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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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물고기 잡는 것을 보고[又觀打魚]


又觀打魚 주001)
우관타어(又觀打魚)
두보가 보응(寶應; 肅宗) 원년(762) 면주(綿州)에서 지은 것이다.

우관타어
(또 물고기 잡는 것을 보고)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63ㄱ

蒼江漁子淸晨集 設網提綱 주002)
설망제강(設網提綱)
이 한자어구는 ‘그물을 펼치고 줄을 끈다’는 것인데, 구체적으로 풀어 읽으면, ‘그물을 강물에 펴서 치고 좀 있다가, 그물 줄을 당기며 몰아 끌다’라는 말로, 고기를 그물로 휘몰아 잡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萬魚急 주003)
만어급(萬魚急)
만 마리의 물고기가 급하다. 여기서는 그물에 걸려들어 한 마리의 탈출 여지도 없이 잡히고 있는 수많은 물고기들의 다급해진 상황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보다 압축적으로 풀어 읽으면, ‘수많은 물고기들이 꼼짝없이 다급해졌다’는 말이다. 이상의 두 시구는 이 작품의 서두로서 고기를 잡는 상황을 매우 실감 있게 사실적으로 잘 묘사하여 표현하고 있다.

프른 매 고기 자 사미  새배 주004)
새배
새벽에. 이 고어 명사의 원형은 ‘새배(새벽)’이며, 이것은 원래 명사 자체로서의 제시가 아니라, 이 명사의 부사적 활용이라, 바로 이 원형에 부사형 연결어미 ‘애’가 연결되면서, ‘배’의 ‘애’와 동음이라 동음생략에 의하여 ‘애’가 생략된 것이다.
모다 그므를 베퍼 주005)
베퍼
베풀어. 펼치어. 여기서는 ‘펼치어’로 쓰였다. 동사 ‘베프다(베풀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이 동사가 ‘으’변격동사라서, ‘ㅡ’가 탈락하고 ‘ㅍ’이 연음된 것이다.
그믌벼리 주006)
벼리
그물의 위쪽 코를 꿰어 오무렸다 폈다 할 수 있도록 잡아당기게 한 줄. 현대말에서는 ‘일이나 글의 뼈대가 되는 줄거리’의 뜻으로 많이 쓴다.
 자니 萬魚ㅣ 窘急도다

【한자음】 창강어자청신집 설망제강만어급
【직역】 푸른 강에 어부들이 맑은 새벽에 모여들어, 그물을 펼쳐 치고 그물의 줄을 당기자, 수만 마리의 물고기들이 꼼짝없이 다급해졌도다.
【의역】 푸른 강물 위에 어부들이 맑은 새벽 모여들어, 그물을 펼쳐 치고 나서 좀 있다가, 그물의 줄을 당겨 몰자, 수만 마리의 물고기들이 꼼짝없이 다급해졌는데,

能者 주007)
능자(能者)
능한 사람. 여기서는 배의 조종과 물고기 포획에 모두 능숙한 사람, 곧 능숙한 어부를 말한다.
操舟疾若風 撑突波濤挺叉 주008)
정차(挺叉)
작살을 뽑아 드는 것. 이 한자어에서 ‘정(挺)’ 자는 ‘빼어내다’이고, ‘차(叉)’ 자는 나뭇가지의 아귀 같은 창인 ‘가장귀 창’을 말하나, 우리나라에서 물고기를 잡을 때 사용하는 ‘작살’을 말한다.
【叉 刺魚器라】

能者  잡쥐유믈 주009)
잡쥐유믈
잡아 쥠을. 조종함을. 여기서는 ‘조종함을’로 쓰인 것이며, 동사 ‘잡쥐다(조종하다)’에 명사형 어미 ‘움’이 연결되면서, ‘쥐’의 영향으로 모음 충돌을 막기 위하여 또 하나의 ‘ㅣ’음이 삽입되어 ‘윰’으로 바뀌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을’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리호미  니 믌겨를 헤딜어 주010)
헤딜어
헤쳐 덤벼들어. ㄹ변칙동사 ‘헤디르다(헤쳐 덤벼들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르’이 변칙하여 ‘ㄹ’이 ‘디’에 첨가된 것이다. 그런데 이 고어의 뜻을 고어사전에서는 ‘헤쳐 찔러’로 오역하여 풀어놓고 있다.
叉 들오 주011)
들오
들고. 이 고어는 동사 ‘들다’에 연결어미 ‘고’가 연결되면서, ‘ㄹ’음 아래에서 ‘ㄱ’이 탈락한 것이다.
드놋다

【한자음】 능자조주질약풍 탱돌파도정차입【‘차(叉)’는 물고기를 찔러서 잡는 도구다.】
【직역】 능수꾼은 배 조종을 바람처럼 빨리 하니, 물결을 헤치듯하며, ‘차(叉)’를 빼어들고 들어가는구나!
【의역】 고기잡이에 능숙한 어부는 배 조종을 바람처럼 빨리 하더니, 물결을 헤치듯이 하며 ‘차(叉 ; 작살)’를 빼어들고 풍덩 들어가니,

小魚脫漏 주012)
탈루(脫漏)
벗어나고 새다. 여기서는 잔 물고기들이 그물을 빠져나가거나, 새어나가는 것을 말한다.
不可紀 半死半生猶戢戢 주013)
즙즙(戢戢)
모아모아. 여기서는 무덕무덕 모아져 있는 상태를 말한다.

효근 주014)
효근
작은. 이것은 같은 뜻의 ‘효근, 혀근’ 등과 함께 쓰였으며, 이 형용사의 형도 ‘횩다(작다)’와 ‘혁다(작다)’ 둘로 되어 있다.
고기 버서나 可히 紀錄디 몯하리로소니 半만 주그며 半만 사라 오히려 모닷도다 주015)
모댓도다
모이어 있구나. 동사 ‘몯다(모이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ㄷ’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를 나타내는 ‘잇도다’가 연결되면서, ‘다’와 ‘잇’이 통합하여 ‘댓’이 된 것이다.

【한자음】 소어탈루불가기 반사반생유즙즙
【직역】 잔 물고기들은 빠지고 새나가 가히 기록할 수도 없겠으니, 반만 죽으며, 반만 살아 오히려 모아졌구나!
【의역】 잔 물고기들은 그물에서 빠져나가거니, 새어나가서 가히 일일이 기록할 필요도 없게 됐지만, 큰 물고기들은 반은 죽은 채 반은 산 채로 오히려 무덕무덕 모아져 있다가,

大魚 주016)
대어(大魚)
큰 물고기. 여기서는 작자 두보의 시대적 상황 의식이 반영된 비유어로 쓰여서, 당시 황실에 밀착한 간신배들이 권력을 남용하여, 바른 관리들을 탄압하고 가렴주구(苛斂誅求)를 일삼아, 그로 인한 피해를 입는 상황을 설정하여, 고기잡이를 간신배에, 반은 죽고 반은 산 물고기들을 바른 선비나 관리, 특히 아주 훌륭한 선비나 관리에 비겨서 표현한 것으로, 이 ‘대어’는 바로 이 훌륭한 선비나 바른 관리를 비유하는 존재로 인용된 것이다.
傷損皆垂頭 屈强泥沙有時立

굴근 고기 허러 다 머리 드리웟니 주017)
머리 드리웟니
머리를 수그리고 있으니. 여기서는 물론 훌륭한 선비나 관리가 우선 화를 피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잠복하고 있는 상태를 비유하는 것이다.
과 몰애예서 소사 니러셜 저기 잇도다 주018)
과 몰애예서 소사 니러셜 저기 잇도다
큰 물고기가 지금은 상처를 입어 머리를 숙이고 있지만, 진흙과 모래 속에서 머리를 푹 솟아나와 일어날 때가 있을 것이다. 훌륭한 선비나 바른 관리도 언젠가는 크게 뜻을 펼치며 일어설 때가 있을 것이라는, 꿈 같은 소망을 갖고 있다는 것을 대유,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한자음】 대어상손개수두 굴강니사유시립
【직역】 굵은 물고기는 손상을 입어 모두 머리를 숙이고 있으니, 흙과 모래에서 푹솟아나 일어날 적이 있구나!
【의역】 굵고 큰 물고기들 중 손상을 입은 놈들이 모두 머리를 푹 숙이고 있다가, 진흙 모래 속에서 푹 솟아나와 일어날 때가 있겠지.

東津 주019)
동진(東津)
앞의 〈관타어가(觀打魚歌)〉에서 나온 면주(緜州)에 있는 ‘강수지동진(江水之東津)’(동쪽 나루터로 가는 강물)의 ‘동쪽 나루터’를 말한다.
觀魚已再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63ㄴ

來 主人罷鱠還傾杯

東녁  주020)

나루에[津]. ‘(나루)’와 ‘(나루)’ 두 형태로 남아 있는 것을 감안하여 보면, 이것은 아마도 이 ‘’에 처결조사 ‘(에)’가 연결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렇게 ‘’에 처격 조사 ‘’가 첨가된 것이라면 마땅히 ‘ㄹ’이 ‘’에 연음돼야 하는데도 그렇게 되어 있지 않다. 그렇지 않고 ‘’에 처격 조사 ‘’가 연결된 것이라면, ‘’로 기록되어 있어야 한다.
고기 보 마 다시 오니 主人이 鱠 이바도 주021)
이바도
이바지함을. 잔치함을. 동사 ‘이받다(이바지하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ㄷ’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고 주022)
고
마치고. 끝내고. 이 동사의 원형은 ‘다(끝내다)’이다.
도로 술 이 받다

【한자음】 동진관어이재래 주인파회환경배
【직역】 동쪽 나루의 물고기를 보는 것을 벌써 다시 오니, 주인이 회 대접하는 것을 그만두고 술을 대접하는구나!
【의역】 이 동쪽 나루의 물고기 구경하는 것이 벌써 두 번 째 온 길이 됐는데, 주인이 회 접대하던 것이 끝나자 술을 접대하네만,

日暮蛟龍改窟穴 山根鱣鮪隨雲雷【此 言以打魚而驚動故也ㅣ라】

나조 주023)
나조
해 저물녘에. 이것은 ‘(해)’와 ‘나조(저물녘)’라는 두 말의 합성어로, ‘’에 첨가된 ‘ㅅ’이 사잇소리로 현대어로는 ‘의’라는 소유격 조사와 같기 때문에 문장의 표면구조로는 ‘’가 당연히 관형어가 돼야 하나, 이것의 원문인 ‘일모(日暮)’를 놓고 풀어 읽어보면 ‘해가 저물다’이면서, 문맥적 상호 지배구조에 따라 ‘해가 저물자’가 된다. 이렇게 보면 실제 내적 의미로는 ‘’가 관형어가 아니라, 주어가 되는 것이다. 또한 여기의 ‘나조’는 ‘ㅎ’말음 명사라서 소유격조사 ‘(의)’에 ‘ㅎ’이 첨용되어, ‘’로 기록되어 있다.
蛟龍이 窟穴을 고텨 주024)
고텨
고치어. 바꾸어. 이 동사의 원형은 ‘고티다(고치다)’이다.
옮고 묏미틧 鱣鮪ㅣ 雲雷 조차가다

【한자음】 일모교룡개굴혈 산근전유수운뢰【이것은 물고기를 잡느라고 놀라게 한 까닭이라는 말이다.】
【직역】 해가 저물면서 도롱뇽과 용이 제 살던 굴을 바꾸고, 산 밑 물에 살던 전어와 상어가 구름과 천둥을 따라가는구나!
【의역】 해가 저물자 물고기를 잡는 어부들의 소란에 도롱뇽과 용도 그것이 싫어, 제가 살던 굴을 바꿔 다른 곳으로 가고, 산 밑 물에 살던 전어와 상어도 구름과 천둥을 따라가는가 싶고,

干戈兵革 주025)
간과병혁(干戈兵革)
방패와 창 같은 병기와 갑옷. 이것들로 전쟁을 벌이기 때문에 이것들 자체가 전쟁을 상징하는 말로 쓰였다.
鬪未已 鳳凰麒麟 주026)
봉황기린(鳳凰麒麟)
봉황과 기린. 이것들은 중국을 위시한 한자문화권에서는 옛날부터 상서스러운 동물로서 성인이나 훌륭한 인물의 상징으로 쓰여져 왔으며, 여기서도 그런 인물들의 상징으로 쓰인 것이다.
安在哉【此 因打魚之暴而嘆世亂애 賢人 君子ㅣ 遁藏也ㅣ라】

干戈와 兵革괘 사호 마디 아니니 鳳凰과 麒麟과 어듸 주027)
어듸
어디.
잇고

【한자음】 간과병혁투미이 봉황기린안재재【이것은 물고기를 잡는 횡포로 세상이 혼란하기 때문에 현인과 군자가 다 도망을 가서 숨는다는 것이다.】
【직역】 창과 방패 같은 무기로 전투를 그치지 않으니, 봉황과 기린은 어디에 가서 남아 있겠는가!
【의역】 온 세상이 창과 방패 같은 무기로 전투를 사뭇 벌이고 있으니, 봉황과 기린 같은 훌륭한 사람들이 어떻게 세상에 남아 있겠는가!

吾徒胡爲縱此樂 주028)
오도호위종차락(吾徒胡爲縱此樂)
이 시구의 풀이인 ‘우리들은 어찌 이 즐거움을 한껏 누리겠는가?’라는 자성과 자경의 언표 뒤에는 ‘우리는 이렇게 물고기를 마음대로 다 잡아서 실컷 먹고 즐기는 잔인한 일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깊은 반성을 갈무리하고 있는 것이다.
暴殄天物聖所哀 주029)
포진천물성소애(暴殄天物聖所哀)
‘포진천물’은 ‘성스러운 하늘이 기막힌 사랑으로 생명을 주어 세상에 태어나 살게 한 만물들, 특히 이 물고기들을 모질게 다 잡아서 실컷 먹어 치운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런 인간들의 포학한 행위에 대해서 옛날부터 성인들은 이렇게 잔혹하게 죽음을 당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참으로 슬퍼해온 바이며, 더욱이 하늘의 ‘생생지리(生生之理)’(살아야 할 생명을 살리는 이치)에 따라 존재하게 한 생명체들이 죽음을 당하는 것에 대해서는 더욱 기막히게 슬퍼하는 것이 바로 이 ‘성소애(성인이 슬퍼하는 바)’인 것이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우리 무른 주030)
무른
무리는. 이 고어의 원형은 ‘물(무리)’이다.
엇뎨 이 즐규믈 주031)
즐규믈
즐김을. 동사 ‘즐기다’에 명사형 어미 ‘움’이 연결되면서, ‘기’와 ‘움’이 통합 복모음화하여 ‘귬’이 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을’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장리오 하 내샨 거슬 모딜오 주032)
모딜오
모질게. 이것은 ‘모딜다(모질다)’라는 형용사에서 파생한 부사다.
그쳐료미 주033)
그쳐료미
이 고어구는 ‘그치다(끊다)’와 ‘리다(버리다)’가 통합하여 이루어진 합성어로서 현대어로의 뜻은 ‘끊어서 버림이’이다. ‘그치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치’와 ‘어’가 통합 복음화하고, 여기에 다시 ‘리다’가 연결되면서,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어, ‘리’와 ‘옴’이 통합 복모음화하고, 다시 주격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聖人ㅅ 슬논 배니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오도호위종차락 포진천물성소애
【직역】 우리 무리는 어찌 이 즐거움을 한껏 누리겠는가? 하늘이 만들어 놓으신 것을 모질게 끊어버림은 성인의 슬퍼하는 바니라.
【의역】 우리들은 어찌 이 물고기를 잡아 먹는 즐거움을 한껏 누릴 수 있겠는가? 하늘이 만들어 놓으신 이 물고기들은 욕심껏 다 잡아서 먹으면서, 이 물고기의 씨를 말린다면, 그것은 바로 성인들이 가장 슬퍼하는 바가 될 것이니라!
Ⓒ 역자 | 송준호 / 2015년 12월 30일

원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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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우관타어(又觀打魚) : 두보가 보응(寶應; 肅宗) 원년(762) 면주(綿州)에서 지은 것이다.
주002)
설망제강(設網提綱) : 이 한자어구는 ‘그물을 펼치고 줄을 끈다’는 것인데, 구체적으로 풀어 읽으면, ‘그물을 강물에 펴서 치고 좀 있다가, 그물 줄을 당기며 몰아 끌다’라는 말로, 고기를 그물로 휘몰아 잡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주003)
만어급(萬魚急) : 만 마리의 물고기가 급하다. 여기서는 그물에 걸려들어 한 마리의 탈출 여지도 없이 잡히고 있는 수많은 물고기들의 다급해진 상황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보다 압축적으로 풀어 읽으면, ‘수많은 물고기들이 꼼짝없이 다급해졌다’는 말이다. 이상의 두 시구는 이 작품의 서두로서 고기를 잡는 상황을 매우 실감 있게 사실적으로 잘 묘사하여 표현하고 있다.
주004)
새배 : 새벽에. 이 고어 명사의 원형은 ‘새배(새벽)’이며, 이것은 원래 명사 자체로서의 제시가 아니라, 이 명사의 부사적 활용이라, 바로 이 원형에 부사형 연결어미 ‘애’가 연결되면서, ‘배’의 ‘애’와 동음이라 동음생략에 의하여 ‘애’가 생략된 것이다.
주005)
베퍼 : 베풀어. 펼치어. 여기서는 ‘펼치어’로 쓰였다. 동사 ‘베프다(베풀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이 동사가 ‘으’변격동사라서, ‘ㅡ’가 탈락하고 ‘ㅍ’이 연음된 것이다.
주006)
벼리 : 그물의 위쪽 코를 꿰어 오무렸다 폈다 할 수 있도록 잡아당기게 한 줄. 현대말에서는 ‘일이나 글의 뼈대가 되는 줄거리’의 뜻으로 많이 쓴다.
주007)
능자(能者) : 능한 사람. 여기서는 배의 조종과 물고기 포획에 모두 능숙한 사람, 곧 능숙한 어부를 말한다.
주008)
정차(挺叉) : 작살을 뽑아 드는 것. 이 한자어에서 ‘정(挺)’ 자는 ‘빼어내다’이고, ‘차(叉)’ 자는 나뭇가지의 아귀 같은 창인 ‘가장귀 창’을 말하나, 우리나라에서 물고기를 잡을 때 사용하는 ‘작살’을 말한다.
주009)
잡쥐유믈 : 잡아 쥠을. 조종함을. 여기서는 ‘조종함을’로 쓰인 것이며, 동사 ‘잡쥐다(조종하다)’에 명사형 어미 ‘움’이 연결되면서, ‘쥐’의 영향으로 모음 충돌을 막기 위하여 또 하나의 ‘ㅣ’음이 삽입되어 ‘윰’으로 바뀌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을’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주010)
헤딜어 : 헤쳐 덤벼들어. ㄹ변칙동사 ‘헤디르다(헤쳐 덤벼들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르’이 변칙하여 ‘ㄹ’이 ‘디’에 첨가된 것이다. 그런데 이 고어의 뜻을 고어사전에서는 ‘헤쳐 찔러’로 오역하여 풀어놓고 있다.
주011)
들오 : 들고. 이 고어는 동사 ‘들다’에 연결어미 ‘고’가 연결되면서, ‘ㄹ’음 아래에서 ‘ㄱ’이 탈락한 것이다.
주012)
탈루(脫漏) : 벗어나고 새다. 여기서는 잔 물고기들이 그물을 빠져나가거나, 새어나가는 것을 말한다.
주013)
즙즙(戢戢) : 모아모아. 여기서는 무덕무덕 모아져 있는 상태를 말한다.
주014)
효근 : 작은. 이것은 같은 뜻의 ‘효근, 혀근’ 등과 함께 쓰였으며, 이 형용사의 형도 ‘횩다(작다)’와 ‘혁다(작다)’ 둘로 되어 있다.
주015)
모댓도다 : 모이어 있구나. 동사 ‘몯다(모이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ㄷ’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를 나타내는 ‘잇도다’가 연결되면서, ‘다’와 ‘잇’이 통합하여 ‘댓’이 된 것이다.
주016)
대어(大魚) : 큰 물고기. 여기서는 작자 두보의 시대적 상황 의식이 반영된 비유어로 쓰여서, 당시 황실에 밀착한 간신배들이 권력을 남용하여, 바른 관리들을 탄압하고 가렴주구(苛斂誅求)를 일삼아, 그로 인한 피해를 입는 상황을 설정하여, 고기잡이를 간신배에, 반은 죽고 반은 산 물고기들을 바른 선비나 관리, 특히 아주 훌륭한 선비나 관리에 비겨서 표현한 것으로, 이 ‘대어’는 바로 이 훌륭한 선비나 바른 관리를 비유하는 존재로 인용된 것이다.
주017)
머리 드리웟니 : 머리를 수그리고 있으니. 여기서는 물론 훌륭한 선비나 관리가 우선 화를 피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잠복하고 있는 상태를 비유하는 것이다.
주018)
과 몰애예서 소사 니러셜 저기 잇도다 : 큰 물고기가 지금은 상처를 입어 머리를 숙이고 있지만, 진흙과 모래 속에서 머리를 푹 솟아나와 일어날 때가 있을 것이다. 훌륭한 선비나 바른 관리도 언젠가는 크게 뜻을 펼치며 일어설 때가 있을 것이라는, 꿈 같은 소망을 갖고 있다는 것을 대유,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주019)
동진(東津) : 앞의 〈관타어가(觀打魚歌)〉에서 나온 면주(緜州)에 있는 ‘강수지동진(江水之東津)’(동쪽 나루터로 가는 강물)의 ‘동쪽 나루터’를 말한다.
주020)
 : 나루에[津]. ‘(나루)’와 ‘(나루)’ 두 형태로 남아 있는 것을 감안하여 보면, 이것은 아마도 이 ‘’에 처결조사 ‘(에)’가 연결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렇게 ‘’에 처격 조사 ‘’가 첨가된 것이라면 마땅히 ‘ㄹ’이 ‘’에 연음돼야 하는데도 그렇게 되어 있지 않다. 그렇지 않고 ‘’에 처격 조사 ‘’가 연결된 것이라면, ‘’로 기록되어 있어야 한다.
주021)
이바도 : 이바지함을. 잔치함을. 동사 ‘이받다(이바지하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ㄷ’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주022)
고 : 마치고. 끝내고. 이 동사의 원형은 ‘다(끝내다)’이다.
주023)
나조 : 해 저물녘에. 이것은 ‘(해)’와 ‘나조(저물녘)’라는 두 말의 합성어로, ‘’에 첨가된 ‘ㅅ’이 사잇소리로 현대어로는 ‘의’라는 소유격 조사와 같기 때문에 문장의 표면구조로는 ‘’가 당연히 관형어가 돼야 하나, 이것의 원문인 ‘일모(日暮)’를 놓고 풀어 읽어보면 ‘해가 저물다’이면서, 문맥적 상호 지배구조에 따라 ‘해가 저물자’가 된다. 이렇게 보면 실제 내적 의미로는 ‘’가 관형어가 아니라, 주어가 되는 것이다. 또한 여기의 ‘나조’는 ‘ㅎ’말음 명사라서 소유격조사 ‘(의)’에 ‘ㅎ’이 첨용되어, ‘’로 기록되어 있다.
주024)
고텨 : 고치어. 바꾸어. 이 동사의 원형은 ‘고티다(고치다)’이다.
주025)
간과병혁(干戈兵革) : 방패와 창 같은 병기와 갑옷. 이것들로 전쟁을 벌이기 때문에 이것들 자체가 전쟁을 상징하는 말로 쓰였다.
주026)
봉황기린(鳳凰麒麟) : 봉황과 기린. 이것들은 중국을 위시한 한자문화권에서는 옛날부터 상서스러운 동물로서 성인이나 훌륭한 인물의 상징으로 쓰여져 왔으며, 여기서도 그런 인물들의 상징으로 쓰인 것이다.
주027)
어듸 : 어디.
주028)
오도호위종차락(吾徒胡爲縱此樂) : 이 시구의 풀이인 ‘우리들은 어찌 이 즐거움을 한껏 누리겠는가?’라는 자성과 자경의 언표 뒤에는 ‘우리는 이렇게 물고기를 마음대로 다 잡아서 실컷 먹고 즐기는 잔인한 일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깊은 반성을 갈무리하고 있는 것이다.
주029)
포진천물성소애(暴殄天物聖所哀) : ‘포진천물’은 ‘성스러운 하늘이 기막힌 사랑으로 생명을 주어 세상에 태어나 살게 한 만물들, 특히 이 물고기들을 모질게 다 잡아서 실컷 먹어 치운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런 인간들의 포학한 행위에 대해서 옛날부터 성인들은 이렇게 잔혹하게 죽음을 당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참으로 슬퍼해온 바이며, 더욱이 하늘의 ‘생생지리(生生之理)’(살아야 할 생명을 살리는 이치)에 따라 존재하게 한 생명체들이 죽음을 당하는 것에 대해서는 더욱 기막히게 슬퍼하는 것이 바로 이 ‘성소애(성인이 슬퍼하는 바)’인 것이다.
주030)
무른 : 무리는. 이 고어의 원형은 ‘물(무리)’이다.
주031)
즐규믈 : 즐김을. 동사 ‘즐기다’에 명사형 어미 ‘움’이 연결되면서, ‘기’와 ‘움’이 통합 복모음화하여 ‘귬’이 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을’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주032)
모딜오 : 모질게. 이것은 ‘모딜다(모질다)’라는 형용사에서 파생한 부사다.
주033)
그쳐료미 : 이 고어구는 ‘그치다(끊다)’와 ‘리다(버리다)’가 통합하여 이루어진 합성어로서 현대어로의 뜻은 ‘끊어서 버림이’이다. ‘그치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치’와 ‘어’가 통합 복음화하고, 여기에 다시 ‘리다’가 연결되면서,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어, ‘리’와 ‘옴’이 통합 복모음화하고, 다시 주격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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