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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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가 집에 병으로 누워 지내며 붓을 막 달려 지어서 최, 노 두 시어(侍御)께 부쳐 드리다[江閣臥病走筆寄呈崔盧兩侍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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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 집에 병으로 누워 지내며 붓을 막 달려 지어서 최, 노 두 시어(侍御)께 부쳐 드리다[江閣臥病走筆寄呈崔盧兩侍御]


江閣臥病走筆寄呈崔盧兩侍御 주001)
강각와병주필기정최로양시어(江閣臥病走筆寄呈崔盧兩侍御)
두보가 대력(大曆; 代宗) 4년(769) 가을 이 강가 집이 있는 담주(潭州) 근처에서 지었다.

강각와병 주필기정최노양시어
(강가 집에 병으로 누워 지내며 붓을 막 달려 지어서 최, 노 두 시어(侍御)께 부쳐 드리다)

客子庖廚薄 주002)
포주박(庖廚薄)
푸줏간이 박하다. ‘포주(庖廚)’가 원래는 ‘푸줏간’이라 육류를 파는 곳이므로 그것을 전제로 한 말이지만, 여기서는 ‘부엌’을 말하는 것이라, ‘부엌에 있는 음식물 재료가 형편이 없다.’는 말이다.
江樓枕席淸 주003)
침석청(枕席淸)
베개와 돗자리가 맑다. 여기서는 ‘베개와 돗자리가 깔끔하다’는 말로 쓰인 것으로서, 앞 시구와 함께 작자 두보의 식생활은 비록 궁색하지만, 주거 공간은 정갈하다는 말로 정서적 일상은 한가롭고 고맙다는 말이다.
【客子 ㅣ 自謂라】

나그내의 브븻 주004)
브븻
부엌에 있는. 고어 명사 ‘브’에 처격조사 ‘의(에)’가 첨가되면서, ‘ㅂ’이 연음되었고, 여기의 다시 사잇소리 ‘ㅅ(의. ~에 있는)’이 첨가된 것이다.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브어븻’으로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머굴 거시 사오나오니 주005)
사오나오니
형편없으니. 나쁘니. 이 고어 형용사의 원형은 ‘사오납다(사납다. 나쁘다. 형편없다)’이며, 이 고어를 풀어보면, ‘사오납다’에 연결형 어미 ‘으니’가 연결되면서, ‘ㅂ’이 순경모음 ‘오’로 바뀌어, ‘오니’가 된 것이다.
 樓에 벼개와 돗괘 조토다 주006)
조토다
깨끗하구나. 깔끔하구나. 고어 형용사 ‘좋다(깨끗하다)’에 감탄형 종결어미 ‘~도다(~구나!)’가 연결되면서, ‘ㅎ’과 ‘ㄷ’이 통합하여 ‘ㅌ’으로 바뀐 것이다.

【한자음】 객자포주박 강루침석청【‘객자(客子 : 나그네)’는 두보가 자신을 말한 것이다.】
【직역】 나그네의 부엌에 먹을 것이 형편없으니, 강가 다락에 베개와 돗자리가 깔끔하구나!
【의역】 나그네 신세인 나의 집 부엌에는 먹을 것이 형편없지만, 내가 누워지내는 강가 다락에 베개와 돗자리는 깔끔하니,

衰年病秖瘦 長夏想爲情 주007)
장하상위정(長夏想爲情)
이 시구의 실제 의미는, 이 작품의 주제를 읽는 데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단서가 된다. ‘장하(長夏)’는 시적 주체인 작자 두보가 병을 앓으며 누운 채 보내야 하는 지루한 시간적 배경을 말하고, ‘상위정(想爲情)’은 병중에 착잡하게 기복하는 감정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깊이 생각해야 하는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이 시구에서 긴 여름에 병들어 누워 있는 작자 두보의 정신적, 육체적 상태를 집약적으로 그려볼 수 있다.

衰老 나해 주008)
나해
나이에. 이 고어 명사 ‘나ㅎ(나이)’는 ‘ㅎ’말음 명사라서 처격조사 ‘애’가 첨가되면서 ‘ㅎ’음이 개입 첨용된 것이다.
病야 오직 여위유니 주009)
여위유니
여위어 가니. 동사 ‘여위다’에 연결형 어미 ‘우니’가 연결되면서, 모음충돌 회피로 반모음 ‘ㅣ’음이 개입하여, 복모음화한 것이다.
긴 녀르메 내 요 주010)
요
원 시구의 ‘위정(爲情)’을 언해한 것으로, 이것은 ‘정(情)’ 자의 사전적 지시 의미 중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인 ‘뜻’이라는 것을 그냥 동사화하여 직역한 것인데, 이것은 언해로 풀이한 말인 ‘뜻함을’의 의미 자체가 문맥상 유기적 의미로서의 소통이 불분명하다. 따라서 여기서는 ‘가슴 속에 무수히 기복하는 감정들을’로 풀어 읽어야 한다.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72ㄴ

치거니라
주011)
스치거니라
생각해 보느니라.

【한자음】 쇠년병지수 장하상위정
【직역】 늙고 쇠약해진 나이에 병들어 오직 야위어 있으니, 긴 여름에 내 뜻하는 것을 생각하느니라.
【의역】 늙고 쇠약해진 나이에다가 병까지 들어 오직 야위어 있으니, 이 긴 여름에 내 자신의 가슴에 무수히 기복하는 감정들을 깊이 생각해 보며,

滑憶雕胡飯 주012)
활억조호반(滑憶雕胡飯)
언해문은, ‘미끄러운 조호반을 생각하고’라고 했지만, 이 ‘조호반(雕胡飯)’이 그만큼 미끄러운 미각을 강하게 남겨준 것이기 때문에 ‘미끄러워 조호반을 생각해 보고’로 풀어 읽어야 한다. 그리고 이 ‘조호반’은 ‘조호’라는 쌀, 곧 ‘교미쌀’이라는 쌀로 지은 밥을 말하며, 이 쌀은 맛이 아주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香聞錦帶羹 주013)
향문금대갱(香聞錦帶羹)
향기로운 금대갱을 듣노라. 이 ‘금대갱(錦帶羹)’이 그만큼 향기로운 미각을 강하게 남겨준 것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향기로워 금대갱을 들어보노라’로 풀어 읽어야 한다. 그리고 이 시구의 ‘문(聞)’ 자를 사전적 의미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인 ‘듣다’로 직역하여 ‘듣노라’로 언해하였으나, 이것은 물론 오해요 오역이며 마땅히 ‘맡노라’로 풀어 읽어야 한다. ‘금대갱’은 원문 주에서 말한 대로, ‘토수계(칠면조의 일종)를 잡아 끓인 국’을 말한다. 이상의 두 시구는 작자 두보가 실제로는 먹을 수도 없고 먹어보지도 못한 맛 있는 밥과 국을 자신의 현재 어려운 처지의 상황을 대비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비유적으로 상상, 인용한 것이다.
【錦帶 吐綬鷄니 其肉이 脆美니라】

믯그러운 雕胡飯 랑고 곳다온 錦帶羹 듣노라

【한자음】 활억조호반 향문금대갱【‘금대(錦帶)’는 토수계(칠면조류)니 그 고기 맛이 연하고 맛있다.】
【직역】 미끄러운 조호반을 생각해 보고, 향기로운 금대갱을 들어보노라.
【의역】 매끄러워서 참 좋다는 그 조호쌀로 지은 밥을 생각해 보고, 향기로워 참 맛 있다는 그 금대를 끓인 국을 상상으로나마 맡아 보건만,

溜匙兼暖腹 誰欲致杯甖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수레 흐르며 주014)
수레 흐르며
숟가락에 흐르며. ‘수레’의 원형은 ‘술(숟가락)’이다. 그리고 이 고어구의 원문인 ‘유시(溜匙)’의 글자대로 풀이는 물론 ‘숟가락에 흐르다’이지만, 이것은 그 구체적인 의미가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없다. 이것은 앞에서 제시된 여러 시구들과의 상호 유기적 의미망으로 상정하고 가능한 한 구체적인 상황으로 재구성하여 읽어내야 하며, 이런 점을 전제로 하여, ‘그 조호쌀 밥과 금대 국을 생각해 보자, 입안에 침이 고여 숟가락에 흐르며’로 풀어 읽어야 하는 것이다.
 더우미 兼니 뉘 杯甖애 다마 보내오져 료 주015)
보내오져 료
보내고자 하랴. 여기에서 ‘보내오져’를 풀어보면 동사 ‘보내다’에 연결형 어미 ‘고져’가 연결되면서, ‘내’의 ‘ㅣ’ 아래에서 ‘ㄱ’이 탈락하고 있는 것이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유시겸난복 수욕치배앵
【직역】 숟가락에 흐르며 배가 더워지는 것도 겸하니, 누가 잔과 독에 담아 보내고자 하랴!
【의역】 나는 그 조호쌀 밥과 그 금대 국을 생각해 보자, 입안에 침이 고여 숟가락에 침이 흐르고, 동시에 뱃속도 반응하며 더워지건만, 그 누가 조그만 잔에나마 또는 독에다가 그 밥과 국을 담아 보내고자 하겠는가!
Ⓒ 역자 | 송준호 / 2015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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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강각와병주필기정최로양시어(江閣臥病走筆寄呈崔盧兩侍御) : 두보가 대력(大曆; 代宗) 4년(769) 가을 이 강가 집이 있는 담주(潭州) 근처에서 지었다.
주002)
포주박(庖廚薄) : 푸줏간이 박하다. ‘포주(庖廚)’가 원래는 ‘푸줏간’이라 육류를 파는 곳이므로 그것을 전제로 한 말이지만, 여기서는 ‘부엌’을 말하는 것이라, ‘부엌에 있는 음식물 재료가 형편이 없다.’는 말이다.
주003)
침석청(枕席淸) : 베개와 돗자리가 맑다. 여기서는 ‘베개와 돗자리가 깔끔하다’는 말로 쓰인 것으로서, 앞 시구와 함께 작자 두보의 식생활은 비록 궁색하지만, 주거 공간은 정갈하다는 말로 정서적 일상은 한가롭고 고맙다는 말이다.
주004)
브븻 : 부엌에 있는. 고어 명사 ‘브’에 처격조사 ‘의(에)’가 첨가되면서, ‘ㅂ’이 연음되었고, 여기의 다시 사잇소리 ‘ㅅ(의. ~에 있는)’이 첨가된 것이다.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브어븻’으로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주005)
사오나오니 : 형편없으니. 나쁘니. 이 고어 형용사의 원형은 ‘사오납다(사납다. 나쁘다. 형편없다)’이며, 이 고어를 풀어보면, ‘사오납다’에 연결형 어미 ‘으니’가 연결되면서, ‘ㅂ’이 순경모음 ‘오’로 바뀌어, ‘오니’가 된 것이다.
주006)
조토다 : 깨끗하구나. 깔끔하구나. 고어 형용사 ‘좋다(깨끗하다)’에 감탄형 종결어미 ‘~도다(~구나!)’가 연결되면서, ‘ㅎ’과 ‘ㄷ’이 통합하여 ‘ㅌ’으로 바뀐 것이다.
주007)
장하상위정(長夏想爲情) : 이 시구의 실제 의미는, 이 작품의 주제를 읽는 데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단서가 된다. ‘장하(長夏)’는 시적 주체인 작자 두보가 병을 앓으며 누운 채 보내야 하는 지루한 시간적 배경을 말하고, ‘상위정(想爲情)’은 병중에 착잡하게 기복하는 감정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깊이 생각해야 하는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이 시구에서 긴 여름에 병들어 누워 있는 작자 두보의 정신적, 육체적 상태를 집약적으로 그려볼 수 있다.
주008)
나해 : 나이에. 이 고어 명사 ‘나ㅎ(나이)’는 ‘ㅎ’말음 명사라서 처격조사 ‘애’가 첨가되면서 ‘ㅎ’음이 개입 첨용된 것이다.
주009)
여위유니 : 여위어 가니. 동사 ‘여위다’에 연결형 어미 ‘우니’가 연결되면서, 모음충돌 회피로 반모음 ‘ㅣ’음이 개입하여, 복모음화한 것이다.
주010)
요 : 원 시구의 ‘위정(爲情)’을 언해한 것으로, 이것은 ‘정(情)’ 자의 사전적 지시 의미 중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인 ‘뜻’이라는 것을 그냥 동사화하여 직역한 것인데, 이것은 언해로 풀이한 말인 ‘뜻함을’의 의미 자체가 문맥상 유기적 의미로서의 소통이 불분명하다. 따라서 여기서는 ‘가슴 속에 무수히 기복하는 감정들을’로 풀어 읽어야 한다.
주011)
스치거니라 : 생각해 보느니라.
주012)
활억조호반(滑憶雕胡飯) : 언해문은, ‘미끄러운 조호반을 생각하고’라고 했지만, 이 ‘조호반(雕胡飯)’이 그만큼 미끄러운 미각을 강하게 남겨준 것이기 때문에 ‘미끄러워 조호반을 생각해 보고’로 풀어 읽어야 한다. 그리고 이 ‘조호반’은 ‘조호’라는 쌀, 곧 ‘교미쌀’이라는 쌀로 지은 밥을 말하며, 이 쌀은 맛이 아주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013)
향문금대갱(香聞錦帶羹) : 향기로운 금대갱을 듣노라. 이 ‘금대갱(錦帶羹)’이 그만큼 향기로운 미각을 강하게 남겨준 것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향기로워 금대갱을 들어보노라’로 풀어 읽어야 한다. 그리고 이 시구의 ‘문(聞)’ 자를 사전적 의미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인 ‘듣다’로 직역하여 ‘듣노라’로 언해하였으나, 이것은 물론 오해요 오역이며 마땅히 ‘맡노라’로 풀어 읽어야 한다. ‘금대갱’은 원문 주에서 말한 대로, ‘토수계(칠면조의 일종)를 잡아 끓인 국’을 말한다. 이상의 두 시구는 작자 두보가 실제로는 먹을 수도 없고 먹어보지도 못한 맛 있는 밥과 국을 자신의 현재 어려운 처지의 상황을 대비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비유적으로 상상, 인용한 것이다.
주014)
수레 흐르며 : 숟가락에 흐르며. ‘수레’의 원형은 ‘술(숟가락)’이다. 그리고 이 고어구의 원문인 ‘유시(溜匙)’의 글자대로 풀이는 물론 ‘숟가락에 흐르다’이지만, 이것은 그 구체적인 의미가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없다. 이것은 앞에서 제시된 여러 시구들과의 상호 유기적 의미망으로 상정하고 가능한 한 구체적인 상황으로 재구성하여 읽어내야 하며, 이런 점을 전제로 하여, ‘그 조호쌀 밥과 금대 국을 생각해 보자, 입안에 침이 고여 숟가락에 흐르며’로 풀어 읽어야 하는 것이다.
주015)
보내오져 료 : 보내고자 하랴. 여기에서 ‘보내오져’를 풀어보면 동사 ‘보내다’에 연결형 어미 ‘고져’가 연결되면서, ‘내’의 ‘ㅣ’ 아래에서 ‘ㄱ’이 탈락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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