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하)

  • 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 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하)
  • 기용(器用)
  • 돌벼루[石硯]
메뉴닫기 메뉴열기

돌벼루[石硯]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53ㄱ

石硯 주001)
석연(石硯)
이 작품도 그 지은 시기와 장소가 분명하진 않지만, 두보가 영태(永泰; 代宗) 원년(765)에 운안(雲安)에서 지었다는 시들에 함께 편입되어 있다.
平侍御之硯이라】

석연
(돌벼루)
평 시어(平侍御)의 벼루이다.】

平公 주002)
평공(平公)
이 사람은 제목의 협주처럼 ‘시어(侍御)’라는 관직 호칭만 있고, 이름이 없어 누구인지 알 수가 없고, 『찬주분류두시(纂註分類杜詩)』 주에는 ‘삼협(三峽)에 호병(胡兵)이 반란을 일으켜, 평시어가 출정하여 이 반란을 자신 있게 평정하고, 돌아올 때 이 돌벼루를 얻어 왔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 ‘평’ 씨의 성을 가진 사람이 중국 인명사전(人名辭典)에도 극히 소수이며, 다만 이 시가 지어진 때에 맞는 사람으로 ‘평창(平昌)’이라는 사람이 대종(代宗) 황제 때 호남절도사(湖南節度使)로 백성들에게 혜택을 베풀어 칭송을 받았다고 했는데, 혹시 이 사람이 아닌가 추정해볼 뿐이다.
詩伯 주003)
시백(詩伯)
시의 맏이. 이것을 풀어 읽어보면, ‘시를 짓는데에 있어서, 으뜸인 사람’이라는 말로 줄여서 말하면, ‘시의 거두(巨頭)’라고 할 수 있다.
秀發 주004)
수발(秀發)
이 한자어의 뜻은 ‘환하게 피어나는 상태’ 또는 ‘빛나게 펼쳐지는 상태’를 말하는데, 여기서는 이 평공(平公)이 ‘시상을 빛나게 펼쳐내는 재간’을 말하는 것이다.
吾所羨

平公은 이젯 글기예 주005)
글기예
이 고어는 원 시구의 ‘시’라는 글자를 명사가 아닌 동사로 놓고, 이 한자의 사전적(辭典的) 지시 의미인 ‘글’이라는 것을 그대로 동사화하여 풀어 ‘글다’로 읽은 것이며, 이 동사 ‘글다’에 다시 명사형 어미 ‘기’를 연결하여, ‘글기’가 되고, 여기에 또 다시 처격조사 ‘에’가 첨가되면서, ‘기’의 ‘ㅣ’ 영향으로 또 하나의 ‘ㅣ’가 개입하여, ‘예’가 된 것이다.
爲頭ㅣ니 秀發호 내의 주006)
내의
나의. 명사 ‘나(나)’에 소유격 기능의 음소인 ‘ㅣ’가 결합하여 소유격형이 된 것이라, 이것이 관형어의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전혀 소유격 조사를 필요로 하지 않는데, 이 ‘내의’에는 ‘내’에 또 소유격 조사 ‘의’가 첨가된 것으로서 무용하게 소유격형이 중복되어 있는 것이다.
브론 배라 주007)
브논 배라
부러워하는 바라. ㄹ변칙 동사 ‘블다(부러워하다)’에 관형사형 어미 ‘논(는)’이 연결되면서, ‘ㄹ’이 탈락하고, 여기에 다시 의존명사 ‘바’가 연결되었으며, 또 다시 지정사 ‘이라’가 연결되면서, ‘바’와 ‘이’가 통합 복모음화하여 ‘배’가 되었다.

【한자음】 평공금시백 수발오소선
【직역】 평공은 이제 글 짓는 일에 있어서 우두머리가 되었으니, 빛나게 펼쳐내는 것은 나의 부러워하는 바라.
【의역】 평공은 지금의 시를 짓는 데에 있어서는 거두(巨頭)가 되어 있으니, 그 환하게 펼쳐내는 수법은 내가 부러워하는 바인데,

奉使 주008)
봉사(奉使)
황제의 명을 받들고 그것을 수행하기 위해서 목적지로 가는 것.
三峽 주009)
삼협(三峽)
이것은 이른바 ‘장강삼협(長江三峽)’의 ‘삼협’으로, 바로 중궁의 장강(양자강) 상류 쪽 험난한 지대에 있는 협곡으로 지금 중국의 사천성(四川省) 봉절(奉節)과 의창(宜昌) 사이에 있는 ‘구당(瞿塘)’, ‘무산(巫山)’, ‘서릉(西陵)’의 세 협곡을 말한다.
長嘯 주010)
장소(長嘯)
길게 휘파람 불다. 여기서는 이 행위 자체만을 말하려 한 것이 아니라, 제갈량(諸葛亮)이 형주(荊州)에서 무릎을 끼고 길게 휘파람을 불었다는 것과 완적(阮籍)이 신선인 손등(孫登)을 만나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길게 휘파람만 불고 돌아왔다고 한 것과 같이 아무 걱정하지 않고, 태연자약함을 보이는 태도를 상징하는 말로 쓰인 것이다.
得石硯

三峽 中에 奉使야 긴 됫람 주011)
됫람
휘파람.
부러셔 돌벼로 얻도다

【한자음】 봉사삼협중 장소득석연
【직역】 삼협 속에 사명을 받들고 가서, 긴 휘파람 불고서 돌벼루를 얻었도다.
【의역】 평공은 되놈 기마병[胡騎]들이 반란을 일으킨 삼협(三峽) 지역으로 황제폐하의 명을 받들고 정벌을 나가서는, 전혀 걱정스러운 기색이 없이 의연하게 긴 휘파람만을 불자, 되놈들이 기에 질려 모두 물러가,아무 걱정없이 이내 돌벼루만 얻어 돌아왔으니,

巨璞禹鑿餘 주012)
거박우착여(巨璞禹鑿餘)
옛날 중국의 임금인 우임금이 원시시대 중국 전지역이 아직 산악과 하천이 제 자리를 잡지 못했을 때에 중국 국토에 치수사업(治水事業)을 벌이며 토목공사를 했었던 결과물로 남은 것이 이 큰 옥돌덩어리라는 말이다.
異狀君獨見 주013)
이상군독견(異狀君獨見)
돌벼루의 기본 재질인 옥돌이 그냥 돌덩어리인 채로 있었을 때부터 그 상태의 기이함을 평공 그대만이 홀로 기막히게 알아봤다는 극찬을 담은 말이다.

큰 구스른 ㅅ 던 나 거시니 주014)
우(禹)ㅅ 던 나 거시니
우임금님이 파다가 남긴 것이니. 이 고어의 문구구조는 현대어로는 성립되기 어려운 것으로서, ‘禹ㅅ’과 ‘던’과 ‘나’인 이 세 어휘가 모두 관형어로서 모두 병렬하여 ‘것’을 수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실제로는 이미 앞에서 풀이한 바대로 ‘우임금님이 파다가 남긴 것이니’라는 말이다.
다 形狀을 그듸 올로 보도다

【한자음】 거박우착여 이상군독견
【직역】 큰 구슬은 우임금이 파서 남긴 것이니, 다른 형상을 그대 홀로 알아봤도다.
【의역】 이 돌벼루의 원재료인 큰 옥덩어리는 옛날 우임금이 파내다가 남긴 것인데, 이런 옥덩어리에서 나온 이 벼루의 기이한 형상을 그대만 홀로 알아봤으며,

其滑乃波濤 주015)
기활내파도(其滑乃波濤)
그 미끄러움은 이내 파도와 물결이다. 여기서는 정녕 여러 가지의 다른 색깔이 섞인 옥돌이었을 원석을 조각해서 만든 벼루이었기 때문에, 이 벼루의 바닥 면이 아주 미끄러운 파도와 물결들이 치는 듯한 무늬였을 것이라 이렇게 비유적인 표현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其光或雷電 주016)
기광혹뇌전(其光或雷電)
그 빛은 혹시 천둥과 번개다. 여기서는 벼루의 못 바닥이 아주 윤택해서 여기에서 반사되는 빛(햇빛등)이 매우 번쩍번쩍해서 마치도 천둥과 번개가 칠 때 나는 빛들과 같다는, 역시 비유적인 표현으로 판단된다.

믯그러우믄 주017)
믯그러우믄
미끄러움은. 형용사 ‘믯그럽다(미끄럽다)’에 명사형 연결어미 ‘음’이 연결되면서, ‘ㅂ’이 원순모음화하여 ‘움’이 되고, 여기에 다시 주제보조사 ‘은’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믌결 주018)
믌결
물결. 이 고어를 살펴보면, 이것의 현대어인 ‘물결’이 앞의 소유격 기능어인 ‘물’과 이것들의 수식을 받는 주체어인 ‘결’이 그냥 두 개 명사어들의 내부적 통합형태로 이루어진 것과 달리, 이 고어에서는 앞의 ‘믈’이 뒤의 ‘결’의 소유주임을 표시하는 이른바 사이 ‘ㅅ’을 가지고 있다.
고 그 비츤 시혹 주019)
시혹
혹시.
울에 주020)
울에
우레.
도다

【한자음】 기활내파도 기광혹뇌전
【직역】 그 미끄러움은 물결 같고, 그 빛은 혹시 우레 같도다.
【의역】 벼루 바닥의 미끄러운 형상은 마치도 물결 같고, 벼루 바닥의 면이 번쩍번쩍 빛을 내는 것은, 혹시 천둥 번개가 칠 때 내는 빛인가 싶으면서,

聯坳 주021)
연요(聯坳)
나란히 이어 있는 오목한 것. 여기서는 한 벼룻돌 안에 나란히 두 개로 서로 붙은 채 파여져 있는 벼루 못을 말한다. 이 사실로 봐서, 이 돌벼루는 매우 큰 벼루로서 이른바 ‘쌍 못 벼루’일 것이다.
各盡墨 주022)
각진묵(各盡墨)
각각 먹을 다하다. 여기서는 두 개의 벼루 못에 각기 먹을 한껏 다 갈아서 먹물을 채워 놓았다는 말이다.
多水 주023)
다수(多水)
많은 물. 물이 많다. 여기서는 한껏 갈아놓은 많은 먹물을 말한다.
遞隱現 주024)
체은현(遞隱現)
서로 바꿔 숨었다가 나타났다 한다. 여기서는 나란히 서로 붙어 있는 두 벼루 못에 각기 가득 갈려져 있는 먹물이 서로 번갈아서 그 물결이 흘러들어갈 때에는 그 움직임이 나타난 듯 보였다가, 먹물들이 가만히 있을 때에는 움직임이 숨은 듯이 보이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坳 硯池ㅣ라 盡墨은 盡墨力이니 猶發墨也ㅣ라 多水 硯石이 滋潤也이라】

니 주025)
니
이은. 중간본에서는 ‘니은’으로 바뀌어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오목  제여곰 주026)
제여곰
제각기.
머글 다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53ㄴ

주027)
머글 다니
먹이 한껏 다 갈려져 있으니.
한 므리 서르 들락나락놋다 주028)
들락나락놋다
들랑날랑하는구나. 들락날락하는구나. 이것은 원 시구의 ‘은현(隱現)’을 언해한 것으로, ‘숨었다가 나타났다가 하는구나!’로 직역을 하지 않고, 이렇게 언해를 한 것은 오히려 먹물의 실제 상태를 기막히게 살려서 한, 훌륭한 풀이라 할 수 있다.

【한자음】 연요각진묵 다수체은현【‘오목한 것’은 벼루의 못이다. ‘먹을 다한다’는 것은 먹의 역량을 다 내는 것이니, 먹이 한껏 다 갈린 것이다. ‘물이 많다’는 것은 벼룻돌이 윤택하다는 것이다.】
【직역】 이어 있는 오목한 벼루 못이 제 각각 먹을 한껏 갈리게 하니, 많은 먹물이 서로 들랑날랑하는구나!
【의역】 나란히 이어 있는 오목한 두 벼루 못에 제 각각 먹이 한껏 잘 갈려져 있어서, 많은 먹물결이 서로 번갈아 들랑날랑하며, 마치도 숨었다가 나타났다 하는 듯하면서,

揮灑 주029)
휘쇄(揮灑)
휘두르고 물 뿌리다. 이것은 글씨를 쓸 때에 하는 행위인 ‘붓을 휘두르고 먹물을 뿌리고’ 하는 행위를 말하므로, 이 한자어 자체는 바로 글씨 쓰는 행위를 대신한 말로 쓰였다.
容數人 주030)
용수인(容數人)
두세 사람을 용납하다. 이것은 돌벼루의 크기가 두, 세 사람이 함께 쓸 만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수인(數人)’은 비록 ‘둘이나 셋쯤’으로 풀이되는 말이지만, 여기서는 실제로 꽤 여럿의 수를 대신하는 말로 쓰인 것이다.
十手 주031)
십수(十手)
열 손. 여기서는 붓을 잡고 글씨를 쓰는 사람의 손을 말하며, 한 사람이 한 손으로 글씨를 쓸 것이므로, ‘열 손’은 바로 열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다.
可對面【이 硯의 쿠믈 니니라】

글 수메 주032)
글 수메
글씨를 씀에. 명사 ‘글(글씨)’에 동사 ‘스다(쓰다)’가 결합하여 ‘글씨 쓰다’라는 한 낱말이 되었고, 여기에 명사형 어미 ‘움’이 연결되면서, ‘ㅡ’가 생략되었으며, 끝으로 처격조사 ‘에’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두 주033)
두
‘두어’이나, 여기서는 ‘두어 서넛’이라는 보다 융통성의 수치를 표현하는 말로 쓰였다. 그런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두어’로 바뀌어 기록되면서,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사 容納리로소니 열 소니 어루 주034)
어루
얼추. 이것은 같은 뜻의 말로 ‘어로’와 함께 쓰였다.
 相對리로다

【한자음】 휘쇄용수인 십수가대면【이것은 벼루의 크기를 말한 것이다.】
【직역】 글씨 씀에 둘, 셋쯤 되는 사람을 용납할 만하니, 열 손이 얼추 얼굴을 서로 마주 볼 만하도다.
【의역】 이 벼루가 커서 글씨를 쓸 경우는 둘, 셋쯤 되는 사람이 함께 사용할 정도라서, 실제로 글씨를 쓸 경우에는 열 사람이 얼추 얼굴을 마주보며 쓸 만하며,

比公頭上冠 주035)
두상관(頭上冠)
머리 위의 관. 이것은 물론 이 시의 주인공인 시어(侍御) 평공(平公)이 삼협의 호기(胡騎)가 반란을 일으킬 때, 그가 진압군의 사령관으로 출정할 때 머리에 썼을 철관(鐵冠)을 말하는 것이 분명하다.
貞質 주036)
정질(貞質)
언해에서 ‘貞正 얼구리라’라고 풀이된 이것은 바로 ‘곧고 바른 돌벼루의 본바탕’을 인격적으로 미화 비유하여 표현한 말이다.
未爲賤【其質之堅이 可比頭上鐵冠也ㅣ라】

그딋 머리 우흿 冠이 니 貞正 얼구리라 주037)
얼구리라
모습이라. 이것은 원 시구의 ‘질(質)’ 자를 언해한 것으로서, 중세국어의 ‘얼굴’은 사람의 외모 전체 모습을 가리켰지만, 현대국어에서는 ‘사람의 머리 앞면’만을 가리키며, 의미가 축소되었다.
卑賤티 아니도다

【한자음】 비공두상관 정질미위천【그 바탕의 단단함이 가히 머리에 쓰는 금속제의 관과 비길 만하다.】
【직역】 그대의 머리 위에 있는 관[鐵冠]과 같으니, 곧고 반듯한 모습이라 비천(卑賤)하지 않도다.
【의역】 이 돌벼루 바탕의 단단함이 평시어(平侍御) 그대의 머리에 쓰여져 있는 철관(鐵冠)의 철 바탕만큼 견고하니, 그 곧고 바른 모습은 결코 저급하고 흔한 것이 될 수 없는 것이라,

當公賦佳句 주038)
당공부가구(當公賦佳句)
(이 돌벼루는) 평시어 그대가 아름다운 시구를 지어서 쓸 때 이용하기에 딱 맞추어 어울린다. 이 시구의 주어는 문맥 밖에 있는 ‘석연(돌벼루)’이며, ‘당(當)’은 ‘딱 맞추어 어울린다’라는 의미이고, ‘부가구(賦佳句)’는 ‘평시어 그대가 아름다운 시구를 짓는다’라는 의미이다.
況得終淸宴 주039)
황득종청연(況得終淸宴)
더하여 참말로 정갈한 잔치까지 딱 마쳐서 기쁘게들 시 지을 차례가 되는 순간을 맞게 되었으니. 이 시구에서 ‘황’은 ‘이미 ~에다 더하여’라는 의미이며, ‘득’은 ‘~을 맞게 되었다’라는 의미이고, ‘종청연’은 ‘정갈한 잔치를 딱 마쳐서 기쁘게 시 지을 차례가 되는 순간을’이라는 의미이다.
【下句 言用硯於宴飮之間也ㅣ라】

그듸의 됴 긄句 지메 주040)
지메
지음에. 동사 ‘다(짓다)’에 명사형 어미 ‘움’이 연결되면서, ‘ㅿ’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처격조사 ‘에’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중간본에서 ‘지우메’로 바뀌어 기록되며,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當니 며  이바디 주041)
이바디
이바지. 잔치.
초 得놋다

【한자음】 당공부가구 황득종청연【아래 시구는 잔치 자리에서 이 벼루가 쓰여지고 있음을 말한 것이다.】
【직역】 그대의 좋은 시구 지음에 딱 맞으니, 하물며 맑은 잔치를 마치게 되었구려!
【의역】 이 돌벼루는 그대의 좋은 시구 짓는 데에 있어서, 이용하기에 딱 맞추어 어울리는 데다가, 하물며 참말로 정갈한 잔치까지 딱 마쳐서, 기쁘게들 시 지을 차례가 되는 순간을 맞게 되었으니, 정말 기막힌 자리일세!

公含起草姿 주042)
기초자(起草姿)
초를 잡는 자세. 여기서는 이 ‘자(姿)’의 의미가 ‘맵시’나 ‘성품’이라는 것으로 쓰여진 것이 아니고, 이 글자와 서로 통용되는 ‘자질(資質)’이라는 것으로 쓰여진 것으로 판단된다.
不遠明光殿 주043)
명광전(明光殿)
이것은 옛날 중국의 한(漢)나라 때 궁중의 감천궁(甘泉宮)에 소속돼 있던 건물로서 금과 옥으로 섬돌과 계단을 장식하였으며, 황제의 명령이나 칙서 등을 맡아 짓던 고급관리들의 집합소였다. 여기서는 이것과 같이 당(唐)나라의 궁중에서 그와 같이 공문서의 저술을 담당한 고관들의 근무처를 대유한 말이다.
【起草 謂知制誥也ㅣ니 言侍御ㅣ 當近入明光殿而掌制誥也ㅣ라】

그듸 起草 양 머겟니 주044)
머겟니
머금었으니. 머금어 있으니. 여기서는 ‘남모르게 타고났다’는 말이다.
明光殿이 머디 아니리로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54ㄱ


【한자음】 공함기초자 불원명광전【‘기초
(글의 초안을 잡음)
’는 ‘지제고’를 가리킨 것이니, 평시어가 가까운 시일 내에 명광전에 들어가서 ‘제고(왕명을 글로 짓는 것)’를 맡을 것이라는 말이다.】
【직역】 그대는 글을 초 잡는 자질을 머금고 있으니, 명광전이 멀지 않으리로다.
【의역】 평시어 그대는 생래적으로 글의 초안을 잘 잡는 자질을 타고났으니, 불원간 글 잘짓는 고급관리들의 근무처인 명광전 같은 곳으로 승진 전근해 갈 것이고,

致于丹靑地 주045)
단청지(丹靑地)
단청이 칠해진 곳. 여기서는 모든 건물에 단청이 칠해져 화려하게 꾸며진 궁궐 안을 말한다.
知汝隨顧眄 주046)
지여수고면(知汝隨顧眄)
〈나 두보는〉 돌벼루 너도 황제 폐하의 돌보시는 은총을 따라 받게 될 것을 알겠노라. 이 시구 전체에 대한 주어는 문면에 없는 작자 두보 자신이며, 술어는 ‘지(알겠노라!)’이다. 목적어는 ‘여수고면(네가 황제 폐하의 돌아보시는 총애를 따라 받게 될 것을)’이라는 동명사구이다.
【謂致此硯于禁中丹靑之地야 用之起草ㅣ어든 得天子顧眄之寵也ㅣ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丹靑 해 닐위여 주047)
닐위여
이루어. 이것은 원 시구의 ‘치(致)’를 직역한 풀이로서, 부자연스런 언해다. 여기서 이 ‘치’는 ‘이루다’가 아니고, 이 글자의 또 다른 뜻인 ‘불러오다’ 또는 ‘불러들이다’라는 뜻으로 풀어야 시구 자체는 물론 작품 전체의 의미망으로도 유기성이 성립될 수 있는 것이다.
네 도라보시매 조촐 주를 아노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치우단청지 지여수고면【이 벼루도 깊숙한 궁안으로 함께 불러들여져 글을 초잡는 데에서 사용된다면, 천자(황제)께서도 돌아보시는 총애를 입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직역】 단청을 칠한 곳(궁중)에 이루어, 너를 돌아보시면 따르게 될 걸 아노라.
【의역】 돌벼루 너도 주인인 평시어와 함께 단청으로 단장된 궁궐 안으로 불러들여져서, 글을 초 잡아 쓸 제 함께 사용된다면, 너도 천자(황제)님이 돌아보시는 총애를 따라 받게 될 것을 알겠노라!
Ⓒ 역자 | 송준호 / 2015년 12월 30일

원본이미지
이 기사는 전체 3개의 원본 이미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주석
주001)
석연(石硯) : 이 작품도 그 지은 시기와 장소가 분명하진 않지만, 두보가 영태(永泰; 代宗) 원년(765)에 운안(雲安)에서 지었다는 시들에 함께 편입되어 있다.
주002)
평공(平公) : 이 사람은 제목의 협주처럼 ‘시어(侍御)’라는 관직 호칭만 있고, 이름이 없어 누구인지 알 수가 없고, 『찬주분류두시(纂註分類杜詩)』 주에는 ‘삼협(三峽)에 호병(胡兵)이 반란을 일으켜, 평시어가 출정하여 이 반란을 자신 있게 평정하고, 돌아올 때 이 돌벼루를 얻어 왔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 ‘평’ 씨의 성을 가진 사람이 중국 인명사전(人名辭典)에도 극히 소수이며, 다만 이 시가 지어진 때에 맞는 사람으로 ‘평창(平昌)’이라는 사람이 대종(代宗) 황제 때 호남절도사(湖南節度使)로 백성들에게 혜택을 베풀어 칭송을 받았다고 했는데, 혹시 이 사람이 아닌가 추정해볼 뿐이다.
주003)
시백(詩伯) : 시의 맏이. 이것을 풀어 읽어보면, ‘시를 짓는데에 있어서, 으뜸인 사람’이라는 말로 줄여서 말하면, ‘시의 거두(巨頭)’라고 할 수 있다.
주004)
수발(秀發) : 이 한자어의 뜻은 ‘환하게 피어나는 상태’ 또는 ‘빛나게 펼쳐지는 상태’를 말하는데, 여기서는 이 평공(平公)이 ‘시상을 빛나게 펼쳐내는 재간’을 말하는 것이다.
주005)
글기예 : 이 고어는 원 시구의 ‘시’라는 글자를 명사가 아닌 동사로 놓고, 이 한자의 사전적(辭典的) 지시 의미인 ‘글’이라는 것을 그대로 동사화하여 풀어 ‘글다’로 읽은 것이며, 이 동사 ‘글다’에 다시 명사형 어미 ‘기’를 연결하여, ‘글기’가 되고, 여기에 또 다시 처격조사 ‘에’가 첨가되면서, ‘기’의 ‘ㅣ’ 영향으로 또 하나의 ‘ㅣ’가 개입하여, ‘예’가 된 것이다.
주006)
내의 : 나의. 명사 ‘나(나)’에 소유격 기능의 음소인 ‘ㅣ’가 결합하여 소유격형이 된 것이라, 이것이 관형어의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전혀 소유격 조사를 필요로 하지 않는데, 이 ‘내의’에는 ‘내’에 또 소유격 조사 ‘의’가 첨가된 것으로서 무용하게 소유격형이 중복되어 있는 것이다.
주007)
브논 배라 : 부러워하는 바라. ㄹ변칙 동사 ‘블다(부러워하다)’에 관형사형 어미 ‘논(는)’이 연결되면서, ‘ㄹ’이 탈락하고, 여기에 다시 의존명사 ‘바’가 연결되었으며, 또 다시 지정사 ‘이라’가 연결되면서, ‘바’와 ‘이’가 통합 복모음화하여 ‘배’가 되었다.
주008)
봉사(奉使) : 황제의 명을 받들고 그것을 수행하기 위해서 목적지로 가는 것.
주009)
삼협(三峽) : 이것은 이른바 ‘장강삼협(長江三峽)’의 ‘삼협’으로, 바로 중궁의 장강(양자강) 상류 쪽 험난한 지대에 있는 협곡으로 지금 중국의 사천성(四川省) 봉절(奉節)과 의창(宜昌) 사이에 있는 ‘구당(瞿塘)’, ‘무산(巫山)’, ‘서릉(西陵)’의 세 협곡을 말한다.
주010)
장소(長嘯) : 길게 휘파람 불다. 여기서는 이 행위 자체만을 말하려 한 것이 아니라, 제갈량(諸葛亮)이 형주(荊州)에서 무릎을 끼고 길게 휘파람을 불었다는 것과 완적(阮籍)이 신선인 손등(孫登)을 만나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길게 휘파람만 불고 돌아왔다고 한 것과 같이 아무 걱정하지 않고, 태연자약함을 보이는 태도를 상징하는 말로 쓰인 것이다.
주011)
됫람 : 휘파람.
주012)
거박우착여(巨璞禹鑿餘) : 옛날 중국의 임금인 우임금이 원시시대 중국 전지역이 아직 산악과 하천이 제 자리를 잡지 못했을 때에 중국 국토에 치수사업(治水事業)을 벌이며 토목공사를 했었던 결과물로 남은 것이 이 큰 옥돌덩어리라는 말이다.
주013)
이상군독견(異狀君獨見) : 돌벼루의 기본 재질인 옥돌이 그냥 돌덩어리인 채로 있었을 때부터 그 상태의 기이함을 평공 그대만이 홀로 기막히게 알아봤다는 극찬을 담은 말이다.
주014)
우(禹)ㅅ 던 나 거시니 : 우임금님이 파다가 남긴 것이니. 이 고어의 문구구조는 현대어로는 성립되기 어려운 것으로서, ‘禹ㅅ’과 ‘던’과 ‘나’인 이 세 어휘가 모두 관형어로서 모두 병렬하여 ‘것’을 수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실제로는 이미 앞에서 풀이한 바대로 ‘우임금님이 파다가 남긴 것이니’라는 말이다.
주015)
기활내파도(其滑乃波濤) : 그 미끄러움은 이내 파도와 물결이다. 여기서는 정녕 여러 가지의 다른 색깔이 섞인 옥돌이었을 원석을 조각해서 만든 벼루이었기 때문에, 이 벼루의 바닥 면이 아주 미끄러운 파도와 물결들이 치는 듯한 무늬였을 것이라 이렇게 비유적인 표현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주016)
기광혹뇌전(其光或雷電) : 그 빛은 혹시 천둥과 번개다. 여기서는 벼루의 못 바닥이 아주 윤택해서 여기에서 반사되는 빛(햇빛등)이 매우 번쩍번쩍해서 마치도 천둥과 번개가 칠 때 나는 빛들과 같다는, 역시 비유적인 표현으로 판단된다.
주017)
믯그러우믄 : 미끄러움은. 형용사 ‘믯그럽다(미끄럽다)’에 명사형 연결어미 ‘음’이 연결되면서, ‘ㅂ’이 원순모음화하여 ‘움’이 되고, 여기에 다시 주제보조사 ‘은’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주018)
믌결 : 물결. 이 고어를 살펴보면, 이것의 현대어인 ‘물결’이 앞의 소유격 기능어인 ‘물’과 이것들의 수식을 받는 주체어인 ‘결’이 그냥 두 개 명사어들의 내부적 통합형태로 이루어진 것과 달리, 이 고어에서는 앞의 ‘믈’이 뒤의 ‘결’의 소유주임을 표시하는 이른바 사이 ‘ㅅ’을 가지고 있다.
주019)
시혹 : 혹시.
주020)
울에 : 우레.
주021)
연요(聯坳) : 나란히 이어 있는 오목한 것. 여기서는 한 벼룻돌 안에 나란히 두 개로 서로 붙은 채 파여져 있는 벼루 못을 말한다. 이 사실로 봐서, 이 돌벼루는 매우 큰 벼루로서 이른바 ‘쌍 못 벼루’일 것이다.
주022)
각진묵(各盡墨) : 각각 먹을 다하다. 여기서는 두 개의 벼루 못에 각기 먹을 한껏 다 갈아서 먹물을 채워 놓았다는 말이다.
주023)
다수(多水) : 많은 물. 물이 많다. 여기서는 한껏 갈아놓은 많은 먹물을 말한다.
주024)
체은현(遞隱現) : 서로 바꿔 숨었다가 나타났다 한다. 여기서는 나란히 서로 붙어 있는 두 벼루 못에 각기 가득 갈려져 있는 먹물이 서로 번갈아서 그 물결이 흘러들어갈 때에는 그 움직임이 나타난 듯 보였다가, 먹물들이 가만히 있을 때에는 움직임이 숨은 듯이 보이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주025)
니 : 이은. 중간본에서는 ‘니은’으로 바뀌어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주026)
제여곰 : 제각기.
주027)
머글 다니 : 먹이 한껏 다 갈려져 있으니.
주028)
들락나락놋다 : 들랑날랑하는구나. 들락날락하는구나. 이것은 원 시구의 ‘은현(隱現)’을 언해한 것으로, ‘숨었다가 나타났다가 하는구나!’로 직역을 하지 않고, 이렇게 언해를 한 것은 오히려 먹물의 실제 상태를 기막히게 살려서 한, 훌륭한 풀이라 할 수 있다.
주029)
휘쇄(揮灑) : 휘두르고 물 뿌리다. 이것은 글씨를 쓸 때에 하는 행위인 ‘붓을 휘두르고 먹물을 뿌리고’ 하는 행위를 말하므로, 이 한자어 자체는 바로 글씨 쓰는 행위를 대신한 말로 쓰였다.
주030)
용수인(容數人) : 두세 사람을 용납하다. 이것은 돌벼루의 크기가 두, 세 사람이 함께 쓸 만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수인(數人)’은 비록 ‘둘이나 셋쯤’으로 풀이되는 말이지만, 여기서는 실제로 꽤 여럿의 수를 대신하는 말로 쓰인 것이다.
주031)
십수(十手) : 열 손. 여기서는 붓을 잡고 글씨를 쓰는 사람의 손을 말하며, 한 사람이 한 손으로 글씨를 쓸 것이므로, ‘열 손’은 바로 열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다.
주032)
글 수메 : 글씨를 씀에. 명사 ‘글(글씨)’에 동사 ‘스다(쓰다)’가 결합하여 ‘글씨 쓰다’라는 한 낱말이 되었고, 여기에 명사형 어미 ‘움’이 연결되면서, ‘ㅡ’가 생략되었으며, 끝으로 처격조사 ‘에’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주033)
두 : ‘두어’이나, 여기서는 ‘두어 서넛’이라는 보다 융통성의 수치를 표현하는 말로 쓰였다. 그런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두어’로 바뀌어 기록되면서,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주034)
어루 : 얼추. 이것은 같은 뜻의 말로 ‘어로’와 함께 쓰였다.
주035)
두상관(頭上冠) : 머리 위의 관. 이것은 물론 이 시의 주인공인 시어(侍御) 평공(平公)이 삼협의 호기(胡騎)가 반란을 일으킬 때, 그가 진압군의 사령관으로 출정할 때 머리에 썼을 철관(鐵冠)을 말하는 것이 분명하다.
주036)
정질(貞質) : 언해에서 ‘貞正 얼구리라’라고 풀이된 이것은 바로 ‘곧고 바른 돌벼루의 본바탕’을 인격적으로 미화 비유하여 표현한 말이다.
주037)
얼구리라 : 모습이라. 이것은 원 시구의 ‘질(質)’ 자를 언해한 것으로서, 중세국어의 ‘얼굴’은 사람의 외모 전체 모습을 가리켰지만, 현대국어에서는 ‘사람의 머리 앞면’만을 가리키며, 의미가 축소되었다.
주038)
당공부가구(當公賦佳句) : (이 돌벼루는) 평시어 그대가 아름다운 시구를 지어서 쓸 때 이용하기에 딱 맞추어 어울린다. 이 시구의 주어는 문맥 밖에 있는 ‘석연(돌벼루)’이며, ‘당(當)’은 ‘딱 맞추어 어울린다’라는 의미이고, ‘부가구(賦佳句)’는 ‘평시어 그대가 아름다운 시구를 짓는다’라는 의미이다.
주039)
황득종청연(況得終淸宴) : 더하여 참말로 정갈한 잔치까지 딱 마쳐서 기쁘게들 시 지을 차례가 되는 순간을 맞게 되었으니. 이 시구에서 ‘황’은 ‘이미 ~에다 더하여’라는 의미이며, ‘득’은 ‘~을 맞게 되었다’라는 의미이고, ‘종청연’은 ‘정갈한 잔치를 딱 마쳐서 기쁘게 시 지을 차례가 되는 순간을’이라는 의미이다.
주040)
지메 : 지음에. 동사 ‘다(짓다)’에 명사형 어미 ‘움’이 연결되면서, ‘ㅿ’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처격조사 ‘에’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중간본에서 ‘지우메’로 바뀌어 기록되며,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주041)
이바디 : 이바지. 잔치.
주042)
기초자(起草姿) : 초를 잡는 자세. 여기서는 이 ‘자(姿)’의 의미가 ‘맵시’나 ‘성품’이라는 것으로 쓰여진 것이 아니고, 이 글자와 서로 통용되는 ‘자질(資質)’이라는 것으로 쓰여진 것으로 판단된다.
주043)
명광전(明光殿) : 이것은 옛날 중국의 한(漢)나라 때 궁중의 감천궁(甘泉宮)에 소속돼 있던 건물로서 금과 옥으로 섬돌과 계단을 장식하였으며, 황제의 명령이나 칙서 등을 맡아 짓던 고급관리들의 집합소였다. 여기서는 이것과 같이 당(唐)나라의 궁중에서 그와 같이 공문서의 저술을 담당한 고관들의 근무처를 대유한 말이다.
주044)
머겟니 : 머금었으니. 머금어 있으니. 여기서는 ‘남모르게 타고났다’는 말이다.
주045)
단청지(丹靑地) : 단청이 칠해진 곳. 여기서는 모든 건물에 단청이 칠해져 화려하게 꾸며진 궁궐 안을 말한다.
주046)
지여수고면(知汝隨顧眄) : 〈나 두보는〉 돌벼루 너도 황제 폐하의 돌보시는 은총을 따라 받게 될 것을 알겠노라. 이 시구 전체에 대한 주어는 문면에 없는 작자 두보 자신이며, 술어는 ‘지(알겠노라!)’이다. 목적어는 ‘여수고면(네가 황제 폐하의 돌아보시는 총애를 따라 받게 될 것을)’이라는 동명사구이다.
주047)
닐위여 : 이루어. 이것은 원 시구의 ‘치(致)’를 직역한 풀이로서, 부자연스런 언해다. 여기서 이 ‘치’는 ‘이루다’가 아니고, 이 글자의 또 다른 뜻인 ‘불러오다’ 또는 ‘불러들이다’라는 뜻으로 풀어야 시구 자체는 물론 작품 전체의 의미망으로도 유기성이 성립될 수 있는 것이다.
책목차이전페이지다음페이지페이지상단이동글자확대글자축소다운로드의견 보내기