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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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려나무 껍질로 만든 총채[椶拂子]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58ㄱ

椶拂子 주001)
종불자(椶拂子)
『두시상주(杜詩詳註)』에는 이 작품이 보응(寶應; 肅宗) 원년(762)의 시들을 엮은 책에 실리긴 했으나, 작품의 내적 상황과 맞지 않아서 광덕(廣德; 代宗) 원년(763) 여름 재주(梓州)에서 두보가 지은 것으로 판정한다고 하였다.

종불자
(종려나무 껍질로 만든 총채)

椶拂且薄陋 주002)
박루(薄陋)
질이 낮아 허름하고 거칠은 상태.
豈知身效能 주003)
신효능(身效能)
몸체가 할 수 있는 효과적 기능.
【椶拂은 椶木皮로 作拂子야 驅蠅蚊니라】

椶拂이 사오납고 주004)
사오납고
사납고. 억세고. 이것은 원 시구의 ‘박루(薄陋)’를 언해한 말로, 실제로 이 한자어의 뜻인 ‘열이조악(劣而粗惡)’(질이 낮아 허름하고 거칠다)과 너무 부합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언해의 내용은 이 ‘박루’의 본래 의미와 맞지 않은 부실한 언해가 되었다.
더러우니 어느 주005)
어느
어찌. 이 고어는 이 하나의 형태인 ‘어느’로 현대어에서는 각각 다른 형태로서 각각 다른 기능을 하는 관형사인 ‘어느’, 부사인 ‘어찌’, 명사인 ‘어느 것’ 등으로 두루 쓰였다.
모맷 功效ㅣ 能 고 주006)
고
바를. 것을. 이 명사의 원형은 ‘곧(바. 것)’이다.
알리오

【한자음】 종불차박루 기지신효능【‘종불’은 종려나무 껍질로 총채를 만들어서 파리와 모기를 쫓는 것이다.】
【직역】 종려껍질총채가 허름하고 거칠게 생겼으니, 어찌 그 몸체가 효과적 기능이 있는 것을 알겠는가?
【의역】 이 종려껍질총채가 이렇게 허름하고 거칠게 생겼으니, 어찌 그 몸체가 가진 효과적 기능을 알 수 있겠나 했더니,

不堪代白羽 주007)
백우(白羽)
백우선(白羽扇)의 준말. 중국의 촉한(蜀漢) 재상이었던 제갈량(諸葛亮)이 사마의(司馬懿)와 대치하고 있을 때 지니고, 태연하게 진두 지휘를 했다는 부채로 흰 새의 깃털로 만든 것이다.
有足除蒼蠅 주008)
창승(蒼蠅)
쉬파리. ‘간신(奸臣)이나 소인배(小人輩)’를 말하기도 한다.
【白羽 扇也ㅣ라】

白羽를 代얌직디 주009)
얌직디
할 만하지.
몯커니와 주010)
몯커니와
못하거니와. 못하지만. ‘모르거니와’로도 쓰였다.
足히 리 업게 리로다

【한자음】 불감대백우 유족제창승【‘백우
(白羽 ; 하얀 깃으로 만든 부채)
’는 부채이다.】
【직역】 흰깃부채를 대신할 만은 못하거니와, 족히 파리는 제거할 만하리로다.
【의역】 이 총채가 백우선
(하얀 깃 부채)
을 대신할 만큼의 기능은 못하겠지만, 족히 쉬파리를 제거할 수는 있고,

熒熒 주011)
형형(熒熒)
환하게 반짝반짝 빛나는 상태.
金錯刀 주012)
금착도(金錯刀)
‘착도’는 중국의 한(漢)나라 때 왕망(王莽)이 반란을 일으켰을 때 만든 칼모양의 화폐인데, 후대에는 이 칼모양으로 만든 금속에다 금니(金泥 ; 금가루를 섞은 아교 액체)를 칠해서 이것을 ‘금착도’라고 하여 사람들이 소지하는 패물이나 기물에 장식을 했었다. 여기의 ‘착도’는 바로 이 ‘금착도’의 준말이며, 여기서는 바로 이 종려껍질총채에 장식으로 달린 ‘금착도’를 말하는 것이다.
擢擢 주013)
탁탁(擢擢)
가려서 뽑아 놓은 상태. 이것이 『두시상주(杜詩詳註)』에는 ‘탁탁(濯濯)’으로 되어 있으며, 이것의 뜻은 ‘빛이 밝게 비치는 상태’이다. 그리고 이 『두시상주』에는 또 “한편 ‘탁탁(擢擢)’이라고도 한다[一作擢擢]” 라고 하였다.
朱絲繩 주014)
주사승(朱絲繩)
붉은 실로 꼬아 만든 노끈. 이 언해 주에서는 이것을 거문고와 비파의 줄로 풀어 읽었으나, 앞의 ‘칼모양 노리개(金錯刀)’는 분명히 종려껍질총채의 장식물로 알아 언해하고서, 이 ‘붉은 실로 꼬아 만든 노끈[朱絲繩]’은 거문고와 비파의 줄이라고 풀어 읽고, 주를 달아 놓은 것은 너무 불합리한 판단의 기록이다. 이 ‘주사승’은 『두시상주』에서 앞의 ‘금착도’와 함께 종려껍질총채에 달려 있는 수식물(꾸밈)이라 한 바대로 거문고와 비파의 줄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 언해의 주는 오해의 결과로 추정된다.
非獨顔色好 亦用顧眄 주015)
고면(顧眄)
아끼며 돌아보다. 여기의 ‘면’이 『두시상주(杜詩詳註)』에는 ‘혜(盻 ; 흘겨보다)’로 되어 있고, 오히려 ‘일작면(一作眄)’이라고 하였다.
【金錯刀 佩刀 黃金으로 錯鏤其文이라 朱絲繩은 指琴瑟다】

빗난 金으로 실 드린 주016)
실 드린
실 들인. 이것은 현대 공예 기술에서 일반 금속 기구(器具)에 어떤 문양을 쪼아 만들고, 그 쪼은 자리에 황금실을 박아 넣는, 이른바 ‘입사(入絲)하는 것’을 말한다.
갈콰 욘 주017)
욘
이것은 원 시구의 ‘탁탁’을 언해한 말로서 현대어로는 ‘가려서 뽑아 놓은’이다.
블근 실 노 주018)
블근실노
붉은 실로 꼬은 노(줄)는.
갓 비치 됴  아니라   도라보매 일니라 주019)
일니라
일컬어지느니라. 이것을 다시 쉬운 말로 풀어 읽으면 ‘칭송을 듣는다’이다.

【한자음】 형형금착도 탁탁주사승 비독안색호 역용고면칭【‘금착도’는 차는 칼에 황금을 무늬로 새겨 박아 넣은 것이다. ‘주사승(붉은 실로 꼬은 줄)’은 거문고나 비파를 가리키는 것이다.】
【직역】 빛이 나는 금실을 새겨 박은 칼과 가려 뽑아낸 붉은 실의 노는, 한갓 빛만 좋은 것이 아니라, 또 써서 돌아봄에 일컬어지느니라.
【의역】 종려껍질총채에 달린 채 환하게 빛이 나는 황금의 실을 새겨 박은 칼모양 노리개와 가려서 뽑아낸 붉은 실로 꼬아 만든 노끈의 술은, 한갓 그 빛들만 좋은 것이 아니라, 또한 사랑하며 돌아볼 만하다는 칭송을 들을 만한 데다가,

吾老抱疾病 주020)
포질병(抱疾病)
질병을 안고 있다. 이것은 쉬운 말로 풀어 읽으면, ‘몸에 들어온 병을 어찌할 수 없어 운명처럼 그냥 받아들여 안고 산다’는 것으로, 앞에서 ‘吾老(나는 늙어버린 채)’라는 발화와 함께 매우 애상적인 자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家貧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58ㄴ

臥炎蒸
주021)
가빈와염증(家貧臥炎蒸)
집안은 가난한 채 더위는 찌는 듯한 속에 누워지내는 터라. 앞의 시구에 이어서 자신의 어려운 처지를 넉두리하면서, 다음으로 이어질 이야기 곧 종려껍질부채에 대한 고마움을 강조하기 위한 준비요, 배경이 되는 것이다.

내 늘거 病을 가졋노니 지비 가난야 더워   주022)
 한
찌는 듯한.
 누웟노라

【한자음】 오노포질병 가빈와염증
【직역】 내 늙어서 병을 가졌는데, 집이 가난하여 더위 찌는 듯한 데 누워 있노라.
【의역】 나는 늙어서 병이 든 데다가, 집안은 가난한 채 더위 찌는 듯한 속에 누워 지내는 터라,

啑膚倦撲滅 주023)
권박명(倦撲滅)
박멸하는 것에 고달프다. 이것을 이 작품 전체의 시상이 갖는 상호 유기성을 전제로 하여, 보다 쉽게 풀어 읽으면, ‘박멸하는 것에 지친다’가 된다.
賴爾甘服膺 주024)
뇌이감복응(賴爾甘服膺)
너를 힘입어 마음에 잊지 않고 새기는 것을 달게 여긴다’가 되는데, 이것은 구체적인 사실의 내용을 말하지 않기 때문에 막연한 결론을 말한 것뿐이다. 그러므로 보다 구체적인 사실을 가지고, 이 시구를 풀어 읽으면, 우선 ‘뇌이’는 작자가 종려껍질총채를 인격체처럼 상대하며, ‘총채 네가 파리. 모기도 모두 잘 쳐서 잡거나, 쫓는 그 훌륭한 기능에 힘입어서’이며, ‘감복응(甘服膺)’은 ‘〈총채 너의 그 훌륭한 기능을 믿어〉 가슴에 고맙게 잊지 않고, 깊이 새긴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감복응’이라는 이 말에는 작자 두보가 이 해충 구제의 기능을 실제로 활용하겠다는 소망을 글밖에 말없이 담았을 것이 분명하다. 이 글밖에 말없이 담았을 두보의 활용 소망을 우리 선인들은 기막히게 잘 파악하여, ‘믈 히 너기노라(활용하는 것을 너무 고맙게 여기노라)’라는 글밖에 숨은 뜻을 찾아, 훌륭하게 풀어 놓았다.
【咂은 作答反니 咂也ㅣ니 言蚊蝱이 啑膚ㅣ어든 倦於撲滅也ㅣ라 爾 指椶拂也ㅣ라】

 너흐로매 주025)
 너흐로매
살을 물고 씹음에. ‘(살, 피부)’을 내적으로는 목적어로 하고 있으면서도, ‘잡부(啑膚)’를 하나의 어휘로 삼아서, 목적격 조사가 개입되지 않은 채 여기에 동사 ‘너흘다(씹다. 물다)’가 통합하였고, 다시 여기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ㄹ’이 연음되고, 여기에 또 조사 ‘애’가 연결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텨료 주026)
텨료
쳐서 버림(없앰)을. 동사 ‘티다(치다. 공격하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이’와 ‘어’가 통합 복모음화하고, 여기에 다시 보조동사 ‘리다(버리다)’가 연결된 다음 여기에 다시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리’와 ‘옴’이 통합 복모음화하였고, 끝으로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가나니 주027)
가나니
가빠하나니. 이것은 원 시구의 ‘권(倦)’ 자를 언해한 것으로 여기서는 ‘살을 물고 피를 빠는 모기. 등에 등을 박멸하는 것’에 ‘고달프고 지치니’라는 말이다.
너 依賴야 믈 주028)
믈
씀을. 이 동사의 원형은 ‘다(쓰다)’이며 이 원형에 명사형 어미 ‘움’이 연결되면서, ‘ㅡ’음이 탈락함과 동시에 ‘ㅄ’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을’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그리고 문맥상으로는 이것이 원 시구의 ‘복응(服膺)’을 언해한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이것은 이 ‘복응’을 전제 조건으로 하여, 유도되는 글밖에 말없이 담겨져 있는 작자 두보의 소망을 추정하여 풀이한 말이다.
히 너기노라 주029)
히 너기노라
달게 여기노라.

【한자음】 잡부권박멸 뇌이감복응【‘잡(咂)’은 ‘작(作)’과 ‘답(答)’의 반절(半切)이며 물고 씹는 것이니, 말하자면, 모기와 등에가 살을 물고 씹어도 그것들을 박멸하기에는 힘들다는 것이다. ‘너(爾)’는 종려껍질총채를 가리키는 것이다.】
【직역】 살을 물고 씹어도 박멸해 없애기는 힘들어하니, 종려껍질총채 너를 힘입어 활용하는 것을 달게 여기노라.
【의역】 모기, 등에가 내 살을 물어뜯고 씹어도, 완전히 박멸해 없애기에는 지쳐서, 종려껍질총채 너의 해충 구제 기능을 믿고, 이용하게 된 것을 참으로 고맙게 여기노니,

物微世競棄 주030)
물미세경기(物微世競棄)
물건이 미미하여 세상 사람들이 다투듯이 버린다. 이것을 실제의 사물로 놓고 풀어 읽으면, ‘어떤 물건이 그냥 보기에 볼품이 없고 별로 쓸 데도 없어 한찮다고 판정이 나면, 세상 사람들은 다투어 폐기한다.’는 말로, 여기서는 세상 사람들의 천박한 외향적 풍조에 대한 탄식을 함축하고 있다.
義在誰肯徵 주031)
의재수긍징(義在誰肯徵)
의의(意義)는 있건만 누가 즐겨 부르고 찾겠는가. 여기의 ‘의재(義在)’는 매우 함축적인 의미들을 갈무리고 있는 것으로 이것들을 풀어 읽어보면, ‘종려껍질총채가 그 재질이나 외모로는 그냥 미미하고 하찮은 것이지만, 그 쓰임새에 있어서는 모기와 파리 같은 귀찮은 해충들을 구제하는 데에 있어서, 매우 유용하고 효과적인 기능을 하는 아주 중요한 가치만은 지니고 있건만’이라는 말로, ‘이것을 모르니 그 누가 즐겨 이 총채를 찾으려 하겠는가!’ 하며, 깊은 탄식을 하고 있는 것이다.
【言椶拂이 雖微나 義在於用之除蚊蠅이어 世人이 不肯徵其義而棄之也ㅣ니라】

物이 微賤야 世人이 톼 주032)
톼
다투어. 이 동사의 원형은 ‘토다(다투다)’이다.
리니 주033)
리니
버리니.
義 잇건마 뉘 徵求야 보 주034)
야보
하여봄을.
즐겨 리오

【한자음】 물미세경기 의재수긍징【말하자면 종려껍질총채가 비록 하찮은 것이긴 하지만, 그 가치의 의의는 모기와 파리를 구제하는 데에 있거늘, 세상 사람들이 그 가치의 의의를 즐겨 찾지 않고 이것을 버린다는 것이다.】
【직역】 물건이 하찮은 것이면 세상 사람들이 다투어 내버리니, 가치의 의의가 있는 데에도 그 누가 즐겨 찾으랴!
【의역】 어떤 물건이든 하찮은 것이라면, 세상 사람들은 다투어 내버리는 판이니, 이 종려껍질총채가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가치만은 있건만, 그 누가 이 총채를 즐겨 찾으려 하겠는가!

三歲淸秋至 주035)
삼세청추지(三歲淸秋至)
지금까지 세 해 동안 사뭇 맑고 시원한 가을이 왔다. 이것은 이렇게 세 해 동안 이런 계절, 이런 기후에도 단 한 번도 모기와 파리를 잡는 총채가 필요 없는 것이라고 하여, 그냥 방치해 버린 적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전제되고 있는 시적 요건이다.
未敢闕緘縢 주036)
미감궐합등(未敢闕緘縢)
이 시구는, 작자 두보가 이 종려껍질총채의 파리, 모기 구제의 기능으로 자신이 입는 그 고마운 혜택을 계속하여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과 그에 상응한 행위로 ‘이 종려껍질총채를 사뭇 잊지 않고 잘 꿰매어 보관하는 것’을 매우 고맙고 경건한 심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미감궐(감히 빠뜨릴 수가 없었다)’라는 수사의 서두로 읊어 잘 마무리하고 있다.
ㅣ 傷其至秋而廢棄야 勤於緘藏而冀明年之服用也ㅣ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세   주037)

가을. 중간본에서는 ‘’로 기록되어 ‘ㅿ’이 탈락해 있다.
히 니르거늘 敢히 얼거 초 주038)
얼거 초
얽어 갖춤을. 이것은 원 시구의 ‘함등(緘縢)’을 언해한 말로서, 이 한자어의 본 뜻이 ‘꿰매어 봉해 두다’인 것을 감안하면, 이 언해는 적정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이것은 ‘꿰매어 보관함을’로 풀어 읽어야 한다.
闕디 아니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59ㄱ

노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삼추청추지 미감궐함등【두보가 가을이 오면 이 총채를 버리게 되는 것을 마음 상해하면서, 잘 꿰매어 보관했다가 명년에 잘 쓰이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직역】 세 해 동안 맑은 가을이 찾아 오거늘, 감히 꿰매어 보관하기를 빠뜨리지 않았노라.
【의역】 세 해 동안 맑고 시원한 가을이 찾아 왔어도, 감히 빠뜨리지 않고, 이 종려껍질총채를 잘 꿰매어 보관해 왔노라!
Ⓒ 역자 | 송준호 / 2015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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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종불자(椶拂子) : 『두시상주(杜詩詳註)』에는 이 작품이 보응(寶應; 肅宗) 원년(762)의 시들을 엮은 책에 실리긴 했으나, 작품의 내적 상황과 맞지 않아서 광덕(廣德; 代宗) 원년(763) 여름 재주(梓州)에서 두보가 지은 것으로 판정한다고 하였다.
주002)
박루(薄陋) : 질이 낮아 허름하고 거칠은 상태.
주003)
신효능(身效能) : 몸체가 할 수 있는 효과적 기능.
주004)
사오납고 : 사납고. 억세고. 이것은 원 시구의 ‘박루(薄陋)’를 언해한 말로, 실제로 이 한자어의 뜻인 ‘열이조악(劣而粗惡)’(질이 낮아 허름하고 거칠다)과 너무 부합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언해의 내용은 이 ‘박루’의 본래 의미와 맞지 않은 부실한 언해가 되었다.
주005)
어느 : 어찌. 이 고어는 이 하나의 형태인 ‘어느’로 현대어에서는 각각 다른 형태로서 각각 다른 기능을 하는 관형사인 ‘어느’, 부사인 ‘어찌’, 명사인 ‘어느 것’ 등으로 두루 쓰였다.
주006)
고 : 바를. 것을. 이 명사의 원형은 ‘곧(바. 것)’이다.
주007)
백우(白羽) : 백우선(白羽扇)의 준말. 중국의 촉한(蜀漢) 재상이었던 제갈량(諸葛亮)이 사마의(司馬懿)와 대치하고 있을 때 지니고, 태연하게 진두 지휘를 했다는 부채로 흰 새의 깃털로 만든 것이다.
주008)
창승(蒼蠅) : 쉬파리. ‘간신(奸臣)이나 소인배(小人輩)’를 말하기도 한다.
주009)
얌직디 : 할 만하지.
주010)
몯커니와 : 못하거니와. 못하지만. ‘모르거니와’로도 쓰였다.
주011)
형형(熒熒) : 환하게 반짝반짝 빛나는 상태.
주012)
금착도(金錯刀) : ‘착도’는 중국의 한(漢)나라 때 왕망(王莽)이 반란을 일으켰을 때 만든 칼모양의 화폐인데, 후대에는 이 칼모양으로 만든 금속에다 금니(金泥 ; 금가루를 섞은 아교 액체)를 칠해서 이것을 ‘금착도’라고 하여 사람들이 소지하는 패물이나 기물에 장식을 했었다. 여기의 ‘착도’는 바로 이 ‘금착도’의 준말이며, 여기서는 바로 이 종려껍질총채에 장식으로 달린 ‘금착도’를 말하는 것이다.
주013)
탁탁(擢擢) : 가려서 뽑아 놓은 상태. 이것이 『두시상주(杜詩詳註)』에는 ‘탁탁(濯濯)’으로 되어 있으며, 이것의 뜻은 ‘빛이 밝게 비치는 상태’이다. 그리고 이 『두시상주』에는 또 “한편 ‘탁탁(擢擢)’이라고도 한다[一作擢擢]” 라고 하였다.
주014)
주사승(朱絲繩) : 붉은 실로 꼬아 만든 노끈. 이 언해 주에서는 이것을 거문고와 비파의 줄로 풀어 읽었으나, 앞의 ‘칼모양 노리개(金錯刀)’는 분명히 종려껍질총채의 장식물로 알아 언해하고서, 이 ‘붉은 실로 꼬아 만든 노끈[朱絲繩]’은 거문고와 비파의 줄이라고 풀어 읽고, 주를 달아 놓은 것은 너무 불합리한 판단의 기록이다. 이 ‘주사승’은 『두시상주』에서 앞의 ‘금착도’와 함께 종려껍질총채에 달려 있는 수식물(꾸밈)이라 한 바대로 거문고와 비파의 줄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 언해의 주는 오해의 결과로 추정된다.
주015)
고면(顧眄) : 아끼며 돌아보다. 여기의 ‘면’이 『두시상주(杜詩詳註)』에는 ‘혜(盻 ; 흘겨보다)’로 되어 있고, 오히려 ‘일작면(一作眄)’이라고 하였다.
주016)
실 드린 : 실 들인. 이것은 현대 공예 기술에서 일반 금속 기구(器具)에 어떤 문양을 쪼아 만들고, 그 쪼은 자리에 황금실을 박아 넣는, 이른바 ‘입사(入絲)하는 것’을 말한다.
주017)
욘 : 이것은 원 시구의 ‘탁탁’을 언해한 말로서 현대어로는 ‘가려서 뽑아 놓은’이다.
주018)
블근실노 : 붉은 실로 꼬은 노(줄)는.
주019)
일니라 : 일컬어지느니라. 이것을 다시 쉬운 말로 풀어 읽으면 ‘칭송을 듣는다’이다.
주020)
포질병(抱疾病) : 질병을 안고 있다. 이것은 쉬운 말로 풀어 읽으면, ‘몸에 들어온 병을 어찌할 수 없어 운명처럼 그냥 받아들여 안고 산다’는 것으로, 앞에서 ‘吾老(나는 늙어버린 채)’라는 발화와 함께 매우 애상적인 자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주021)
가빈와염증(家貧臥炎蒸) : 집안은 가난한 채 더위는 찌는 듯한 속에 누워지내는 터라. 앞의 시구에 이어서 자신의 어려운 처지를 넉두리하면서, 다음으로 이어질 이야기 곧 종려껍질부채에 대한 고마움을 강조하기 위한 준비요, 배경이 되는 것이다.
주022)
 한 : 찌는 듯한.
주023)
권박명(倦撲滅) : 박멸하는 것에 고달프다. 이것을 이 작품 전체의 시상이 갖는 상호 유기성을 전제로 하여, 보다 쉽게 풀어 읽으면, ‘박멸하는 것에 지친다’가 된다.
주024)
뇌이감복응(賴爾甘服膺) : 너를 힘입어 마음에 잊지 않고 새기는 것을 달게 여긴다’가 되는데, 이것은 구체적인 사실의 내용을 말하지 않기 때문에 막연한 결론을 말한 것뿐이다. 그러므로 보다 구체적인 사실을 가지고, 이 시구를 풀어 읽으면, 우선 ‘뇌이’는 작자가 종려껍질총채를 인격체처럼 상대하며, ‘총채 네가 파리. 모기도 모두 잘 쳐서 잡거나, 쫓는 그 훌륭한 기능에 힘입어서’이며, ‘감복응(甘服膺)’은 ‘〈총채 너의 그 훌륭한 기능을 믿어〉 가슴에 고맙게 잊지 않고, 깊이 새긴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감복응’이라는 이 말에는 작자 두보가 이 해충 구제의 기능을 실제로 활용하겠다는 소망을 글밖에 말없이 담았을 것이 분명하다. 이 글밖에 말없이 담았을 두보의 활용 소망을 우리 선인들은 기막히게 잘 파악하여, ‘믈 히 너기노라(활용하는 것을 너무 고맙게 여기노라)’라는 글밖에 숨은 뜻을 찾아, 훌륭하게 풀어 놓았다.
주025)
 너흐로매 : 살을 물고 씹음에. ‘(살, 피부)’을 내적으로는 목적어로 하고 있으면서도, ‘잡부(啑膚)’를 하나의 어휘로 삼아서, 목적격 조사가 개입되지 않은 채 여기에 동사 ‘너흘다(씹다. 물다)’가 통합하였고, 다시 여기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ㄹ’이 연음되고, 여기에 또 조사 ‘애’가 연결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주026)
텨료 : 쳐서 버림(없앰)을. 동사 ‘티다(치다. 공격하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이’와 ‘어’가 통합 복모음화하고, 여기에 다시 보조동사 ‘리다(버리다)’가 연결된 다음 여기에 다시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리’와 ‘옴’이 통합 복모음화하였고, 끝으로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주027)
가나니 : 가빠하나니. 이것은 원 시구의 ‘권(倦)’ 자를 언해한 것으로 여기서는 ‘살을 물고 피를 빠는 모기. 등에 등을 박멸하는 것’에 ‘고달프고 지치니’라는 말이다.
주028)
믈 : 씀을. 이 동사의 원형은 ‘다(쓰다)’이며 이 원형에 명사형 어미 ‘움’이 연결되면서, ‘ㅡ’음이 탈락함과 동시에 ‘ㅄ’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을’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그리고 문맥상으로는 이것이 원 시구의 ‘복응(服膺)’을 언해한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이것은 이 ‘복응’을 전제 조건으로 하여, 유도되는 글밖에 말없이 담겨져 있는 작자 두보의 소망을 추정하여 풀이한 말이다.
주029)
히 너기노라 : 달게 여기노라.
주030)
물미세경기(物微世競棄) : 물건이 미미하여 세상 사람들이 다투듯이 버린다. 이것을 실제의 사물로 놓고 풀어 읽으면, ‘어떤 물건이 그냥 보기에 볼품이 없고 별로 쓸 데도 없어 한찮다고 판정이 나면, 세상 사람들은 다투어 폐기한다.’는 말로, 여기서는 세상 사람들의 천박한 외향적 풍조에 대한 탄식을 함축하고 있다.
주031)
의재수긍징(義在誰肯徵) : 의의(意義)는 있건만 누가 즐겨 부르고 찾겠는가. 여기의 ‘의재(義在)’는 매우 함축적인 의미들을 갈무리고 있는 것으로 이것들을 풀어 읽어보면, ‘종려껍질총채가 그 재질이나 외모로는 그냥 미미하고 하찮은 것이지만, 그 쓰임새에 있어서는 모기와 파리 같은 귀찮은 해충들을 구제하는 데에 있어서, 매우 유용하고 효과적인 기능을 하는 아주 중요한 가치만은 지니고 있건만’이라는 말로, ‘이것을 모르니 그 누가 즐겨 이 총채를 찾으려 하겠는가!’ 하며, 깊은 탄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주032)
톼 : 다투어. 이 동사의 원형은 ‘토다(다투다)’이다.
주033)
리니 : 버리니.
주034)
야보 : 하여봄을.
주035)
삼세청추지(三歲淸秋至) : 지금까지 세 해 동안 사뭇 맑고 시원한 가을이 왔다. 이것은 이렇게 세 해 동안 이런 계절, 이런 기후에도 단 한 번도 모기와 파리를 잡는 총채가 필요 없는 것이라고 하여, 그냥 방치해 버린 적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전제되고 있는 시적 요건이다.
주036)
미감궐합등(未敢闕緘縢) : 이 시구는, 작자 두보가 이 종려껍질총채의 파리, 모기 구제의 기능으로 자신이 입는 그 고마운 혜택을 계속하여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과 그에 상응한 행위로 ‘이 종려껍질총채를 사뭇 잊지 않고 잘 꿰매어 보관하는 것’을 매우 고맙고 경건한 심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미감궐(감히 빠뜨릴 수가 없었다)’라는 수사의 서두로 읊어 잘 마무리하고 있다.
주037)
 : 가을. 중간본에서는 ‘’로 기록되어 ‘ㅿ’이 탈락해 있다.
주038)
얼거 초 : 얽어 갖춤을. 이것은 원 시구의 ‘함등(緘縢)’을 언해한 말로서, 이 한자어의 본 뜻이 ‘꿰매어 봉해 두다’인 것을 감안하면, 이 언해는 적정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이것은 ‘꿰매어 보관함을’로 풀어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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