상에 태어나 살게 한 만물들, 특히 이 물고기들을 모질게 다 잡아서 실컷 먹어 치운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런 인간들의 포학한 행위에 대해서 옛날부터 성인들은 이렇게 잔혹하게 죽음을 당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참으로 슬퍼해온 바이며, 더욱이 하늘의 ‘생생지리(生生之理)’(살아야 할 생명을 살리는 이치)에 따라 존재하게 한 생명체들이 죽음을 당하는 것에 대해서는 더욱 기막히게 슬퍼하는 것이 바로 이 ‘성소애(성인이 슬퍼하는 바)’인 것이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우리
무른 주030) 무른 무리는. 이 고어의 원형은 ‘물(무리)’이다.
엇뎨 이
즐규믈 주031) 즐규믈 즐김을. 동사 ‘즐기다’에 명사형 어미 ‘움’이 연결되면서, ‘기’와 ‘움’이 통합 복모음화하여 ‘귬’이 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을’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장리오 하 내샨 거슬
모딜오 주032) 모딜오 모질게. 이것은 ‘모딜다(모질다)’라는 형용사에서 파생한 부사다.
그쳐료미 주033) 그쳐료미 이 고어구는 ‘그치다(끊다)’와 ‘리다(버리다)’가 통합하여 이루어진 합성어로서 현대어로의 뜻은 ‘끊어서 버림이’이다. ‘그치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치’와 ‘어’가 통합 복음화하고, 여기에 다시 ‘리다’가 연결되면서,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어, ‘리’와 ‘옴’이 통합 복모음화하고, 다시 주격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聖人ㅅ 슬논 배니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오도호위종차락 포진천물성소애
【직역】 우리 무리는 어찌 이 즐거움을 한껏 누리겠는가? 하늘이 만들어 놓으신 것을 모질게 끊어버림은 성인의 슬퍼하는 바니라.
【의역】 우리들은 어찌 이 물고기를 잡아 먹는 즐거움을 한껏 누릴 수 있겠는가? 하늘이 만들어 놓으신 이 물고기들은 욕심껏 다 잡아서 먹으면서, 이 물고기의 씨를 말린다면, 그것은 바로 성인들이 가장 슬퍼하는 바가 될 것이니라!
Ⓒ 역자 | 송준호 / 2015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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